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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차보다 지나치게 비싼 수입차 ADAS, 옳지 않다

이동희 입력 2019.04.27 10:00 수정 2019.04.27 10:0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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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기획 관점에서 본 수입차의 선택과 구성에 대한 조언
C5 에어크로스 SUV의 자율주행 장비는 꽤나 반응이 빠르고 안정적으로 차를 제어하는데 최상위 모델에만 달려 있다

[이동희의 자동차 상품기획 비평] 전기 모터를 동력으로 쓰며 스스로 달리는 자율 주행 자동차에 대한 이야기와 관심이 높은 것도 사실이지만 실제로 이런 차가 도로를 달리기에는 아직도 많은 시간이 남아 있다. 미국 자동차 공학회(SAE) 기준 3단계 이상의, 자동차가 주도권을 갖고 도로를 달리는 자율주행차는 해결할 일들이 많다. 기술적으로 이런 것을 실현하는 것이 가능하냐 아니냐를 떠나, 자동차가 알아서 달리고 있는 동안의 사고에 대한 책임은 물론 같은 도로를 공유할 것인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 등 해결해야 할 일들이 산더미다.

심지어 세계 최초 자율주행 3단계로 알려진 아우디 A8의 AI 트래픽 잼 파일럿도 실제로는 중앙 분리대가 설치된 고속도로 또는 자동차 전용도로에서 시속 60km 이하 주행이라는, 매우 제한적인 상황에서만 자동차가 책임을 진다는 것이 알려지며 실질적인 3단계가 맞느냐는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그만큼 어려운 것이 자율주행이다.

신형 3시리즈는 자율주행 2단계에 해당하는 ADAS 장비를 이노베이션 패키지에 레이저 라이트와 묶어 선택할 수 있다

반면 ADAS, 첨단 운전자 보조 기능(Advanced Driver Assist System)은 꽤나 많이 대중화되었다고 할 수 있다. 단순히 전방의 장애물이나 자동차와의 충돌에 대한 경고나 후측방에서 가까이 오는 차 등 사각지대를 감지해 경고를 해주는 것은 국산 경차부터 선택 사양이 가능하고, 스티어링 휠을 제어해 차선을 넘어가지 않도록 유지해주는 것은 준중형급부터 선택할 수 있다. 이 같은 차로 이탈 방지 보조 기능은 좌우 또는 앞뒤 움직임 중 어느 한쪽이라도 제어가 가능한 경우인 자율주행 1단계에 해당한다.

한편으로는 앞뒤 차 간격과 속도를 제어하는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까지 추가되면 좌우와 앞뒤 모두를 같이 제어하게 되므로 자율 주행 2단계가 된다. 비록 선택 사양이기는 하지만 1천만원 대 중후반의 국산 준중형 세단부터 이 기능을 달 수 있다는 것은 ADAS 기능이 많이 대중화되었음을 뜻한다.

수입차는 거의 대부분 브랜드의 모델들이 비슷한 기능을 제공한다. 물론 국산차, 그 중에서도 현대기아차 그룹처럼 정밀 지도를 기반으로 한 내비게이션 연동 ADAS는 지원할 수 없다. 국내에서 해외로 정밀 지도 정보의 반출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많은 수입차 회사들이 단순히 화면에 국내 지도와 내비게이션 프로그램을 띄워주는 정도만을 지원하기도 했다. 일부 몇몇 브랜드는 아직까지도 이렇게 국내 지도 프로그램을 사용하기도 한다.

터치 스크린을 지원하는 것은 물론 깔끔하게 정리된 새 3시리즈의 실내

한편 최근에는 본사에서 직접 개발한 내비게이션을 사용하는 업체들의 지도 정밀도가 크게 올라가기도 했다. 폭스바겐과 BMW, 벤츠 등이 함께 인수한 지도 업체 HERE는 국내에서 새로 만든 도로를 확인할 때 GPS 정보는 물론 가능한 많은 정보를 담으려 노력하고 있고, 도로 표지판을 구분하는 인식 기술이 좋아지며 제한속도와 주의 표지판을 직접 읽어 실시간으로 경고하는 기능도 추가되고 있다.

반면 아직 ADAS는 상대적으로 많이 보급된 것은 아니다. 국산차가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과 자로 유지 보조, 후측방 충돌 방지 보조 등을 묶어 70만~200만원 정도에 공급하는데 반해, 수입차는 같은 모델에서도 최고급 트림에만 기본으로 장착하거나 옵션으로 선택하더라도 300만원에 가까운 돈을 내야 한다.

인피니티 QX50 최상위 트림인 오토그래프의 실내

예를 들어 보자. 올해 2월 국내 판매를 시작한 인피니티 QX50의 경우, 2.0L 가변 압축비 터보(VC-Turbo) 엔진과 무단 자동변속기는 공통으로 사용하면서 앞바퀴굴림인 기본형 에센셜(5190만원)이 있다. 한단계 올라간 센소리(Sensory) 트림은 AWD를 기본으로 세미 아날린 가죽시트와 앞좌석 통풍, 보스 오디오 시스템 등이 기본으로 들어가며 차 값은 5830만원으로 640만원이 더 올라간다. 최고급 트림인 오토그래프는 기본 차 값이 6330만원으로 센소리에서 500만원이 더 비싼데, 여기에는 퀼팅 가죽 시트와 스웨이드가 둘러진 인테리어가 더해지고 인텔리전트 크루즈 컨트롤과 전방 비상 브레이크, 사각지대 경고 시스템,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포함된다. 그러니까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과 전방 추돌 경고를 사용하려면 가장 값이 높은 오토그래프 트림을 선택해야 한다는 말이다.

인피니티 QX50은 프리미엄 브랜드에 맞는 위상을 위해서 중간급 모델부터 ADAS 장비를 기본으로 포함시킬 필요가 있다

이는 최근에 런칭한 BMW 3시리즈도 마찬가지다. 새 3시리즈는 런칭을 기준으로 2.0L 190마력 디젤과 2.0L 258마력 가솔린 두 가지 엔진에 각각 후륜구동과 사륜구동인 xDrive를 고를 수 있다. 여기에 디젤 모델은 기본형/럭셔리/M스포츠 패키지의 세 가지로 가격은 각각 5320만/5620만/5620만원, 가솔린은 럭셔리와 M스포츠 등 두 가지 트림으로 각각 6020만/6220만원이다. 여기에 xDrive가 추가되면 딱 300만원씩이 올라간다. 특이한 것은 이노베이션 패키지로(300만원) 빼놓은 드라이빙 어시스턴트 프로페셔널, 서라운드 모니터가 포함된 파킹 어시스턴트 플러스와 레이저 헤드라이트다.

새 3시리즈는 디젤 및 가솔린 2L 엔진과 후륜구동 및 xDrive를 각각 선택할 수 있다

물론 전 모델에 차선 이탈 경고, 60km/h 이내에서 전방의 자동차와 보행자를 감지해 경고와 제동을 돕는 드라이빙 어시스턴트가 기본으로 포함된다. 하지만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차선 유지 기능 등 2단계에 해당하는 ADAS는 이노베이션 패키지를 선택해야만 가능하다. 만약 330i 럭셔리 트림에 xDrive와 이노베이션 패키지까지를 더하면 6620만원이 되는데, 윗급인 530i xDrive 럭셔리 플러스 트림이 7470만원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꽤나 높은 가격이 된다. 더욱이나 소비자 입장에서는 6020만원인 330i 럭셔리 트림에서 차 값의 10%에 해당하는 600만원이 들어가는 선택사양이라면, 기능이 아무리 우수하다고 해도 선뜻 고르기에는 부담이 되는 차이다.

윗급 5시리즈와의 가격 차이가 줄어드는 것도 ADAS 기능을 선택하는 것을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이런 예는 역시 최근에 런칭한 시트로엥의 플래그십 SUV인 C5 에어크로스의 모델 트림 구성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4인 가족을 위해서도 넉넉한 크기의 준중형급 SUV임에도 130마력 1.5L 디젤 엔진을 얹어 공인 복합연비가 14.2km/L가 넘어 경제성도 뛰어나다. 기본형인 1.5 필 트림은 3943만원으로 접근성이 좋고, 같은 파워트레인에 파노라마 선루프, 핸즈프리 테일 게이트, 1열 차음유리 등이 추가된 1.5 샤인 트림이 4201만원으로 258만원 차이다.

시트로엥 뉴 C5 에어크로스 SUV는 말랑말랑한 승차감과 뛰어난 연비로 기본 상품성이 좋다

최상위 트림은 177마력 2.0L 디젤 엔진을 얹은 2.0 샤인이다. 4734만원으로 1.5 샤인과 비교할 때 533만원이 높다. 배기량과 출력의 차이는 물론이고 차로중앙 유지와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이 포함된 고속도로 주행 보조 시스템, 오토 하이빔이 더해지는 가격으로는 급격하게 비싸진 것이라고 생각하기는 어렵지만, 꽤나 실력이 좋은 자율 주행 장비를 원하는 고객들에게는 역시나 아래 등급에서 차 값의 10% 이상 벌어지는 옵션 가격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

물론 수입차는 국내에서 사양을 구성해 주문하는 것부터 제약이 크다. 때문에 가능한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고 납득할 수준의 가격과 기능을 묶어 단순화시키는 것이 재고 관리에도 부담이 줄어든다. 여기에서 상품 기획 담당자들의 딜레마가 생긴다. 그 장비가 얼마나 구매 결정을 하는데 도움이 되며 과연 ‘얼마’면 납득할 수 있을 것인가하는 것이다.

사실 차 값이 낮을수록 그 차에 관심을 가진 고객들의 구매력 차이가 생긴다. 위에 언급한 C5 에어크로스의 533만원 차이는 BMW 3시리즈의 600만원과 비교할 때 절대적 금액 차이는 더 작다. 하지만 3천900만원 대라는, 표시 가격에 끌린 소비자가 4201만원으로 올라가는 것은 가능하지만 2.0 샤인 모델과의 가격 차이인 791만원은 극복하기 어렵다. 가능하면 1.5 모델에도 이를 고를 수 있게 제공하는 것이 더 많은 차를 팔 수 있는 구성이 될 것이다. QX50은 조금 다른 영역인데, 5천만원대 후반인 중간 트림에 국산차에도 기본으로 달리는 전방 충돌 경고 등의 기능이 없다고 한다면 소비자는 브랜드에 실망할 수 있다. 패키지의 조절이 필요해 보인다.

C5 에어크로스 SUV. 1.5 엔진을 얹어 경제성을 갖춘 샤인 모델에 ADAS를 선택할 수 있게 운영하는 것이 시장 확장에 도움을 줄 것이다

한 가지 더 고민할 부분은 기능에 대한 사람들의 경험과 집중도다. ADAS를 경험한 소비자가 늘어날수록 그에 대한 선호도는 올라갈 수밖에 없다. 특히 국산차에 관련 장비가 쓰이기 시작한 것이 2~3년 전이므로 그 동안 많은 사람들이 효용성에 대해 느끼게 되었다. 또한 ADAS는 ‘첨단’이라는 이미지에서 ‘기본적인 기술 보유 여부’ 정도로 사람들에게 인식되고 있다.

즉 있다고 해서 열광하지 않더라도 없으면 뒤쳐진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는 말이다. 때문에 가능한 범위 안에서 기본 사양으로 적용하는 것이 가격 책정과 재고 운영 등에서 유리하다. 그리고 이러한 결정은 결국 소비자 입장에서 안전에 도움이 되는 장비를 더 많은 사람들이 경험함으로써 그 브랜드에 대한 충성심을 높이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ADAS 장비는 가능한 많이, 아래 트림부터 선택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옳다.

자동차 칼럼니스트 이동희

이동희 칼럼니스트 : <자동차생활>에서 자동차 전문 기자로 시작해 크라이슬러 코리아와 재규어 랜드로버 코리아 등에서 영업 교육, 상품 기획 및 영업 기획 등을 맡았다. 수입차 딜러에서 영업 지점장을 맡는 등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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