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디젤 세단을 업그레이드하다 - 쉐보레 말리부 디젤 시승기

모토야편집부 입력 2019.02.25 16:59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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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 말리부는 작금의 한국지엠에게 그 어떤 모델보다도 짊어지고 있는 짐이 크다. 경차 모델인 쉐보레 스파크와 함께 한국지엠의 실적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모델이기 때문이다. 쉐보레 말리부는 지난해 11월, ‘더 뉴 말리부’로 거듭나며 배기량을 줄인 새로운 1.35 E터보엔진을 도입했고 새로운 외장 디자인과 더불어 신규 안전/편의사양까지 추가해 상품성을 강화했다.
이번에 시승하게 된 말리부는 1.6리터 디젤엔진을 품은 모델이다. 이 디젤 엔진은 말리부 외에도 현재 쉐보레의 소형 SUV 트랙스와 중형 SUV 모델 이쿼녹스에도 사용되고 있는 엔진이기도 하다.  1.6리터의 작은 디젤 심장을 얹은 말리부는 다른 중형 세단과 어떤 차이가 있을까?
부분 변경을 거친 말리부는 얼굴부터 달라졌다. 말리부의 새로운 얼굴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쉐보레의 새로운 패밀리룩인 듀얼 엘레먼트(Dual Element) 그릴이다. 일각에서는 크롬 장식이 과도하게 많아졌다는 의견도 있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기존 보다 젊어진 인상을 이루고 있다. 예리한 형상의 주간상시등과 날카로운 전조등 디자인으로 한층 도드라지는 인상을 갖는다.
측면에서 보게 될 경우 달리기 선수가 스타트 자세를 취한듯한 패스트백 디자인이 돋보인다. 전세계적으로 세단들 또한 과감한 4도어 쿠페 형상의 디자인을 채용하기 때문에 어색하단 생각은 들지 않는다. 19인치 알로이 휠의 디자인 또한 기존 모델과 똑같다. 후미등은 클리어타입에 가까워진 점이 흥미롭다. 기존에 비해 더욱 섬세하고 화려한 형태를 띄고 있으며, 야간에는 더욱 화려한 인상을 받게 된다. 테일파이프는 바깥으로 드러내지 않고 범퍼 안으로 숨겨 놓았다.
실내는 기존의 말리부와 큰 차이가 없다. 다만 새로운 색상인 투톤 색상의 크림 베이지를 선택한다면 좀더 화사하고 따뜻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시승차는 블랙 색상의 인테리어로 차분한 분위기를 낸다. 실내에서의 가장 큰 변화는 계기판과 중앙의 8인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꼽을 수 있다. 기존에 비해 개선된 UI 디자인과 즉각적인 터치 반응으로 사용이 더욱 편리해졌다. 안드로이드 오토와 애플 카플레이를 통해 스마트폰과 연동이 가능하다.
실내 공간 또한 기존 말리부와 동일한 구성을 유지하고 있다. 앞좌석은 사양에 따라 다르지만 8방향 전동조절 기능, 2방향 전동식 허리 받침대, 3단계의 열선 및 통풍 기능이 적용된다. 뒷좌석 또한 동급대비 긴 휠 베이스를 바탕으로 넓은 다리공간을 보유했다. 트렁크의 용량은 447리터다.
말리부 디젤의 엔진은 GM이 오펠과 공동 개발한 1.6리터 CDTi 디젤 엔진을 장착했다. 이 엔진은 소형 SUV 시장의 선구자, '트랙스(TRAX)'에 처음 실린 엔진으로, 136마력/3,500~4,000rpm의 최고출력과 32.6kg.m/2,000~2,250의 최대토크를 낸다. 변속기는 GM 하이드라매틱 GEN.III 6단 자동변속기를 적용했으며, 이 역시 트랙스의 파워트레인과 동일하다. 1.6리터 직렬4기통 CDTi 디젤엔진은 말리부와 트랙스 외에도 중형 SUV '이쿼녹스'에도 사용되고 있다.

이 엔진이 처음 한국 땅을 밟게 되었을 때 한국지엠에서는 이 엔진을 두고 ‘위스퍼 디젤(Whisper Diesel)’이라고 칭했다. 물론 이는 어디까지나 마케팅 용어에 불과하다. 실제로 가속페달을 밟아 주행을 하게 되면 디젤 특유의 소음과 진동은 여지없이 실내로 파고든다. 다만 중형세단의 체급을 가진 덕분에 보다 작은 크기의 승용세단에 비해 상당히 정제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소음은 분명히 존재하지만 그것이 불쾌함으로 곧장 연결되는 수준은 아니다.

오토 스타트/스톱 기능이 적용되어 있다는 점도 좋은 점수를 줄 수 있다. 정차시 엔진을 정지시켜 연료의 낭비를 막으면서도 정차 중일 때에 한해 소음 및 진동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전륜 맥퍼슨 스트럿, 후륜 멀티링크 서스펜션을 적용해 승차감은 전반적으로 탄탄한 느낌을 보여준다. 노면 상태에 따라 즉각적으로 깔끔하게 걸러 내준다는 느낌이 강하다. 모든 좌석에서 고루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은 패밀리 세단 덕목 하나는 충실히 지키고 있다. 

말리부 디젤의 동력성능은 제원 상 표시되어 있는 수치에 비해 만족스러운 경험을 안겨 준다. 일상적 운행에서 자주 사용하게 되는 30~60km/h 대역은 물론, 고속도로 제한 속도인 100~110km/h 대역까지는 거침없는 가속을 경험할 수 있다. 하지만 본격적인 고속주행에 돌입하기에는 엔진의 동력에 명백한 한계가 있다. GEN.III 6단 자동변속기는 조합이 나쁘지는 않지만 여전히 직결감보다 여유로움이 더 크게 느껴진다. 주행을 하면 할수록 차체 또한 단단하다는 느낌을 주며 고속으로 주행해도 불안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랙 마운트 타입의 전동식 파워 스티어링 시스템은 즉각적으로 반응해 우수한 핸들링을 보인다. 전륜구동 특유의 언더스티어 성향을 최대한 억제한 느낌을 준다. 패밀리세단으로서는 상당히 든든한 느낌을 주는 섀시와 준수한 균형감각을 지닌 하체, 그리고 직관적인 스티어링 시스템이 만나 코너가 많은 구간에서도 자신감을 갖고 주행을 즐길 수 있다. 

말리부 디젤의 공인 연비는 시승차인 19인치 휠/타이어 장착 차량을 기준으로 도심 13.1km/l, 고속도로 16.6km/l, 복합 14.5km/l다. 시승을 하며 기록한 구간별 평균 연비는 혼잡한 시내에서는 12.5km/l, 한산한 교외 구간에서는 15.0km/l 정도로 기록되었다. 고속도로를 100km/h로 정속 주행하는 경우에는 최대 19.8km/l의 평균 연비를 기록했다. 말리부 1.6 디젤의 가격은 VAT포함 2,936만원~3,195만원이다.
1.6리터급 디젤 심장을 품은 말리부 디젤은 여타의 중형 세단과는 확실하게 차별화되는 몇 가지 장점을 지니고 있다. 그 장점은 바로 파워트레인으로부터 비롯된다. 1.6리터의 디젤 엔진은 일상적인 운행 환경에서 필요충분한 동력성능과 우수한 연비, 그리고 세제 상의 이점을 동시에 안겨 준다. 디젤의 전성기가 저물어 가고 있는 국내 승용차 시장이지만 이 세 가지는 여전히 매력적인 장점들이다. 단점도 없지는 않다. 동형의 가솔린 모델에 비해서는 필연적으로 정숙성에서 불리하고 요소수 충전의 번거로움이 있다. 날로 엄격해지고 있는 환경 규제 또한 간과할 수 없다. 국산 디젤 중형세단이 점차 사라져가고 있는 지금, 쉐보레 말리부 디젤은 얼마 남지 않은 디젤 중형세단이면서도 디젤엔진의 강점은 톡톡히 챙기고 있는 차다. 특히 장거리 운행이 잦은 운전자에게 있어서 매력적인 선택지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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