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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도 풀어준다? 디지털 세대 향한 벤츠의 구애

이완 입력 2019.01.09 10:17 수정 2019.01.09 10:19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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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브랜드 지향하는 메르세데스-벤츠의 흥미로운 도전

[이완의 독한(獨韓) 이야기] 메르세데스-벤츠 하면 보통 안락함과 안전을 떠올리게 된다. 또한 성공한 사람이 타는 고급 세단으로 오랜 세월 인식돼 왔다. 그런데 최근 다임러 그룹은 작심한 듯 디지털 세대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브랜드 이미지를 젊게 하는 것은 물론, 점점 자동차에 관심을 잃어가고 있는 젊은 층의 마음을 잡겠다는 또 다른 목표가 담겨 있다.

A클래스 / 사진=다임러

◆ A 클래스의 2단계 변신

이런 벤츠의 노력을 가장 잘 확인할 수 있는 모델은 엔트리급인 A 클래스다. 지난여름부터 본격적으로 판매가 시작된 A 클래스(해치백)는 9월과 10월 유럽에서 각각 1만 5천 대와 1만 7천 대 이상 팔렸다. 평균 1만 대를 조금 넘었던 것에 비하면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고 할 수 있다.

3세대가 지붕 높은 밴에서 해치백으로 형태 변화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 4세대는 첨단 전장 시스템으로 무장했다. 기능을 강조하며 다시 한번 젊은 고객층에 호소한 것이다. 독일에서는 비로소 안팎 모두에서 렌트너(연금생활자를 뜻하는 독일어로 은퇴한 장년층을 주로 지칭함)가 많이 타던 자동차라는 이미지를 벗을 수 있게 됐다며 변화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 더 커지고 더 안전해진

4세대 신형은 현재 나와 있는 해치백 중 유일하게 전장이 4.4미터(4419mm)를 넘는다. (참고로 현대 i30 전장은 4335mm) 이렇게 커진 A 클래스 해치백은 뒷좌석 활용을 높여 친구들과 함께 자동차를 이용할 때의 불편을 줄였다. 지난해 유로 NCAP 충돌 테스트에서 A 클래스는 4가지 항목 중 성인 승객 보호, 2열 어린이 보호, 그리고 보행자 보호 항목에서 90%를 넘긴 단 한 개의 모델이기도 했다.

A 클래스 / 사진=이완

◆ 거대 디스플레이, 그리고 똑똑한 MBUX

이렇게 차체를 키우고 안정성을 보강한 A 클래스는 커다란 틀 안에 두 개의 디스플레이를 배치한 와이드스크린 콕핏을 선보였다. 계기반은 물론 센터페시아 쪽 디스플레이에 다양한 정보를 화려하고 선명한 화면으로 즐길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이 거대 디스플레이의 가치는 그 안에 담긴 인공지능(A.I.) 기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MBUX(Mercedes-Benz User Experience)를 통해 확장된다.

A 클래스 세단 실내 / 사진=mercedes-benz.de 

◆ “헬로 메르세데스”

MBUX는 단순히 정보를 보여주는 단계를 넘어 탑승자가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그리고 어떤 것이 필요한지 스스로 판단한다. 다임러는 이것을 정서적 연결이라고 표현했다. 예를 들어 “헬로 메르세데스”하고 부르면 연결되는 인공지능 음성 서비스는 오로지 음성만으로도 선루프를 여닫고, 실내 온도를 바꾸고, 조명에 변화를 준다.

일정을 받아 기록하기도 하고, 미리 입력한 중요 일정을 들려주기도 한다. 또 엔진 오일 교체시기를 알려주고, 자동차와 관련 없는 다양한 질문들도 비교적 정확하게 인식해 탑승자에게 전한다. 어제 어디 갔었는지 물으면 내비게이션 정보를 기반으로 언제 어디를 방문했는지 즉각 디스플레이에 그 흔적을 띄운다.

만약 내비게이션에 해안가가 입력되면 선크림을 가져가라는 조언을 하고, 기분 좋은 음악을 틀어 달라고 하면 분석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스스로 운전자의 취향에 맞는 노래를 선곡한다. 평소 다니던 출퇴근길이 사고로 막히면 미리 새로운 경로를 지정한 후 운전자에게 이를 알려준다. 명령에 대한 응답이 아닌, 마치 유능한 비서와 대화를 하는 것처럼 MBUX의 인공지능 비서 기능은 유연하다.

사진=mercedes-benz.de

◆ 증강현실을 이용한 리얼 내비게이션

A 클래스에는 또 하나의 인상적인 기능이 들어가 있다. 전방에 달린 카메라를 통해 디스플레이에 표시된 도로 위로 길 안내가 이뤄진다. HUD가 중앙 디스플레이 안으로 들어온 느낌을 받는다. 실제 도로를 보며 그 위에 길 안내 정보가 뜨기 때문에 길 안내가 좀 더 생생하다.

또한 내비게이션 그림도 매우 정교해져 손으로 지도 그래픽을 키우고 줄일 수 있으며, 자유롭게 회전을 시키며 주변 지형을 읽을 수 있도록 해준다. 이 모든 게 그래픽 및 멀티미디어 제작 회사인 엔비디아와의 협업 결과물이다.

사진=mercedes-benz.de 

◆ 운전자 스트레스도 알아서 풀어준다?

2월부터 본격 판매에 들어가는 B 클래스 신형에는 A 클래스에 없는 새로운 기능이 하나 추가됐다. 에너자이징 패키지 플러스(ENERGIZING Package Plus)라는 매우 비싼 옵션으로, 장시간 운전할 때, 또는 일과를 마치고 피곤한 상태에서 차에 올랐을 때 번들로 제공되는 생체 인식 밴드를 통해 운전자의 컨디션을 점검하고 피로를 풀어준다.

신형 B 클래스 실내 / 사진=mercedes-benz.de

실내 온도 조절, 환기, 조명 전환, 적당한 음악, 시트 냉난방과 마시지 기능 등, 10분에 걸쳐 이런 기능들이 동시에 작동하면서 운전자의 피로감을 해소한다. 물론 음성이나 스티어링 휠에 있는 컨트롤 버튼을 이용해 이 기능을 직접 운전자나 동승자가 요구할 수도 있다.

에너자이징 패키지 플러스 / 사진=mercedes-benz.de

이 외에도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 기능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그동안 스마트폰과 차량을 케이블로 연결했지만 신형 A 클래스와 B 클래스는 근거리 무선 통신 방식을 사용해 센터 콘솔에 놓기만 해도 무선으로 바로 연결될 수 있게 됐다. 또한 더 크고 평평해 사용하기 쉽도록 바뀐 터치 패드도 인상적이다.

무선으로 스마트폰과 자동차가 연결된다 / 사진=mercedes-benz.de

◆ 디지털 세대의 라이프스타일 읽기는 곧 생존

벤츠의 화려한 인공지능 기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MBUX는 또한 초기 설정에만 머물지 않는다. 경로와 운전자의 성향을 계속 파악하고 이를 데이터로 만들어 업데이트를 해나갈 것이기 때문이다. 23개국의 언어로 제공되는 음성 서비스의 경우 최신 은어까지 이해할 수 있게끔 꾸준히 개선될 예정이다.

커지고 첨단화되는 도시로 젊은이들이 계속 몰려들고 있다. 대중교통의 발달과 카쉐어링 등을 통해 이동의 편의성도 커지고 있다. 태어날 때부터 컴퓨터와 인터넷, 스마트폰과 온라인 콘텐츠에 익숙한 디지털 세대의 관심사는 각종 첨단 스마트기기다.

수년 전부터 디지털 세대의 이런 라이프스타일을 이해하고 읽지 못하는 기업은 밀려날 것이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자동차도 별수 없다. 그들을 유인하고 젊은 세대, 미래의 소비 주역들이 자동차에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변화하고 투자하는 수밖에 없다.

사진=mercedes-benz.de

남은 문제는 가격이다. 벤츠는 기본적으로 비싸다. 하지만 엔진을 다양하게 구성해 선택의 폭을 넓혔다. 그래도 젊은이들에게 신차를 사는 일은 부담된다. 그래서 벌써부터 독일 자동차 커뮤니티 등에서는 몇 개월 더 버티다 중고로 A 클래스를 사겠다는 이야기들이 보인다.

또 과거 A 클래스와 함께 연금생활자용 자동차라는 안 좋은 이미지가 지금까지 남아 있는 B 클래스 변화에 대한 유럽 젊은이들의 긍정적 관심도 눈에 띈다. 과연 삼각별은 디지털 세대를 이 작은 차들로 끌어안을 수 있을까? 흥미로운 도전이 시작됐다.

자동차 칼럼니스트 이완

이완 칼럼니스트 : <모터그래프> 등에 칼럼을 쓰고 있으며 ‘이완의 카폐인’이라는 자동차 동영상 콘텐츠 제작에도 참여하고 있다. 현재 독일에 살고 있으며, 독일의 자동차 문화와 산업계 소식을 공유하는 일을 즐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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