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바퀴 굴림 상용차, 르노 마스터 눈길 테스트

조회수 2019. 1. 28.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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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부분의 현대 포터 같은 상용트럭이나 스타렉스 같은 밴은 뒷바퀴를 굴리는 방식이다. 2018년 국내에 출시한 르노삼성의 상용차 마스터는 앞바퀴 굴림 방식이 도입되었다. 연비와 적재함 최저높이 등의 장점이 있어서다. 그런데 이 앞뒤 바퀴 굴림 방식이 가장 이슈가 되는 시기가 바로 겨울철 눈길이다. 앞바퀴 굴림방식은 타이어 그립만 유지가 된다면 앞으로 나아가는데 큰 문제가 없다. 하지만 뒷바퀴 굴림 방식은 출발할 때 미끄러지거나 주행중에 뒤쪽이 흔들리는 등의 불안함이 있다. 그래서 상용차로 운송일을 하는 사람들은 평소 눈이 오는 것에 대비를 철저히 하는 편인데 타이어를 바꾸거나 체인도 챙긴다. 생업이기 때문에 눈이 온다고 일을 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르노삼성은 이 부분을 포인트로 하여 르노 마스터가 겨울철 주행에 안정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과연 실제로도 그럴까? 겨울철에 앞바퀴 굴림 방식 차량이 얼마나 더 안정적일지 갑자기 궁금해졌다.

우리는 르노 마스터를 이용해 눈길 주행 테스트를 해보기로 했다. 르노삼성측에는 눈오는 날 차량을 테스트 해보고 싶다고 협조를 구했다. 그리고 눈 오는날 만을 기다리며 매일 일기예보를 살펴봤다. 하지만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했던가. 올해 겨울은 유난히 덜 춥고, 눈이 많이 오질 않았다. 수도권은 눈 다운 눈은 첫눈일 정도로 눈이 거의 오지 않았다. 취재 기획도 다 해놓고 촬영 협조도 구해놨는데 스케줄표에서 하염없이 뒤로 밀려나고 있었다. 눈 소식을 목이 빠지게 기다리던 찰라, 뉴스 날씨 정보에서 ‘강원 산간지방에는 눈이 오는 곳이 있겠다’라는 아나운서의 멘트를 들었다. 드디어 눈길에서 테스트를 할 수 있겠구나! 눈이 번쩍 뜨였다. 기대반 설렘반으로 차량을 받아왔다. 르노삼성측에서는 눈길에서 테스트하는데 도움이 되도록 차량에 스노우 타이어를 장착해줬다. 드디어 모든 준비를 마치고, 눈이 왔다는 강원도를 향해 출발했다. 기대 반 걱정 반의 르노 마스터 눈길테스트가 시작된 것이다.

 

심플하고 실용적인 디자인


르노 마스터는 상용차답게 실용적이고 심플한 디자인을 하고 있다. V모양이 떠오르는 사다리꼴을 뒤집어 놓은 형태의 그릴, 가운데 르노의 사각형 앰블럼, 양쪽에 달린 커다란 전조등, 윈드실드를 닦기 편하도록 배치한 발판이 앞모습을 이룬다. 측면은 S모델이라 그런지 짜리몽땅하고 귀엽다. 스타렉스는 나름 길쭉한 비율을 가지고 있는데, 마스터 S는 전고가 높아서 그런지 짧고 뭉툭해 보인다. 타이어는 225/65R16C 타이어를 끼워서 더 귀여움을 자극한다. 일반 차량처럼 알루미늄 휠을 장착하지 않고, 스틸휠을 적용한 탓에 무척 시크해 보이기도 한다. 멀리서 보면 마치 장난감 차처럼 보인다. 르노 마스터의 전장, 전폭, 전고는 5,050x2,020x2,305mm이고, 휠베이스는 3,185mm다. 마스터가 현대 그랜드 스타렉스보다 전폭이 100mm가 넓고, 전고는 380mm가 더 높다. 휠베이스는 마스터가 15mm 더 짧다.


 

2.3리터 트윈 터보 디젤엔진

2.3리터 트윈터보 디젤엔진은 최대출력 145마력, 최대토크 36.7kgf.m를 낸다. 여기에 초반 가속을 위한 6단 수동기어의 조합은 차체가 무겁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이다. 가속페달을 강하게 밟으면 높은 토크를 내며 확 튀어나가는데, 적재물을 많이 싣더라도 주행하는데 큰 부담이 없는 파워트레인이라고 생각한다. 기어비는 6단 90km/h로 달리면 최대 토크 영역인 1,500RPM으로 회전한다. 최대출력 145마력은 3,500RPM에서 나온다. 최고속도는 153km/h 이다.

1단은 출발을 위한 가속용 기어이고, 2단은 20-30km/h 이상일 때 쓴다. 가속형 기어비이기에 차량의 변속 인디케이터 말만 듣고 변속하면 금세 6단에 다다른다. 도심 주행은 고속 주행이 있다면 5단과 6단을 번갈아 가면서 사용한다. 3단을 제외하면 현대차의 승용 디젤 기어비와 비슷하다. 공인 표준연비는 10.8km/l이다. 실제로 부분 연비를 보면, 고속도로를 계속 주행할 때는 13km/l 이상 나오기도 했고, 도심에서는 11km/l가 나오기도 했다. 후륜구동으로 손실이 큰 현대 포터2의 연비가 도심에선 9km/l정도, 고속도로만 달리면 12km/l 가까이 나오는 것을 보면 연비 면에서는 그다지 큰 차이가 아닌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주행거리가 길어 연료 소비량이 중요한 물류쪽이라면 1-2km/l의 연비 차이는 무척 중요하게 여길 것이라 생각된다.

 

눈길에서의 안정감


르노 마스터의 시트는 상당히 높다. 스타렉스, 포터보다도 더 높다. 덕분에 시야가 무척 넓다. 비슷한 차량을 생각하면 3톤급인 현대 마이티를 운전하는 것만 같다. 그러나 시내에서의 차량 움직임은 스타렉스나 포터 움직임과 비슷하다. 공차중량은 2톤인데 마력이나 토크가 충분해 무게감이 크게 느껴지지 않는 파워트레인이다. 실제로 달려보면 생각보다 잘 달린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저속 뿐만 아니라 고속에서도 생각보다 시원스럽게 달려줘 답답한 점을 느낄 수 없을 정도다.  

눈이 왔다는 강원도에 진입했지만, 아무리 찾아봐도 도로가에 눈은 고사하고, 산에 내린 눈도 거의 다 녹아서 눈을 보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결국 눈길 테스트를 위해 더욱 깊숙이, 강원도 안쪽으로 계속 들어가게 되었다. 눈길을 찾아 탐색이 계속되고, 한참을 찾은 와중에 다행이도 눈이 내린 그대로 눈길이 되어있는 도로를 찾을 수 있었다. 운전을 하면서 눈길을 만나고 이렇게 기뻐하게 될 줄이야. 그리고 그렇게 기대하던 눈길 테스트 주행이 시작되었다.

이번 르노 마스터 시승에서는 카메라와 삼각대 같은 기본 장비 외에는 짐을 따로 싣지는 않았다. 그래서 테스트 때 적재함에 짐이 없는 문제로 바퀴가 헛돌지 않을까 무척 걱정을 많이 했다. 그러나 평지에서는 큰 무리없이 출발이 가능했다. 급한 언덕길에서는 약한 슬립이 발생하며 ESC가 개입한다. 익스텐디드 그립 콘트롤을 설정하면 ECU가 토크와 브레이크를 제어하며 주행이 어려운 눈길에서도 그립이 살아있는 바퀴 쪽으로 구동력을 분배한다. 눈으로 덮인 언덕길을 주행할 때는 익스텐디드 그립 콘트롤 덕을 많이 봤다.

앞바퀴가 차량을 당기는 덕에 마스터의 출발과 코너링은 무척 안정적이었다. 내리막길에서도 하중이 실린 앞쪽에서 엔진 브레이크를 통해 제동하기 때문에 불안함이 없었다. 뒷바퀴 굴림방식을 탈 때는 코너에서 엉덩이가 살짝 살짝 움직이는 것을 느끼면서, 차량이 내 맘대로 제어가 되지 않는다는 엄청난 공포를 느꼈다. 그것에 비하면 앞바퀴 굴림 방식의 마스터는 너무나도 느긋하고 편안했다. 왜 사람들이 겨울철에 뒷바퀴 굴림 차 타는 것을 싫어하는 지 이해가 되었다.

가끔 눈이 많이 오는날 길을 가다보면, 상용트럭을 몰면서 길에서 고생하는 경우를 종종 본다. 후륜차들은 뒤가 가벼울 경우 출발할 때 쉽게 타이어 그립을 잃고 헛도는 현상이 발생한다. 주행 중에는 미끄러운 도로를 만나면 그립을 잃어 리어가 흔들거리는 현상도 겪게 된다. 이런 경우 눈길에 뒷바퀴가 헛돌아서 차가 조그만한 언덕을 올라가지 못한다거나, 차량 제어가 잘 되지 않아 느릿느릿 거북이 속도로 움직이는 경우를 종종 본다. 상용 차량을 운행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일을 대체할 수 없어 매일 운행해야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많은 눈에 도로에서 고생고생하며 운행하는 사람들을 본다면 이번 르노 마스터를 테스트 한 것이 많이 생각날 것 같다. 다음번에도 이렇게 눈길에 고생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앞바퀴 굴림 상용차 시승을 권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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