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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터사이클 고속도로 통행불가, 그 지독한 편견에 대하여

최홍준 입력 2019.01.01 14:26 수정 2019.01.01 14:27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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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터사이클 고속도로 통행이 위험한 이유는 도대체 뭘까
일본의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는 모터사이클

[최홍준의 모토톡] 모터사이클은 국내법상 이륜차로 분류되어 국가의 관리를 받는다. 구입을 하고 등록을 할 때도 세금을 내며, 연간 자동차세도 꼬박꼬박 납부해야 한다. 그러나 국내에만 있는 이상한 법률 중 하나가 자동차 전용도로이다. 자동차 전용도로이면서 이륜차는 통행을 못한다. 자동차세로 만들어진 것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전용도로는 엔진 달린 것들이 빠른 속도로 다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속도가 느린 무동력들이 위험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모터사이클에는 엔진이 달려있다. 모터사이클은 속도가 느려서 위험하다는 것은 50cc가 국내 모터사이클의 대다수였던 시절에 생각해낸 기준이다. 최고속도가 고속도로 제한 속도인 80~100km에 이르지 못하기 때문이다. 125cc도 최고속도가 겨우 100km를 넘는 수준이기 때문에 고속으로 정속주행을 하거나 추월을 하기 어렵다. 때문에 많은 국가에서 통행을 허락하지 않는다. 그러나 250cc 이상은 이야기가 다르다. 1.3리터 자동차를 뛰어넘는 가속력과 최고속이 나오기 때문에 단지 속도가 느려서 위험하다는 발상이 얼마나 무지에서 오는 이야기인가를 알 수 있다.

일본은 250cc 이상이라면 고속도로 통행이 자유롭다. 2인승차도 가능하다.

모터사이클이 오히려 너무 빨라 위험하다고 하는 것은 맞지만, 미국 교통 안전위원회의 교통사고 통계를 보더라도 모터사이클이 과속으로 직선도로를 달리다가 사고를 난 경우는 무척 드물다. 속도 자체를 이기지 못해서 코너를 돌지 못하거나 직선에서 안정성을 잃어버리는 일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간혹 정비 불량이나 타이어 펑크 등의 사고가 있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모터사이클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기계의 특성이라고 봐야 한다. 자동차가 펑크가 나거나 기계적인 고장을 일으켜 사고가 난다고 자동차 도로를 없애야 한다고 하지는 않으니까 말이다.

교통사고가 가장 빈번한 곳은 교차로이다. 

자동차 사고를 비롯해 모터사이클 사고의 60%이상이 교차로나 그 부근 혹은 횡단보도에서 이루어진다. 예측 출발을 하거나, 꼬리물기, 신호 위반 등으로 다른 방향에서 오는 차량과의 충돌 사고가 모터사이클 사고의 대다수를 차지한다.

특히 자동차와 모터사이클의 사고 유형을 보면 측면 직각 충돌, 신호 위반 등으로 인한 충돌이 전체의 57%이상 차지한다. 모터사이클이 위험한 것이 아니라, 신호위반하고 교통 규칙을 지키지 않는 차량 때문에 나는 사고가 더 많다는 것이다. 물론 모터사이클도 신호 위반을 하고 난폭운전을 하는 경우도 많다. 그렇게 해서 나는 사고는 그것을 운전한 개개인의 잘못이지 모터사이클 자체의 문제는 아니라는 것이다. 모터사이클 단독 사고는 운전 미숙으로 인한 공작물 충돌이 제일 많고, 전도나 전복 등이 있다.

대형 모터사이클은 고속도로에서 오히려 더 안전하다.

2018년 11월을 기준으로 우리나라에 등록된 모터사이클은 모두 221만 664대이다. 경형이라 부르는 50cc미만의 모페드는 14만 6203대, 50cc에서 125cc 미만은 86만 7152대, 250cc 미만의 중형은 109만 8474대, 250cc 이상 대형은 9만 8835대로 되어 있다. 이 통계는 국토 교통부에서 등록 현황으로 매달 집계를 하는 것이다. 이중에서 고속도로나 자동차 전용 도로를 들어가고 싶어 하는 차량의 비율은 얼마나 될까. 125cc 미만은 상당수가 생활형으로 배달이나 퀵 서비스용으로 사용된다. 근거리 배달을 하기 위해서 전용도로를 탈 이유가 있을까, 퀵서비스의 경우데 125cc 모터사이클을 많이 이용하지만 근래에는 더 높은 배기량을 많이 사용한다. 기동성 때문이다.

오히려 저배기량 모터사이클을 운행하는 사람들이라면 더 잘 안다. 전용도로 들어가 봤자 자동차들에 비해 속도를 내기 어렵기 때문에 들어가라고 해도 선뜻 어렵다는 것을 말이다. 대형 모터사이클을 가지고 있는 인구는 10만 명이 안 된다. 중대형 모터사이클을 운행하기 위한 국내 면허인 2종 소형을 가진 사람은 2017년 기준으로 46만 명이 넘는다. 매년 7%이상의 2종 소형 면허 소지자가 늘고 있으며 2010년 이전 증가세가 3% 정도였던 것에 비하면 빠르게 올라가고 있는 추세다.

125cc 초과 모터사이클도 7~8년 전에 비해 두 배 이상 판매고가 늘어났다. 500cc 이상의 대형 모터사이클이 올해는 1만대 판매를 넘어섰다. 국내 모터사이클 시장의 전체 등록 대수는 크게 늘어나지 않고 있다. 특히 50cc 미만은 거의 찾아보기 어려워지고 있고 125cc 미만 역시 크게 나아지지 않는다. 그러나 레저용 대형 모터사이클의 판매고는 연 30%이상씩 성장해 왔다. 더 이상 모터사이클을 타는 사람들이나 주변 사람들의 시선과 인식도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모터사이클의 사고대비 사망자수는 다른 종류에 비해 높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절대 사고율 자체가 높지 않다. 그 사고들은 대부분 다른 차량과의 접촉 특히 교차로 주변에서 일어나며, 대중교통과의 사고도 많다. 그렇다면 그 위험 요소들이 적은 곳이 바로 자동차 전용도로와 고속도로이다. 정확한 통계와 데이터가 모터사이클이 전용도로를 달려도 더 안정하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외국에서는 후방에서 촬영하는 과속 단속 카메라가 많이 도입되고 있다.

이를 외면하고 있는 곳은 경찰청이다. 과속이나 사고 도주 같은 경우 번호판이 뒤에만 달려있어서 식별, 추적이 어렵다는 이유이다. 우리나라 과속 단속 카메라는 앞을 촬영을 하게 되어 있다. 하지만 최근 뒤에서 찍는 카메라가 도입되고 있고 유럽 대다수의 국가에서도 뒤에서 찍는 과속 단속 카메라를 설치하고 있다. 혹자는 모터사이클은 가벼워서 과속 단속 감지 센서를 작동시키지 못한다고도 한다. 과속 단속 카메라는 자성으로 작동하는 것과 무게 감지 등 어려 종류가 있다. 125cc 이상의 모터사이클이 시속 100km이상으로 달린다면 속도와 무게가 더해져 충분히 감지 장치를 작동시키게 되어 있으므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래도 위험해서 안 된다고 한다면 자동차대 자동차 사고 통계를 보면 된다. 자동차 사고의 72%가 시도 및 광역시도 내에서 나고 있다. 차량 통행이 많아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그 다음이 일반 국도, 13%이다. 지방도가 10% 정도. 고속도로의 사고율은 2.9%정도이다. 자동차에게도 고속도로는 더 안전한 도로이다.

모터사이클은 위험해서 고속도로나 전용도로를 달리면 안 된다는 이야기는 명백히 틀린 말이다. 무분별한 10대들의 일탈을 모터사이클 탓으로 돌리는 것도 잘못된 일이다. 난폭운전과 소음유발을 하는 모터사이클이 더 많을까, 자동차로 난폭운전을 하거나 교통법규 위반 그리고 범죄에 관련되는 경우가 더 많을까.

독일의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는 모터사이클 라이더. 모터사이클 라이더들도 자성해야 한다. 주행 차선을 지키고 무리한 추월을 하지 않아야 한다.

모터사이클에 대한 편견은 욕을 해야 할 대상을 찾다가 잡아낸 꼬투리에 불과하다. 반대하기 위한 반대보다는 모터사이클이 가진 효용성과 장점을 인정하는 것이 교통 선진국, 더 나아가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들어가는 계기가 될 것이다. 더불어 모터사이클 라이더들 역시 존중을 받고 싶으면 그에 맞는 행동과 운전 습관을 가져야 한다. 나 하나쯤으로 시작한 잘못이 우리 모두를 불편하게 하는 전용도로 통행을 막고 있는 걸림돌이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칼럼니스트 최홍준 (<더 모토> 편집장)

최홍준 칼럼니스트 : 모터사이클 전문지 <모터바이크>,<스쿠터앤스타일>에서 수석기자를 지내는 등 14년간 라디오 방송, 라이딩 교육, 컨설팅 등 여러 활동을 했다. <더 모토> 편집장으로 있지만 여전히 바이크를 타고 정처 없이 떠돌다가 아주 가끔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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