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아테온, 빈틈이 없다. 잘 달린다.

조회수 2019. 3. 4.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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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 아테온. 폭스바겐코리아는 이 차를 쿠페와 세단, 스포츠카의 면모를 담은 프리미엄 세단으로 소개하고 있다. 파사트 윗급이라는 설명이다. 독일 엠덴 공장에서 만들어 지구 반대편 한국에 상륙한 아테온을 만났다.

사족을 먼저 붙인다. 시승하는 날, 폭스바겐코리아는 2019년형 모델 출시를 알리는 보도자료를 냈다. 시승차는 2018년 12월에 국내 첫 출시했다. 두 달 남짓만에 구형 모델이 되고 말았다. 유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빠른 모델 변경이다. 썩 유쾌하지 않은 경험이다.

2019년 형 모델은 360도 뷰 카메라, 휠 디자인, 키리스 엑세스 등 소소한 옵션을 더하고 가격을 몇만 원 올리는 정도로 아주 소소하게 변했다. 굳이 모델 변경이라 할 것도 없는 변화다.
두 달 전에 이 차를 구매한 소비자라면 어떤 생각이 들까. 사족 끝.

가로 엔진용, 그러니까 전륜구동용인 MQB 플랫폼을 사용했다. 길이가 4,860mm, 휠베이스 2,840mm에 달한다. 쏘나타보다 크고, 그랜저보다 작은 크기다. 제법 큰 덩치가 날렵한 모습으로 보이는 건, 쿠페 스타일이어서다. “쿠페는 2도어, 4도어는 쿠페가 아니”라는 디자인 원리주의자들도 있기는 하지만, 어쨌든 아테온은 문짝 4개인 쿠페라고 봐도 무방하겠다.

1,450mm의 높이는 다른 세단들에 비해 무척 낮고 차폭은 1,870mm로 더 넓다. 와이드&로 스타일이라는 것. 넓고 낮은 차체는 그 자체로 달리는데 유리한 체형이다. 놀라운 건, 차 높이가 낮음에도 불구하고 180cm를 훌쩍 넘는 키를 가진 사람이 운전석에 앉아도 전혀 불편하지 않다는 것. 키가 큰 사람은 이 차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센터터널이 높게 솟은 뒷좌석은 유효 공간이 좁다. 5인승이지만, 4명까지 쾌적하게 탈 수 있다. 5명이면 답답할 듯.

눈망울이 부리부리하다. 그 주변을 감싸는 주간주행등이 입체감을 더한다. 라디에이터 그릴은 오선지처럼 수많은 가로선으로 이뤄졌다. 악보를 그려 넣어도 좋겠다. 보닛 위에 날을 세운 선들도 긴장감을 준다. 가로 위에 세로 선이 배치해 안정감을 주는 구조다.

측면은 영락없는 쿠페의 모습이다. 운전석 위를 정점으로 뒤로 트렁크 리드까지 이어지는 루프라인은 점점 낮아지며 자연스럽게 흐르고 있다. 낮아지며 얇게 배치된 C 필러가 눈길을 끈다. 블랙 컬러의 휠에 245/45R18 사이즈의 타이어를 끼웠다.

단정한 뒷모습은 따로 범퍼를 규정하기 힘들다. 가로 배치된 리어 램프 사이에 차 이름을 레터링으로 새겨 넣었다. 범퍼 좌우측 아래로 두 개의 배기구를 배치했다. 단정하고 단단한 뒷모습이다.

2.0 TDI 엔진에 7단 DSG의 궁합으로 190마력, 40.8kgm의 힘을 낸다. 메이커가 밝히는 이 차의 공차중량은 1,684kg. 계산해보면 마력당 무게비 8.86kg이 된다. 계측기를 통해 3차례 0-100km/h를 측정해본 결과는 8.99, 8.68, 9.64초로 평균 9.1초가 된다. 짧게는 135m, 길게는 155m의 거리를 달려 시속 100km에 도달했다. 메이커가 밝히는 이 차의 0-100km/h 시간은 7.7초. 메이커 발표와 실제 측정한 기록의 차이는 드라이버의 실력차이로 볼 수도 있겠다.

중간에 거친 변속이 느껴지기도 했는데, 이는 계측기를 통해 얻은 그래프에도 그대로 나타난다. 직결감이 강한 7단 DSG의 특성이다.

2.1회전 하는 스티어링휠도 이 차의 성격을 암시한다. 날쌘 조향은 와이드&로 스타일과도 통한다. 도로에 낮게 달라붙은 차체를 몰아붙여 코너에 들어서면, 도로에 밀착해 움직이는 반응이 아주 재미있다. 타이트한 조향에 더해 맥퍼슨 스트럿과 멀티링크 타입의 서스펜션과 245/45R18 사이즈의 타이어가 맛깔스런 코너링을 연출한다.

고속주행에서 놀랐다. 단단하고 야무지다. 앞바퀴굴림차에서 맛보기 힘든 수준의 주행안정감이다. 실제 속도를 느끼기 힘들정도로 체감속도는 낮다. 엔진 사운드와 바람소리는 화음을 맞추듯 어울리며 귀를 자극한다. 서스펜션과 타이어는 도로에 지지 않는다. 도로의 굴곡을 조율하며 차체의 안정감을 지켜준다. 기대 이상의 주행질감이다.

편의 및 안전장비는 차고 넘친다.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 어댑티브 섀시컨트롤, 전방추돌경고장치, 프런트 어시스트&긴급제동, 보행자 모니터링, 액티브 보닛, 트래픽잼 어시스트, 레인 어시스트, 후방 트래픽 경고, 후방 카메라, 파크 파일럿, 파크 어시스트, 피로경고 어시스트 등을 갖췄다. 운전자의 빈틈을 채워주는 장비들이다. 아주 똑똑한 조수 한 사람 몫을 하고도 남는다.

반자율 운전의 수준도 높아졌다.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과 레인 어시스트가 차의 종방향과 횡방향을 읽어가며 안전하게 속도와 조향에 개입한다. 앞차와 가까워지면 속도를 늦추고, 차선을 넘어가지 않게 스티어링휠을 운전자와 함께 조작한다. 그 움직임이 거칠지 않다. 부드럽고 자연스럽다. 사람이 운전하는 것보다 낫다.

계기판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그래픽은 효과적이고 깔끔하다. 많은 정보를 잘 정돈하고 깔끔하게 표현해 편하고 확실하게 전달한다. 무엇보다 깔끔한 디자인 그래픽을 보며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안드로이드 오토와 애플 카플레이에 대응해 스마트폰과 연동하는 기능도 갖췄다.

파주-서울 간 55km를 달리면서 실제 주행연비를 측정했다. 결과는 100km당 4.2ℓ. 리터당 23.8km/L다. 공인 복합연비 15km/L보다 리터당 9km 가까이 더 좋은 연비를 보인 것. 때와 장소를 막론하고, 차종을 불문하고 연비는 운전자 하기 나름임을 다시 한번 보여준 결과다.

아테온은 두 개 트림이 있다. 2019년형 기준, 프리미엄이 5,225만 4,000원, 프레스티지는 5,718만8,000원이다.

오종훈의 단도직입
보기에도 부담스러운 도어의 예각은 프레임리스 도어를 택한 결과다. 프레임리스 도어는 쿠페 스타일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 결국, 예쁜 디자인을 위해 주변에 다소 위협을 줄 수 있는 도어를 만들었다는 것. 이기적이다.
상품전략의 문제를 짚지 않을 수 없다. 2018년 12월에 출시했는데, 이듬해 2월에 2019년형 이어 모델로 교체했다. 유래를 찾기 힘든 일이다. 큰 의미 없는 사소한 옵션 변화에 그쳤지만 석 달 만에 구형 모델이 되어버린 차를 산 소비자의 심정은 어떨까. 소비자는 안중에 없는 태도다. 참 좋은 차가 한국에 와서 사족을 달아버렸다. 답답한 일이다.

오종훈 yes@autodiar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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