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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스턴 스포츠 칸, 이런 치밀한 노림수 덩어리를 봤나

나윤석 입력 2019.01.05 09:31 수정 2019.01.05 09:3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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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렉스턴 스포츠 칸으로 '1타4피' 노린다

[나윤석의 독차(讀車)법] ‘아직은’ 국내 유일의 픽업인 렉스턴 스포츠의 롱 버전 ‘렉스턴 스포츠 칸’은 생각보다 노림수가 많은 기획 상품이었습니다.

외형적으로는 31cm 길어진 차체가 전부 적재함 공간의 확장에 사용되었다는 차이가 있을 뿐입니다. 기존의 렉스턴 스포츠와 실내 공간은 같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출시 이전에 알려진 정보에 따르면 렉스턴 스포츠에서는 코일 스프링을 사용하는 5링크 방식의 후륜 서스펜션이 칸에서는 트럭에서 주로 사용하는 리프 스프링 방식으로 변경되었다는 것이었습니다. 400kg에서 700kg으로 늘어난 적재량을 생각하면 당연한 선택이라고 생각되었습니다.

그런데 제 불찰로 놓쳤던 정보를 신차 발표회를 통하여 알게 되었습니다. 렉스턴 스포츠 칸에는 또 하나의 버전이 있었던 겁니다. 길어진 차체를 사용하면서 기존의 렉스턴 스포츠와 같은 5링크 코일스프링 후륜 서스펜션을 사용하는 버전이 동시에 판매된다는 것이었습니다. 따라서 적재량은 500kg로 위의 두 모델 사이를 보여줍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또 한 가지 충격적인 정보가 있었습니다. 그것은 렉스턴 스포츠 칸의 연간 판매 목표였습니다. 렉스턴 스포츠 모델 전체의 연간 목표가 4만5천대 수준인데 그 중에서 롱 버전 칸이 차지하는 비중은 고작 7천대였습니다.

이것이 저에게 충격적이었던 이유는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을까?’하는 의문이 들었었기 때문입니다. 연간 판매 목표만 놓고 보면 전체 판매량의 85%를 차지하는 숏 버전 렉스턴 스포츠는 기술적으로 단일 구성입니다. 이에 비하여 15%에 불과한 롱 버전 렉스턴 스포츠 칸은 두 가지 후륜 서스펜션 버전이 있는 것입니다. 게다가 아무리 바디 온 프레임 방식이기 때문에 어렵지 않다고는 해도 휠 베이스가 길어졌고 엔진의 토크도 숏 버전보다 2kg.m가 커졌으며 리프 스프링 버전에는 새롭게 17인치 휠을 장착하는 등 제품의 구성이나 변경 정도가 물량에 비하여 훨씬 복잡하고 크다는 사실입니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 보니 쌍용차는 1타4피의 노림수를 ‘렉스턴 패밀리’에 뒀고 그 가운데 2가지를 이 롱 버전 ‘칸’에서 거두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전략적으로는 매우 훌륭한 방법이라는 뜻입니다. G4 렉스턴은 바디 온 프레임 정통 SUV 시장에서 정통 SUV 브랜드인 쌍용을 대표하면서 충성도 높은 기존 고객들을 놓지 않으면서 동시에 크로스오버 SUV로는 만족하지 못하는 소비자층에게 가장 신선하고 안전한 선택지로 자리 잡습니다. 기존의 숏 버전 렉스턴 스포츠는 지금까지 쌍용이 창조하고 키워 온 픽업 시장을 오픈 SUV라는 새로운 테마로 확장하여 성장세를 더욱 가속합니다.

숏 버전의 확장판 이미지가 강한 렉스턴 스포츠 칸 5링크 코일 스프링 버전 – 프로페셔널 라인 – 은 승차감을 포기하지 않고 고급스러운 대형 픽업을 선택할 수 있는 새로운 선택지입니다. 즉, 기존 렉스턴 스포츠의 안전한 시장 확대 모델입니다.

이에 비하여 리프 스프링 버전 – 파이오니어 라인 – 은 새로운 세상을 대비하고 동시에 공략합니다. 첫째는 터프한 오프로드 주파 능력 등 곧 들어올 쉐보레 콜로라도와 같은 미국 본토 출신의 픽업과 비슷한 구성을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하며 대응합니다. 둘째는 개인 화물 시장입니다. 개인 소상공인 가운데에 업무용 화물차 하나로 승용차 역할까지 수행하려면 선택지는 포터나 봉고 더블캡이 유일했습니다. 이에 비하여 렉스턴 스포츠 칸은 적재량이나 공간은 약간 열세이지만 비교 불가의 실내 거주성을 제공합니다. 별도로 승용차를 추가 구입하려던 소상공인 자영업자에게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실질적 이득까지 제공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발표회장에 전시되었듯이 넉넉한 디멘젼으로 캠핑카 시장에도 대응할 수 있습니다.

이렇듯 칸이 이야기하는 연간 7000대의 수량은 기존의 렉스턴 스포츠와 상쇄하는 부분이 거의 없는 순증가 물량입니다. 또한 지금까지 쌍용차는 접근하지 못했던 시장을 공략하는 시장 확대용 무기의 성격도 강합니다. 물론 SUV 명가인 쌍용차가 유틸리티 모델에 관한 한 국내 최대의 라인업을 갖춘다는 절대적 우위의 이미지도 가질 수 있습니다.

현재로서는 가격적으로도 매력적입니다. 파이오니어 버전은 차가 커졌음에도 가격은 거의 인상되지 않았습니다. 기본 스펙도 괜찮습니다. 오히려 큰 차체가 시내에서 거추장스러울 것이 문제일 뿐 경제적으로는 준중형 SUV와도 경쟁할 수 있을 정도로 매력적입니다.

플랫폼을 다양하게 갖추지 못하는 한계를 돌파하려는 쌍용차의 고민이 성공하기를 바랍니다.

자동차 칼럼니스트 나윤석

나윤석 칼럼니스트 : 수입차 브랜드에서 제품 기획과 트레이닝, 사업 기획 등 분야에 종사했으며 슈퍼카 브랜드 총괄 임원을 맡기도 했다. 소비자에게는 차를 보는 안목을, 자동차 업계에는 소비자와 소통하는 방법을 일깨우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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