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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라리 488 스파이더 인제 스피디움 주행기

조회수 2019. 6. 14. 1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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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릉, 그릉, 그릉... 운전석에서 불과 50cm 뒤에 위치한 V8 트윈 터보엔진이 울부짓는 소리에 심장은 요동치고, 머릿 속은 어지럽다. 강렬한 쾌감이 인제 스피드웨이의 코너를 지날 때마다 찾아왔다. 670마력이 넘는 슈퍼카를 서킷에서 운전하고 있었지만, 헤어핀 코너 앞에서 하는 일은 오직 브레이크를 밟는 것 뿐이었다. 변속은 7단 DCT에게 맡겼다. 488 스파이더의 DCT는 그 어떤 레이서의 멋진 더블 클러치보다 더 깔끔하고 빠르게 변속을 이어 갔다. 다운시프트 이후 폭발하는 엔진 사운드가 코너를 도는 내내 울려 퍼진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페라리 488 스파이더를 인제 스피디움에서 만났다. 일반도로가 아닌 오직 서킷에서의 주행만을 위해 이 곳을 찾았다. 그간 수많은 시승과 개인적인 취미활동(?)으로 인제서킷을 찾곤 했지만, 오랜만에 긴장감을 느꼈다. 각 업체에서 주최하는 시승행사의 경우 인제 스피디움을 하루 또는 몇일간 임대해 진행되지만, 488 스파이더의 서킷 주행은 평소 운영되는 인제 서킷의 스포츠 주행 시간에 진행되었다. 헬맷을 반드시 착용해야 하고, 서킷의 각종 룰에 맞게 주행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했다.

 

 

피트에서 나가는 동안은 왼쪽 방향지시등을 켜고 60km/h의 속도를 유지해야 한다. 폭풍전야라는 표현이 딱 들어 맞는다. 아직까지 V8 트윈 터보엔진은 그릉거릴 뿐 힘을 비축하고 있다. 잠시 후 피트를 벗어나 서서히 서킷 안으로 진입했다. 그리고, 이후 다시 피트인 할 때까지 등 뒤에서 밀려오는 굉음은 멈추지 않았다.




피트를 벗어나 만난 첫 번째 코너, 비교적 천천히 코너를 돌아나가며 코너의 벗어나는 순간 가속 페달에 힘을 실었다. 305/30ZR20의 거대한 리어 타이어가 아스팔트를 걷어찼다. 터보 랙을 찾아볼 수 없는 거대한 토크의 덩어리가 488 스파이더를 밀어붙이기 시작했다. 1회전 째부터 최대 토크를 내는 전기모터가 떠올랐다. 488 스파이더는 맹렬한 기세로 가속하면서 바리톤의 목소리를 높였다. 게다가 시프트 업이 진행될 때마다 음색을 올려 간다. 아찔하다. 1기통 당 488cc의 3.9리터 V8 엔진은 빠르지만 부드럽게 8000rpm을 목표로 회전수를 높여갔다.

 

 

모든 주행은 전자 제어에게 맡겼다. 670마력의 엔진을 탑재한 슈퍼카를 이렇게 쉽게 움직일 수 있다는 사실에 새삼 놀란다. 그저 서킷을 응시하고, 가속 페달을 밟을 뿐이었다. 내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는 롤러코스터라는 생각이 떠올랐다. 처음 트럼펫을 불었는데 갑자기 마일스 데이비스가 된 느낌이다. 아니다. 미하엘 슈마허나 페르난도 알론소가 된 기분이다. 사실 그 누구라도 상관없다. 서킷에서 488 스파이더는 기자에겐 아이언맨 수트였다.

 

 

488 스파이더에 탑재된 3.9리터 V8 트윈 터보 엔진은 4000rpm 이상에서는 강력한 바리톤 음색을 내고, 그 이하에서는 가속에 따라 톤과 볼륨을 조절해 간다. 기본적으로 이 사운드는 배기음이다. 내연 기관에 연결된 트럼펫이다. 서킷의 488 스파이더에겐 휴식은 없다. DCT의 변속시간은 이전 모델인 페라리 458 대비 40% 빨라졌다.

하드탑을 닫은 상황에서도 이 정도라면 만약 오픈한 채 서킷을 주행한다면 어떻게 될까 궁금해졌다. 마일스 데이비스가 바로 옆에서 연주를 하고 있는데 창문을 닫는다는 것은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가! 이 속도에서 느끼는 오픈에어링의 즐거움을 어떨지도 궁금했다. 하지만, 서킷에서 루프를 열고 달릴 수는 없다. 서킷 주행으로 한정된 488 스파이더와의 만남이 아쉬운 순간이다.

 


 

파워트레인과 섀시는 완벽한 전자제어의 지배 아래에 있다. 코너에서 차량이 미끄러지는 상황을 억제하는 사이드 슬립 제어 (SSC), 코너링 중 엔진 토크를 적절하게 전달하는 E-Diff 외에도 댐퍼 또한 통합 제어된다..트랙션 컨트롤을 해제 할 수 있지만, 서킷에서 그런 무모한 행동을 할 만큼 용기는 없었다. 어리석진 않다. 도로에서 할거야 솜씨와 용기는 나에게 아주 조금도 없었다. 어쨌든 달리고 돌고 멈추는 모든 과정들은 과거에 경험했던 페라리(페라리 458 같은)에 비해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안정적으로 변했다.

 

 

서킷을 주행하는 도중 아찔할 뻔한(?) 순간도 있었다. 본격적인 주행을 시작했던 1랩에서 서킷 중간에 위치한 코너를 나오며 가속을 시작했는데, 다음 헤어핀 코스가 순식간에 눈 앞에 나타났다. 인제 서킷은 분명 익숙한 곳인데, 급가속 한 번에 전혀 알 수 없는 코스가 되어 버린 기분. 어쨌든 급하게 브레이킹을 시작했지만, 이미 코스를 벗어나기 시작했다. 사실, 다른 차로 이정도 속도로 진행하다 급브레이킹을 시도했다면, 분명 미끄러지기 시작하면서 흙먼지를 날렸을 것이다. 하지만, 488 스파이더는 순식간에 속도를 줄여나가는 속에서도 흐트러짐을 전혀 찾을 수 없었다. 잠시 코스를 벗어나 조용히 복귀해 다시 주행을 시작했다. 이 또한 놀라운 경험이다.

 

 

승차감을 궁금해 하는 분들도 있을 것 같다. 저속에서 잠시 경험한 느낌은 20인치라는 거대한 사이즈의 타이어의 존재를 의식하지 않고 주행 할 수 있는 수준이다. 기대 했던 것 이상으로 부드러운 주행도 가능했지만, 편안하다는 표현을 하긴 어렵다. 과거와 달리 일반적인 주행에서는 스트레스가 많이 줄어들었지만, 도로의 요철을 만날 때마다 조심해야 하는 것은 여전하다. 하드탑 모델인 만큼 일반 쿠페 모델보다 강성이 떨어지지 않냐는 질문에, 차체 강성은 쿠페와 동일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실제로도 그렇다, 그리고 이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출시된 지 4년이 넘어가는, 겨우 670마력(?)의 슈퍼카에 가슴이 뛰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스친다. 그리고, 최근 국내 출시 소식을 접한 페라리 F8 트리뷰토가 떠오른다. 올해 제네바 모터쇼 취재 현장에서 그 모습을 확인하기도 했던 페라리 F8 트리뷰토는 이전 모델인 488 GTB 보다 모든 부문에서 기능과 성능을 개선했다는 설명이다. F8 트리뷰토에 탑재된 엔진은 리터당 최고 출력 185마력을 발휘하는 최고출력 720마력의 V8 엔진으로 무게는 이전 모델보다 경량화되었으며, 출력은 50마력 더 강해졌고, 10%의 공기역학 효율성 향상과 함께 사이드 슬립 앵글 컨트롤 시스템도 최신 6.1 버전으로 업그레이드되었다.

 

 

488 스파이더의 서킷 주행 체험은 바로 페라리 F8 트리뷰토에 대한 기대로 이어졌다. 페라리 488의 고성능 모델인 488 GTB의 후계자를 자처하는 만큼 압도적인 성능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시선을 돌리기 어려울 만큼 매력적인 디자인을 한국의 도로 위에서 만나길 고대한다.

 


주요 제원 페라리 488 스파이더

 

크기
전장×전폭×전고: 4,570×1,955×1,215mm
휠 베이스 : 2,650mm
트레드 전/후 : 1,679/1,647mm

공차중량 : 1,595kg
연료탱크 용량 : 78리터
트렁크 용량 : 230리터

 

엔진
형식 : 3,902cc V8 터보차저 가솔린

압축비 : 9.4 : 1
보어Ⅹ스트로크 : 86.5 x 83 mm
최고출력 : 670ps/8,000rpm
최대토크: 77.5kgm/3,000rpm

 

트랜스미션
형식 : F1 DCT 7단

 

섀시
스티어링 휠 : 랙 & 피니언
브레이크 : V.디스크

타이어 앞/뒤 : 245/35 ZR20 / 305/30 ZR 20
구동방식 : MR

 

성능
최고속도 : 325km/h
0-100km/h:3.0초

최소회전반경 : ---
연비 : 7.5km/L(도심 6.7/고속 9.0)
CO2 배출량 : 233g/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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