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하고 편안한 어드벤처 투어링, 두카티 멀티스트라다 1260 엔듀로

조회수 2019. 3. 15.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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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 벌어진 어깨와 부리부리한 눈, 훤칠한 키와 정열적인 붉은 옷. 2016년 두카티 멀티스트라다 엔듀로를 처음 본 인상이다. 두카티는 어드벤처 투어링 장르에 강력한 오프로드 성능을 각인한 멀티스트라다 엔듀로를 선보였다. '두카티로 오프로드를?' 이라며 반문하던 이들에게 찬물을 끼얹었다. 늘 그래왔듯 공격적인 성능을 무기로 두카티의 새 역사를 쓰는가 싶었다.

그로부터 3년이 지난 지금, 숙성된 멀티스트라다 엔듀로가 등장했다. 멀티스트라다 1260 엔듀로다. 그리고 얼마 전, 이탈리아 Nipozzano 성 일대에서 두카티 멀티스트라다 1260 엔듀로 신형 모델에 대한 국제 미디어 시승회가 열려 기대감을 안고 날아갔다. 

두카티는 멀티스트라다 엔듀로를 런칭한 이래 두카티로도 오프로드 라이딩을 본격적으로 즐길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심었다. 그리고 더욱 확대된 배기량을 가진 1260 시리즈 엔진으로 업데이트하면서 더욱 높은 접근성과 편안한 라이딩을 추구했다고 밝혔다.

테스타스트레타 DVT 1262 엔진은 단지 배기량 확대가 아니라 더 넓은 범위에서 안정적인 토크를 내고, 사용자의 거주성을 높인 차체, 업그레이드 된 인터페이스와 맞물려 전방위적으로 어디든 갈 수 있는 스포티하면서도 안락한 어드벤처 투어러를 완성했다.

여전히 박력 넘치는 실루엣

각국에서 모인 기자들은 오전/오후로 나뉜 오프로드/온로드 테스트를 번갈아 진행했다. 오프로드 타임에 먼저 배정된 기자는 밖으로 나가 새로운 멀티스트라다 1260 엔듀로의 면면을 살펴봤다.

멀티스트라다 엔듀로를 처음 마주하면 누구나 거대한 차체의 위용 앞에 감탄한다. 그 시작은 박력 넘치는 디자인의 연료탱크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두카티는 멀티스트라다 엔듀로 1260의 캐릭터 라인을 연료탱크 사이드 라인으로 설정하고 해당 부위에 1260이라는 거대한 레터링으로 업데이트 버전이라는 것을 부각했다.

풀 LED 헤드라이트는 여전히 하이테크 이미지를 가지고 있고, 괴수 이빨 모양의 테일라이트도 멀티스트라다 패밀리의 아이콘이 됐다. 볼륨감 넘치는 연료탱크 앞으로는 넓은 면적의 알루미늄 사이드 패널이 장착되어 전도 시 스크래치를 예방했다. 사실 강인해 보이는 이미지 면에서의 플러스 요소도 꽤 크다.

각종 이물로부터 엔진 하부를 가려주는 스키드 플레이트는 물론 튜브리스 와이어 스포크 휠에 상부로 바짝 당겨진 배기 시스템까지 험로를 주파하기 거뜬한 어드벤처 모터사이클만의 터프함을 간직하고 있다.

키를 꽂을 필요 없는 키리스 시스템으로 간단하게 전기장치를 켠 뒤 시동을 터뜨린다. ‘두두둑’ 거리며 깨어난 엔진은 바로 오토 아이들링이 작동되며 대형 L트윈 엔진답지 않게 빠른 맥박으로 엔진을 데우기 시작한다. 스로틀 반응은 젠틀하다. 라이딩 모드별로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는데, 스포츠, 투어링, 엔듀로, 어반 모드 4가지로 멀티스트라다의 전통 4 in 1 콘셉트를 이어오고 있다.

전반적으로 무게 중심이 낮아진 차체

버튼을 이용해 간단히 라이딩 모드를 바꿀 수 있고, 각 라이딩 모드별로 커스터마이징 세부설정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엔진 출력, DTC(트랙션 컨트롤), ABS, 서스펜션 세팅을 모두 뒤섞어 원하는 모드를 만들어 적용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매우 다양한 조합이 가능하며 오프로드 테스트에서는 기본 값이 어떤지 알아보기 위해 엔듀로 모드에 두고 시트에 올랐다.

시트에 오르는 순간 기존 엔듀로 1200과 비교하면 안장 높이가 다소 낮아졌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물론 지금도 덩치를 감안하면 부담 없는 수치는 아니나, 860mm로 기존보다 10mm가 낮아졌다. 

그 뿐 아니다. 모터사이클을 앞뒤로 움직이거나 시트에 앉아서 좌우로 흔들어 보면 차체 중심이 전반적으로 약간 낮아진 느낌이다. 전/후 모두 서스펜션 작동 폭이 소폭 감소했다고 했는데 그 말을 이해할 수 있다. 앞/뒤 모두 15mm씩 줄어든 185mm로 설정되어 있다. 주 타깃인 서양인 대상으로 만들어진 대형 모터사이클인 만큼 작은 동양인 체구로는 이전 대비 안심감이 상당히 크게 느껴지는 변화다. 

핸들에 팔을 뻗어 움켜쥐니 이것 또한 느낌이 색다르다. 핸들 바가 한참 낮은 위치로 바뀐 것이다. 이 부분은 사실 시승 기자단 모두가 실물로 1260을 처음 봤을 때부터 뭔가 실루엣이 다르다는 반응이었는데 말 그대로였다. 핸들 바 위치가 무려 30mm나 낮아진 것이다. 17인치 휠을 쓴 온로드 중심의 멀티스트라다와 비교할 정도는 아니지만, 이전 대비 훨씬 도로 친화적인 설계라고 느꼈다.

즉 앉아서 타기에 더 편하게 느껴지도록 바뀌었다는 말이다. 기존 엔듀로 1200이 오프로드 시장에 도전하는 두카티의 의지를 담아 전문 오프로더 이미지답게 서서 타는 중심으로 설계됐다면, 엔듀로 1260의 경우는 전반적으로 온로드 친화적인 포지션을 더 섞어서 부담 느끼지 않게 슬쩍 순화한 것이다.

성 주변 길을 나서 본격적인 오프로드 코스로 진입하기 전 몸을 풀었다. 거대한 차체는 위압감이 들지만 막상 달리기 시작하면 가볍게 느껴진다. 일단 가장 놀란 것은 3000rpm 전후의 낮은 회전수에서의 높아진 조종성이다. 스로틀 반응이 매우 신사적이고 부드럽게 묵직한 토크가 만들어졌으며 회전수를 최소로 낮춰도 중심잡기가 쉬웠다.

특히 스텝위에 일어서자 무게중심이 극도로 낮아지면서 L트윈 엔진의 높은 무게중심을 상당부분 상쇄하는데, 핸들 바나 서스펜션 스트로크 등 전반적으로 낮아진 차체 중심이 큰 도움이 됐다. 기존 엔듀로 1200은 처음 탔을 때 대번에 경쟁 모델대비 무게중심이 높다고 느꼈는데, 이번 엔듀로 1260은 그 차이가 확연히 작다.

낮아진 무게중심 : 여전히 훌륭한 오프로드 주파력

차체 움직임에 익숙해지자 곧바로 본격적인 오프로드 코스 체험에 들어갔다. 이탈리아에서 겪는 트레일 오프로드는 어떨지 궁금했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우리 나라 임도 코스와 비슷하다. 다만 관록의 다카르 랠리 라이더 등 베테랑 중의 베테랑 라이더로 구성된 두카티 엔듀로 팀은 국제 미디어 테스트라는 취지에 맞게 쉽지만은 않은 코스로 인도했다. 

엔듀로 버전으로 꾸민 시승차의 경우 앞 19인치 뒤 17인치 휠을 피렐리 스콜피언 랠리 타이어를 장착했다. 1단과 2단 사이에서 왔다갔다 할 만큼 숏 코너가 많은 임도 코스였다. 급 코너는 아이들링 상태로도 클러치로 슬슬 균형을 잡아가며 통과할 수 있을 만큼 엔진은 끈기가 좋았다. 저회전에서도 시동이 쉬이 꺼지지 않고 트랙션을 최소로 유지해준다.

서스펜션의 작동 폭이 약간 줄어 돌부리가 많은 코스에서의 변화가 궁금했는데, 결론만 말하자면 걱정할 일이 한 번도 없었다. 1200 엔듀로 대비 지상고에는 변화가 없다. 물론 두카티에서 문제없이 주파 가능한 코스로 안내했을 테지만, 아무튼 시승 기자 전원이 큰 탈없이 주행 코스를 통과했다.

험로에서는 체격이나 신장 면에서 불리했던 기자 포함 아시아권 시승 기자 몇 몇은 아무래도 체력소모가 컸지만 차체를 믿고 꾸준히 트랙션만 걸어준다면 못 갈 곳이 없었다. 타면 탈수록 그런 믿음이 커져갔다.

산속을 헤집고 나와 DRE(두카티 엔듀로 아카데미) 교육장에서 기본적인 움직임을 더욱 면밀히 파악할 수 있었다. 탁 트인 공간에서 꼬불꼬불 이어진 테스트 코스가 있었고, 언덕을 오르내릴 수 있는 코스도 마련돼 있었다.

엔듀로 모드는 기본 설정이 파워는 제한되지만 스로틀 반응이 매우 와일드해서 반응이 즉각적이고, 좋았던 점은 굳이 트랙션 컨트롤을 완전히 끄지 않아도 충분히 트랙션을 발휘했다는 것이다. 접지력이 거의 나오지 않는 모래나 진흙이 아닌 이상 엔듀로 기본 모드로도 화끈한 주행이 가능했다. 덩치 큰 1260 엔듀로를 경량 엔듀로 타듯 가지고 노는 인스트럭터도 엔듀로 모드의 포용성을 줄곧 강조했다. 실제로 미끄러운 파쇄석 길에서 급제동 시 ABS 개입이 거의 없을 정도로 실제 엔듀로 라이딩에 잘 맞게 세팅돼 있었다.

거대한 크기의 연료탱크 너비에 비해 상대적으로 메인 프레임 너비는 부담스러울 정도로 넓진 않았다. 그래서 니그립하기에 용이했으며 특히 중심을 잃었을 때 반사적으로 제어하기에 좋았다. 낮아진 핸들 바는 상체를 좀 더 수그리게 했지만 컨트롤에는 문제가 없었다. 다만 약간 더 엉덩이를 빼고 엔듀로 포지션으로 주행하도록 유도했다. 오히려 낮아진 무게중심 덕에 균형 잡기는 더 수월해졌다.

강력한 저중속 토크 : 편안하고 빠르게 가속

오전 오프로드 테스트를 끝내고 온로드 테스트를 준비했다. 전반적인 수치 변화가 로드 투어링 친화적으로 드러난 만큼 온로드에서의 성능 변화에 기대가 컸다. 온로드 버전으로 꾸며진 엔듀로 1260에는 원래 높이의 롱 윈드 스크린, 투라텍 알루미늄 사각 사이드케이스를 양쪽으로 장착했고, 순정 타이어로 피렐리 스콜피언 트레일 II와 함께 했다.

라이딩 모드는 투어링 모드로 변경했다. 엔진 출력이 풀 파워로 변경되며 약간의 긴장감이 생겼다. 한 발로 땅을 짚고 서 있으니 양쪽의 사이드케이스 무게가 느껴졌다. 하지만 스로틀을 스르륵 감고 발을 떼는 순간, 버터처럼 부드러운 토크가 믿음을 준다. 투어링 모드의 엔듀로 1260은 스로틀을 일부러 과하게 조작하지 않는다면 언제나 예측한 만큼만 움직인다. 이런 점이 오히려 마음 놓고 풀 스로틀하게 되는 해이한 마음을 갖게 하기도 했다.

엔진은 1262cc로 158마력을 내며 최대 토크는 13kgm에 이른다. 당연히 유로4 규제에 대응하고 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1260만의 포인트는 기존 1200 엔진에 비해 보강된 중저속 토크다. 설명과 함께 한 그래프를 보면 출발 직후 인 약 3500부터 실용 구간인 8000rpm까지 전 방위적으로 출력곡선이 보완되어 토크가 주춤하는 구간이 거의 없다.

수치로는 약 10~18Nm정도의 차이로 가장 빈번히 사용하는 회전구간이기 때문에 차이는 무척 크게 느껴진다. 늘어난 배기량의 크기를 최대출력이 아닌 중저속 실용영역대 토크의 보강에 집중했다는 것이다.

온로드 시승코스는 고속도로와 같은 쭉 뻗은 길이 아니라 대부분 와인딩 코스로 구성됐다. 두카티 사상 가장 큰 덩치와 무게를 가진 모터사이클인데도 불구하고, 코너링이나 조종성 면에서 자신이 있다는 반증이기도 했다.

타이트한 숏 코너에서도 좌우로 훌쩍 훌쩍 넘어가는 차체는 무게를 가늠하기 힘들만큼 가뿐하게 움직였다. 앞서가는 다른 시승기자들을 바짝 쫓다 보면 사이드케이스가 바닥에 스치듯 달리는 모습에 같은 페이스로 달리던 ‘나도 저만큼 기울이고 있단 말인가?’ 하는 의문이 들 정도로, 상당히 깊은 뱅킹 각을 유지해도 안정감이 매우 크다. 이는 두카티 특유의 L트윈 엔진이 주는 확실한 트랙션과 더 아래로 내려가고 고르게 집중된 무게 분포로 기대할 수 있는 결과다.

역시 엔진은 두카티를 타는 핵심 이유이자 백미다. 특히 새롭게 바뀐 엔진의 집중된 토크 영역대를 이날 매순간 써먹었던 것 같다. 고회전을 테스트하는 직진 주로 빼고는 항상 3000~5000rpm을 위주의 낮은 회전영역을 사용했다. 그런데도 마치 ‘감으면 언제든지 앞바퀴가 들릴 것 같이’ 이빨을 감추고 있는 풍족한 느낌이 들었다. 아주 실용적인 세팅이면서도 동시에 고회전에서 쭉 뻗는 가속력을 결코 손해보지 않았다. 이들이 얼마나 영리하게 토크 그래프를 완성했는지 알 수 있었다.

다양한 전자 주행장비로 쾌적하게 고속 투어링

스포츠 모드를 사용해봤다. 초기 스로틀 반응부터 민감하게 바뀌고, 가감속의 템포를 높이자 더불어 전자식 서스펜션(두카티 스카이 훅 에보)도 반응한다. 오전에 겪었던 엔듀로 모드의 느낌과 딴판이다. 서서 타는 슈퍼바이크라는 느낌이 들 정도로 단단해졌다. 줄어든 서스펜션 작동 폭은 급 감속 시 피칭 모션을 상당히 억제했다.

믿음직한 브렘보 브레이크 캘리퍼는 피스톤 압력대로 디스크를 꽉 물지만, 제동력을 만들어 주는 것은 단단하게 압축된 서스펜션과 적당히 열이 오른 타이어다. 한 대의 바이크로 두 대 이상의 체험을 하는 기분이다. 스탠다드 멀티스트라다 1260이 ‘편안한 온로드 - 빠른 온로드’ 정도의 변화라면 멀티스트라다 엔듀로 1260은 ‘편안한 오프로드 - 빠른 온로드’로 변화폭이 사뭇 더 크게 느껴진다.  

두카티 퀵 시프터인 DQS는 업/다운 모두 지원한다. 더 촘촘해진 기어비는 매 단수에서 가속력을 최대로 이끌어준다. 테스트 코스에서는 거의 6단을 사용할 일 없이 최대한 회전수를 고루 써봤다. 모든 영역에서 포만감이 드는 토크였다. 익숙해질수록 신나고 재미있다. 그 와중에 여유가 있다. 높은 포지션에서 오는 개방감은 당연한 것이고, 무엇보다도 낮아진 시트와 온로드에서 제 높이를 찾은 듯한 핸들 바와 적당히 단단해진 서스펜션이 운전자로 하여금 지속적으로 빠른 라이딩 템포를 유지하면서도 스트레스 없이 줄곧 안심감을 심어주고 있었다.

코너링 ABS는 실제 라이딩에서 도움을 준다. 특히 이탈리아의 폭이 좁고 구불구불한 와인딩 로드는 예측하기가 어려웠는데, 숏 코너에다 단차가 있는 것을 모르고 브레이킹을 쳤다가 예상치 못하게 코너링 ABS의 덕을 제대로 봤다. 기울기 상관없이 사정없이 유압을 끊어주는 일반 ABS였다면 그러한 상황에서 속도를 제대로 줄이기 어려웠을지도 모른다. 코너링 ABS 개입 정도는 3단계로 조절된다.

나중에 안 사실인데, 관계자에 따르면 휠 디자인을 변경해 휠 무게가 좀 더 가벼워졌다고 한다. 한편 견딜 수 있는 하중은 총 231kg으로 기존 대비 20kg이나 늘었다. 이는 짐을 적재하거나 동승자를 동시에 태우고 여행을 떠날 때 여유분이 더 늘어났다는 것을 의미한다. 

5인치 크기로 충분히 큰 TFT 고해상 컬러 디스플레이는 계기반의 역할 이상을 해낸다. 인터페이스가 많이 바뀌었다. 모든 변경사항이 핸들 스위치로 드라마틱하게 움직인다. 두카티는 이를 애니메이션과 같이 표현했다고 말할 정도로 자연스러웠고, 처음 사용하는 사람일지라도 설명서 필요없이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버튼 하나로 윌리 컨트롤 8단계를 조정하고, 서스펜션 댐핑을 5단계로 변경하고, 오프로드 환경인지 온로드 환경인지에 따라 ABS 성격을 조정할 수도 있다. 또한 미처 야간 주행 테스트를 하지 못했지만 헤드라이트는 코너링 라이트를 기본 장착해 기울이는 방향을 밝게 비춰준다고 한다.

한편 역시 반가운 옵션으로는 20mm 시트 높이를 낮추는 로우 시트가 있고, 반대로 본격 오프로더를 위해 높여주는 20mm 하이시트도 있다. 차체 패키지는 이날 시승한 온로드/오프로드 주행 환경에 따라 만든 두 개의 버전처럼, 여러 가지로 준비된다. 투어링 팩과 엔듀로 팩, 그리고 스포트 팩과 어반 팩이다. 각각 알루미늄 사이드 케이스와 히팅그립, 스틸 튜브 프로텍션, 탱크 백이나 테르미뇨니 사일렌서 등 용도별로 유용한 옵션 액세서리가 많다.

두카티는 더불어 두카티 링크 라는 앱을 만들어서 멀티스트라다와 같이 투어링을 주로 즐기는 라이더를 위한 인포메이션 시스템을 제공한다. 스마트폰을 연동해 현재 모터사이클의 상태를 점검하고 라이딩 모드를 확인하거나 달려온 주행 히스토리를 볼 수 있는 등 다양한 기능을 겸하고 있다.

또 한 가지 중요한 점은 투어링 어드벤처 모델로서 내구성에 대한 최소한의 믿음이다. 두카티 또한 이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내구성에 대해서는 데스모서비스 (두카티에서 권장하는 정기 점검서비스) 간격을 30000km로 확보, 고성능과 내구력에 대한 믿음을 양립했다는 입장이다.

사용자 친화적인 변화로 어드벤처 투어링 접근

두카티는 멀티스트라다 1260 엔듀로를 두고 ‘강력하고 편안한 트래블 엔듀로’라는 명제를 내세우고 있다. 이를 현실적으로 풀어 말하자면 오프로드 주파력을 가진 투어링 모터사이클이다. 다양한 환경에서 신형 멀티스트라다 1260 엔듀로를 시승해보니, 단번에 초대형 두카티 모터사이클인 멀티스트라다 엔듀로의 ‘사용자 친화적인’ 변화를 느낄 수 있었다. 기존의 멀티스트라다 1200 엔듀로가 두카티의 오프로드 투어링 시장에 대한 강한 도전 욕구를 대변하는 열정적인 제품이었다면, 신형 1260은 그 이후의 시장 변화를 보고 대형 듀얼스포츠 모델에 걸맞은 포커스로 전환한 느낌이다. 

환상적이지만 다소 매니악한 오프로드 어드벤처 라이딩의 이미지를 그대로 가지면서도, 실질적으로 사용자가 도로에서 투어링 바이크로 이용할 때의 친숙함과 쉬운 조종성을 염두에 두고 다듬었다는 소감이다. 아마도 사용자 접근성을 고려한  결과로는 더 많은 어드벤처 투어링 라이더의 시장 진입, 그리고 위압감에 압도됐던 멀티스트라다 엔듀로보다는 한번 시도해 볼만한 레저로 다시 볼 수 있게 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두카티는 제품 소개 시간에 오프로드 성능은 그대로, 온로드 투어링 친화력은 더 올려놨다고 설명했다. 두카티가 멀티스트라다 1260 엔듀로를 발판 삼아 누구나 도전할 수 있는 두카티 어드벤처의 세계로 시장을 더 크게 확장할 수 있을지, 한편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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