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SUV 강세 속 돋보이는 세단..푸조 508 GT

조회수 2019. 5. 17.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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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조 508 GT

[데일리카 임상현 기자] 최근 소비자들의 신차구입 패턴이 SUV로 쏠리면서 상대적으로 세단 점유율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 국산차의 경우 지난해 출시한 펠리세이드가 현재까지도 높은 인기를 이어가고 있고 패밀리 SUV의 강자 싼타페, 쏘렌토 등의 판매량은 여전히 상위권에 위치해 있다.

수입차 시장에서도 SUV의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 연이어 출시되고 있는 신차의 비중도 SUV위주로 점점 쏠리는 분위기다.

주춤하는 세단의 인기를 되살리기 위해 각 제조사들은 차별화된 특징으로 반전을 노리고자 한다. 대표적으로 4도어 세단의 출시를 통해 전통적인 세단의 이미지를 탈피하고 스포티한 감성을 전달하기 위해 노력중이다.

메르세데스-벤츠의 CLS와 CLA를 시작으로 아우디의 A5 스포트백과 A7, BMW의 4시리즈 그란쿠페 및 6시리즈 그란쿠페 등이 있으며, 국산차로는 기아차의 스팅어와 최근 출시된 쏘나타 역시 4도어 쿠페의 디자인을 갖고 있다.

푸조 역시 새로운 플래그십 508을 패스트백 형태의 4도어 쿠페로 디자인을 적용해 스포티하고 운전의 재미를 살린 세단으로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푸조 508 GT

■ 작아진 플래그십

508은 푸조의 세단 라인업 중 플래그십을 담당하는 모델이지만 이전 모델보다 작아진 사이즈로 재탄생 됐다.

새로운 모델이 출시될 때마다 커진 사이즈를 자랑하는 것이 대부분의 제조사들이 지금껏 해오던 방식이었지만 어찌된 이유인지 푸조는 차체 사이즈를 줄여 새로운 플래그십의 방향을 나타내고 있다.

PSA 그룹의 모듈형 플랫폼 EMP2를 기반으로 제작된 508은 전 세대 대비 전고는 80mm, 전고 20mm가 줄어든 전장 4750mm 전폭 1860mm 전고1420mm의 사이즈를 갖고 있다.

푸조 508 GT

다만, 20mm의 전폭이 증가해 낮고 넓은 스포티한 감각이 전해진다. 여기에 2830mm의 휠베이스는 의외로 안락한 거주성을 보여준다.

508의 외관은 새로운 주간주행등부터 눈길이 집중된다. 마치 사자의 송곳니를 연상케 하는 길게 뻗은 주간주행등은 다른 푸조 모델들에선 보지 못했던 독특한 구성이다.

푸조 508 GT

여기에 쿠페라면 가져야할 완만하게 깎인 루프와 프레임 리스 도어, 위쪽으로 활짝 열리는 테일게이트 등은 508 디자인의 백미다. 거기다 붉은계열의 색상까지 더해지니 도로에서 주변의 시선이 집중되는건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인테리어는 그동안 푸조가 추구했던 실용주의 디자인을 말끔히 벗어낸 모습이다. 최신 아이콕핏(i-cockpit) 디자인은 어디서도 볼 수 없던 푸조만의 색깔이 묻어나온다.

푸조 508 GT

계기반을 대쉬보드 상단에 위치시켜 HUD를 적용하지 않아도 높은 시인성을 보여주는 점, 위 아래가 잘려나간 형상의 자그마한 스티어링 휠, 높이 솟은 센터터널과 나파가죽 시트의 적용은 마치 스포츠카에 어울리는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듯한 감각이다.

손에 닿는 곳곳의 촉감도 좋아 주변을 이리저리 둘러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가죽과 알칸타라, 나무 등으로 꾸민 실내는 작지만 알차게 고급감을 담아놓은 푸조만의 플래그십으로 해석된다.

푸조 508 GT

다만, 커다란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로 착각하게 하는 8인치 모니터는 옥의 티다. 엄청난(?) 배젤덕에 10인치 이상의 모니터가 충분히 탑재될 수 있을 것 같지만 전원버튼을 누르면 낮은 해상도의 8인치 모니터가 작동된다. 크기와 해상도 모두 하루빨리 개선되야 할 점이다.

이 밖에 뒷좌석의 헤드룸도 부족한 수준이다. 레그룸은 동급의 차량들에 비해 작다는 느낌은 없지만 4도어 쿠페 디자인의 채용으로 어쩔 수 없이 뒷좌석 헤드룸은 제약적이다. 키가 크거나 앉은 키가 큰 소비자들은 장거리 주행시 다소 답답함과 불편함을 느낄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푸조 508 GT

■ 뛰어난 운전재미..남다른 디젤엔진

프랑스 차들을 얘기할때 빠질 수 없는 얘기 중 하나는 바로 ‘핸들링’ 성능이다. 푸조 역시 뛰어난 핸들링으로 최고 수준의 운전재미를 느낄 수 있다. 앞 맥퍼슨 스트럿과 후륜에 멀티링크 서스펜션이 적용된 508은 굽이치는 길을 돌아나가지 않더라도 일상생활에서 운전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은 만족감을 보여줬다.

“전륜구동은 코너에서 쥐약이지”라는 말은 508 앞에서 더는 할 수 없게 될 것 같다. 푸조만의 독특한 승차감과 뛰어난 핸들링 성능을 바탕으로 수준급의 코너링 실력을 발휘하는데는 전자제어식 댐퍼가 중요한 역할을 맡는다.

노말 모드에서도 충분히 스포티한 감각을 전달하지만 스포츠 모드로 전환 시 한결 가뿐한 움직임으로 운전자가 원하는 대로 방향으로 이끄는 차체는 단연 최고 수준이다. 최고출력 177마력, 최대토크 40.8kg.m의 파워트레인은 아이신제 8단 자동변속기의 궁합으로 공차중량 1680kg의 508을 쉼없이 몰아붙일 수 있다.

푸조 508 GT

큰 기대를 하지 않아서 일까? 508 시승내내 여러번 놀라움을 마주할 수 밖에 없었다. 단단한 성향의 서스펜션 능력은 승차감을 해치지 않는 수준에서 조율된 점도 데일리카로서 충분하단 생각이다. 단단하지만 노면의 충격들은 최대한 걸러내는 능력이나 방지턱 등 큰 충격이 전해지는 상황에선 오히려 부드럽다고 느끼게 만드는 오묘한 승차감도 508이 가진 매력이 아닐까 생각된다.

최근 환경문제와 배기가스 스캔들 등으로 디젤 엔진에 부정적인 인식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508의 적용된 최신 2.0 디젤 엔진은 유로6는 물론 향후 적용될 배기가스 규정을 이미 충족시킨 최신 디젤엔진이다. WLTP(국제표준시험방식) 기준에도 모두 통과된 엔진은 모든 디젤은 환경오염의 주범이라는 인식에서 당분간 포함되지 않을 수 있게 됐다.

푸조 508 GT

■ 푸조가 해석한 세단의 생존법

아이가 있는 가정의 부모들이라면 한 번쯤 SUV에 대한 고민을 해봤을 것이다. 넉넉한 적재공간, 편리한 카시트 설치 등 특히 어린 아이 혹은 큰 자녀가 있는 가정이라 할지라도 공간이 주는 여유로움은 자동차 구매에 있어서 큰 매력으로 다가 갈수 밖에 없는게 현실이다.

가족을 위해서는 운전의 재미, 스타일리시한 디자인 등은 두 번째 우선 순위로 자리잡는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이번 508 시승을 통해 푸조가 생각하는 미래의 세단의 모습은 SUV와 직접적인 경쟁이 아닌 다른 차별점으로 승부를 하려는 것이 아닐까 한다.

어차피 패밀리 차량으로서 SUV가 가진 물리적 요소를 담아낼 수 없다면 세단만이 가질 수 있는 낮은 차체로 인한 운동 성능, 4도어 쿠페 혹은 스타일리시한 디자인 등으로 스포츠성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전환이 이루어지게 되지 않을까?

전세대 대비 작아진 차체 사이즈에 훌륭한 주행성능을 담아낸 푸조의 508은 그런 의미에서 하나의 대안을 제시한 모델로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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