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 디젤 세단, 제네시스 G80 2.2 디젤
조회수 2021. 4. 8. 07:00
제네시스 G80 디젤은 완성도가 꽤 높다. 기본기를 철저히 가다듬어 다른 수입 경쟁모델들과 비교해도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디젤의 시대는 곧 끝난다. 만약 디젤 세단이 필요하다면 놓쳐서는 안 될 자동차일지도 모른다.
글 | 조현규 사진 | 최재혁
디젤 엔진의 시대가 끝나가고 있다. 각국 정부가 탄소 중립의 시행 시기를 앞당기며 자동차 제조사들은 내연기관 자동차 생산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현대자동차 그룹도 마찬가지다. 이미 지난해 말 신규 디젤 엔진 개발을 중단했고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위해 가솔린 엔진을 개발 작업만 지속하고 있다. 실제로 디젤차의 퇴출 시기도 빨라지고 있다. 유럽 시장에서 디젤 자동차의 판매 비율은 2015년 52%에서 2019년 36%로 대폭 감소했다.
글 | 조현규 사진 | 최재혁
디젤 엔진의 시대가 끝나가고 있다. 각국 정부가 탄소 중립의 시행 시기를 앞당기며 자동차 제조사들은 내연기관 자동차 생산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현대자동차 그룹도 마찬가지다. 이미 지난해 말 신규 디젤 엔진 개발을 중단했고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위해 가솔린 엔진을 개발 작업만 지속하고 있다. 실제로 디젤차의 퇴출 시기도 빨라지고 있다. 유럽 시장에서 디젤 자동차의 판매 비율은 2015년 52%에서 2019년 36%로 대폭 감소했다.
제네시스 G80 2.2 디젤은 우리가 경험할 수 있는 거의 마지막 디젤 세단이라고 볼 수 있다 . 만약 다음 세대에 디젤 엔진이 투입되더라도 현재 엔진과 동일하거나 아주 약간의 개량만 거친 버전일 것이다 . 한때 디젤차의 전성시대도 있었는데 이제 무대에서 쓸쓸히 퇴장할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 이러한 디젤 세단이 여전히 필요한 사람도 있을 테지만 소비자의 선택권 중 하나가 환경 보호라는 이름 아래 빼앗기는 것이 씁쓸하다 . 모난 돌이 정을 맞는 것일까 . 디젤 엔진은 바뀌어 버린 시대에 환경 오염 물질을 조금 더 내뱉는다는 이유만으로 퇴출당하는 중이다 . 여전히 매력적인데 말이다 .
겉으로는 디젤 세단임을 티 내지 않는다
디젤 엔진을 품었지만 , 가솔린 모델과 디자인 차이는 거의 없다 . 여전히 2줄의 헤드램프는 빛나고 거대한 크레스트 그릴은 시선을 잡아끈다 . 유연한 곡선과 단단한 직선이 어우러진 라인들 역시 그대로다 . 심지어 이 모델이 디젤 엔진이라는 배지도 없다 . 굳이 차이점을 찾자면 리어 범퍼에 머플러 팁을 없애고 히든 타입의 머플러가 적용된다 . 휠 사이즈의 선택도 제한적이다 . 휠은 20인치를 선택할 수 없고 18인치 기본 휠 혹은 19인치 휠을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다 . 시승 차는 18인치 휠을 장착하고 있는데 여러 갈래로 뻗어 있는 스포크의 디자인은 예쁘지만 , 그 크기가 차체와 어울리지 않아 아쉬웠다 .
디젤 엔진을 품었지만 , 가솔린 모델과 디자인 차이는 거의 없다 . 여전히 2줄의 헤드램프는 빛나고 거대한 크레스트 그릴은 시선을 잡아끈다 . 유연한 곡선과 단단한 직선이 어우러진 라인들 역시 그대로다 . 심지어 이 모델이 디젤 엔진이라는 배지도 없다 . 굳이 차이점을 찾자면 리어 범퍼에 머플러 팁을 없애고 히든 타입의 머플러가 적용된다 . 휠 사이즈의 선택도 제한적이다 . 휠은 20인치를 선택할 수 없고 18인치 기본 휠 혹은 19인치 휠을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다 . 시승 차는 18인치 휠을 장착하고 있는데 여러 갈래로 뻗어 있는 스포크의 디자인은 예쁘지만 , 그 크기가 차체와 어울리지 않아 아쉬웠다 .
문을 열고 실내로 들어와도 가솔린 모델과 차이가 없는 것은 마찬가지다 . 여전히 가죽의 질감은 고급스럽고 손끝에 닿는 모든 부분의 마감이 훌륭하다 . 제네시스의 실내가 자랑하는 여백의 미는 볼 때마다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 마치 정리 정돈이 잘 되어있는 방을 보는 것처럼 눈을 어디에 두어도 편안한 느낌을 받는다 . 2열 역시 고급 세단 특유의 분위기를 잘 살렸다 . 암레스트에 여러 조작 버튼을 두었다 . 시트는 열선 , 통풍 기능은 물론이고 플래그십 세단에서나 보던 전동 각도 조절 기능까지 있다 . 등받이가 눕는 것은 물론이고 방석이 같이 움직이면서 앉는 습관에 맞게 편안한 각도를 만들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 2열 모니터는 운전석과 조수석에 한 개씩 설치되어 있다 . 메인 디스플레이에서 조절할 수 있는 설정들의 대부분을 뒷자리에서도 설정할 수 있다 . 동영상 시청도 가능한데 , 암레스트의 수납공간 속에 이어폰 연결 단자가 숨어있어 각각 다른 영상을 보며 개인적인 시간을 보낼 수 있다 .
천천히 밝아졌다가 천천히 꺼지는 실내등은 앰비언트 라이트와 함께 실내의 분위기를 구성하는 핵심 요소이며 , 각 조작 버튼의 촉감 역시 촉촉하고 쫀득해 세심한 요소까지 신경 썼음을 알 수 있다 . 경쟁 모델로 인식되는 BMW 5시리즈 디젤과 메르세데스 벤츠 E클래스 디젤을 놓고 비교해도 인테리어와 편의장비는 모자람이 없다 . 오히려 실내 공간은 훨씬 넓고 소재의 고급스러움은 비교 우위에 있다고 보아도 좋다 .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잘 파악했다
디젤을 품은 세단을 움직여보자 . 4기통 2.2ℓ 터보 디젤 엔진은 최고출력 210마력에 최대토크 45kg·m을 발휘하며 8단 자동변속기와 궁합을 맞춘다 . 가속 페달에 힘을 주면 자세를 흩트리지 않고 우아하게 나아간다 . 맹렬한 가속력은 아니지만 , 도로의 흐름을 앞서거나 추월 가속을 하는 데 부족함은 없다 . 이러한 장르에 이 이상의 출력이 필요한가도 싶지만 , 만약 더 짜릿한 가속력을 원한다면 2.5 가솔린 모델을 사는 것이 현명할 것이다 . 디젤 세단 특유의 경제성도 좋은 점수를 줄 수 있다 . 복잡한 시내 도로와 정체 구간을 만났을 때의 트립 기준 평균 연비는 10~12km/ℓ를 기록했으며 고속 구간에서 크루즈 컨트롤을 이용한 정속 주행에서 20km/ℓ 이상의 연비를 기록했다 . 사륜구동 옵션에 1895kg이라는 무게를 생각하면 준수한 수치다 . 장거리 주행이 많은 운전자라면 꽤 솔깃할 것이다 .
디젤을 품은 세단을 움직여보자 . 4기통 2.2ℓ 터보 디젤 엔진은 최고출력 210마력에 최대토크 45kg·m을 발휘하며 8단 자동변속기와 궁합을 맞춘다 . 가속 페달에 힘을 주면 자세를 흩트리지 않고 우아하게 나아간다 . 맹렬한 가속력은 아니지만 , 도로의 흐름을 앞서거나 추월 가속을 하는 데 부족함은 없다 . 이러한 장르에 이 이상의 출력이 필요한가도 싶지만 , 만약 더 짜릿한 가속력을 원한다면 2.5 가솔린 모델을 사는 것이 현명할 것이다 . 디젤 세단 특유의 경제성도 좋은 점수를 줄 수 있다 . 복잡한 시내 도로와 정체 구간을 만났을 때의 트립 기준 평균 연비는 10~12km/ℓ를 기록했으며 고속 구간에서 크루즈 컨트롤을 이용한 정속 주행에서 20km/ℓ 이상의 연비를 기록했다 . 사륜구동 옵션에 1895kg이라는 무게를 생각하면 준수한 수치다 . 장거리 주행이 많은 운전자라면 꽤 솔깃할 것이다 .
디젤 모델이지만 소음과 진동을 잘 잡았다 . 시동을 걸어도 실내로 유입되는 디젤 특유의 불쾌한 소음과 진동을 억제하고 있다 . 특히 실내 곳곳에 손을 대며 진동을 느껴보았는데 도어 트림에서 약간의 떨림이 느껴질 뿐 그 외의 부분에서는 진동을 거의 느낄 수 없다 . 이러한 느낌은 차를 움직일 때도 마찬가지다 . RPM을 높여도 실내로 큰 소음이 유입되지 않는다 . 풍절음은 시속 140km부터 제법 느껴진다 . 그러나 그 소리가 특정 부분에 집중되지 않고 골고루 퍼지는 편이라 불쾌감이 느껴지는 수준은 아니다 . 하부 소음을 차단하는 능력은 수준급이다 . 특정한 노면에서 타이어 소음이 살짝 들리는 것을 제외하면 거슬리는 소음은 들리지 않는다 . 진동은 페달 부분에서 미세한 떨림이 느껴질 뿐 운전대나 시트는 평화로움을 유지한다 . 급격한 가속을 할 때는 어쩔 수 없이 진동이 늘어나지만 예상이 가능한 범위 내에서 늘어나는 수준이다 .
전반적인 주행 감성은 편안함에 맞춰져 있다 . 도로의 요철을 만나거나 과속 방지턱을 넘을 때도 푹신하게 넘어가며 충격을 실내로 전달하지 않는다 . 디젤 모델은 프리뷰 서스펜션이 탑재되지 않는다 . 이 정도의 부드러움이라면 굳이 필요하지 않을 것 같다 . 푹신하고 부드러운 세팅이지만 본격적으로 코너링을 시작하면 하체는 제법 탄탄하게 자세를 유지하고자 노력한다 . 한쪽으로 무게가 쏠려도 롤링이 심하지 않다 . 고속 안전성은 어느 영역을 넘어서면 약간의 불안함이 느껴진다 . 하체는 탄탄하지만 상체가 살짝 떠 있는 느낌이라 속도를 줄이게 된다 . G80 디젤이 가장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구간은 시속 80~120km라고 정리할 수 있겠다 .
브레이크의 성능도 맛보았다 . 브레이크 페달을 밟는 느낌은 푹신하며 차체가 예민하게 반응하지 않는다 . 일상적인 주행에서는 부족함이 없는 수준이며 급격하게 속도를 줄일 때도 확실히 제 기능을 한다 . 노즈 다운도 심하지 않고 , 브레이크 스티어 현상도 잘 잡았다 . 다만 , 차체가 무거운 탓에 연거푸 급제동을 걸면 브레이크가 빠르게 지친다 .
브레이크의 성능도 맛보았다 . 브레이크 페달을 밟는 느낌은 푹신하며 차체가 예민하게 반응하지 않는다 . 일상적인 주행에서는 부족함이 없는 수준이며 급격하게 속도를 줄일 때도 확실히 제 기능을 한다 . 노즈 다운도 심하지 않고 , 브레이크 스티어 현상도 잘 잡았다 . 다만 , 차체가 무거운 탓에 연거푸 급제동을 걸면 브레이크가 빠르게 지친다 .
다른 기자에게 운전대를 넘기고 2열의 승차감도 느껴보자 . 역시나 부드럽고 편안하다 . 월급쟁이 기자에 불과하지만 잠시나마 2열에 앉아 사장님의 기분을 느껴본다 . 2열의 시트 포지션은 조금 높은 편이지만 헤드룸은 잘 확보했고 레그룸 역시 넉넉하다 . 소음과 진동은 1열보다 더 느끼기 힘들었지만 뒷바퀴가 요철을 지날 때 살짝 울리는 소리가 들렸다 . 이 정도면 뒷자리에 중요한 손님을 태워도 부족함이 없겠다 .
이렇게 이별해야만 하나
이 차가 내게 주어진 시간 동안 여기저기 참 부지런히 다녔다 . 다양한 주행 조건에서 어떻게 운전을 해도 한결같은 편안함을 선사했다 . 게다가 기름도 기대 이상으로 알뜰살뜰하게 먹는다 . 디젤 엔진의 단점이라 생각했던 소음과 진동도 잘 극복해냈다 . 장거리 고속 주행이 많으면서 세단이 필요한 운전자에게 디젤 세단은 여전히 훌륭한 선택지 중 하나다 . 그만큼 디젤 세단을 만드는 기술력이 좋아졌다는 뜻이지만 시대의 요구에 따라 이별을 준비해야 한다 .
헤어짐을 알고 이별을 준비하는 연인의 마음과 지나간 시간을 그리워하는 느낌이 복합적으로 든다 . 한창 디젤 세단이 유행하던 시기에 이렇게 좋은 차가 나오지 못했던 것에 대한 아쉬움 , 그리고 이제 꽤 괜찮은 상품이 나왔지만 이미 유행은 지났고 , 머지않아 시장에서 사라질 장르라는 것에 대한 씁쓸함이 복합적으로 느껴진다 . 만약 한창 디젤 세단이 유행하던 시기에 이 정도의 퀄리티를 갖춘 자동차가 나왔다면 , 제네시스의 브랜드 가치는 훨씬 더 높아져 있었을 텐데 말이다 . 어쨌든 디젤 엔진은 퇴출당한다 . 다음 세대 G80가 나온다면 현재의 디젤 엔진의 포지션은 아마 가솔린 하이브리드 모델로 대체되지 않을까 ? 조심스레 예측해본다 .
이 차가 내게 주어진 시간 동안 여기저기 참 부지런히 다녔다 . 다양한 주행 조건에서 어떻게 운전을 해도 한결같은 편안함을 선사했다 . 게다가 기름도 기대 이상으로 알뜰살뜰하게 먹는다 . 디젤 엔진의 단점이라 생각했던 소음과 진동도 잘 극복해냈다 . 장거리 고속 주행이 많으면서 세단이 필요한 운전자에게 디젤 세단은 여전히 훌륭한 선택지 중 하나다 . 그만큼 디젤 세단을 만드는 기술력이 좋아졌다는 뜻이지만 시대의 요구에 따라 이별을 준비해야 한다 .
헤어짐을 알고 이별을 준비하는 연인의 마음과 지나간 시간을 그리워하는 느낌이 복합적으로 든다 . 한창 디젤 세단이 유행하던 시기에 이렇게 좋은 차가 나오지 못했던 것에 대한 아쉬움 , 그리고 이제 꽤 괜찮은 상품이 나왔지만 이미 유행은 지났고 , 머지않아 시장에서 사라질 장르라는 것에 대한 씁쓸함이 복합적으로 느껴진다 . 만약 한창 디젤 세단이 유행하던 시기에 이 정도의 퀄리티를 갖춘 자동차가 나왔다면 , 제네시스의 브랜드 가치는 훨씬 더 높아져 있었을 텐데 말이다 . 어쨌든 디젤 엔진은 퇴출당한다 . 다음 세대 G80가 나온다면 현재의 디젤 엔진의 포지션은 아마 가솔린 하이브리드 모델로 대체되지 않을까 ? 조심스레 예측해본다 .
SPECIFICATION
GENESIS G80 2.2 D AWD
길이 ×너비 ×높이 4995×1925×1465mm | 휠베이스 3010mm
엔진형식 L4 터보 , 디젤 | 배기량 2151cc | 최고출력 210ps
최대토크 45.0kg·m | 변속기 8단 자동 | 구동방식 AWD
복합연비 13.0km/ℓ | 가격 5811만 ~7620만원
GENESIS G80 2.2 D AWD
길이 ×너비 ×높이 4995×1925×1465mm | 휠베이스 3010mm
엔진형식 L4 터보 , 디젤 | 배기량 2151cc | 최고출력 210ps
최대토크 45.0kg·m | 변속기 8단 자동 | 구동방식 AWD
복합연비 13.0km/ℓ | 가격 5811만 ~762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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