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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는 트럭도 똑똑하게 만든다

기어박스 입력 2019.04.20 15:09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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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박한 겉모습으로 판단하면 큰코다친다. 그 안에는 놀라울 정도로 똑똑한 모습이 숨겨져 있다

대학교 때 ‘유로 트럭 시뮬레이터’라는 게임에 빠져 살았다. 이 게임은 화물차를 직접 운전해 유럽 전역에 화물을 배송하고 트럭을 구매하며, 나아가 운송회사를 설립할 수 있다. 내 트럭을 마련하기 위해 유럽 전역을 돌며 화물을 운송했고 심지어 배를 타고 영국으로 넘어가기도 했다. 유로 트럭 시뮬레이터는 마니아적인 성격을 지녀 다양한 사용자 패치(소프트웨어 문제가 생길 경우, 그 문제를 해결하는 프로그램 혹은 데이터)가 있다. 그중 저작권 문제로 등장하지 못하는 트럭이나 최신형 트럭을 사용할 수 있게 만드는 패치가 인기 많았다. 게임을 하고 있으면 연료 소모를 줄이기 위해 정속 주행과 내비게이션을 십분 활용하고 운송하는 화물이 안전하게 도착지에 갈 수 있도록 주의를 기울이는 내 모습이 마치 트럭 운전사가 된 기분이었다. 그래서 한동안 트럭 운전사를 꿈꾸기도 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고 실제로 트럭을 타볼 기회가 생겨 기쁜 마음으로 메르세데스-벤츠 상용차 오산 서비스센터로 향했다. 널찍한 주차장에는 빛을 받아 반짝이는 악트로스와 아록스 덤프트럭 실버불이 거대한 덩치를 자랑하고 있었다. 참고로 트럭은 자동차관리법에서 화물자동차로 구분한다. ‘화물을 운송하기에 적합한 화물 적재 공간을 갖추고, 화물 적재 공간의 총 적재 화물 무게가 운전자를 제외한 승객이 승차 공간에 모두 탑승했을 때 승객 무게보다 많은 자동차’로 이번에 경험한 메르세데스-벤츠 트럭은 대형 트럭(최대 적재량 5t 이상, 총중량 10t 이상 급)에 속한다. 시승했던 2대 중 악트로스는 우리가 흔히 ‘추레라’로 잘 못 부르는데, 이는 화물을 싣고 끌고 달리기 위한 피견인 차량인 트레일러(Trailer)의 잘못된 말이다.



악트로스는 메르세데스-벤츠 트럭 중 장거리 운송 모델로 가장 많은 첨단 장비와 고급 편의 사항을 가지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세단 라인업 중 S-클래스 정도로 생각하면 편하다. 운전석에 앉으려면 절벽을 오르듯 계단과 손잡이를 이용해 올라가야 한다. “올라타세요”라고 말한 기사님의 말은 틀린 말이 아니다.



운전석에 앉으면 거대한 스티어링 휠과 운전자 중심으로 설계된 운전 공간이 반긴다. 스티어링 휠은 크기가 워낙 커서 자동차보다는 배를 조종하는 키 같다.스티어링 휠 뒤로는 원형 태코미터 2개와 디지털 표시창으로 구성된 간결한 계기반이 자리한다. 스티어링 휠에 장착된 버튼으로 디지털 표시창에 원하는 정보를 띄울 수 있다. 센터패시아라고 부를 수 있는 곳은 생각보다 간결하다. 우리가 흔히 보는 공조 장치와 다이얼, 라디오 등 특별하지 않다. 특이하다면 군데군데 빈 버튼이 많다. 그 이유는 개인 취향에 맞게 기능을 추가해서 쓸 수 있도록 했다. 특별한 기능을 갖춘 버튼의 향연을 기대했던 나는 크게 실망했다. 그러자 기사님은 “버튼이 많으면 정신없다. 계기반에서 확인이 다 가능한데”라며 위로 아닌 위로를 건넸다.



통풍과 열선 기능을 장착한 에어 서스펜션 운전석 시트는 쿠션감이 뛰어나고 운전자에게 알맞은 자세를 선사한다. 운전석에서 ‘일어나’ 조수석으로 자리를 옮겼다. 말 그대로 일어날 수 있어 이동이 편리하다. 신장이 2m에 가까운 나에게는 약간 부족한 높이지만 평균적인 신장에서는 충분하다. 조수석은 일반 자동차와 크게 다르지 않다. 광활한 레그룸과 글로브 박스가 넓고 크다는 점을 제외하면 말이다. 시트 뒤편에는 장거리 운송 모델답게 침대가 비치돼있다. 두께 110mm 매트리스는 푹신하면서 몸을 잘 지탱해 불편함이 없다. 집보다 트럭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운전자를 위해 수납 공간도 넉넉하다.



악트로스는 캡 크기에 따라 기가스페이스, 빅스페이스, 스트림스페이스, 클래식스페이스 4가지로 나뉘며 기가스페이스가 가장 크고 클래식스페이스가 가장 작다. 시승 모델은 스트림스페이스(6825×2495×3625mm)로 크기로는 3번째다. 거대한 덩치 만큼이나 엔진도 거대하다. 최고출력 530마력, 최대토크 265.1kg·m를 내뿜는 2세대 직렬 6기통 디젤 엔진(OM471 LA)은 유로 6를 충족한다. 2세대 엔진은 기존 엔진보다 최고 출력 구간이 길고 연료 효율이 약 6% 상승했다. 또한 X-펄스 고압 커먼 레일 분사 시스템을 적용해 배기가스 배출량을 줄였다. 엔진과 맞물린 12단 자동변속기는 화물 운송 차량에 최적화된 메스세데스 파워시프트 3가 장착된다. 악트로스는 트럭 최초로 측면 보행자를 감지하는 액티브 브레이크 어시스트, 스탑 앤 고 기능이 포함된 차간 거리 제어 기능, 차선 이탈 방지 어시스트, 운전자 주의 어시스트 등 다양한 기능을 통해 사고 발생을 줄여준다.



또한 지형 예측형 크루즈 컨트롤(Predictive Power control, 이하 PPC)을 탑재해 효율적인 운행을 도와준다. PPC는 고성능 분석 컴퓨터가 GPS 정보와 3D 맵 데이터를 활용해 2km 이내의 도로 지형을 미리 파악하고 지형에 따라 최적 속도와 변속 시점, 기어 단수, 크루즈 컨트롤 속도 등 동력 전달 시스템을 스스로 제어하는 기능이다. 악트로스의 다양한 기능을 맛보고 이전 세대보다 강력하고 안전해진 아록스 덤프트럭 실버불로 자리를 옮겼다.



아록스 덤프트럭은 장거리 운송 모델 악트로스와 달리 험로 및 오지에서도 작업할 수 있게 개발됐다. 악트로스보다 2배 이상 높아 보이는 최저 지상고 덕분에 오르내리기가 더 힘들다. 문을 열고 동승석에 올라타니 기사님이 밝은 미소와 함께 반겨줬다. 운전석은 악트로스와 크게 다르지 않다. 오히려 버튼이 악트로스보다 적어 심플하다. 에어 서스펜션을 장착한 운전석 시트는 열선 기능만 제공한다. 기사님에게 ‘푸슉’거리는 시트가 실제로 도움이 되냐고 묻자 “이 의자에 앉으면 다른 의자는 생각이 안 나실 겁니다”라며 웃었다.



운전자가 실내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장거리 운송 모델과 달리 침대는 휴식을 취할 정도며 수납 공간은 악트로스보다 부족하다. 아록스 덤프트럭 실버불은 악트로스와 마찬가지로 2세대 유로 6 직렬 6기통 디젤 엔진(최고출력 510마력, 최대토크 254.9kg·m)과 12단 자동변속기가 장착된다. 시승하는 동안 우리는 플릿보드 에코 서포트를 사용했다.



플릿보드 에코 서포트는 속도 유지, 제동, 기어 변속, 엔진 브레이크 등 다양한 항목을 분석해 운전자에게 경제적으로 주행할 수 있게 도와주는 주행 분석 시스템이다. 실제로 플릿보드 에코 서프트가 도움이 되는지 물었다. “큰 도움이 된다. 내 운전 습관을 분석해 수치로 알려주니 잘못된 습관을 고칠 수 있다. 처음에는 30년 넘게 운전을 해오면서 쌓인 경험을 믿었지만 지금은 둘 다 활용한다”고 대답했다. 베테랑 운전사도 인정하게 만드는 메르세데스-벤츠 기술력에 다시 한번 놀랐다.



시승을 마치고 오산 서비스센터로 돌아와 아록스 덤프 부분을 조작해봤다. 조작은 간단하다. 운전석 왼쪽 레버를 앞뒤로 움직여 각도 조절을 하면 끝이다. 생각보다 높이 올라가는 덤핑 실린더는 동급 최대 굵기(지름 149mm)와 실린더 크래들을 강화해 내구성을 높였다. 이것저것 만지고 경험하니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승용차처럼 다양한 기능에 놀랐고 어떤 면에서는 승용차보다 진보된 기술이 적용돼있는 점에 놀랐다. 투박한 겉모습과 반대되는 스마트함이 돋보이는 악트로스와 아록스 덤프트럭 실버불을 실제로 경험하고 돌아가는 길에 스마트폰으로 대형면허 학원을 검색하면서 트럭 운전사가 된 나를 꿈꿔봤다.

Mercedes-Benz New Actros 6×2 2653LS
Price N/A 만 원
Engine 12809cc 2세대 유로 6 직렬 6기통, 530마력@1600rpm, 265.1kg·m@1100rpm
Transmission 12단 자동, 6×2
Performance 0→100 N/A, N/A, N/Akm/ℓ, CO₂ N/Ag/km
Weight 9265kg

Mercedes-Benz NewArocs Tipper Silver Bull
Price N/A 만 원
Engine 12809cc 2세대 유로 6 직렬 6기통,510마력@1600rpm, 254.9kg·m@1100rpm
Transmission 12단 자동, 8×4
Performance 0→100 N/A, N/A, N/Akm/ℓ, CO₂ N/Ag/km
Weight 13300kg

글 전우빈 사진 최대일, 김범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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