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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노면도 자신있는, 볼보 크로스컨트리(V60)

조회수 2019. 3. 21.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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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V같은 세단, 볼보 크로스컨트리(V60)를 시승했다. T5 가솔린 터보엔진과 네바퀴굴림이 적용된 크로스컨트리(V60)는 높은 최저지상고에도 시선이 높지 않아, 세단과 차이가 없다. 온로드와 오프로드 모두에서 만족스러운 주행감을 주도록 설계된 크로스컨트리(V60)는 온로드 주행성능 또한 뛰어났다.

세단에서 트렁크를 잘라내면 해치백이 되고, 이 해치백의 뒷부분을 길게 늘리면 웨건(에스테이트)이 된다. 웨건의 차고를 높여 오프로드 주행성능을 더한 차량이 바로 크로스컨트리(CC)다. 크로스컨트리는 V40, V60, V90 기반 모델이 있으며 해외에서는 V90 CC, V60 CC, V40 CC로 불린다. SUV인 XC90, XC60, XC40 시리즈와는 조금 다른 부분에서 그 영역을 차지하고 있다.

 

납작한 외관

전면부는 최근 볼보의 패밀리 룩을 따른다. T자형 주간주행등과 여러개의 팁으로 구성된 육각형 라디에이터 그릴이다. 세단의 최저지상고를 올려서 SUV들보다 안정감 있는 납작한 형태다. 높은 최저지상고와 납작한 형태는 평탄한 길이 아닌, 울퉁불퉁하고 거친 오프로드에서 빛을 발한다.

측면을 보면 후륜구동차량처럼 스포티하다. 기존 크로스컨트리(V60) 모델 대비 휠베이스가 늘어났고, 차량 앞쪽 끝부터 앞 차축까지의 거리인 앞쪽 오버행은 줄었다. 차량 뒤쪽 끝부터 뒤 차축까지 거리인 뒤쪽 오버행은 길이가 늘어났다. 이렇게 줄어든 앞 오버행은 앞 차축부터 A필러가 시작되는 운전석 도어 경첩 부분까지의 길이인 대쉬 투 액슬이 길어지게 한다. 차고는 XC60보다 150mm가 낮다. 최저지상고는 210mm로, 세단인 V60보다 74mm가 높다.

후면부는 스포일러 바로 아래까지 길게 뻗은 볼보 특유의 ㄴ자형 후미등이 눈에 들어온다. 후미등 외각선을 따라 그려진 LED 후미등 그래픽은 3자 같기도 하고, 변형된 ㄷ자가 합쳐진 느낌도 든다. 앞모습과 달리 뒷모습에서는 살짝 엉덩이가 들린 해치백 같은 모습을 보인다.

 

담백한 실내 디자인

실내는 XC60 디자인과 거의 같다. 다만 대시보드 높이가 낮기 때문에  양쪽 끝 통풍구의 길이는 좀 더 정사각형에 가깝다. 차량 옵션은 트림에 따라 조금 차이가 있다. 대부분 실내 편의사항이다. 상위급 모델인 프로의 경우, 천연 소재인 드리프트 우드 장식이 들어간다. 대시보드엔 스티치, 안마기능이 추가된 나파가죽 시트, 실내 스피커에 프리미엄 오디오인 바워스&윌킨스(B&W, Bowers & Wilkins)가 적용된다. 특히 B&W 스피커는 마세라티, 맥라렌, BMW 7시리즈, 재규어 XJ같은 대부분 고가의 차량에만 들어간다. XC90에도 장착되었지만, 이보다 저렴한 5천만원대인 차량에서는 보기 힘든 옵션이다. 프로와 노멀 트림은 610만원이 차이지만 그 가치는 충분하다. 만일 크로스컨트리(V60)을 구입한다면 프로를 구입하겠다.

뒷좌석을 탑승할 때는 일반 세단을 생각하면 조금 차이가 있다. 평소보다 발을 살짝 들어서 넣어야 한다. 세단이지만 최저지상고가 높고, 시트는 최대한 낮춘 것 때문이다. 카본 모노코크 구조로 된 스포츠카는 강성을 위해 시트 부분은 아래로 쑥 꺼지고 측면이 위로 볼록 튀어오른 욕조 - 터브(Tub)구조로 되어 있는데 그 느낌과 조금 비슷하다. 2열 헤드룸은 173cm인 사람이 등받이에 엉덩이를 붙이고 탔을 때 머리 위로 손가락 3개 정도 여유가 있다. 뒤로 눞혀지는 리클라이닝 기능은 없다. 파노라마 선루프가 있어 뒷좌석에서 개방감이 좋다. 2열 센터콘솔 뒤쪽으로는 2열 공조제어 시스템이, 천장 손잡이 앞에는 송풍구가 있다.

트렁크 공간은 526리터이다. 2열을 폴딩하면 1,441리터 크기로, 1열 사이에 남는 여유 공간만 매워준다면 180cm의 성인이 누워 잘 수 있다. 파노라마 선루프를 깨끗하게 유지했다면, 주변에 아무 불빛도 없는 캄캄한 곳을 찾아가 차 안에서 별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이삿짐을 옮기거나 이케아에서 가구를 사올 때도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을 것이다.

 

시원스러운 파워트레인과 가벼운 주행감

국내에 출시되는 크로스컨트리(V60)의 엔진은 2리터 직렬4기통의 T5 가솔린 터보엔진이다. 드라이브 E 파워트레인이라 불리는 구동계는 최대출력 254마력(5,500RPM), 최대토크35.7kgf.m(1,500-4,800RPM)를 발휘한다. 보어/스트로크는 82.0 x 93.2mm로 낮은 회전수에서부터 높은 토크를 낼 수 있도록 되어있다. 여기에 8단 자동변속기와 할덱스 상시사륜구동시스템을 넣어 네바퀴를 굴리며, 고속도로 주행시에는 앞바퀴를 주로 사용한다. 정지상태에서 100km/h까지 가속하는 데는 6.8초, 복합연비는 10.1km/l이다.

출력은 만족스럽다. 공차중량 1,840kg으로 차량 무게가 꽤 무거운 편인데, 치고 나가는 맛이 일품이다. 경쾌한 배기음과 함께 차량이 가속한다. 1,500RPM의 낮은 회전수부터 최대토크 35.7kgf.m를 발휘하기 때문에 항속중이나 고부하 상태에서나 쉽게 원하는 속도까지 쭉 가속할 수 있다. 낮은 시선 탓인지, 가속감은 마치 300마력 이상 차량처럼 느껴진다. 출력으로 인한 답답함은 아마 없을 것이다.

서스펜션은 앞바퀴 더블위시본, 뒷바퀴는 멀티링크 리프 스프링이다. 리프 스프링은 고전방식처럼 좌, 우측 각각의 바퀴마다 고정된 것이 아니다. 한 개의 복합소재 막대가 스프링을 대신 해, 양쪽 바퀴를 땅으로 밀어내며 접지력을 유지한다. 복합소재 리프 스프링은 차량 하부의 서브프레임에 고정된다. 가볍고 단순한 구조 덕분에 장점이 많다. 바퀴 근처에 있던 스프링 마운트가 사라졌고, 여기에 기울어져 장착되던 댐퍼를 수직에 가깝게 설치했다. 트렁크에서 불룩 튀어나왔던 부분은 줄어들고, 공간이 늘어났다. 멀티링크 복합소재 리프 스프링은 SUV인 신형 XC90, 세단인 S90과 웨건 V90에 적용되었다.

도로에서 차량을 급격하게 움직였는데, 생각보다 차의 거동이 민첩하다. 최저지상고가 높아 뒤뚱거릴 것 같았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서스펜션 세팅이 비교적 단단하게 되어있다. 코너링에서도 롤 억제가 뛰어나고, 충격은 잘 걸러준다. 박달재 오르는 길을 빠른 탬포로 주행했을 때는 과장을 좀 보태서 내가 소형차를 운전하는 듯한 거동을 보여줬다.

복합소재 리프 스프링이 적용되어 뭔가 다르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그냥 스프링이었다. 다만 스프링의 두께와 형태가 끝으로 갈 수록 아래쪽으로 치우쳐 있고, 두께가 얇아진다. 스프링의 형태가 크게 변하지 않는 온로드 주행에서는 일정한 탄성을 보일 것이다. 그러나 오프로드 처럼 상하 운동이 크게 변할 경우, 스프링의 탄성이 온로드 처럼 딱딱하지 않고 부드러울 수 있다. 활, 그중에서도 형태 변형이 큰 국궁(國弓)을 떠올려보자. 처음 활시위를 당길때는 왠만한 힘으로는 변형시키기 무척 어렵다. 그러나 활시위를 충분히 당겨 활이 둥그렇게 말릴 정도로 변형이 되면 처음과 달리 필요한 힘이 줄어든다. 활시위가 고정된 활끝을 고자라고 하는데, 이 고자와 활시위와의 각도가 45도 이상으로 완만해지면서 힘 쓰는 효율이 높아지는 것이다. 국궁과 달리, 서양 활은 복합소재의 활이 나올때 까지 탄성이 강한 재질을 사용했다. 서양은 상대적으로 변형이 적은 활로 화살을 멀리 보내려다보니 활이 크다. 시위를 걸었을 때 국궁의 경우 70cm정도이나, 이들은 1.4m가 조금 넘는 커다란 활을 썼다. 그럼에도 초기에는 훨씬 더 길었다.

활 몸통을 복합소재 리프 스프링과 비교한다면, 천장을 향해 활을 쏘는 형국이다. 리프 스프링의 휘어진 부분이 바닥을 향하고 있다. 따라서 온로드 주행할 때는 큰 힘으로 밀어서 단단하게 버틴다. 노면의 고저차가 커지면 상하로 움직임(스트로크)이 많아진다. 이때 리프 스프링이 원래 형태로 늘어날 때(되돌아 갈 때)는 적은 힘으로도 움직이게 되어 부드럽게 노면을 움켜쥐게 된다. 원리는 이렇지만, 사실 설명을 위해 간과한 부분이 있다. 리프 스프링에는 활줄(시위)이 없기 때문에 활을 얹기 전 상태라면 바닥을 향하는 것이 정확하겠다.

볼보 크로스컨트리(V60)는 SUV도 아니고, 웨건도 아니다. 그 중간에 위치한 것이 크로스컨트리다. 온로드에서 빠르고, 오프로드를 주행할 수 있는 다재다능한 차량이다. 크로스 컨트리를 두고 별거 아닌 것처럼 생각할 수도 있다. 일반적인 웨건 차량의 차고만 높여 SUV처럼 만들면 되지 않겠느냐고 말이다. 하지만 생각처럼 그리 쉽지 않다. 요철이 많아 스트로크가 길고 부드럽게 서스펜션이 동작해야 하는 SUV와 온로드에서 고속주행 할 때 빠르게 짧은 스트로크로 노면의 충격을 분산시키고 차량을 안정시켜야 하는 세단. 그 중간에서 밸런스를 잡아야 해 유달리 손이 많이 간다. 볼보는 새롭게 디자인한 스티어링 너클과, 서스펜션 구조로 주행중 지오메트리 변화를 억제하고, 편안한 승차감을 키웠다. 긴 시간동안 노하우를 쌓아 만든 크로스컨트리(V60)를 이도 저도 아닌 것처럼 생각한 사람들이라면 꼭 시승을 권해보고 싶다. 생각이 바뀔 것이다. 크로스컨트리(V60) T5 AWD PRO의 가격은 5,890만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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