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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쪽에서 보는 일출 with 르노 클리오

모터 트렌드 입력 2019.01.23 18:0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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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서쪽에서 뜨진 않지만 서쪽에서 볼 수는 있다. 일출을 보러 클리오를 타고 충남 서천 마량포구로 향했다. 생경한 일출의 모습이 우리를 맞이했다


해가 바뀌었다. 각종 매체에서 2019년 기해년은 60년 만에 돌아오는 황금 돼지해라고 한다. 2007년에도 황금 돼지의 해를 맞이한 것 같은데 또 황금 돼지해라니, 이쯤 되면 황금 돼지가 그렇게 귀하진 않나 보다. 하지만 여기에 우리가 모르는 충격적인 비밀이 숨어 있다. 황금 돼지해라고 철석같이 믿고 있었던 2007년은 정해년으로, 여기서 ‘정(丁)’은 붉은색을 의미한다. 붉은 돼지의 해였던 것이다. 우린 모두 한 완구업체의 상술에 속았다. 그 당시 나도 황금색 돼지저금통에 돈을 모으면 부자가 된다는 미신에 하나 구입했다. 그러나 결과는 처참했다. 매주 빼먹지 않고 사는 로또는 5등조차 당첨된 적이 없고, 12년 동안 모은 저금통은 아직도 비실비실하다. 그 돼지는 분명 황금 돼지가 아니었다.

붉은 돼지든, 황금 돼지든 나에게 대박의 꿈을 안겨준다면 어떤 돼지라도 상관없다. 그런 돼지 어디 없을까? 혹 이번 돼지는 진짜 황금 돼지라고 하니 다르지 않을까? 또 이렇게 헛된 희망을 품으며 일출을 보러 가기로 했다. 나는 무언가 간절히 원할 때 일출을 보러 간다. 물론 해님에겐 미안한 감이 없지 않다. 평소엔 잘 보지도 않다가 기적이 필요하거나 힘들 때만 찾기 때문이다. 그만큼 간절하고 절실하니 가는 거다. 해님은 따뜻하기에 모든 걸 이해해주실 거다.



목적지를 정하는 것부터 난관이었다. 속초, 강릉, 포항, 부산 등 동해를 가는 건 너무 뻔했다. ‘새롭고 독특한 곳이면 좋겠는데….’ 뒷자리에 앉은 한 선배가 말했다. “그럼 서해로 가봐. 진짜 색다르긴 할 거야.” 머리를 망치로 맞은 것 같았다. 수차례 일출을 보러 다녔지만, 서해로 가본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아니, 볼 생각도 하지 못했다. 선배의 추천대로 충남 서천 마량포구로 목적지를 결정했다.

함께할 차도 정해야 한다. 먼 길을 가야 하니 연비가 높고 운전 재미도 있으면 좋겠다. 차 안에 오래 머물러야 하니 편의장비도 빠질 수 없다. 마지막으로 지금 내가 꿈꾸는 대박의 기운을 가득 담은 차였으면 좋겠다. 그렇다면 내 선택은 르노 클리오다. 클리오의 운전 재미야 말할 것도 없고 연비도 리터당 22.4킬로미터로 그야말로 ‘사기캐’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 유럽에선 10년 이상 해당 세그먼트 판매 1위를 지키고 있으며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1400만대 이상 팔린 ‘대박차’다. 대박이라는 수식어에 이보다 잘 어울리는 차가 있을까?



일출 시각은 오전 7시 40분, 서울에서 마량포구까지 거리는 약 180킬로미터다. 시동을 걸자 몸을 부르르 떨더니 금세 차분해졌다. 운전석에 앉자마자 내 마음을 사로잡은 건 세미 버킷 시트였다. 내 몸에 딱 맞춘 듯 몸에 착 감겨 불편한 구석을 찾아볼 수 없다. 당장이라도 떼어다가 내 차 시트와 바꾸고 싶은 정도다. 시내를 빠져나와 고속도로에 오르니 클리오의 주행 감각이 잠을 깼다. 가속페달을 깊게 밟자 엔진 소리가 제법 사나워지지만 거칠지는 않다. 달리는 것을 보면 몸집은 작지만 다부진 육상선수 같은 주행이다. 흔들림이 없고 날렵하게 움직인다. 단단한 섀시는 최고속도로 달려도 버거워하지 않는다. 보통 차를 탈 때 내장된 내비게이션을 켜지 않고 스마트폰 내비게이션 앱을 사용한다. 실시간으로 정보도 받을 수 있고 디스플레이 화면도 세련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클리오에선 스마트폰 배터리를 낭비할 필요가 없다. 티맵 내비게이션을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통해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덕분에 스마트폰 거치대나 충전 케이블을 따로 챙길 필요가 없다.

마량포구에 도착했다. 몇몇의 사람들이 무리를 이루고 있기에 다들 일출 보러 왔나 싶었다. 그들은 낚시배를 기다리고 있었다. 바다는 잔잔했지만, 전날에 눈이 내려서인지 하늘에 구름이 가득했다. 자칫 해를 못 보는 게 아닌가 불안했다. 마량포구에서 본 동쪽 바다는 특이하다. 섬에서 바다 건너편 육지를 보는 듯한 기분이다. 파란 하늘에 붉은 물감이 슬슬 배기 시작했다. 바다 위엔 육지, 그리고 육지에 있는 산 위로 붉은 해가 스멀스멀 올라오고 있었다. 땅과 구름이 만든 지평선에 빨간 물감으로 줄을 그었다. 서쪽에서 만나는 일출은 아주 생경했다. 낚싯배를 기다리던 아저씨들도 사진 찍기에 열중했다.



일출만 보고 돌아가기엔 아쉬워 신성리 갈대밭을 찾았다.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에서 이병헌이 지뢰를 밟고 송강호와 마주쳤던 곳이다. 금강하구에 펼쳐진 갈대밭으로 너비는 200미터, 길이는 무려 1.5킬로미터나 된다. 여는 시간이 따로 정해져 있지 않아 아무 때나 가도 된다. 바람에 갈대가 서로 몸을 비비는 소리를 들으며 사람 키보다 큰 갈대 사이를 걸으면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 차디찬 바람만 아니라면 시간을 거슬러 다시 가을을 걷는 기분이 들 것이다.



허기진 배를 이끌고 서천 시내에 있는 한 식당을 찾아갔다. 서천에서 꽤 유명한 굴칼국숫집이다. 굴은 ‘바다의 우유’로 불리며 영양가가 아주 높은 해산물이다. 12월이 제철이라 알도 크고 속도 꽉 찼다. 서천에서 먹는 굴 대부분이 자연산이다. 양식할 환경이 안 되기 때문이다. 따끈한 굴칼국수는 얼어붙은 몸을 녹였다. 싱싱한 굴, 쫄깃한 면발, 속 시원한 육수가 함께 어우러지며 숟가락과 젓가락질을 멈출 수가 없다. 값은 7000원으로 저렴한 편인데 그 안에 들어간 자연산 굴은 한 주먹이다.



서울로 돌아오는 길에는 클리오의 보스 프리미엄 오디오 시스템이 ‘열일’을 했다. 서브우퍼와 6개의 스피커가 거칠지 않고 다채로운 음색을 잘 만지며 운전자의 귀를 즐겁게 한다. 그 덕에 서울로 돌아오는 동안 졸릴 새도 없었다. 클리오는 나에게 딱 맞는 일출 파트너다. 일출을 꼭 동해에서만 볼 수 있는 건 아니다. 서해에서도 볼 수 있는 곳이 많다. 바다와 육지 뒤에서 떠오르는 태양을 마주하고 싶다면 마량포구만 한 곳도 없다. 낯선 일출을 두 눈에 담을 수 있다.

CREDIT

EDITOR : 김선관   PHOTO : 박남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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