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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분히 과하다 싶은 자동차 기능과 옵션

모터트렌드 입력 2019.03.22 10:53 수정 2019.03.25 12:06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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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터트렌드> 에디터들이 요즘 차에 들어가는 편의장비 하나씩을 뽑았다. 대체 왜 달았는지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이다

부자는 다리도 긴가요? - 롤스로이스 컬리넌 뷰잉 스위트

랜드로버 레인지로버의 옵션인 ‘이벤트 시트’를 전동화한 버전이다. 롤스로이스 역시 ‘전동식 가구’라 표현한다. 이 옵션은 의자 두 개와 작은 탁자 하나로 구성된다. 버튼을 누르면 조개껍데기처럼 위아래로 열리는 클램셸 방식 트렁크 문짝이 활짝 벌어진다. 이어서 접힌 의자와 탁자가 장착된 널찍한 판이 트렁크 바닥 아래서 밀려 나온다.

다 나오면 의자가 돌면서 자리를 잡고 등받이가 펴지며 탁자가 불쑥 올라온다. 펼치는 모습마저 고급스럽고 우아하다. 그런데 앉기에 너무 높다. 신차 발표회장에서 모델들은 받침대를 놓고 뷰잉 스위트에 오르내려야 했다. 큰 키라도 받침대 없이 앉고 내리면 촐싹거릴 수밖에 없어서다. VIP들의 품격 있는 여가를 위해 마련됐거늘, 기품 있는 자세는 별로 고려하지 않았다. 상징성만 가득 깃들었다. 이 옵션, 과한 욕심에서 비롯됐지 싶다.

글_고정식

마이너리티 리포트? - BMW 제스처 컨트롤

제아무리 최신 기술이라 해도 사용자의 의도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으면 사용 빈도가 줄어든다. BMW의 제스처 컨트롤이 딱 그랬다. 물론 처음 봤을 땐 환호했다. 손가락을 돌리거나 손바닥을 휘젓는 등 손동작만으로 원하는 기능을 작동시키는 건 영화에서나 볼 수 있던 거니까. 시선을 뺏기지 않으니 안전 운전에도 도움이 된다. 그런데 실제와 데모 영상은 달랐다. 인식률이 현저히 떨어졌다. 손가락을 얼마나 돌려야 원하는 음량에 도달하는지, 손짓을 어느 수준으로 크게 해야 다음 곡을 재생하는지 정확히 알 수 없다.

결국 손짓을 하면서 화면을 확인해야 한다. 생각 없이 손가락을 돌리다간 음량이 최대치로 올라가 고막이 아플 수도 있다(난 이미 몇 차례 당했다). 운전대에 있는 버튼을 누르면 1초도 걸리지 않을 간단한 일을 신경을 곤두세우고 5초 넘게 소요해야 한다. 그리고 동작이 생각만큼 우아하지 않다. 다른 차에서 보면 우스꽝스럽다. 그래서 난 BMW를 타도 센터페시아 앞에서 손가락을 돌리지 않는다.

글_김선관

호스가 에러 -혼다 오딧세이 진공청소기

혼다 오딧세이의 트렁크 왼쪽 벽 안에는 진공청소기가 있다. 아이들이 먹다가 흘린 과자 부스러기를 그때그때 빨아들일 수 있고, 신발에서 떨어진 흙먼지도 가볍게 치울 수 있다. 호스가 길어 다른 차 실내도 청소할 수 있다. 차 안 위생을 위한 배려는 고맙지만, 요즘은 ‘무선’ 시대다. 긴 호스를 당겨가며 먼지를 빨아들이는 건 좀 옛날 방식이다. 또 청소를 마치면 호스를 돌돌 말아 넣어야 하는 수고도 감수해야 한다. 심지어 빨아들인 먼지는 주기적으로 교체해야 하는 종이 필터에 모인다. 지금은 선 없이 간편하게 흡입하고, 플라스틱 통에 쌓인 먼지를 툭툭 털어 버리는 세상이다. 이왕이면 무선 진공청소기를 달아주지 그랬어.

글_안정환

낭만 남발자 -   쌍용 라디오 실시간 음원저장

‘음?’ 머릿속이 복잡했다. 얼마 전 쌍용 렉스턴 스포츠 칸을 시승할 때의 일이다. 스마트폰을 연결해 음악을 들으려고 터치스크린을 만지다가 실수로 라디오 실시간 음원저장이라는 아이콘을 눌렀다. ‘이게 뭐지, 라디오에서 나오는 음악의 음원을 찾아 내장메모리에 저장해주는 건가?’ 내 생각대로면 현대차 최신 모델에 들어가는 사운드하운드보다 더 뛰어난 기술이다. 사운드하운드는 스마트폰 데이터를 이용해 현재 오디오에서 나오는 음악의 곡명과 연주자명을 저장하고 음원을 재생할 수 있게 찾아준다. 단, 음원을 저장하진 않는다. 그런데 상황을 지켜보니 라디오 실시간 음원저장 기능은 내 생각과 좀 달랐다.

라디오 표시창 아래 붉은색 동그라미와 ‘녹음’이라는 글자가 생겼다. 음, 내가 실시간이라는 단어를 간과한 모양이다. 이건 말 그대로 라디오를 실시간으로 녹음하는 기능이다. 난 라디오를 카세트테이프로 녹음하던 시절이 떠올랐고, 그렇게 갑자기 강제로 낭만에 젖었다. 나중에 쌍용차 홈페이지를 보니 국내 최초란다. 그렇지, 국내 최초겠지. 요새 누가 이런 기능을 필요로 한다고. “있으면 좋지 뭘 그리 삐딱하게 구냐?”라고 말해도 소용없다. 난 이런 기능은 없는 게 낫다. 뭐가 많은 것처럼 보이려는, 그 얄팍한 의도가 싫어서다.

글_류민

문 열기가 두려워 - 현대 투싼 도어 스폿 램프

투싼에는 웰컴 라이트가 있다. 스마트키를 지닌 채로 차에 다가가거나, 스마트키로 잠금장치를 열면 사이드미러 아래에 달린 램프가 켜지면서 바닥으로 불빛을 비춰주는 램프다. 그런데 투싼 얼티밋 에디션에는 도어 스폿 램프가 또 있다. 도어를 열면 도어 아래에 있는 램프가 켜지면서 큼직하게 ‘TUCSON’이라는 이름을 비춘다. 웰컴 라이트가 있는데 도어 스폿 램프가 또 필요할까? “웰컴 라이트는 빛이 약해요. 도어 스폿 램프는 쓸데없이 ‘고퀄’이라 무척 밝죠. 비추는 면적도 크고요.” 투싼 오너인 고정식 기자의 말이다.

그러면 차라리 웰컴 라이트의 밝기를 개선하는 편이 나은 것 아닐까? 웰컴 라이트는 어두운 곳에서 바닥을 살필 수 있도록 돕지만 도어 스폿 램프는 도어를 열기 전까진 바닥을 살필 수 없다. 그렇다면 폼 때문에 달았다는 건데, 아무리 봐도 폼 나 보이진 않는다. 현대차에는 이런 도어 스폿 램프를 단 모델이 꽤 있다. 전 세계 7000대만 한정(?) 생산한다는 코나 아이언맨 에디션은 아이언맨 마스크 모양을 쏴준다. 아아, 왜 부끄러움은 오너의 몫인가.

글_서인수

자기야, 운전 그따위로 할래? - 페라리 패신저 디스플레이

동승석에 붙는 작은 디지털 계기반이다. 속도, rpm 등이 표시된다. 개발 의도는 좋다. 아드레날린이 솟구치는 페라리의 운전재미를 동승자와 함께 느끼게 하려는 것 말이다. 하지만 어지간한 ‘속도광’이 아닌 이상 순식간에 세 자릿수 속도에 도달하는 속도계는 공포의 대상이다. 미친 듯이 널뛰는 숫자에 옆자리 그녀가 ‘등짝 스매싱’을 날릴 수도 있다. 반대로 속도 좀 높여보라는 과한 압박을 받을 수도 있다.

페라리 동승과 같은 특별한 경험에선 무언가 바라기 마련이니까. 부족한 운전 실력을 동승자에게 낱낱이 드러내는 역효과도 있다. 페라리라면 그저 등 뒤에서 들려오는 ‘우르르 쾅쾅’ 소리와 바닥에 들러붙은 듯한 낮은 시야, 관능적인 디자인만으로도 충분하다. 굳이 “지금 시속 230km로 달리고 있어”라고 과하게 설명해줄 필요는 없다. 다행인 건 옵션이라는 점이다. 동승석 시트에 주인이 있다면 달지 않는 게 좋다.

글_박호준



CREDIT

에디터 류민    사진 각 제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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