현대 WRC, 역전의 대서사시 노리다

조회수 2021. 2. 25.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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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적인 역전으로 2020 WRC 제조사 부문 챔피언에 올랐던 현대자동차 월드랠리팀. 올해도 역전의 무대가 펼쳐졌다


현대자동차 월드랠리팀 티에리 누빌의 경주차

1월 21일 2021 WRC 개막전이 열렸다. 올해 현대자동차 월드랠리팀(이하 현대팀) 목표는 뚜렷하다. 2019년, 2020년에 이어 2021년 제조사 부문 챔피언십 부문 3연속 우승과 사상 최초 드라이버 부문 우승이다. 그러나 시작부터 난항이다. 개막전 몬테카를로 랠리에서 토요타 월드랠리팀(이하 토요타팀)에 선두를 빼앗기며 2위로 첫 출발을 끊었다. 현대팀은 지난해처럼 또 역전을 노려야만 하는 상황이다.

타이어가 문제였다. 몬테카를로 랠리는 도로 곳곳에 눈이 쌓여있기 일쑤다. 블랙아이스까지 대비해야 한다. 시시각각 변하는 상황을 예측해 최적의 타이어를 써야만 하는 셈이다. 가장 긴 거리를 달려야 하는 랠리 둘째 날, 현대팀과 토요타팀의 선택이 갈렸다. 현대팀은 빙판길을 고려해 아스팔트용 슈퍼소프트 타이어와 작은 쇠못이 점점이 박힌 스터드 타이어를 앞뒤로 섞어 쓴 반면, 토요타팀은 과감히 네 바퀴에 모두 슈퍼소프트 타이어를 신었다. 패는 던져졌다. 결과는?


현대자동차 월드랠리팀 다니 소르도의 경주차

토요타팀이 옳았다. 도로 위 눈이 예상보다 빠르게 녹는 바람에 슈퍼소프트 타이어 신은 토요타 경주차가 현대팀 경주차를 멀찍이 앞서며 선두로 올라섰다. 설상가상 현대팀 드라이버 오트 타낙과 티에리 누빌의 경주차가 차례로 코스 위에서 스핀하는 바람에 시간 손실까지 생겼다. 다행히 토요타팀 드라이버 세바스티앙 오지에도 코스에서 스핀해, 현대팀 타낙은 2위로 둘째 날 경기를 마쳤다.


경주차의 타이어를 점검 중인 모습

셋째 날은 도리어 현대팀이 승부수를 띄웠다. 토요타팀에 뒤처진 순위를 만회하기 위해 스페어타이어를 단 하나만 싣고 경주에 나섰다. 타이어 손상이 잦은 WRC에선 도박과도 같은 선택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출발하자마자 타낙의 경주차가 스핀하며 앞쪽 휠이 망가지고 말았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코스 중간 지점에서 오른쪽 뒷바퀴가 터졌다. 출발하자마자 망가졌던 휠을 다시 달고 차를 수리할 수 있는 서비스파크까지 들어오는 투혼을 발휘했지만, 남은 타이어가 없어 결국 경기를 포기해야만 했다.

남은 현대팀 드라이버 누빌과 다니 소르도의 어깨가 무거워진 상황. 누빌은 심기일전해 속도를 극한으로 끌어올려 선두를 추격했고, 다니 소르도는 안정적인 주행으로 그 뒤를 따랐다. 랠리 마지막 날, 마침내 누빌은 토요타팀 칼리 로반페라를 제치고 3위에 오르며 극적으로 포디움에 올랐다. 소르도 역시 안정적인 주행으로 5위로 결승선을 통과해 현대팀 제조사 부문 점수를 올린다.


드라이버 티에리 누빌(오른쪽)과 코드라이버 마틴 비데거(왼쪽)

몬테카를로 랠리 결과를 간략 정리하면 드라이버 순위는 1·2위 토요타팀(오지에, 엘핀 에반스), 3위 현대팀 누빌, 4위 토요타팀 로반페라, 5위 현대팀 소르도다. 제조사 순위는 52점을 획득한 토요타가 선두를 달리고, 30점인 현대팀이 그 뒤를 쫓았다. 10점을 얻은 포드 월드랠리팀은 3위에 올랐다.

현대팀이 또다시 역전의 무대를 앞두고 있다. 올해까지 3연속 WRC 제조사 부문 챔피언 타이틀을 거머쥐기 위해선 토요타팀을 추월하는 역전만이 유일한 답이다. 이제 남은 랠리는 11경기. 현대팀은 22점의 적지 않은 점수 차를 극복하고 다시 WRC 정상에 설 수 있을까? 지난해 세 경기 연속 더블 포디움을 달성했던 저력을 다시 한번 기대해 본다.

글 윤지수

사진 현대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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