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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부터 혼다까지, 이야기가 있는 모터사이클들

최홍준 입력 2019.05.27 09:59 수정 2019.05.27 10:0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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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터사이클 역시 역사는 되풀이되기 마련이다
스즈키 뉴 카타나. 과거를 기억하는 라이더들에게는 반가운 이름.

[최홍준의 모토톡] 모터사이클은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지고 있다. 이동수단으로 탄생했고 스포츠의 도구로 발전해 왔다.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 시작되어 경쟁을 통해 더 좋은 모터사이클들이 탄생했다.

우리가 알고 있는 형태의 모터사이클은 이미 1950년대에 완성되었고 60년대까지 발전해 왔다. 70년대부터는 과학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해 나감에 따라 그 결과가 80년대, 90년대까지 이어지게 된다. 이때 모터사이클 역사에 남고 길이 회자되는 모델들이 대거 탄생했다.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레트로 스타일의 유행은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되, 과거의 유산들을 재활용해내고 있는 것. 과거의 유명 모델들을 재탄생시키며 새로운 유행을 이끌고 있다.

이를 가장 성공적으로 이어온 브랜드는 BMW. 홍보, 마케팅을 잘 하는 브랜드답게 헤리티지 라인을 만들어내며 적극적으로 자신들이 걸어온 역사를 되짚었다. 두카티도 스크램블러 시리즈로 역사를 기억하고 있다. 유럽 브랜드들은 이런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일에 익숙하다. 이런 문화가 탄생된 곳이기도 하고 그것들을 잘 보존해서 후손에게 전해주며 또 그것을 활용할 수 있도록 토대를 쌓아놨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일본 브랜드들은 이런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것에는 약했다. 최신 기술을 접목시키고 높은 품질의 탈 것을 만들어내는 것에는 익숙하지만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것에는 매우 어색해했다. 그러나 이제는 달라졌다.

BMW RnineT의 원형인 R 90 S(사진 위) / BMW RnineT는 레트로 스타일의 가장 대표적인 기종 중 하나이다(사진 아래)

1973년에 탄생한 BMW R 90 S에서 영감을 얻은 RnineT는 2014년에 데뷔했다. RnineT는 출시 5년이 지난 지금도 인기가 식지 않고 있다. BMW모토라드는 헤리티지 라인을 새로 만들면서 RnineT의 파생 모델들을 만들어냈다. 스크램블러, 퓨어, 레이서, 어반 GS 등 커스텀에 대한 다양한 요구를 완성차로 충족할 수 있게 하기도 했다. 연말에는 크루저 타입의 RnineT시리즈가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BMW 헤리티지 라인에 대한 인기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1968년 출시되었던 두카티 스크램블러(사진 위) / 2019 두카티 스크램블러 시리즈. 데저트 슬레드, 카페 레이서, 풀 스로틀, 아이콘(좌로부터, 사진아래)

1968년 미국 시장의 요구로 처음 탄생했던 두카티 스크램블러. 2015년에 유사한 형태를 가지고 다시 출시됐다. 두카티 역시 스크램블러를 단일 기종으로 한정짓지 않고 스크램블러를 하나의 장르로 만들어 아이콘, 어반 엔듀로, 풀 스로틀, 클래식의 특화된 모델과 배기량을 낮춘 SIXTY2를 출시했다. 2018년에는 스크램블러1100을 내놓으며 스탠다드 타입의 네이키드 시장으로의 확대도 노리고 있다. 2019년식부터는 마이너체인지를 거치며 라인업을 정리했다. 더 타기 쉽고 부드러운 세팅으로 입문자를 비롯해 간편한 도심 이동용 바이크를 찾는 사람들에게 관심을 받고 있다.

가와사키 Z는 만화책을 통해 우리나라에도 널리 알려졌다.(사진 위) / 가와사키 Z900RS 많은 사람들이 기다려왔던 Z의 부활이었다.(사진 아래)

1972년 가와사키는 혼다의 CB750Four에 대항하기 위해 4기통 903cc 엔진의 모터사이클을 발표한다. 이것이 바로 가와사키의 Z1이다. 이후 Z2, Z1000과 제파 시리즈로 역사가 이어졌다. 시간이 흘러 제파 시리즈가 단종되고 ZRX1200만이 가와사키의 스탠다드 네이키드로 남아있었다. 그러다 지난해 가와사키는 Z의 이름을 다시 부활시켰다. Z900RS는 초대 Z1의 디자인과 그 혈통을 이어온 제파 시리즈의 특징적인 형태를 모두 따랐다. 외부로 드러난 엔진과 물방울 형태의 연료탱크, 동그란 헤드라이트와 계기반 커버. 곡선으로 이루어진 리어 펜더 등을 유지해 오랜 팬들의 환영을 받았다.

가와사키 W800의 원형은 메구로 K1이다. 

가와사키는 W650에서 이어진 W800도 카페와 스트리트 타입으로 새롭게 내놓으며 레트로 시장에 대응하고 있다. W시리즈의 원형은 영국 트라이엄프에 부품을 납품했던 메구로라는 브랜드에서 만들었던 K1이다. 경영난이 있었던 메구로를 인수한 것이 가와사키. 메구로에서 만들던 스타일을 60년 가까이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야마하 SR400 40주년 기념모델

야마하는 1978년 첫 발매를 했던 SR400. 환경규제를 위해 잠시 단종된 적은 있었지만 큰 외형적 변화 없이 40년 이상 같은 스타일을 고수하고 있다. 복각이 아니라 역사 그 자체인 기종. 초기 모델과 마찬가지로 여전히 킥 스타터 방식만을 고집하고 있다. 2018년에는 발매 40주년 기념 모델이 나오기도 했다.

야마하 XSR900은 야마하가 해석한 레트로 스타일이다

대신 야마하는 2015년 XSR900을 내놓았다. 복고풍 디자인에 현대적인 기술, XSR700에 이어 레트로 스타일을 찾는 이들의 환영을 받았다. 야마하가 주력으로 하고 있는 직렬 3기통 엔진을 사용했고 세부적인 면은 최신 바이크지만 전체적인 느낌을 클래식하게 꾸미는데 성공했다. XSR뿐만 아니라 SCR950이나 볼트 같은 모델들도 클래식한 스타일로 인기를 얻고 있다. 그러나 원형이 되는 모델의 이야깃거리는 조금은 부족하다.

세계 시장을 흔들었던 혼다 CB750 Four(사진 위) / 혼다 CB1100EX의 매력은 박력있는 공랭 엔진과 유선형 차체이다(사진 아래)

1969년 혼다가 공랭 4기통 엔진의 CB750Four을 발표하자 전 세계 모든 브랜드가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 당시 기술로 4기통 엔진의 736cc 엔진은 그야말로 꿈같은 존재였다. 성능뿐만 아니라 디자인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고 수많은 유럽 브랜드의 경영난을 일으킨 장본인이었다. 2010년 모터사이클쇼에서 CB1100으로 공랭 4기통 스탠다드 네이키드를 준비하고 있다고 발표했고 2015년부터는 국내에서도 판매를 시작했다. 그 바이크가 바로 CB1000EX. 초대 CB750과 같은 냉각핀이 도드라지는 공랭 엔진에 유려한 스타일링으로 많은 리턴라이더를 만들어냈다.

혼다의 네오 스포츠 카페 시리즈의 완성은 CB650R이 했다. 차체 하단으로 보이는 4기통 매니폴더가 디자인 포인트

혼다는 지난해 네오 스포츠 카페를 콘셉트로 하는 새로운 라인업을 발표했다. 다른 브랜드들이 하는 복각에 그치지 않고 레트로 스타일에 다시 미래적인 스타일을 입혔다. 도심형 네이키드 스타일의 네오 스포츠 카페 시리즈는 125, 300, 1000에 이어 얼마 전 650도 출시해 그 라인업을 완성시켰다.

1981년 출시된 스즈키 GSX-1100S 카타나(사진 위) / 2019년 스즈키 GSX-S1000S 뉴 카타나(사진 아래)

스즈키는 한 가지 모델을 출시하면 큰 변경 없이 꽤 오래 판매하는 브랜드이다. 다른 일본 브랜드처럼 80~90년대에 역사적인 모델을 많이 출시했다. 특히 1980년 모터쇼에 데뷔했던 GSX-1100S 카타나는 20년 동안이나 큰 인기를 누리다가 단종됐다. 이후에도 꾸준히 팬들의 재발매 요구가 있었지만 몇 차례 콘셉트 모델만 발표하며 때를 기다려왔다. 그러던 2017년 이탈리아의 디자이너가 오리지널 카타나를 바탕으로 한 카타나3.0이라는 디자인 제안을 했다. 스즈키는 이를 받아들였고 양산을 위한 준비를 마치고 38년 만에 카타나를 부활시켰다. 카타나는 당대 최고속 바이크였고 독특한 스타일링으로 인기를 모았던 기종이다. 성능은 당시 계속되던 속도 경쟁 때문에 금방 뒤쳐져 졌지만, 스타일링 하나만으로 20년 이상 생산되었고 750, 750S3, 400, 250과 투어러 스타일의 750F 등 다양한 파생모델을 낳았다.

그런 카타나가 풀 모델 체인지되어 다시 탄생한 것이다. 국내에도 판매 시작을 눈앞에 두고 있다. 뉴 카타나의 디자인에 대해 극명히 호불호가 갈렸지만 충분한 성공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또한 스즈키는 듀얼퍼퍼스 시리즈인 V스트롬도 오랜 단종기간을 넘어 새롭게 출시되어 호평 받고 있으며 V형 2기통 엔진의 SV시리즈도 국내 미들급 시장을 평정하고 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는 가우디가 남긴 건축물들로 먹고산다는 농담이 있다. 역사가 가지고 있는 정체성과 가치는 다음 세대에서도 힘을 발휘하는 것이다. 한때 시대를 풍미했다가 사라진 많은 모터사이클이 있다. 그것을 적절한 때에 다시 잘 활용한다면 많은 이야깃거리를 낳으며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복각 모델에 가장 큰 반응을 일으키는 것은 리턴 라이더들이다. 한때 바이크를 탔었지만 지금은 여러 가지 이유로 타지 않는 이들을 다시 시트위에 앉게 해줄 모델인 것이다. 더불어 역사를 기억하고 이름으로만 듣던 모델들의 현재형을 보게 되는 신규 라이더들에게는 새로운 스타일링을 지닌 최신 기종이다. 모터사이클도 이야기가 있어야 더 큰 사랑을 받을 수 있다.

칼럼니스트 최홍준 (<더 모토> 편집장)

최홍준 칼럼니스트 : 모터사이클 전문지 <모터바이크>,<스쿠터앤스타일>에서 수석기자를 지내는 등 14년간 라디오 방송, 라이딩 교육, 컨설팅 등 여러 활동을 했다. <더 모토> 편집장으로 있지만 여전히 바이크를 타고 정처 없이 떠돌다가 아주 가끔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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