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원 높은 쉼터 – 메르세데스-벤츠 스프린터 이동업무차량

블루버드엔터프라이즈(이하 블루버드)는 대한민국의 RV업계에서 이른 바 ‘대세’에 휩쓸리지 않고 자기만의 길을 올곧게 걸어 온 소수의 기업들 중 하나다. 그리고 이러한 기업 정신을 통해 블루버드는 국내 최대의 카라반 수입사로 성장하고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그러했던 블루버드가 올해 열린 2019 서울모터쇼에서 총 3종의 모터홈을 일거에 선보인 것은 현재 블루버드가 내외적으로 큰 전환점을 맞았다는 것을 시사한다. 당시 블루버드가 출품한 모터홈은 1톤 트럭 기반 모터홈인 실크로드 시리즈 2대와 메르세데스-벤츠 스프린터를 기반으로 한 클래스B 타입의 모터홈이다. 대중적인 1톤급 모터홈과 고급 모터홈까지 동시에 내놓은 것이다. 이는 카라반을 넘어, 모터홈까지 함께 다루는 종합 RV기업으로 거듭나고자 하는 블루버드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캠프야에서는 블루버드가 야심차게 출시한 모터홈 중 가장 꼭대기에 위치하고 있는 모델, 메르세데스-벤츠 스프린터 이동업무차량에 대해 자세히 살펴본다.

블루버드의 스프린터 캠핑카는 스프린터 519 CDI 롱휠베이스 하이루프 모델을 바탕으로 개발되었다. 롱휠베이스 모델을 사용하고 있는 만큼, 거대한 몸집을 자랑한다. 총 길이만 6,945mm에 폭은 1,995mm, 높이는 2,900mm에 달한다. 스프린터의 차체 그대로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의 모터홈 분류 기준으로는 클래스B에 상응한다고 볼 수 있다. 차체 바깥으로 돌출된 구조물이라고는 우측 상부에 설치된 피아마(FIAMMA) F65S 어닝과 차체 상단의 에어컨 및 헤키창 등이다.

 

전면에서는 스프린터 특유의 얼굴이 나타난다. 거대한 메르세데스의 삼각별 엠블럼과 그 주위를 둘러싼 거대한 라디에이터 그릴만으로도 존재감이 남다르다. 범퍼에는 정비 등에서 유용한 발판이 일체형으로 설계되어 있는 것이 눈에 띈다.

 

 

측면에서 바라보게 되면 7m에 육박하는 길이를 실감할 수 있다. 슬라이딩 도어는 우측(조수석측)에 마련되어 있고, 그 아래로 전동식 스텝이 설치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차체 측면을 두르고 있는 창은, 프레임리스 타입을 채용하여 실내에서의 개방감을 확보하면서도 말끔한 외관을 모두 챙겼다. 상부에는 피아마의 F65S 어닝이 설치되어 있다.

크기로 인해 뿜어져 나오는 위용은 뒷모습에서도 이어진다. 스프린터 특유의 캐비닛형 테일게이트는 오른쪽부터 여는 방식으로 만들어져 있다. 이 테일게이트를 열면, 블루버드만의 노하우가 담긴 공간이 나타난다. 후륜은 내하중성과 주행 안정성을 위해 복륜을 사용하고 있다. 타이어는 205/75R16C 규격의 콘티넨탈 타이어를 기본으로 사용한다.

 

차체 우측면의 슬라이딩 도어을 열면, 벌써부터 남다른 모습들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그동안 스프린터를 기반으로 제작된 클래스B 타입 모터홈들은 대체로 스프린터의 드넓은 개구부를 그대로 살리는 설계를 취해 왔으나, 블루버드의 스프린터 이동업무차량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블루버드의 스프린터는 개구부의 절반 가량을 막아서 성인 1명이 드나들 수 있는 정도로 제한했다.

국내와 해외를 막론하고 일반적인 클래스B 형태의 스프린터 모터홈들은 상당수의 편의시설을 과감하게 덜어내어 거주 공간을 확보하거나 취침 정원을 제한하는 대신 편의시설을 늘리는 방향으로 설계하게 된다. 이는 차체를 변형하지 않아야 하는 클래스B 타입의 특성에서 기인한 것으로, 제한된 공간에서 최적의 거주성을 끌어내기 위해서다.

 

그런데 블루버드 스프린터의 내부 구조는 기존 국내 제조사는 물론, 해외의 그 어떤 스프린터 모터홈과도 다르다. 블루버드의 스프린터 모터홈은 6명이 함께 탑승하고 취침도 할 수 있는 구조를 실현한 것은 물론, 국내 이동업무차량이 가질 수 있는 최대한의 편의시설을 모두 갖추고 있는 덕분이다.

 

그중에서도 6인 탑승/6인 취침을 실현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부분이라면 역시 2열 좌석과 3열 좌석이라 할 수 있다. 블루버드 스프린터 이동업무차량의 2열좌석과 3열좌석은 자동차용 좌석에게 요구되는 구조와 형태를 지니고 있는 것은 물론, 성인 2명이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다. 전후 슬라이딩 기능과 리클라이닝 기능을 모두 갖추고 있어, 이동 중에도 쾌적한 공간을 유지할 수 있다.

 

2열 및 3열좌석은 간단한 조작을 통해 서로 마주보는 형태의 4인용 소파로 변신시킬 수 있다. 소파 사이에는 탈착식 테이블까지 설치할 수 있어, 식사나 환담, 업무를 볼 수도 있다. 그리고 취침시에는 성인 2명이 충분히 사용할 수 있는 크기의 침대로도 변신한다. 변화무쌍한 2열 및 3열 좌석은 블루버드 스프린터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다. 소파 변환침대의 크기는 길이 1,900mm, 폭 1,000mm다.

 

소파에 앉아서 출입문측을 바라보게 되면, 어째서 출입문의 공간을 제한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실마리가 잡히기 시작한다. 격벽이 만들어진 부분은 주방의 일부로, 크고 작은 수납장과 상판, 그리고 환기를 위한 소형 창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동업무차량이기 때문에 화기는 설치되어 있지 않으며, 소형의 싱크 보울과 수전, 전기 인덕션 등이 설치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상부에는 소형의 전자레인지가, 하부에는 냉장고가 설치되어 있다. 주방의 벽면을 알루미늄 패널로 마무리한 점도 눈에 띈다.

 

 

제한된 공간에 모든 설비를 갖추면서도 동선을 확보하기 위해, 주방의 시설은 전반적으로 크기가 넉넉하지는 않은 편이다. 하지만 이를 해결하기 위해 건너편에는 접이식의 확장 패널이 추가되어 있다. 이를 활용하면 주방을 한층 더 넓게 사용할 수 있다. 확장 패널을 전개하게 되면 ‘ㄱ’자형의 주방 공간이 완성된다. 주방용 확장 패널 우측에는 접이식으로 설계된 옷걸이도 마련되어 있다.

 

블루버드의 스프린터에는 화장실 겸 욕실도 마련되어 있다. 내부는 고정식 변기와 접이식 세면대, 샤워기형 수전, 상부 약장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바닥은 실내측으로 물이 튀는 것을 막기 위해 욕조형으로 설계되어 있다. 내부 설계도 비교적 넉넉한 편으로, 성인 남성이 이용하기에 무리가 없다. 신장이 180cm 이상인 성인 남성의 경우에는 바닥의 발 받침을 탈거하면 더 넉넉한 공간에서 욕실을 이용할 수 있다.

 

스프린터의 가장 후방에 접근하게 되면, 대형의 2층 침대가 나타난다. 이 2층 침대는 총 4명이 취침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단, 1층과 2층의 침대 규격이 서로 다르다. 1층은 길이 1,725mm, 폭 1,182mm이며, 2층은 1,570mm, 폭 1,182mm다. 2층은 어린이가 사용하기에 적합하고 1층은 체격이 작은 성인 여성에게 적당하다. 성인 남성이 사용하기에는 작은 편이지만 두터운 매트리스가 마련되어 있어, 사용감이 우수한 편이다. 2층 침대의 경우, 필요시에는 침대를 바깥쪽으로 밀어낼 수 있어, 공간 확보에 용이하다. 2층 침대는 주방 측에 마련된 접이식 사다리를 이용하여 접근할 수 있다.

 

그런데 이 침실 공간에는 한 가지 비밀이 숨어 있다. 바로 업계 최초로 시도하는 가변형 침실구조다. 스프린터의 2층 침대는 매트리스를 모두 접었을 경우, 테일게이트 방향에서 레버 하나로 침실의 구획을 반으로 줄일 수 있다. 이를 통해, 종래의 스프린터 모터홈에서는 구현하기 어려웠던 넉넉한 규모의 짐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사람이 직접 드나들 수 있을 정도로 넓은 공간 덕분에 짐을 싣고 부리기도 매우 수월하다.

차내의 공조장치는 상부의 도메틱(Dometic) 루프 에어컨과 더불어, 독일 에버스패커(Eberspaecher)의 D5E 디젤 무시동 히터와 온수 보일러, 그리고 바닥난방 시스템으로 구성된다. 우수한 성능의 난방장치를 통해 겨울철에도 훈훈한 실내를 경험할 수 있다.

 

블루버드의 스프린터 이동업무차량은 유로 6 규제를 만족하는 3.0리터 디젤 엔진과 7G-트로닉 자동 7단 변속기 조합을 사용한다. 구동방식은 후륜구동이며,  운전은 1종 보통면허 이상의 운전면허를 필요로 한다. 차량에는 기본적으로 전자식 주행 안정 장치(ESP)와 차선이탈 경고 기능, 사각지대 경고 기능, 추돌 방지 어시스트, 그리고 메르세데스-벤츠의 드라이빙 어시스턴스 패키지가 기본으로 적용되어 있다. 운전 시에는 차량의 길이가 길고, 회전반경이 큰 편이라는 점에 유의하여 운전하는 편이 좋다.

 

블루버드 스프린터 이동업무용차량은 그동안 만나 왔던 스프린터 기반의 모터홈/이동업무차량 중에서도 가장 인상 깊은 차다. 특히, 제한된 공간을 가질 수 밖에 없는 클래스B의 울타리 내에서 클래스C에 준하는 시설을 갖추기 위한 노력이 가장 인상 깊은 부분이다. 그리고 여기에 6인 탑승/6인 취침을 구현해 낸 레이아웃 또한 인상적인 부분이다. 스프린터의 한정된 차내 공간 구석구석을 알뜰살뜰하게 사용하는 설계를 통해 이동업무용으로도, 캠핑카로도 활용할 수 있는 유연함을 갖췄다. VAT포함 차량 기본 가격은 1억 4,900만원이다.

블루버드엔터프라이즈가 이동업무차량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야심차게 출시한 스프린터 이동업무차량은 5월 2일(목)부터 개최되는 제13회 동아 스포츠/레저산업 박람회에서 더욱 자세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