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쏘울 부스터 EV 시승기, 불편한 전기차와의 이별

오종훈 입력 2019.03.27 23:09 댓글 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글자 크기 조절 레이어

쏘울 전기차가 2세대로 진화했다. 배터리 용량을 키워 주행 가능 거리를 확 늘린 쏘울 부스터 EV가 등장했다. 주행가능 거리 386km. 실제로는 400km를 훌쩍 넘는 거리를 갈 수 있다고 계기판이 알려준다. 배터리 용량을 64kWh로 늘린 결과다. 전기차 충전소도 많이 늘었다. 전국적으로 전기차 충전소가 늘어 대부분 지역에서 불과 수 킬로미터 이내에 전기차 충전소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이제 전기차가 불편해서 못 타는 시대는 저물었다. 도로 위에서도 파란 바탕의 전기차 번호판을 단 차들이 수시로 보인다. 본격적인 대중화 시기로 접어들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디자인 변화도 크다. 덩치를 키웠고, 생김새도 다듬었다. 뭉툭했던 헤드램프는 얇은 눈으로 다시 그렸고, 뒤창을 램프로 감싸는 뒷모습은 단정해졌다. 얇은 램프가 키 포인트. 앞에도 뒤에도 선처럼 얇은 램프가 시선을 잡아끈다.

17인치 휠은 공기의 흐름까지 감안해 디자인했다. 자세히 보면 다이아몬드 패턴을 이어붙인 디자인을 적용했다. 조금 더 세심한 디자인에서 정성을 느낀다.

세단도 SUV도 아닌 보디 스타일이다. CUV, 혹은 박스스타일로 설명할 수 있겠다.

인테리어는 뭔가 다르다. 일단 변속레버가 눈길을 끈다. 전자식 변속레버로 원형으로 만들었다. 도어 패널에는 사운드 무드램프가 있고 여기에 접하는 송풍구를 끼고 스피커를 배치했다. 뭔가 조금 다른 인테리어 구성. 수많은 동그라미가 보이는 것도 재미있다.

정보 표시창은 모두 3개다. 7인치 컬러 TFT LCD 모니터로 만든 계기판, 10.25인치 AVN 모니터, 그리고 컴바이너 타입의 헤드업 디스플레이다. 일일이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많은 정보가 이들 3개 모니터에 뜬다. 블루투스는 두 개의 단말기를 연결할 수 있다. 젊은 층이 좋아할 만한 상품 구성이다. 핸드폰은 하나만 연결된다.

내연기관 자동차를 기준으로 붙여진 이름들이 더 전기차에 적합하지 않은 경우가 있다. 엔진룸이 그렇다. 엔진이 없으니 더 이상 엔진룸은 아니다. 어쨌든 그 안에 자리한 모터 등은 낮게 배치됐다. 배터리도 뒷좌석 바닥에 배치돼 무게 중심을 낮추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트렁크 공간도 좁지 않다.

주행가능 거리 386km. 서울에서 출발하면 목포까지 너끈히 달릴 수 있다. 계기판이 알려주는 속도는 배터리 90% 상태에서 427km. 어디든 못갈 곳이 없을 정도다. 대전이라면 전국 어디나 한 번에 달려갈 수 있다. 단 한겨울이나 한여름엔 얘기가 달라진다. 날씨에 민감한 배터리 성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 시기에는 특별히 배터리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

그렇게 멀리 가는 성능까지는 필요 없다는 소비자는 슬림 패키지를 택하면 된다. 64kWh 배터리 대신 39.2kWh 배터리를 장착해 344만 원 싸게 살 수 있다. 슬림 패키지의 1회 충전 주행가능 거리는 250km.

버튼 ON 하면 계기판이 활성화되면서 달릴 준비가 됐음을 알린다. 엔진 소리는 없다. 전기차임을 새삼스레 느끼게 되는 순간이다. 동네 골목길을 빠져나갈 땐 참을성이 필요하다.

일부러 소리를 내기는 하지만, 그게 자동차가 움직이는 소리라는 걸 잘 모르는 보행자들이 길을 비켜줄 생각을 하지 않는다. 천천히 보행자의 걸음에 맞춰 움직이다 보면 어느 순간 사람들이 비켜주곤 한다.

전기차는 가속이 좋다. 고회전까지 빠르게 올릴 수 있는 모터의 특성이다. 정지상태에서 급가속하면 타이어가 슬립하기도 한다. 그만큼 강한 구동력이 처음부터 걸리는 것.
자동차가 달릴 때 들리는 소리 중 엔진 소리가 사라졌다. 그래서 조용할까? 그렇지 않다. 엔진 소리가 사라진 자리는 바람소리와 노면 잡소리가 채운다. 거슬릴 정도로 시끄럽지는 않지만 낮게 스며드는 소리를 피하지는 못한다.

속도는 바람소리로 가늠할 수 있다. 엔진 소리로 속도를 짐작하는 것과 비슷하다. 차창에 부딪히는 바람소리가 커지면 제법 빠른 속도임을 알아야 한다. 물론 그럴 일은 없다. 눈이 닿는 곳에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있어 속도를 알려주기 때문이다.

아주 빠른 속도까지 달릴 줄 안다. 스포츠카 뺨칠 정도의 가속감을 보였다. 다만 고속에 이르면서 차체의 불안한 거동은 증폭되는 느낌이다. 이를 탓할 수는 없다. 쏘울이 그런 속도까지 달린다는 걸 칭찬할 일이다.

패들 시프트를 이용하면 회생제동 시스템을 3단계로 조절할 수 있다. 3단계는 가볍게 브레이크를 밟은 정도의 느낌을 받는다. 그만큼 강하게 에너지를 회생하는 것. 내리막길에서 특히 효과적인 시스템이다. 오르막길을 겁낼 필요가 없다. 올라갈 때 더 쓴 에너지를 내려갈 때 상당 부분 회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계측기를 이용해 측정한 이 차의 시속 100km 도달 시간은 8초 09가 가장 빨랐다. 차급을 감안하면 무척 빠른 속도다. 가솔린 엔진을 장착한 쏘울 부스터는 7.59초. 간발의 차이다. 쏘울 EV(150kW)와 쏘울 부스터 모두 제원표상의 최고출력이 204마력이다. 쏘울 부스터 EV의 공차중량이 1,695kg으로 쏘울 부스터 1,375kg보다 더 무겁다.

주행 모드는 에코, 노멀, 스포츠와 에코 플러스 중에서 택할 수 있다. 부드럽게, 편하게, 강하게 정도가 될 텐데 그 차이가 확연하게 드러나지는 않는다. 엔진이 있다면 금세 눈치챌 수 있을텐데 전기차는 그게 안 된다. 에코 모드에서도 킥다운을 걸면 무섭게 치고 나갔다. 그냥 에코 모드로 달려도 좋겠다. 필요할 땐 주행모드 변경 없이 가속페달을 깊게 밟으면 충분히 기대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을 정도다.

부드럽게 차를 다루며 시속 80~100km 구간에서 달리면 더없이 편하다. 엔진소리는 사라지고, 바람소리는 살랑거리며 들릴 듯 말 듯 한 수준이다. 전기차에 딱 좋은 속도다.

드라이브 와이즈로 불리는 주행보조 시스템은 완성도가 더 높아졌다. 차로유지보조 시스템은 차로의 중앙을 정확하게 유지했고,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역시 앞차와의 차간 거리를 부드럽게 조절하며 주행했다. 여기에 고속도로 주행보조 시스템이 더해졌다. 자동차 전용도로에서는 사람이 운전하는 것 못지않게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차를 조절했다. 전방 충돌 방지보조, 우측방 충돌 방지보조, 후방 교차 충돌 방지보조 등의 시스템이 더해져 차의 안전을 돕는다.

공인 복합연비는 5.4km/kWh. 파주-서울 간 55km를 달리며 실제로 측정해본 결과는 9.1km/kWh를 기록했다. 전기차 연비도 운전자 하기 나름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고속도로보다 도심 연비가 더 좋다는 게 전기차의 장점. 체증 구간에서도 연비는 크게 악화하지 않는다.

판매가격은 세제 혜택 후 기준으로 프레스티지 트림이 4,630만 원, 노블레스 트림이 4,830만 원이다. 여기에 정부가 지원하는 900만 원과 지방자치단체의 보조금을 빼면 소비자가 부담해야 할 금액. 지방정부의 보조금이 지역별로 달라 소비자가 부담해야 하는 가격은 지역별로 차이가 있다. 서울시는 450만 원, 제주도는 500만 원을 지원해 준다. 서울에서라면 프레스티지 3,280만 원, 노블레스 3,480만 원이 된다. 슬림 패키지를 택하면 다시 344만 원이 빠진다.

오종훈의 단도직입
사운드 무드램프는 사이드미러 바로 아래에 위치했다. 후방 시야 확보를 위해 사이드미러에 집중해야 하는데 눈에 걸린다. 미러 바로 아래에서 사운드 무드램프가 빛을 발하며 번쩍인다면 시선 집중을 방해할 위험이 있다. 또한, 낮에는 어지간해서 무드 램프의 작동을 확인하기 힘들다. 원래 있던 곳, 도어 아래 깊숙한 곳에 위치하는 게 맞겠다.

뒤창은 원버튼으로 열리지 않는다. 버튼을 누르고 있는 동안만 작동한다. 다 열릴 때까지 계속 누르고 있어야 하는 것. 보조금을 받는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4,000만 원을 호가하는 차인데 불편하다.

오종훈 yes@autodiary.kr

이 시각 추천뉴스

로딩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