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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익 쓸어 담는 벤츠코리아의 진짜 주인은 과연 누구인가

전승용 입력 2019. 01. 23. 10:50 수정 2019. 01. 2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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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는 벤츠'라던데 '사람(벤츠코리아)도 벤츠'이길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디미트리스 실라키스 대표

[전승용의 팩트체크]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가 지난 17일, 신라호텔에서 신년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지난해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들어보니 2018년 한 해 동안 무려 7만 798대를 팔아치우며 수입차 판매 1위 자리를 굳혔다고 합니다. 수입차 단일 브랜드가 7만대를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2위인 BMW(5만539대)와의 격차를 2만448대까지 늘렸습니다. 세계 시장에서도 중국, 미국, 독일, 영국에 이어 5위라고 하네요. 인구와 1인당 GDP 등을 고려하면 엄청난 숫자가 아닐 수 없습니다.

‘벤츠 열풍에 휩싸인 한국…글로벌 5위 시장으로 껑충’이란 기사에 달린 댓글입니다. 벤츠코리아의 ‘1인 시위자 고소 사건’은 잠시 접어두기로 하고, 오늘의 팩트체크인 ‘한성자동차는 중국 자본 회사인가’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벤츠코리아 기사에 달린 댓글

결론부터 말하면, 한성자동차뿐 아니라 벤츠코리아는 중국 자본이 아니라 화교 자본입니다. 보다 정확히 말하면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대만 등의 자본이 합쳐진 대표적인 화교계 회사 ‘레이싱홍그룹'의 돈이 들어간 겁니다. 조금 복잡하지만, 함께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일단, 벤츠코리아의 대주주는 다임러AG입니다. 지분의 51%를 갖고 있으니까요. 다만, 나머지 49.0%는 레이싱홍이 100% 지분을 가진 스타오토홀딩스가 보유하고 있습니다. 스타오토홀딩스는 기업 투자 사업을 하는 레이싱홍의 자회사로, 벤츠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의 지분을 20% 가진 2대 주주기도 합니다(다임러 60%, 벤츠 아시아 20%).

국내 벤츠 최대 딜러사인 한성자동차 홈페이지

스타오토홀딩스가 벤츠코리아 지분을 획득한 이유는 간단합니다. 한성자동차는 벤츠코리아가 들어오기 전인 1985년부터 다임러와 계약을 맺고 국내에 벤츠를 팔고 있었죠. 그러던 중 벤츠 판매량이 점점 늘어났고, 2003년에 벤츠코리아가 생기게 됩니다. 그런데 이미 한국 시장에는 한성자동차가 만들어놓은 벤츠 인프라가 쫙 깔려있었습니다. 중복 투자를 할 경우 비용도 비용이지만 터줏대감인 거대 딜러사와의 갈등이 발생하겠죠. 이에 다임러는 벤츠코리아 지분에서 51%만 남긴 채 나머지 49%를 레이싱홍의 자회사인 스타오토홀딩스에 넘겼습니다. 적당한 선에서 합의를 본 겁니다.

이렇게 보면 벤츠코리아의 대주주는 어디까지나 다임러입니다. 그러나 조금 더 깊게 들어가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레이싱홍은 벤츠코리아 및 벤츠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의 대주주일뿐 아니라 벤츠 최대 딜러사인 한성자동차, 전시장 및 건물 임대업을 하는 한성인베스트먼트, 건설 시행사인 치넷코리아, 기업 투자 사업을 하는 부산인베스트먼트 등의 지분을 100% 갖고 있습니다. 부산인베스트먼트는 벤츠 부산 및 울산 딜러사인 스타자동차와 부산 딜러사인 한성모터스의 주인이기도 합니다. 한마디로 건물을 짓는 것부터 임대를 하고, 차를 파는 모든 것이 다 레이싱홍 자본에 의해 이뤄진다는 것이죠. 국내에서 벤츠가 많이 팔리면 팔릴수록 레이싱홍이 돈을 버는 구조입니다.

레이싱홍그룹은 벤츠뿐 아니라 포르쉐와 람보르기니 등 다양한 수입차 브랜드의 지분을 갖고 있다

뭐, 국내 벤츠가 레이싱홍 자본이라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자본주의 사회이지 않습니까. 이미 우리가 국산 브랜드라고 알고 있는 수많은 회사들이 해외 자본에 의해 잠식당한 것도 사실이고요.

그럼에도 이런 비판의 댓글이 달리는 이유는 벤츠코리아의 경영 태도 때문일 겁니다. 연간 7만대를 판매하며 엄청난 수익을 올리는 회사임에도 기부는커녕 국내에 재투자에 인색한 벤츠코리아가 곱게 보이지 않는 것이죠.

벤츠코리아는 매년 올리는 수익 대부분을 주주에게 배당합니다. 앞서 말했든 벤츠코리아의 주주는 다임러와 스타오토홀딩스 둘뿐입니다.

2017년 배당성향(순이익 중 배당금 비율)을 살펴보니 약 64%네요. 100만원을 벌었으면 64만원을 주주들에게 배당한다는 겁니다. 이 중 32만5000원은 다임러, 31만5000원은 스타오토홀딩스에 돌아가는 것이죠. 참고로 벤츠코리아의 배당 주식은 6만주, 주당 금액은 5만원입니다. 지난해 배당금이 458억6300만원이니 주당 배당금은 76만4383원이 되겠네요. 배당률이 무려 1529%에 달합니다.

BMW드라이빙센터

이는 경쟁 브랜드인 BMW코리아와 비교가 됩니다. 물론, BMW코리아도 가끔 높은 배당성향을 보이며 독일 본사로 이익을 넘겼지만, 나름 꾸준하게 국내에 환원하는 모습을 보여왔습니다. 특히, 판매가 급증했던 2011년부터 2015년에는 5년 연속으로 배당률 0%를 유지하며 투자를 단행했죠. 덕분에 2011년에는 국내 사회공헌을 위한 미래재단이 만들어졌고, 2014년에는 770억을 들여 인천 영종도에 BMW드라이빙센터를 지을 수 있었습니다. 잠잠했던 벤츠코리아와 달리 국내 자동차 문화 및 인프라 확장을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는 것이죠.

벤츠코리아가 수입차 브랜드 1위에 우뚝 올라섰다

벤츠코리아는 이제 달라져야 합니다. 몇 년 전까지는 BMW코리아가 앞에서 (의도치 않게)든든한 바람막이를 해줬다면, 앞으로는 벤츠코리아가 정면에서 온갖 바람을 다 맞아야 합니다. 재투자든 기부든 AS문제 등 이제는 뒤에 숨지 못합니다. 1등이란 그런 겁니다.

댓글에 언급된 ‘1인 시위 고발’ 사건도 그렇습니다. 물론, 벤츠코리아가 이를 지시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방관했을 가능성은 높아 보입니다. 상식적으로 이런 법적 다툼을 몰랐을 리는 없겠죠. 이미 서비스센터와 긴 실랑이가 있었을 테고, 벤츠코리아에 보고가 들어갔을 겁니다.

물론, 이 문제에 대해 당장 누구의 잘못이라고 단정 짓지는 않겠습니다. 다만, 이 둘의 관계에서는 벤츠코리아(서비스센터)가 강자입니다. 자동차 시장에서 ‘소비자가 왕’이란 표현은 차를 사기 전 까지만 해당되니까요. 그래서인지 소비자 입장에서 조금 더 배려하는 모습을 보였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프리미엄 브랜드니까요. 골프채로 차를 부수는 극단적인 행동에만 보상을 해주면 안 된다는 겁니다.

‘차는 벤츠’라는 말이 있습니다. ‘사람(벤츠코리아)도 벤츠’이길 기대해봅니다.

자동차 칼럼니스트 전승용

전승용 칼럼니스트 : 모터스포츠 영상 PD로 자동차 업계에 발을 담갔으나, 반강제적인 기자 전업 후 <탑라이더>와 <모터그래프> 창간 멤버로 활동하며 몸까지 푹 들어가 버렸다. 자동차를 둘러싼 환경에 관심이 많아 여기저기 킁킁거리며 열심히 돌아다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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