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숙함이 매력적인 현대 SUV - 현대자동차 팰리세이드 시승기

조회수 2019. 2. 11.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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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SUV 차종이 크게 각광 받고 있었던 지난해 12월, 현대자동차에서 새로운 대형 SUV 모델을 내놓았다. 새 SUV의 이름은 팰리세이드(Palisade)로, 지난 해 11월 말부터 시작된 사전계약에서 이미 2만대를 넘는 사전계약 대수를 기록하며 쌍용자동차 G4 렉스턴이 우위를 점하고 있었던 대형 SUV 시장에 나타나 돌풍을 일으켰다. 현대자동차의 대형 SUV, 팰리세이드를 시승하며 어떠한 내용을 갖추고 있는 지 알아 본다. 시승한 팰리세이드는 프레스티지 모델이다. VAT 포함 차량 기본 가격은 4,030만원.


 

팰리세이드의 외관 디자인은 공개 당시부터 화제가 된 바 있다. 소형 SUV 코나 이래로 시작된 상하 분리형 헤드램프의 채용, 일체형 캐스케이딩 그릴 등의 디자인 요소부터 떡 벌어진 인상을 주는 차체 형상 및 비례, 그리고 전반적으로 미국적인 감각에 가까운 디테일에 이르기까지, 여러모로 그동안의 국산 SUV들과는 상당히 다른 모습이 깊은 인상을 남긴 바 있다.


 
 


팰리세이드를 눈앞에서 맞이하게 되면 그 크기에 압도된다. 제원상 크기는 길이 4,980mm, 폭 1,975mm, 높이 1,750mm로, 현재 국내에서 생산되고 있는 SUV 중 가장 큰 몸집을 자랑한다. 또한 차체 형상을 직선적으로 처리하는 한 편, 차를 좌우로 넓어 보이도록 처리함으로써 시각적으로도 상당히 크게 느껴지게 한다.


 

팰리세이드의 외관에서 눈에 띄는 점이 더 있다면 헤드램프와 테일램프가 서로 연결성을 갖도록 디자인되어 있다는 점과 함께 동급의 미국 SUV에서 나타나는 스타일링 요소들 또한 엿보인다는 점을 들 수 있다. 팰리세이드의 분리형 헤드램프에 내장된 주간상시등은 세로로 긴 C자 형을 이루는데 이 형상이 테일램프에 그대로 이어진다. 테일램프 주변의 금속 장식에 눈에 잘 띄지 않는 촘촘한 발광부를 마련했는데 이 덕분에 점등시 독특한 입체감을 준다. 휠은 20인치 알로이휠을 채용하여 거대한 덩치에 걸맞은 당당함을 자랑한다.


 

도어를 열고 실내로 들어서자, 일순간 제네시스 브랜드의 것을 연상시키는, 고급스러운 분위기의 대시보드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특히 시승차의 네이비/웜그레이 투톤 인테리어는 세련된 색상 선택과 함께 화사한 분위기가 인상적이다. 실내는 나무무늬 장식과 메탈 장식을 과감하게 사용하여 꾸며져 있으며, 가죽 소재의 사용도 눈에 띈다.


 

스티어링 휠은 크지도, 작지도 않은 적당한 사이즈는 물론, 우수한 그립감을 제공한다. 계기반은 단순하게 구성되어 시인성이 뛰어나다. 후륜구동 승용차의 것과 유사하게 바짝 치켜 올라온 플로어 콘솔은 내부에 넉넉한 수납공간을 제공하며, 가변형 컵홀더와 QI규격의 스마트폰 무선충전 시스템 등이 마련되어 있다. 변속 장치는 버튼식을 채용하고 있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대시보드 상부의 10.25인치 터치스크린 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짜여진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깔끔하고 편리한 UI 디자인을 가지고 있으며, 뒷좌석 스피커를 음소거시키는 뒷좌석 취침모드와 앞좌석의 말을 뒷좌석 승객에게 더욱 또렷하게 전달하는 뒷좌석 대화모드 등의 기능을 제공한다. 오디오는 크렐(KRELL)사의 시스템을 사용하며, 동급에서 가장 우수한 사운드 품질을 경험할 수 있다.


 

앞좌석은 전반적으로 부드럽고 안락하다. 상반신을 부드럽게 감싸주는 착좌감을 지닌 운전석은 장시간의 운전에도 피로감을 적은 편이며, 8방향의 전동조절 기능과 4방향 전동식 허리받침 기능을 제공한다. 앞좌석은 모든 트림에서 3단계 열선 기능과 통풍기능을 제공한다.


 

2열 좌석은 팰리세이드의 거대한 덩치에서 비롯된 공간 상의 혜택을 온전히 누릴 수 있는 공간이다. 시승차는 벤치식의 3인승 좌석으로, 우수한 착좌감은 물론, 등받이 각도조절과 전후 슬라이드 기능을 제공한다. 2열 좌석의 거주성은 동급에서 최상의 수준. 뒷좌석에는 사양에 따라 독립식 공조장치와 도어 패널 내 2구 컵홀더, 중앙 팔걸이, 그리고 좌우 열선 기능을 제공한다.


 

3열 좌석 또한 동급의 SUV 중에서 상당한 수준의 공간을 확보하고 있는 것은 물론, 등받이 각도도 소폭 조절할 수 있다. 물론, 성인이 장시간 승차하는 데에는 필연적으로 무리가 따르지만, 2열 좌석의 거주성을 조금만 양보하게 되면 체구가 작은 여성이나 어린이에게는 충분한 수준의 공간이 조성된다.


 

팰리세이드는 트렁크 역시 하위 모델인 싼타페보다 한층 넉넉한 트렁크를 제공한다. 3열 좌석을 모두 펼친 상태에서도 507리터에 달하는 용량을 제공하는 데다, 3열좌석만 접어도 1,297리터에 달하는 공간이 조성된다. 2열좌석까지 모두 접으면 총 2,447리터에 달하는 공간이 만들어진다. 넉넉한 트렁크 공간은 캠핑 등, 짐이 많아지는 각종 아웃도어/레저 활동에 유용할 뿐만 아니라, 일상에서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2열 좌석을 접었을 때 트렁크 공간의 최대 길이는 2,184mm로, 스키나 스노보드 등의 긴 레저용 장비도 손쉽게 실을 수 있다.


단, 한가지 아쉬운 점은 벤치형 2열좌석이 6:4 비율로 분할된다는 점이다. 뒷좌석의 편의를 더 고려한다면 선택사양으로 적용 가능한 7인승 좌석(29만원)을 고르는 편이 더 나을 수 있다. 7인승 좌석을 고르게 되면 통풍 기능까지 추가된 좌우 독립식 2열 좌석이 제공된다.


 

팰리세이드는 3.8리터 람다 V6 엔진과 2.2리터 R 디젤 엔진의 두 가지 엔진을 제공한다. 시승한 팰리세이드에 탑재된 엔진은 2.2리터 R 디젤 엔진으로, 202마력/3,800rpm의 최고출력과 45.0kg.m/1,750~2,750rp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구동방식은 전륜구동을 기본으로 하지만 시승차에는 현대자동차의 상시사륜구동 시스템인 HTRAC이 적용되어 있다.


 

팰리세이드는 4기통 디젤 엔진을 실은 SUV로서는 상당한 수준의 정숙성이 인상적이다. 파워트레인에서 발생하는 소음이 적게 느껴지는 편이고 진동도 상당히 적은 편에 속한다. 대형급의 넉넉한 설계를 십분 활용해 방음재 등을 충실히 보강한 것으로 보인다. 정차 중일 때는 물론, 주행 중에도 상당한 수준의 정숙성을 경험할 수 있다.


승차감은 대형의 SUV에게서 기대할 수 있는 든든함과 가족용 자동차에 요구되는 안락함을 겸비하고 있다. 차급에 비해 꽤나 고급스러운 질감의 승차감을 구현해 냈다. 노면의 요철에 대한 반응과 차체의 움직임 등에서 섀시의 완성도를 짐작할 수 있다. 작은 요철에는 유연하게 대응하면서도 큰 요철에서는 강하게 받아내며 자세를 비교적 빠르게 바로 잡아 주는 편이다. 도로 상에서는 충분한 안락함을, 고르지 못한 노면에서는 든든함을 경험할 수 있다.


 

시승한 팰리세이드는 대형급 차체에 2,020kg의 공차중량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이 대단한 몸집을 추진하는 동력원은 2.2리터 디젤 엔진이다. 게다가 구동 시스템은 HTRAC 상시사륜구동 시스템이다. 덩치에 비해 작은 배기량의 디젤 엔진에 구동손실률 면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한 상시사륜구동시스템까지 채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구성은 동력성능 면에서 다소 불리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그리고 예상했던 대로, 팰리세이드 디젤의 발진가속 성능은 그리 인상적이지는 않다. 강력한 저회전 토크 덕분에 가속 초기에는 의외로 발 빠른 반응을 보이지만 동력계통에서 여유를 느끼기 어려워지는 시점이 꽤나 빠르게 찾아 온다. 스포츠 모드에서 가속 페달을 최대로 전개해도 달리 호쾌한 모습을 보여주지는 않는다. 자동 8단 변속기는 체결감이 다소 느슨한 편이어서 일상적인 운행에서는 쾌적하지만 급가속 상황에서는 약간의 머뭇거림이 있는 편이다. 반면 일상적인 운행에서는 크게 부족함을 느끼기 어렵다. 적어도 자동차로서 필요한 만큼의 동력 성능만큼은 제대로 확보하고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동력 성능에 여유가 없이 필요한 최소한도에 간신히 맞춰 놓은 듯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팰리세이드에서 가장 깊은 인상을 받은 부분은 하체다. 승차감에서부터 좋은 인상을 준 하체는 고속주행 중에도 우수한 안정감을 보인다. 그리고 급격한 코너링에서도 나쁘지 않은 실력을 보여준다. 공차중량만 2톤에 대형 SUV급의 덩치를 감안하면 충분히 안정감 있는 운동성을 지니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전동식 파워스티어링 시스템은 현대자동차 특유의 느슨한 질감과 부족한 피드백은 여전하지만 스티어링 휠 조타와 실제 기동 사이에서의 괴리감(내지는 이질감)은 이제 거의 느껴지지 않아, 보다 자신감 있게 차를 움직일 수 있다. 대형 SUV의 기준에서 딱 필요충분한 수준의 조종성과 운동능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오프로드 구간에서도 모노코크 섀시 및 상시사륜구동으로 구성되는 SUV로서 충분한 실력을 지니고 있다. 든든한 차체 및 하체와 더불어 등장 이래 개선을 거듭하고 있는 HTRAC 상시사륜구동 시스템이 제대로 실력 발휘를 하는 순간이다. 전자식 지형 감응 시스템인 ‘멀티 터레인 컨트롤(Multi Terrain Control)’도 다양한 노면 상황에서 도움을 준다. 멀티 터레인 컨트롤은 SNOW, MUD, SAND의 세 가지 주행 프로그램을 제공하며, 주행 모드에 따라 적절한 구동력 배분을 실행한다.


 

시승한 팰리세이드는 20인치 휠을 장비한 2.2 디젤 HTRAC 모델로, 공인연비는 도심 10.9km/l, 고속도로 13.0km/l, 복합 11.8km/l이다. 시승 중 기록한 구간별 평균연비는 도심 평균 10.0km/l, 고속도로 15.9km/l로, 도심은 다소 낮게, 고속도로는 더 높게 나타났다. 중형급에 비하면 부족할 수 있지만, 차급을 감안하면 충분히 납득 가능한 수준의 연비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시승한 팰리세이드에는 ‘현대 스마트센스’가 적용되어 있다. 팰리세이드에 적용되는 현대 스마트센스는 정지 및 재출발 기능이 포함된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과 차로 유지 보조, 전방 차량 출발 알림 기능 등이 포함되어 있다. 이를 통해 고속도로 등, 일부 상황과 구간에서 반자율 주행 기능을 경험할 수 있다. 순정 내비게이션을 선택한 경우에는 내비게이션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아울러 시승차는 팰리세이드 VAT포함 4,030만원의 프레스티지 모델이다. 시승차와 같은 2.2 R 디젤 엔진을 탑재하려면 147만원의 비용이 추가되며, HTRAC은 231만원의 비용을 추가로 요구한다. HTRAC은 사륜구동시스템 뿐만 아니라 멀티 터레인 컨트롤 및 경사로 저속 주행장치까지 하나의 패키지로 묶여 있다. 여기에 디자인 셀렉션(74만원), 패밀리(69만원), 테크(117만원), 듀얼 와이드 선루프(88만원), TUIX 라이프 스타일(59만원) 등, 가능한 모든 선택사양이 적용된 차량이다. 시승차와 동일한 사양으로 구성하게 되면, 차량 가격은 4,815만원까지 올라가게 된다.


 

베라크루즈와 맥스크루즈의 뒤를 잇는 대형 SUV 팰리세이드는 선대를 뛰어 넘는 것을 목표로 만들어진 SUV라고 느껴질 정도로 인상적인 모습들을 남겼다. 브랜드의 정체성 안에서도 자기 주장이 확실한 외관 디자인과 더불어 미국에서의 경쟁자들을 노린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와 여유로운 실내 공간, 그리고 공들인 티가 나는 섀시 설계 등에 이르기까지, 여러모로 ‘작정하고’ 만든 느낌을 받게 된다.


 

팰리세이드의 원숙한 모습들은 그동안 현대자동차가 SUV/크로스오버를 만들어 온 경험이 상당한 수준으로 축적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이후 등장하게 될 제네시스 브랜드의 첫 SUV, GV80에 대한 기대를 더욱 키우게 만든다. 팰리세이드는 대형 SUV를 원하는 이들에게 충분한 만족감을 안겨줄 수 있는 매력적인 SUV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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