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뒷좌석에 앉는다는 의미, 제네시스 G90

김태준 입력 2019.02.20 09:54 수정 2019.02.20 09:55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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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어린 시절 부모님이 운전하시는 차량 뒷좌석에서 처음 자동차를 접하게 된다. 뒷좌석에 앉아 지나가는 자동차들을 구경하고 이름을 맞추기도 했던 소소한 기억들. 그러다 시간이 흘러 성인이 되고 운전면허를 취득한 이후에는 뒷좌석이 아닌 운전석에서 자동차를 접하는 일이 점점 더 많아진다.

운전석에 앉으면 동승자에 대한 책임이 뒤따른다. 가족이나 지인의 안전이 운전자의 손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그 막중한 책임감을 오랫동안 짊어지다보면 다시금 어린 시절처럼 뒷좌석이 그리워지기 마련이다.

그래서 사회적으로 성공한 중장년층은 다시 뒷좌석으로 돌아간다. 인생의 무게를 누구보다 잘 이겨낸 그들이 2019년 현재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이 선택하는 자동차는 제네시스 G90이다.

G90은 에쿠스의 뒤를 이었던 EQ900의 부분변경 모델이지만, 완전변경을 거쳤다 해도 무방할 만큼 외관 디자인 변화의 폭이 매우 크다. 크레스트 그릴로 불리는 5각형 형태의 큼직한 그릴과 상하로 나뉜 쿼드타입 헤드램프가 적용된 전면은 웅장한 대형 세단의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낸다.

후면 역시 고풍스러우면서도 웅장한 느낌이 가득하다. 리어램프는 헤드램프보다 더 뚜렷하게 상하로 나뉘는데, 하단은 좌우로 길게 연결되어 초장기 그랜저의 후면부를 연상시킨다. 측면의 19인치 휠은 클래식한 레트로풍이지만 전반적인 외관 디자인에 조화롭게 녹아들었다.

실내는 EQ900의 모습을 이어가지만 세부적인 디테일은 완성도가 한층 높아졌으며, 국산차 중 가장 고가의 차종인 만큼 인테리어 소재가 확실히 고급스럽다. 시승차의 경우 원목의 느낌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리얼 우드가 인상적이고, 프라임 나파가죽이 시트를 비롯한 곳곳에 풍부하게 적용됐다.

G90의 하이라이트라 해도 과언이 아닌 뒷좌석은 조수석을 앞으로 밀어내지 않아도 무릎 공간이 상당해서 어떤 자세를 취해도 편안하기 그지없다. 뒷좌석은 통풍 및 열선 기능과 전동식 메모리 기능을 제공하며, 중앙 암레스트의 조작부를 통해 공조장치, 오디오, 전동식 커튼 등의 기능도 조절할 수 있다. 모든 정보는 큼직한 뒷좌석 듀얼 모니터를 통해 확인 가능하다.

미세먼지가 심해도 대기질을 감지해 외부 공기를 자동으로 차단시키거나, 설정한 온도에 따라 시트의 통풍과 열선 기능을 자동으로 제어하는 기능들은 VIP를 위한 세심함이라 할 수 있다.

시승차인 G90 3.8 GDi 모델의 파워트레인은 3.8리터 자연흡기 가솔린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의 조합으로 최고출력 315마력, 최대토크 40.5kg.m를 발휘한다. G90 라인업에는 터보 엔진을 장착한 3.3 T-GDi 모델도 존재하지만, 판매의 주력인 3.8 GDi 모델도 거대한 덩치를 이끌기에 부족함 없는 힘을 지녔다.

G90을 시승하는 내내 가장 감명 깊었던 점은 다름 아닌 정숙성이다. G90은 소음이 발생하면 반대 위상의 음원을 만들어 소음을 능동적으로 제거하는 ‘액티브 노이즈 컨트롤’ 기능을 갖추고 있어 실내가 조용하다 못해 적막감마저 감돈다. 물론 이런 신기술이 없어도 근본적인 방음대책이 철저하기 때문에 어지간한 전기차 못지않은 정숙성을 자랑한다.

정숙성 외에도 대형 세단이 갖춰야할 덕목 중 하나는 뛰어난 승차감이다. G90의 서스펜션은 부드럽지도 단단하지도 않은 적당한 세팅이지만, 전반적으로 다소 가벼운 감각과 더불어 노면이 고르지 못한 곳에서 미세하게 통통 튀는 느낌은 약간 거슬린다. 프리미엄 브랜드의 기함답게 좀 더 묵직하고 안정적인 승차감을 구현해야 할 필요가 있다.

가속력 대비 제동력은 무난한 편으로, 얼핏 브레이크가 밀리는 감이 있지만 뒷좌석 상석의 안락함을 위해 최대한 부드럽게 멈춘다는 표현이 더 어울리겠다.

지금의 중장년층이 어린 시절 꿈꿨던 성공의 상징은 일명 ‘각그랜저’라 불리는 현대 그랜저였지만, 그랜저가 쏘나타와 아반떼를 제치고 대중적인 국민차의 반열에 올라선 지금은 제네시스 G90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부분변경을 통해 에쿠스의 그림자에서 완전히 벗어난 G90은 모든 면에서 딱히 흠잡을 데 없는 가장 현실적인 쇼퍼 드리븐 대형 세단이며, 어린 시절처럼 다시 뒷좌석으로 돌아가고 싶은 성공한 중장년층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기사 / 김태준 기자

사진 / 김상준 기자

편집 / 신일화 편집 기자, 김정균 편집장

자동차 전문 포털 [카이즈유] www.carisyo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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