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 친환경 전기차, 닛산 올-뉴 리프

조회수 2019. 5. 3.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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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이후 세계에서 가장 먼저 팔린 양산형 전기차, 그리고 현재까지 가장 많이 팔린 전기차. 바로 리프를 이야기 하는 수식어이다. 경쟁 업체들이 훨씬 높은 성능과 옵션을 장착한 차량들로 아래에서부터 치고 올라오는 중이지만, 리프는 미국와 유럽등지에서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다. 리프는 다른 차량들과 어떤 점이 다르기에 이토록 여전히 사랑받고 있는 걸까.

 

최초가 항상 최고는 아니다, 하지만 깊이가 있다

리프의 차별점은 e-페달과 코너링이다. 원 페달 드라이빙이 가능한 e-페달은 급하게 제동할 때 빼고는 90% 이상 브레이크 페달 사용량을 감소시켜 가다서다가 반복되는 시내 주행 스트레스를 줄인다. 코너링은 토크 벡터링 시스템을 적용해 성능을 높인다. 코너 안쪽 바퀴에 제동을 가해 코너링 성능을 극대화하는 기술로, 자세제어장치를 활용한 시스템이다. 전기차는 이동수단으로써 목적에 좀 더 무게를 두다보니 단순히 주행거리를 늘린다거나, 아니면 아예 극단적으로 스포티함에 집중하게 된다. 리프는 운전의 재미와 편의성을 위해 출력에 알맞은 섀시부터 주행 인터페이스까지 균형있는 차량으로 완성했다.

 

각지고 세련된 외형

전체적인 형태는 기존의 부드러운 물방울 모양 조약돌에서, 다듬어진 조각상 같은 느낌이 난다. 공기저항계수(CdA)는 0.28로 기존 모델과 같다. 전면부는 V자 형태의 V-모션 그릴 디자인이다. V형태 크롬 장식 끝에서부터 보닛을 거쳐 라인이 쭉 뻗어나가 A필러까지 이어진다. 유리면 같이 반짝거리는 그릴 안쪽에는 보는 방향에 따라 안쪽 입체조형물이 드러나는 3D 아이스 큐브로 전기차 다운 멋을 냈다.

윈드실드를 거쳐 볼록 솟아오른 지붕은 공기의 흐름을 부드럽게 하기 위해 비행기 날개 모양처럼 부드럽게 낮아진다. A필러에는 전방 사각지대를 줄이기 위한 쪽창이 자리했다. C필러에는 지붕 근처에 검은색 장식을 넣어 유리창이 트렁크까지 연결되는 것처럼 보이게 한다. 낮게 전조등 눈꼬리에서 시작된 벨트라인과 두터운 부피로 아래쪽에 입체적인 캐릭터 라인을 만든다. 이 캐릭터 라인은 앞으로 푹 파여진 A필러 아래에서부터 후미등까지 이어진다. 뒷바퀴 위쪽에도 전폭이 좁아지면서 입체적인 느낌의 캐릭터 라인이 하나 추가되었다.

후면부에는 입체적인 V자 모양 후미등이 리프의 인상을 완성한다. 뒤로 올수록 벨트라인 위쪽 보디 전폭이 좁아지면서 후미등과 범퍼 부분이 차체에 따로 붙인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여기에도 역시 V형태의 트렁크 디자인으로 통일성을 줬다. 범퍼 아래쪽에는 차량 하부의 공기흐름을 좋게 해 공기역학적 성능을 높이는 리어 디퓨저가 자리했다.

 

적재적소에 배치한 실내 디자인

리프는 전면시야가 넓다. 주행관련 제어 버튼은 변속기 주변에 배치해 손을 많이 움직이지 않고도 모드전환이 가능하다. 변속레버는 하키 퍽(puck) 같은 낮은 전자식 버튼이다. 푸른 빛이 도는 플라스틱 재질로 친환경차 이미지를 강조한다. 10시 방향으로 밀면 후진, 7시 방향은 D 모드와 B모드로 각각 전환이 가능하다. B모드는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었을 때 적극적으로 회생제동을 동작시키는 주행모드이다. 9시 방향으로 1초간 밀고 있으면 중립(N)으로 들어간다. e-페달이 활성화 된 상태에서는 처음 출발 할 때 외에는 브레이크를 밟지 않아도 변속 레버 조작이 가능하다. 이미 브레이크가 동작하고 있으므로, 차량이 멈췄을 때 조작하여 주행이 가능해 무척 편리하다. 또한 주행 모드(D, B 또는 R)중에 운전석 문을 열면, 자동으로 주차 기어인 P 모드로 변경되어 만에 하나 있을 안전사고를 방지한다.

길쭉한 모양의 송풍구 아래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적용됐다. 안드로이드 기반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는 국내 회사인 아이나비 내비게이션 프로그램이 탑재됐다. 가까운 충전소까지 경로를 검색해주고, 온라인으로 현재 충전기 상태도 표시한다. U+와 네이버 클로바가 적용되어 자연스러운 말로 여러 가지 정보와 내비게이션 경로 설정이 가능하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아래는 공조기 제어 시스템과 USB포트, 열선버튼 등이 있다. 차곡차곡 큼지막한 버튼들로 쌓여있는 모습이 미국차와 비슷한 느낌이 나기도 한다. 계기판은 7인치 컬러 LCD 계기판과 우측 아날로그 속도계가 함께 쓰이는 방식이다. 충전중이 아니더라도 충전 전력을 선택하면 일정 레벨(50%, 75%등) 되기까지 남은 시간을 각각 표시한다. 급속충전기를 얼마나 이용해야 할지 주행계획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된다.

2열 시트는 평소 주행하는 위치로 1열을 세팅하고 앉았을 때 레그룸이 넉넉하다. 그렇지만 엉덩이 높이(힙 포인트)가 비교적 높다. 173cm인 사람이 허리를 쭉 펴서 앉았을 때는 손가락 두 개 정도가 들어간다. 키가 큰 사람은 허리를 여유있게 하고 앉아야 수월할 듯하다.

트렁크는 VDA기준 435리터로, 꽤 넓다. 여기에 6:4로 폴딩되는 2열 시트를 접으면 두 배 가까이 넓어진다. 시트가 접히는 중간에 턱이 있어, 완전히 평평하진 않다. 트렁크 디자인은 적재시에 불편한 휠하우스 부분을 최대한으로 줄여, 정사각형에 가까운 형태로 완성했다.

 

파워트레인과 주행성능

리프 2세대의 모터는 최대출력 150마력(110kW), 최대토크 32.6kgf.m AC 동기식 모터이다. 모터는 차량 앞쪽에 배치해 앞바퀴를 굴린다. 차량 바닥에 장착된 배터리는 40kWh 리튬이온 배터리이다. 1회 충전 주행거리는 231km, 복합 전비는 5.1km/kWh이다. 공차중량 1,585kg이고 앞뒤 무게 배분은 58:42이다.

실내는 무척 조용하다. 다른 전기차들과 비교해볼 때 상대적으로 인버터 소음이 조금 있긴 하지만 수긍할 수 있는 수준이다. 오디오에서 고음역대를 맡는 트위터는 A필러 상단부에 위치해 있어 좀 더 선명한 소리를 들을 수 있다. 타이어는 여타 전기차와 동일하게 높은 연비를 위한 미쉐린 에너지 세이버 올시즌 P215/50R17이 장착되어있다. 소음이 없는 전기차로 창문을 열고 산길을 달리니 봄바람이 불어오면서 숲속의 향기가 느껴졌다. 자동차로 달린다기보다는 조용히 가벼운 등산로를 산책하는 느낌이다.

급가속과 코너링을 반복할 때마다 차량 밸런스가 뛰어남을 느꼈다. 피칭이나 롤을 잘 잡아주는 서스펜션의 역할이 확실하다. 서스펜션 스트로크는 짧고, 댐퍼가 단단한 편이다. 배터리는 낮게 깔려 무게중심을 낮춘다. 여기에 토크벡터링 시스템으로 코너 안쪽 바퀴에 제동을 걸어 코너링을 돕는다. SUV형 전기차를 탈 때보다 상대적으로 회두성이 좋고, 무척 재미있다. 주행모드에 스포츠 모드가 없다보니 스티어링휠은 가벼운 느낌 그대로라 조금 아쉽다.

시트 높이가 조금 높다보니 시야는 무척 넓고 편안하다. 그리고 고속에서도 차체가 안정적이다. 잘 조율된 서스펜션이 뒷바퀴의 접지력을 꾸준하게 유지해준다. 편안하고, 물 흐르듯 자연스레 코너를 돈다. 속도가 빨라져도 그렇게 빠르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서스펜션 세팅이 별로인 차량은 고속에서 뒷바퀴의 접지력이 불안해지면서 운전자를 공포에 빠뜨린다. 최고속도는 150km/h에서 제한된다.

친환경차가 효율을 높일 수 있는 큰 장점은 회생제동이다. 모터에 전력을 공급하면 바퀴를 굴리는 구동력이 생기는데, 이를 역으로 바퀴의 구르는 힘을 모터에 전달하면 전기가 생산되는 원리를 쓴다. 전기차가 고속도로에서는 효율이 떨어지고, 시내주행에서 효율이 높아지며 연비가 좋아지는데, 그 이유는 바로 이런 버려지는 에너지를 회수하는 점 때문이다. 내리막 주행을 하다보면 배터리가 오히려 충전되는 재미있는 경험을 했다. 남한산성 같은 높은 동네에서 서울방향으로 출근을 한다면, 출발할 때보다 배터리가 더 충전되는 재미있는 일이 생길 수도 있겠다.

 

브레이크 페달 밟는 수고를 확연히 줄여주는 e-페달

리프의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 페달 밟는 느낌은 상당히 말랑말랑한 느낌이다. 찰떡같다고나 할까? 전기차인 리프는 페달 밟는 것을 도와주는 진공부스터가 따로 없고, 대신 전동식 페달 부스터가 들어간다. 브레이크 페달의 동작 범위는 꽤 길다. 그래서 더 말랑한 느낌을 주는지도 모르겠다.

e-페달은 리프에서 가장 맘에드는 부분이다. 닛산은 e-페달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많은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e-페달은 쉽게 말해 원 페달링 드라이브 방식인데, 일반 자동차와 달리 가속페달을 20%가량만 밟으면 그 때부터 회생제동이 걸리고, 완전히 떼면 최대 회생제동이 작동하면서 정차하기 위한 동작을 한다. 완전히 멈춘후에는 브레이크까지 잡아줘서, 왠만한 주행에선 브레이크 페달에 발을 올릴 일이 드물다. 끼어들기 같은 급제동할만한 상황이 아니면 거의 대부분을 가속페달만 가지고 주행할 수 있다.

일반 차량은 시내 주행에서 자주 브레이크 밟을 일이 생기고, 저속에서 가다 서다를 반복할 때 브레이크 조작은 큰 스트레스가 된다. 하지만 e-페달은 이런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다. 닛산측 주장에 따르면 평소 밟는 90%이상 브레이크 페달 동작을 줄일 수 있다고 한다. 내연기관차의 엔진브레이크와 비슷한 감각으로, 더욱 강력한 회생제동으로 주행할 수 있다. 고갯길 내리막 도로에서는 급경사 헤어핀 한 두 번만 브레이크 페달을 밟고 대부분은 e-페달만을 이용해 주행할 수 있었다.

회생제동이 갑자기 강하게 들어가면, 차가 덜컥거리면서 정차해 승차감이 나쁘다고 생각될 수 있다. e-페달은 주행과 정차하는 동안에도 부드럽게 운전자가 원하는 동작을 한다. 주행하다가 페달을 갑자기 놓더라도 부드럽게 속도가 줄어들고 진동없이 조용히 멈춘다. 높은 완성도를 체감하는 순간이었다. 정차 순간에 브레이크를 줄여 울컥거림 없이 제동하는 것은 사람보다도 훨씬 뛰어난 것처럼 느껴졌다.

평소 내연기관 차량을 탈 때도 엔진 브레이크를 주로 사용하다 보니, 항상 회생제동을 할 때도 뒤쪽에 제동등이 잘 들어오는지 항상 걱정하게 된다. 잘못하면 큰 사고를 유발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e-페달은 시내 주행에서 관찰해보니 가속페달을 밟고있는 동안에는 제동등이 켜지고,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면 제동등이 꺼진다. 평상시 급감속중에는 속도가 줄어드는 가속도를 감지하여 자동으로 제동등이 들어온다. 급제동시 비상등이 켜지는 것의 확장판이라고 볼 수 있겠다. e-페달만으로 제동할 수 있는 가속도는 0.2G, 그러니까 중력의 1/5 가속도이다. 수치상으로 체감하기 쉽게 환산하면 1초당 감속 되는 속력은 19.75km/h이다. 회생제동을 쓰는 동안, 뒷차 운전자가 불안해하지는 않을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리프는 월드 베스트 셀링 전기차로, 그 깊이가 다른 차량이다. ‘전기차가 별 다른거 있겠어?’라는 생각으로 시작한 시승이었지만 리프를 타는 동안 생각이 바뀌었다. 서스펜션의 세팅과 차체의 밸런스가 뛰어나 정말 재미있는 주행을 할 수 있었다. 원 페달 드라이빙, e-페달로 부드러운 주행을 하면서도 운전을 편리하게 해주는 점에서 무척 만족스러웠다. 비교를 위해 e-페달을 끄고 한참을 주행해보니 e-페달보다 부드럽게 시내에서 주행하기는 어려웠다. 물론 평소에 익숙한 방식으로 주행하다가 갑자기 원 페달링 드라이브를 하면 처음에는 헷갈릴 수도 있다. 그러나 몸에 익숙해지면 다시 돌아가기 무척 힘들만큼 편리한 기능이다. 혹시라도 리프를 시승하게 된다면, 아마 e-페달로 주행하는 원 페달 드라이빙에 푹 빠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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