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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를 반영하는 네오클래식 튜닝

오토티비 입력 2019.05.13 09:06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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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성장한 일본 네오클래식 튜닝카들

누군가 필자에게 어떤 클래식카를 좋아하냐고 물어본다면 상당히 어려운 질문이 될 것 같다. 어느 시대의 차, 제조국, 메이커 등 상당히 세분화된 카테고리로 나뉘는 클래식카 중 필자가 좋아하는 차를 하나만 콕 집어 말하기는 쉽지 않다. 어느 나라 자동차든 그 차가 갖는 모습과 기계적인 느낌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이다.

클래식카는 미술 작품처럼 시대를 반영하는 거울이라 생각한다. 여러 시대의 작품을 즐기며 그중 선호하는 시대의 작가와 작품을 발견하듯이, 자동차 또한 제조사와 나라별로 독창적인 디자인, 기계적 구조의 차이점 또한 시대를 반영하는 좋은 작품이 되기에 충분하다. 자신이 좋아하는 클래식카를 찾는 과정은 결국 그 작품들 중 선호하는 것을 찾아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최근 미국 워싱턴 주 시애틀 근교에 있는 ‘아메리카 카 뮤지엄(LeMay America’s Car Museum)‘에 다녀올 기회가 있었다. 이곳은 미국산 자동차 소장으로는 몇 손가락 안에 드는 대형 박물관으로, 상설전시를 제외하곤 미국 자동차 전시에 포커스를 맞추는 보수적인 자동차 박물관 중 하나이다.

보수적인 미국의 클래식카 박물관에 전시된 80~90년대 일본 튜닝카들

이곳의 메인 로비에는 뜻밖에도 일본의 80~90년대 네오클래식 튜닝카와 그들의 계보를 있는 신형 모델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70년대 이전의 미국과 유럽 클래식카 전시를 고집하는 이곳에서 아시아권의 자동차, 그것도 80년대 이후의 클래식이라 불리기에는 조금 이른 네오클래식, 더욱이 자동차 박물관에서 가장 중요시하는 출고 당시의 고증을 벗어난 튜닝카들이 전시된다는 것은 필자가 알고 있던 대형 박물관의 전시 방식에서 크게 벗어난 신선한 충격이었다.

80~90년대 일본 튜닝카들이 미국 자동차의 정통성을 중시하는 박물관에 전시된 것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일본 네오클래식 튜닝카’라는 전시를 기획한 큐레이터와 박물관 관계자들의 결정에 잠시 의문이 들었으나, 이내 변화하는 클래식카 세대와 그들이 즐기며 접했던 차들을 생각하면 이처럼 시대의 흐름을 반영한 전시가 이상하지는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당시 일본차를 접하고 즐겼던 세대가 이제는 새로운 클래식카 컬렉터로서의 입지를 넓힐 나이가 되었으니 어쩌면 이러한 변화는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90년대 우리나라에서도 자주 볼 수 있었던 토요타 수프라

미국에서 튜닝카라는 개념은 제2차 세계대전 후 드라이버의 개성과 기계적인 개조를 통해 독특한 자신만의 자동차를 만드는 핫로드(Hot Rod) 문화에 뿌리를 두고 있다. 기본이 되는 차량의 고증이나 스펙과 상관없이 파워트레인이나 여러 기계적인 부품을 바꾸고 독특한 도색과 판금작업으로 이전의 차와는 다른 자기만의 생각이 들어간 차를 만든 것이 핫로드 문화다. 이처럼 미국만의 독특한 핫로드(Hot Rod) 문화가 일본차와 만나 일본 내수 시장과는 다른 독창적인 튜닝 문화로 발전되어 왔다는 것은 미국의 일본 튜닝카를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1971년형 닛산(닷선) 240Z 페어레이디
전시된 240Z 페어레이디는 자동차의 심장이라 할 수 있는 엔진을 미국산 V8 엔진으로 스왑한 상태였다

미국 자동차 시장이 글로벌 자동차의 격전지가 된 것은 70년대부터인데, 글로벌 판매 네트워크 구축에 성공하려면 미국 자동차 시장을 통해 브랜드를 알려야 한다는 생각이 완성차 업계에 생기면서부터다. 일본차들이 미국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 것은 60년대 중반부터라 할 수 있다. 처음 수출 당시에는 소형 사이즈의 경제적인 이미지로 저가 시장의 진출을 꾀하였으나 70년대 이후 미국 자동차 업계의 약진과 유럽 소형차 제조업체의 시장 진입 실패로 소형차에서 강한 경쟁력을 갖고 있던 일본차가 미국의 저가차 시장에서 강세를 나타내기 시작했다.

당시 미국인들에게 일본차라는 이미지는 패전국에서 만든 안전하지 않은 작은 자동차라는 부정적인 인식이 팽배해 있었지만, 일본차가 공략한 경제적인 차라는 이미지와 일본의 장인정신을 내포한 모노즈쿠리(物作り) 사상을 반영한 기계적인 완성도를 접한 미국의 젊은 세대들은 호응을 했고, 나중엔 동양에서 만든 신비한 자동차라는 오리엔탈리즘의 이미지가 미국차에 반영될 정도로 큰 인기를 얻게 된다.

혼다의 신형 어큐라 NSX. 70년대부터 미국 시장에서 탄탄하게 성장해온 일본차는 이제 여러 세대를 거치며 계보를 이룰 정도가 되었다

80년대와 90년대에 일본차를 접하고 즐겼던 세대에게 일본차라는 개념은 외국차이지만 미국화된 차라는 이미지가 생길 정도로 자연스럽게 현지화에 성공했다. 이제는 일본 메이커의 미국 시장 점유율이 40%를 넘볼 정도가 되었는데, 미래에 다가올 미국의 네오클래식카 컬렉터 세대에게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을 짐작할 수 있다.

90년대의 혼다 시빅 튜닝카. 미국의 독특한 핫로드 문화와 그들만의 자동차에 대한 노스탤지어는 일본 현지의 네오클래식과는 다른 독자적인 튜닝 문화로 성장했다

클래식카라고 하면 특정한 시대와 특정한 형태의 자동차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지만, 미국 사람들의 문화적인 성향이 일본 자동차와 결합해 만들어낸 독특한 미국의 일본차 튜닝 문화는 네오클래식이라는 이름으로 또 다른 형태의 클래식카 장르를 탄생시키고 있는 듯하다. 이러한 사례를 볼 때 앞으로 다가올 한국의 네오클래식카 시장도 유동적이고 다양한 클래식카 애호가의 기호에 맞춰 폭넓은 자동차의 세계를 경험할 수 있는 문화 플랫폼으로 발전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글, 사진 장세민(라라클래식 미국 주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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