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최초시승] 나만의 캠핑 파트너, 렉스턴 스포츠 칸

강준기 입력 2019.01.11 09:4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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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자동차 렉스턴 스포츠 칸을 시승했다. 이달 초 출시한 렉스턴 스포츠의 적재공간 늘린 롱 보디 버전이다. 길이 5,404㎜, 휠베이스 3,210㎜의 우람한 덩치로, 활용성을 더욱 높였다. 일반 도심뿐 아니라 강원도 굽잇길, 오프로드 등 다양한 조건에서 테스트하며 렉스턴 스포츠 칸의 상품성을 꼼꼼히 살펴봤다.

글 강준기 기자|사진 쌍용자동차, 강준기

Since 2002, 쌍용 픽업 트럭



월드컵 열풍이 채 가시지 않은 2002년 9월, 쌍용자동차는 무쏘를 밑바탕 삼아 최초의 픽업 트럭, 무쏘 스포츠를 선보였다. 무쏘 고유의 DNA를 그대로 물려받아 SUT(스포츠 유틸리티 트럭)라는 이름을 달았고, 기대 이상 높은 인기를 누렸다. 가령, 2005년 12월 단종 때까지 약 9만 대 가까이 팔렸다. 이후 액티언 스포츠와 코란도 스포츠가 연이어 바통을 넘겨받았다.

지난해 초, 렉스턴 스포츠 출시 당시 넉넉한 덩치와 2,300만 원대부터 시작하는 합리적인 가격으로 많은 관심을 끌었다. 2018년 렉스턴 스포츠의 누적 판매대수는 4만2,021대로, 역대 쌍용 픽업 트럭 중 출시 첫해 최대 기록을 세웠다. 덕분에 무쏘 스포츠부터 시작한 쌍용차의 ‘스포츠’ 브랜드는 지금까지 약 50만 대 가까이 팔리며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미제 트럭 부럽지 않은 외모



칸(Khan). 검색해보니 ‘몽골고원에 세운 여러 유목국가 군주의 칭호’라는 뜻을 지녔다. 이름처럼 칸의 표정은 근엄하다. 기존 렉스턴 스포츠의 얼굴을 밑바탕 삼아, 수직 형태의 파르테논 그릴을 끼웠다. ‘파르테논’이라는 수식이 썩 마음에 들진 않지만, 웅장한 인상을 만드는 데 한 몫 한다. 이외에 헤드램프와 LED 주간주행등, 범퍼 모양은 렉스턴 스포츠와 같다.



차체 길이와 너비, 높이는 각각 5,405×1,950×1,855㎜. 쉐보레 콜로라도, 토요타 타코마 등 미제 중형 픽업 트럭과 비슷한 덩치를 지녔다. 휠베이스는 3,210㎜로, 일반 렉스턴 스포츠보다 110㎜ 더 넉넉하다. 덕분에 수입 트럭 부럽지 않은 괜찮은 비율을 뽐낸다. 휠은 17인치부터 20인치까지 끼웠고, 범퍼 아래는 검은색 플라스틱으로 감싸 오프로더 느낌이 물씬하다.



뒤쪽은 ‘KHAN’ 레터링이 돋보인다. 글씨도 큼직하고, 테두리를 검게 칠해 입체적이다. 렉스턴 스포츠 배지도 기대 이상 깔끔하다. 또한, 트렁크 패널은 램프 주변부를 오목하게 파서 지루함을 덜었다. 객실과 적재함 사이에 엮은 패널과 루프 랙 덕분에 여느 상용차보다 멋스럽다. 단, 2열 도어는 창문 아래 패널이 ㄱ자 모양으로 튀어나와, 다소 불안해 보인다.



압권은 실내. 넉넉한 덩치의 혜택을 고스란히 받았다. 드넓은 대시보드와 큼직한 센터페시아 모니터, 송풍구 등이 여느 승용차보다 한 치수씩 더 큰 듯하다. 막상 운전석에 앉으면 큰 체구에 겁먹을 필요도 없다. 주변 시야가 쾌적하고 사이드미러도 큼지막하다. 스티어링 휠의 조절 범위도 커 자세 맞추기도 좋다. 열선&통풍 기능, 요추받침대까지 빠짐없이 챙겼다.

다만, 소재는 G4 렉스턴보단 한 수 아래다. 그러나 불만은 없다. 굳이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앞세우기보다, 담백한 냄새가 짙다. 2열 공간은 일반 렉스턴 스포츠와 같다. 휠베이스가 110㎜ 늘었지만, 오롯이 화물 공간 늘리는 데 집중했다. 키 181㎝의 남자 성인이 앞좌석을 맞추고 뒤에 앉았을 때, 무릎 공간은 주먹 1개 정도. 등받이는 다소 곧추 서 있는 편이다.

그래서 등받이에 ‘스르륵’ 기대 잠을 청하는 건 무리다. 다만 창문이 크고 주변 시야가 쾌적해 답답한 느낌은 없다. 뒷좌석에도 열선 기능을 심어 추운 날씨에 요긴하게 쓸 수 있다. 단, USB 충전 포트가 없는 점은 아쉽다. 참고로 G4 렉스턴은 USB 포트뿐 아니라 220V(볼트) 커넥터까지 마련했다. 원가 절감의 결과라면, 차라리 옵션으로 준비했으면 어땠을까?




핵심은 적재 공간이다. 기본 용량은 1,262L(VDA 기준)로, 일반 렉스턴 스포츠보다 24.8%나 키웠다. 리프 스프링 모델은 최대 700㎏까지 실을 수 있고, 5링크 모델은 최대 500㎏까지 가능하다. 기존 현대 포터 등을 운용하며, 일상적인 용도로 승용차를 한 대 더 유지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칸 리프 스프링 버전 한 대로 두 가지 목적을 모두 달성할 수 있을 듯하다.

리프 스프링과 5링크, 승차감 차이는?



오늘 시승은 리프 스프링과 5링크 버전, 두 가지를 모두 진행했다. 먼저 서울 양재에서 강원도 춘천 소남이섬까지, 리프 스프링 모델부터 시승했다. 시승차엔 성인 남성 3명이 탔고, 적재함엔 약 200㎏에 달하는 짐을 싣고 테스트에 임했다. 아이들링 상태에서 정숙성은 칸의 장점 중 하나. G4 렉스턴과 마찬가지로 방음‧방진 설계에 공 들인 흔적이 엿보인다.

가속 페달을 밟으면 기대 이상 가볍게 움직인다. 직렬 4기통 2.2L 디젤 엔진과 아이신 6단 자동변속기 조합은 일반 렉스턴 스포츠와 같지만, 늘어난 무게에 맞춰 최대토크를 2㎏‧m 높여 42.8㎏‧m로 맞췄다. 최고출력은 181마력으로 같다. 1,400~2,800rpm까지 줄기차게 뿜는 최대토크 덕에 실용 영역에선 그다지 답답한 느낌은 받을 수 없다.



특히 6단 자동변속기는 감속할 때 흥미롭다. 웬만해선 1,500rpm 이하로 회전수를 떨어뜨리지 않고, 가급적 최대토크 영역 안에 묶어둔다. 덕분에 재가속 상황 등에서 시종일관 사뿐하게 이끌 수 있다. 바닥 소음과 풍절음 모두 말끔히 제압해, 고속으로 갈수록 속도감을 알아채기 힘들다. 단, 리프 스프링 버전의 경우 일반 레저용도로 살 고객이라면 고민할 필요가 있다.

승차감 때문이다. 5링크 모델은 코일처럼 돌돌 감긴 일반적인 스프링을 쓴다. 반면, 리프 스프링(판 스프링)은 탄성이 있는 얇은 판을 엮어 얹는다. 내구성이 좋고 적재하중을 높일 수 있어 현대 포터나 기아 봉고 등 주로 상용차의 서스펜션으로 쓴다. 다만 요철을 만났을 땐 다소 말끔하게 처리하지 못 하며, 특히 뒷좌석 승객은 시종일관 엉덩이가 알싸한 느낌을 받는다.



따라서 일반적인 고객이라면, 5링크 버전을 구매하는 게 낫다. 두 모델의 승차감 차이는 확실하다. 5링크 버전은 요철을 좀 더 부드럽게 머금고 뒷좌석 승객도 한결 편안하게 이동할 수 있다. 꼭 짐을 700㎏까지 채울 일이 없다면, 또한 가족과 함께 장거리 여행이나 캠핑 등을 염두에 뒀다면, 5링크가 나은 선택이다. 캠핑 장비를 500㎏ 이상 싣는 일은 흔치 않다.




소남이섬에선 오프로드 코스도 준비됐다. 5링크와 리프 스프링 버전 모두 테스트했으며, 가파른 경사로와 장애물 등 약 4가지 지형에서 칸의 능력을 살폈다. 사실 기대 이상이었다. 별도의 오프로드 전용 주행모드는 없지만, 4WD 하이 또는 로우 모두로 어지간한 지형은 가뿐히 통과한 까닭이다. 언덕 주행 보조(HDC) 기능도 요긴하게 쓸 수 있다.

칸과 함께 오지 캠핑을 꿈꾼다면, 꼭 차동기어잠금장치(LD, Locking Differential)를 권하고 싶다. 일부 장애물 구간에선 한쪽, 또는 2개 휠이 공중에 뜨는 경우도 있었지만 나머지 바퀴로 손쉽게 통과했다. 일반 차동기어장치 심은 모델보다 등판능력은 5.6배, 견인능력은 4배 가량 우수한 성능을 뽐낸다. 단, 여기서도 5링크 모델이 더 돋보인다.





가령, 5링크 버전의 뒤 차축은 휠 트래블 각도가 더 크다. 지프 랭글러 루비콘처럼 스웨이바를 끊어 비현실적인 각도를 만들 순 없지만, 꽤 움푹 파인 지형에서도 타이어가 노면에서 떨어지는 일은 드물다. 비스듬한 경사로에선 최대 30°까지 기울일 수 있어 어지간한 험로는 누워서 떡 먹기다.

렉스턴 스포츠 칸. 2002년부터 시작한 쌍용차의 픽업 트럭 제작 노하우가 칸을 통해 꽃피운 느낌이다. 고객 용도에 따라 선택할 수 있도록 트림을 운영하는 점도 만족스럽다. 상용과 승용, 두 목적을 모두 달성하고픈 고객이나 오지 캠핑 등 다양한 레저용도로 사용하고픈 고객 등 각기 다른 개성으로 칸을 활용할 수 있다. 이제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본격적인 픽업 트럭 시장이 개막했다. 칸의 행보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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