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스포츠 세단의 교과서, BMW 330i

조회수 2019. 4. 15. 11:4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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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들 어떤 분야에서 기준이 되는 대상을 정석, 또는 교과서라고 부른다. BMW 3시리즈는 스포츠 세단 시장에 있어서는 교과서라고 널리 불리는 차량이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3시리즈에 기대하고, 제조사들은 그들의 장점을 자신들의 차량에 적용하고자 한다.

7세대 BMW 3시리즈의 미디어 시승회가 열렸다. 4월 10일 코엑스 동문광장에 마련된 3큐브 시승장에서 출발해 호명산 근처 쁘띠프랑스를 거쳐 양평까지 왕복 190km의 코스이다. 특히 이번 3시리즈 인테리어에는 한국인 김누리 디자이너의 손길을 거쳤다. 김 디자이너의 인테리어가 BMW 내부 디자인 경합에서 최종 선정됨으로써, 그녀가 실내 디자인 완성을 주도한 것이다.

새롭게 출시한 3시리즈는 1975년 1세대가 처음 등장한 이후 45년만의 7세대 모델이다. 역사적인 새 모델 출시를 기념하기 위해, 시승 코스 반환점에는 2세대부터 7세대까지 3시리즈를 전시했다. 이번 3시리즈에는 반자율 주행 기능뿐만 아니라 왔던 길을 기억하고 50미터까지 자동으로 후진할 수 있는 신기술 ‘후진 어시스트’기능이 새롭게 추가됐다. 좁은 길을 주행하다 반대편에 차량을 만나더라도 차량이 알아서 스티어링 휠을 돌려주어 안심하고 후진할 수 있다.

BMW코리아는 이번 3시리즈의 패키지를 잘게 나눠서 선택의 폭을 넓혔다. 어댑티브 LED 전조등과 반자율기능이 포함된 이노베이션 패키지, 하만카돈 서라운드 시스템이 포함된 프리미엄 패키지, 가죽 내장재질로 바뀌는 인디비주얼 패키지 등이 있다. 인기가 많은 320d 4기통 디젤 모델은 최대한 가격을 낮춘 기본 모델이 있고, 330i 4기통 가솔린 모델은 기본 모델 없이 럭셔리와 M 스포츠패키지 트림으로만 운영된다.

금번 출시된 3시리즈는 M 스포츠패키지 모델과 M모델 사이의 간극을 매우는 M 퍼포먼스 세단 M340i이 출시된다. 가솔린 6기통 엔진과 매시 그릴, 스포츠 디퍼련셜/서스펜션 등이 추가된 M340i는 고성능 차량에 목마른 오너들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준다. 가격은 꽤나 경쟁력 있는 7,590만원이다.

 

전통은 지키면서도, 새로운 느낌의 외관

이번에 새롭게 적용된 메디테라닌 블루는 밝기가 기존보다 훨씬 어둡다. 예전 색상은 약간 밝은 느낌이었다면, 이번 컬러는 훨씬 중후한 느낌이 든다. BMW는 다른 회사가 그렇듯, 특유의 라디에이터 그릴 디자인을 쓴다. ‘키드니 그릴’이라 불리는 BMW의 그릴은 패밀리 룩에 맞춰, 이전세대 대비 훨씬 더 커졌다. 특히 주변부 크롬 장식은 더 두꺼워졌다. 이 커진 그릴에 대해 꽤 이런 저런 말들이 많긴 하다. 그러나 최근 과격한 디자인 형태가 유행하다보니, BMW도 이를 따르는 듯하다.

키드니 그릴은 냉각을 위해 뚫려있었던 지난 세대의 차량과 달리 대부분이 막혀있고, 길쭉하고 조그마한 틈이 있다. 그러나 항상 막혀있는 것은 아니다. 냉각이 필요할 땐 셔터가 열리고, 평소엔 적은 양의 공기가 통하도록 설계된 가변식 셔터가 적용됐다. BMW에서는 액티브 에어스트림 키드니 그릴이라고 부른다. 덕분에 주행중 공기저항을 낮춰 효율을 극대화 할 수 있다.

전조등 디자인 역시 아래쪽 눈꺼풀에 돌기가 튀어나오면서 복잡한 형태로 바뀌었다. 이번 7세대부터는 풀 LED 전조등이 기본 적용되며, M340i 모델은 레이저 전조등이 기본이다.

확실히 차체는 이전보다 커졌다. 예전 2세대 3시리즈부터 쭉 나열해놓고 보면 차량 크기가 점차 커지는 것이 보인다. 7세대 3시리즈는 전장, 전폭, 전고가 4,709x1,827x1,435mm로 이전보다 76mm 길어지고 6mm 높아졌으며 16mm 넓어졌다. 휠베이스도 역시 길어졌다. 기존보다 41mm 길어진 2,861mm로 보다 넓은 실내공간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측면 유리에는 크롬이 둘러졌다. 여기에 3시리즈와 함께 1세대부터 함께 해온 BMW 특유의 C필러 디자인 호프마이스터 킹크(Hofmeister Kink)에도 포인트가 들어갔다. 직선 크롬장식이 아닌, 다면체의 반달 모양으로 조형된 크롬장식이 적용됐다.

후미등은 넓어진 차를 더 넓어보이게 하려고 기존보다 얇고 납작한 형태로 디자인했다. 그래픽은 ㄴ자 형태로 바뀌었다. 트렁크와 범퍼가 만나는 부분 주변으로 반사판을 끌어올렸다. 시승차에는 전후면 하단 범퍼에 T자 형태의 크롬장식이 들어갔지만, M 스포츠패키지는 스포츠 범퍼가 적용되면서 장식이 사라졌다. 과거 3시리즈와 비교해보면 직사각형 형태의 단순한 이미지에서 복잡한 다각형 형태로 변했다.

 

간결함에 중점을 둔 실내 디자인

330i 실내 디자인은 김누리 디자이너가 리드 디자인을 맡았다. 330i 인테리어 중점사항은 간결함이다. 멀리 떨어져 있던 스위치들을 한데 모으고, 중앙 송풍구 주변에 아예 공조기 제어버튼들을 다 모았다. 덕분에 미디어 제어버튼은 아래로 내려가게 되었지만 통일성 있는 간결함이 있다. 12.3인치 인포테인먼트 모니터는 이제 터치가 된다. 돌출되어있던 과거에 비해 아래로 내려오면서 운전석 계기판 높이와 같아졌다.

3시리즈만의 특징으로는 인포테인먼트 모니터에서 계기판으로 물 흐르듯 부드럽게 연결된다는 점이다. 다른 차량들은 각지고 분리되어 단절감이 있다. 최근 필수로 자리잡은 무드등, 6색 앰비언트 라이트도 적용되었다.

시동 버튼과 각종 주행모드변환 버튼, 오토홀드 버튼 역시 중앙의 변속기 주변으로 모두 모았다. 여전히 줌인 줌아웃 등의 대부분의 조작은 BMW의 제어 방식인 iDrive를 통해서 가능하다.

계기판은 10.25인치 컬러 LCD계기판이다. 측면에서 보면 선명도가 떨어져보이나, 운전석에서 볼때는 괜찮은 시인성이다. 전조등에도 적용되었던 육각형 모양의 디자인은 계기판에도 그대로 이어진다. 계기판에는 내비게이션 지도가 함께 표시된다. 인포테인먼트에서는 표시를 최소화하여 동승객에게 양보한 느낌이다. 인포테인먼트에서 봤을때는 내비게이션 정보가 부족하다고 느낄 수 있다. 변속기 앞쪽 콘솔에는 충전패드가 있다. 홈페이지의 설명에 따르면 Qi 표준 무선충전도 지원한다. 

실내는 무척 정숙하다. 이중차음유리가 윈드실드와 1열 유리창에 적용되어 있다. 일반 모델은 윈드실드만 이중유리다. 확실히 1열 좌석은 좌우로 좁은 느낌이 든다. 뒷좌석은 173cm인 사람이 앉았을 때 손가락 두 개정도 남는다. 레그룸은 꽤 넉넉하다. 휠베이스가 늘어난 덕분에 뒷좌석 공간 활용도가 늘어났다. 뒷좌석 전용 공조기 제어버튼과 USB-C타입 단자 두 개가 준비되어있다.

 

엔진과 주행성능

시승차는 330i 럭셔리 가솔린 모델이다. 2리터 4기통 트윈파워(트윈스크롤 싱글터보) 터보엔진을 장착했다. 최고출력은 258마력(6,500RPM), 최대토크는 40,8kgf.m(1,550-4,400RPM)이다. 인상적인 것은 320d의 최대토크가 40,8kgf.m(1,750-2,500RPM)로 동일하다는 것이다. 특히 최대토크 대역은 330i가 200RPM더 낮고 넓게 포진해 있었다는 점이다.

B48엔진은 보어x스트로크가 82.0x94.6mm로 토크 중심의 엔진이다. 레드존은 6,000RPM에서 부터 시작한다. B48엔진의 특징은 모듈러 방식으로, 다양한 형태로 활용된다는 점이다. 가로배치와 세로배치가 모두 가능하며, 기통 수에 따라 3기통 1.5리터 엔진 B38, 6기통 3리터 B58등으로 쓰이고 있다. 세팅을 변경해 다양한 출력의 엔진들을 만들어내는 것도 가능하다.

330i는 공차중량 1,620kg으로 네바퀴 굴림 xDrive모델은 여기에 75kg정도 중량이 추가된다. 320d는 후륜과 xDrive가 각각 1,640kg와 1,695kg으로 55kg이 차이난다.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가속하는데는 5.8초가 소요된다.

4기통 싱글터보 트윈스크롤 엔진은 앞바퀴 축 뒤쪽에 위치해있다. BMW가 추구하는 주행의 재미를 위해서다. 뒷바퀴를 굴리는 FR이지만 50:50의 무게 배분을 위한 것으로, 흔히 프론트 미드십, FMR이라고 부른다. 장점은 코너링에서 운전자에게 내가 차량에 중심에 있는 것처럼 느껴지도록 전달한다. 날쌘 코너링이지만 단점도 있다. 뒷바퀴가 흘러 오버스티어가 발생할 때는 앞이 무겁게 설계되어 앞부분을 축으로 도는 일반 FR에 비해 상대적으로 앗 하는 순간 스핀이 발생한다. 다행히 요즘은 자세제어장치가 좋아져서, 일반적인 상황에선 미끄러지기 무섭게 차량이 스스로 자세를 바로 잡는다.

그렇지만, 고성능 차량을 만나게 된다면 그 성능을 확인하고 싶은 법. 테스트를 위해 자세제어기능을 끄고 싶다면 꼭 안전한 장소에서 하길 바란다. 330i정도의 출력 가지고는 그리 큰 사고가 나지 않겠지만, M 디비전의 고출력 차량은 즉시 대파 수준의 사고로 연결될 수 있다. 아무리 전문가라 해도 다른 차량까지 피해를 입힐 수 있기 때문에 일반 도로에서는 자세제어장치를 잘 끄지 않는다.

330i는 258마력이라는 적지 않은 출력을 내지만, 차량의 앞뒤 밸런스가 좋아 휠 스핀 내기에는 출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파워슬라이드로 뒤가 흐르며 느껴지는 짜릿함(?)을 맛보기 위한 것이라면 트렉션 컨트롤 제어만 끄는 정도로 해서, 330i보다는 M340i가 제격이겠다.

시승코스는 와인딩 코스가 포함되어 있었다. 앞뒤 225/45R18 미쉐린 타이어가 장착되어 있어 마른 노면에서의 타이어 그립은 최고이다. 따뜻한 봄날인지라 벚꽃이 피어있는 강변의 구불구불한 길은 재미를 느끼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웬걸. 어제 비가 내렸던 서울과는 반대로 이쪽엔 고개 정상에 눈이 내렸다. 후륜구동에 독일차 특유의 썸머타이어가 끼워져 있는 상태인 만큼, 거북이 주행을 할 수 밖에.

저속에서 스티어링휠은 부드럽게 돌아가고, 고속에서는 조금 무겁다. 드라이브 모드를 스포츠로 바꾸면 훨씬 무거워진다. 각 모드별로 취향에 맞게 인디비주얼, 내구성, 다이내믹 등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더욱 세분화 되어있다. 스티어링 휠은 무척 날카로운 반응성을 보인다. 주행중에 스티어링휠을 조작하는 순간 차량이 움직인다. 마치 단단하게 잘 조여진 한 덩어리의 구조물 같다. 같은 독일차 폭스바겐 골프 7세대와 비교한다면 훨씬 덩어리가 단단한 느낌이다.

대신, 승차감도 함께 단단하다. 최저지상고가 어느정도 있다보니 스트로크가 짧진 않지만, 댐퍼의 설정이 무척 딱딱하다. 일반 주행중에는 괜찮지만, 방지턱이나 포트홀, 거친 노면에선 여지없이 충격이 전해진다. 방지턱을 넘을때 옆 동승자가 놀라진 않을까 신경쓰일만한 정도다. 메이커 스포츠 모델을 제외한, 튜닝하지 않은 일반 승용차 중에선 아마 가장 하드한 승차감이 아닐까 싶다. 노면 상태가 좋은 독일의 도로를 기준으로 만들어서 그럴지도. 일반 모델이 이정도면, 도대체 M 스포츠 서스펜션은 얼마나 딱딱할지 상상이 되지 않는다. 아니면 EDC 가변 서스펜션 옵션이 달린 M3를 강조하기 위함일까? 5시리즈와 비교해 볼 때, 이 차량은 젊은 사람들을 타깃으로 만든, 달리기 위한 세단이다.

코너링만큼은 무척 재미있다. 와인딩 로드에서 좌, 우로 하중을 깊게 걸어가며 이리저리 돌다보면 살짝 살짝 롤이 생기면서 코너를 홱 돌아나간다. 스티어링에 즉각즉각 반응하는데도 경량 보다는 고성능에 집중해 묵직하면서도 안정적이다. 가볍고 촐랑촐랑한 느낌은 적다. 뛰어난 하체 세팅으로 차량이 안정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내가 운전을 잘 하는 것처럼 착각하게 된다. 가속감은 꽤 경쾌하다. 40.8kgf.m의 토크는 1,550RPM부터 발휘되어 차량을 밀어낸다. 똑똑한 ZF제 8단 변속기는 딱 필요한 시기에 변속한다. 스포츠 모드에서는 더 많은 RPM을 허용하며 밀어 붙인다. 스포츠 모드에서 수동변속 모드로 바꾸면 운전자가 허락하기 전 까지는 변속하지 않고 그대로 기다린다. 퓨얼컷이 걸려도 속도에 맞지 않는 어처구니 없는 기어를 고르지 않는 한, 변속기 맘대로 기어 단 수를 바꾸지 않는다. 330i에 탑재된 B48 트윈스크롤 터보 엔진의 최고출력은 258마력. 터보렉도 느껴지지 않고, 두툼한 토크감도 기분좋다. 일반적인 주행에서는 차고 넘친다. 하지만 출력이 쬐끔 아쉽기도 하다. 이정도 무게면 300마력 정도가 가지고 놀기에는 딱 재미있을 것 같다. 바로 윗등급 M340i가 어른거리는 부분이다.

제동력은 훌륭하다. 고속에서의 잦은 제동에서도 쉽게 지치지 않고, 강력한 힘으로 바퀴를 잠근다. 브레이크 페달 세팅은 짧은 데드존 이후 즉시 강력한 브레이킹이 된다. 일상 주행에서는 생각보다 강약(모듈레이션) 조절이 조금 어려운 듯하다. 제동력이 높은 패드라서 그럴까. 고속 주행에서 브레이킹 조절은 무난했던 걸 보면 소위 말하는 '아직 길이 덜 들어서(패드와 디스크면이 완벽히 평탄화가 되지 않아서)' 그런 걸 수도 있다.

스포츠모드로 바뀌면 실내로 더 커진 배기음이 들린다. 가변배기 기능이 있는 것은 아니고, 실내로 가상의 엔진사운드를 들려주기 때문이다. 4기통에서는 듣기 힘든 가슴 울리는 사운드가 나온다. 기존 모델에 어색했던 가상사운드는 시간이 지나면서 무척 자연스러워졌다. 남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도 신나게 달릴 수 있게 됐다. 그러나 난 인위적인 사운드는 싫다는 분들에게는 다른 선택지가 있다. 꾸미지 않은 진짜 6기통 M340i이 그리 크지 않은 가격차이로 위치하고 있다.

최근 배기가스 규제가 더욱 심해지면서 제조사들 역시 안간힘을 쓰고 있다. 스포츠 모드로 그렇게 과격한 주행을 했지만, 복귀 후 연료게이지는 3/4을 가르키고 있었다. 258마력에 18인치 휠을 끼우고도 복합 연비가 11.1km/l, 무척 뛰어난 효율이다.

BMW 3시리즈는 가장 저렴한 320d 기본 모델이 5,320만원, 가장 비싼 330i xDrive M스포츠 패키지가 6,510만원이다. 그런데 여기에 천만원 정도면 보태면 M340i까지 바라볼 수 있다. M340i는 올해 11월 출시 예정이다. 세단의 교과서라 불리던 프리미엄 3시리즈는 소형 스포츠 세단의 중심에서 또 다시 고성능 바람을 일으킬 것인가. 왕좌를 되찾기 위한 3시리즈의 반격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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