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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관의 확장. 두카티 디아벨 1260 S

조회수 2019. 5. 3.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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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카티 디아벨이 새로워졌다. 비행체의 유선형 디자인을 연상케 하는 늘씬한 보디워크와 하체를 꽉 채운 신형 엔진의 레이아웃이 시선을 끌어당긴다. 격변한 디자인만큼이나 디아벨의 퍼포먼스도 가슴을 울릴 수 있을까? 궁금증을 안고 스페인 마르베야로 향했다.

두카티 디아벨의 장르는 무엇일까? 일반적으로 다수의 사람들이 디아벨을 크루저쯤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묵직한 보디감과 큼직한 리어 타이어 그리고 다소 편안한 라이딩 포지션을 조합해 봤을 때 분명 그렇게 생각할 만 하다. 나 역시도 그랬고.


메가 몬스터

디아벨은 확실한 중량감이 있다. 늠름한 덩치는 시각적으 로 볼륨감과 중량감을 동시에 준다. 극단적으로 크기를 키운 뒷바퀴는 존재감이 명확하다. 디아벨은 부피감을 강조했지만 그렇다고 불필요하게 키운 것이 아니어서 단단한 근육으로 덮인 ‘센 놈’의 이미지가 있다. 하지만 이런 겉모습만으로 디아벨을 예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두카티는 새로운 디아벨을 설명하며 메가 몬스터(MEGA MOSTER)라고 표현했다. 몬스터를 빗대어 설명함으로써 디아벨의 이미지가 몬스터 안에 한정되는 부작용이 있는 다소 멋없는 표현이었지만, 덩치를 키운 스포츠 네이키드 쯤으로 해석하니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포인트가 있다.

테스트 라이드에 앞선 사전 행사에서 두카티는 꽤나 공을 들여 이것을 설명했는데 도식화된 이미지 자료를 보니 의외로 명확하다. 슈퍼스포츠와 네이키드 그리고 크루저의 교집합인 셈이다. 슈퍼스포츠의 날카로운 스포츠 성능과 네이키드의 일상 접근성 그리고 크루저의 멋을 합친 제3의 길, 그것의 맛이라고 할까.

날렵한 디자인 터치

새로운 디아벨은 매끈했다. 과거의 디자인을 계승해 디아벨의 상징적인 부분들은 그대로 이어가면서도 날렵하면서도 스포티한 감각을 강조했다.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은 연료탱크부터 프런트 엔드까지 이어지는 매끈한 라인이다. 인테이크 끝을 사선으로 잘라 뾰족하게 하고 입체적으로 만든 게 마음에 든다. 전작에서는 프런트 포크 앞까지 인테이크를 뺐었는데 이번에는 프런트 포크 일부가 드러나며 포크 형상이 나타나 고성능 이미지가 더해진다. S 버전이라면 시각적 효과가 배가되는데 골드 컬러 올린즈 도립식 포크가 딱 거기에 있는 보는 것만으로도 흐뭇했다. 슈라우드 아래로 언더카울에서 이어진 사이드 페어링이 차체 하부를 감싸고 있는 모양새는 스포츠 바이크를 연상시킨다. 사이드 페어링에는 세로로 길게 LED 뱡향지시등이 포함되는데 발광 면적이 넓어 시인성이 좋고 독특한 모양새와 분위기를 낸다. 프레임이 변경되며 트렐리스 구조가 앞쪽으로 배치되고 그마저도 슈라우드가 프레임 일부를 덮게 설계했다. 매니폴드 라인도 언더 카울로 덮었다. 전작에서 프레임, 엔진 그리고 매니폴드를 거의 대부분 드러내는 것에 집중했다면 이번에는 풀 카울 바이크처럼 가리고 덮는 연출을 했다. 전작과 비교해 날렵하다고 느껴지는 까닭의 대부분은 과거 디아벨에서 느껴졌던 네이키드의 기계 조형미를 억제하고 스포츠 바이크 룩을 연출한 데에 있다.


에어 인테이크디자인이 변경되며 프런트 포크를 노출해 스포츠 감각을 강조한다. 올린즈 48mm 풀어저스터블 도립식 포크가 적용된다
새 롭게 변경된 버튼 뭉치. 백라이트가 적용된다
날렵하게 뽑아낸 시트, 커스텀 바이크를 보는 듯하다


향상된 퍼포먼스

새로운 디아벨 1260은 두카티 최신예 엔진인 테스타스트레타 DVT 1260 엔진을 얹는다. 두카티 가변 밸브 시스템인 DVT는 밸브 타이밍을 조절해 저회전과 고회전에서 최적화된 출력을 내기 위한 기술이다. 연소 효율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린 것은 아무래도 유로4 환경규제에 대응한 생존 전략이기도 하다. 가장 궁금했던 부분은 토크 레인지의 분포였다. 가변 밸브 시스템이 적용되면서 아무래도 저속 토크 향상과 고속 출력 확보라는 두 가지 목표를 실현하려고 했을 테니 말이다.

섀시의 변화도 특징적이다. 트렐리스 프레임은 앞쪽 실린더에 연결되어 스티어링 허브로 모인다. 이전 세대에서 먼쪽 실린더에서 연결된 것과 차이점이다. 프레임 변경의 장점에 대해 개발자에게 물었는데 차체 강성을 높이고 불필요한 진동을 방지하기 위한 변경이며 디아벨의 스포츠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신형 디아벨은 기민한 조향성을 위해 레이크 각을 28도에서 27도로 줄이고 이로써 트레일은 130mm에서 120mm로 조정했다. 핸들바는 이전 세대와 파츠를 공유하지만 위치를 조정해 라이더 쪽으로 슬쩍 조정했다. 서스펜션 구조의 변경도 새롭다. 리어 서스펜션 구조가 싱글 사이드 스윙암으로 변경되고 새로운 쇽업소버를 장착한다. 상위 모델인 디아벨 1260 S는 리어와 프런트에 올린즈 완전 조절식 쇼크업소버가 적용된다. 브레이크 역시 고성능 사양으로 전후 모두 브렘보 제품인데 프런트는 M50 래디얼 마운트 모노블럭 캘리퍼다. 이 모든 것이 퍼포먼스 향상을 위해 업데이트되었다.


S모델의 리어에는 완전 조절식 올린즈 쇽업소버가 장착된다

전자장비 대거 투입

새로운 두카티 1260은 두카티 최신예 전자장비들을 아낌없이 투입한다. 주행 상황에 따라 엔진 출력 특성을 선택할 수 있는 3단계 주행모드와 파워모드, 장거리 투어를 위한 크루즈 컨트롤이 기본으로 장비된다. 6축 자이로 센서를 기반으로 한 코너링 ABS Evo, 급격한 출력 반응에 대응하는 윌리 컨트롤 Evo, 트랙션 컨트롤 Evo, 파워 런치 컨트롤 Evo도 순정 사양이다. S 모델은 두카티 업다운 퀵 시프트가 추가로 적용된다. 전자 장비는 핸들바 버튼 뭉치로 조작하는데 인체구조에 맞게 설계되어 조작하기 편했고 백라이트가 적용되어 시인성도 적절했다. 3.5인치 TFT 컬러 디스플레이에서 대부분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었고, 핸들바에 얹은 별도의 표시 창에서 상태 표시등을 확인 할 수 있었다. 화면을 보고 이것저것 눌러보고 있자니 이거 슬슬 몸이 근지럽다.

묵직한 폭발력

이제 잠들어 있던 악마를 깨울 차례다. 테스트 모델은 디아벨 1260 S다. 스마트 키 시스템으로 계기반 아래에 있는 버튼을 눌러 키온 하면 컬러 계기반에서 두카티 로고가 라이더를 반겨준다. 스타트 버튼과 함께 묵직한 하울링이 시작되는데 적당한 고동감과 밀집된 무게감이 있는 음색이 기분 좋다.

오늘의 테스트 코스는 와인딩에 집중되어 있다. 사전 코스 설명에서는 도심 구간과 짧고 급격한 코너 오르막길 그리고 크게 굽은 내리막 구간으로 크게 나뉘니 상황에 따라 라이딩 모드를 테스트하기 좋을 것이라고 귀띔해 주었다. 어반 모드에서는 리어 타이어까지 동력이 전달되는 과정이 부드럽고 젠틀하다. 점잖은 사내가 씩씩하고 조금 빠른 걸음으로 걸어가고 있는 느낌이랄까. 라이딩 포지션은 상체가 자연스럽게 슬쩍 서고 핸들 포지션은 적당한 너비로 박력 있는 라이딩 포지션을 잡기 좋다. 속도를 높일 때에도 자연스럽게 상체를 웅크려 공격적인 자세를 만들어도 괜찮았다. 시트 안쪽이 얇은 편이라 지면에 발을 내딛기 좋아 시트고에 대한 부담은 없는 편이었으며, 시트의 형상이 움푹 파이고 엉덩이를 받쳐주는 식이라 빠르게 달릴 때도 적당히 하체를 밀어주어 안정감이 있었다.

전자식 스로틀의 움직임은 가볍다. 이질감 없이 부드럽고 정확하다. 입력 감도에 따라 피스톤 회전수를 조절하며 안정적으로 주행하기 좋았다. 출력이 다소 절제되어 있다는 느낌도 있지만 일반적인 도심 환경에서는 내가 원하는 대로 바이크를 다루고 있다는 만족감을 느낄 만큼 충분하고도 넘친다. 와인딩이 시작되며 엔진의 rpm과 함께 심장박동도 빨라진다. 라이드 모드를 스포츠 모드로 바꾸고 공격적으로 숏코너 업힐 코스에 진입한다. 스포츠 모드는 바이크의 인상을 확 바꾸어 놓았다. 스로틀 그립의 움직임을 예리하게 캐치해 원하는만큼의 토크를 화끈하게 쏟아낸다. 느낌 그 자체만으로도 두카티답다.


스로틀 그립의 움직임을 예리하게 캐치해
원하는만큼의 토크를 화끈하게 쏟아낸다

뚜렷한 색깔

디아벨 1260 S의 움직임은 존재감이 있다. 특히나 240mm 광폭 리어 타이어의 피드백이 강하다. 코너를 공략할 때 예상했던 정도의 기울기를 주며 선회를 만들면 리어 타이어가 끈기 있게 지면을 꾸욱 누르며 따라온다. 극적으로 날렵한 움직임은 아니지만 반대로 허용폭이 커서 안정적인 느낌도 있다. 이게 일반적인 휠 사이즈를 타던 입장에서는 이질적인 것은 느껴지는데 그렇다고 불쾌하다기보다는 선명하게 디아벨의 색깔이 느껴져 마음에 든다.


서스펜션의 움직임도 마음에 든다. S모델에는 앞뒤 모두 풀 어저스터블 올린즈 서스펜션을 장착하고 프런트는 48mm 대구경 도립식 포크를 사용하고 리어는 모노쇽을 적용한다. 여기에 전후 브렘보 브레이크 시스템을 더했는데 프런트는 스포츠 사양 M50 모노블럭 캘리퍼가 조합된다. 서스펜션은 낭창거림 없이 지속적으로 댐핑을 만들어 준다. 워낙 디아벨의 주행 색깔이 선명해서인지 오히려 고성능 서스펜션 특유의 예민한 움직임은 느끼기 어려웠다. 오히려 차체 설정에 잘 녹아 있기 때문에 자연스러움이 배가된 것일지도 모르겠다. 브레이크의 답력도 명확하고 제동력도 강력해 스포츠 주행에서의 강한 브레이크에도 원하는 만큼의 제동력을 느낄 수 있었다. 또한 S모델 기본 사양인 두카티 퀵 시프트DQS는 스포츠 모드의 발군의 조력자가 되는데 기어 조작이 가볍고 기어가 착착 잘 맞아떨어져 기분이 좋다.

재빨리 속도를 높이며 기어를 높일 때에도 민첩하게 작동하고, 반대로 시프트다운도 잘 맞물려 들어간다. 기어 체인지 미스라고 판단되는 상황에도 슬리퍼 클러치가 백토크를 적절히 흘려보내며 보완해준다.


당신의 디아벨

점심 식사를 기점으로 오후에는 비가 왔는데, 산중에 서 비가 내리니 기온이 빠르게 내려갔다. 거기에 빗길 다운힐을 달려야 한다는 부담도 있었다. 라이드 모드도 투어와 어반을 바꾸어가며 달렸다. 투어 모드는 최대 출력 제한은 없었지만 초반 스로틀 조작을 전자적으로 제어하여 출력의 특성을 부드럽게 만들어준다. 그럼에도 화끈하게 도는 맛은 유지하고 있어 언제든 파워를 끌어올 수 있어 좋았다. 오후에는 주로 내리막에 코너가 깊지 않고 완만했다. 속도를 높이지 못하고 슬렁슬렁 달리는데 문득 이것도 디아벨과 잘 맞는 듯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섹시한 바이크 위에 앉아 경치를 보며 느긋하게 와인딩을 돌아나가는 이 모습도 또 다른 디아벨의 일면이었다. 언제든지 라이더가 원하는 대로 포텐셜을 뽑아낼 수 있는 머신이자, 내가 원할 때는 감성 가득 쿨내 뽐내는 투어러가 되기도 하는 그런 바이크. 이것이 두카티가 제시한 슈퍼바이크와 네이키드와 크루저의 경계, 그 교집합으로서 디아벨만의 멋이 아닐까.


DUCATI DIAVEL 1260 S  
엔진형식 수랭 L트윈 듀얼스파크 4밸브 듀얼스파크 가변밸브 보어×스트로크 106 × 71.5(mm) 배기량 1,262cc 압축비 13.0 : 1 최고출력 159hp / 9,500rpm 최대토크 129Nm / 7,500rpm 시동방식 셀프 스타터 연료공급방식 전자제어 연료분사식(FI) 연료탱크 17ℓ  변속기 6단 리턴  서스펜션 (F)48mm 도립식 풀어저스터블 (R)코일 오버 모노쇽 타이어 사이즈 (F)120/70 ZR17 (R)240/45 ZR17 브레이크 (F)300mm더블디스크 (R)265mm싱글디스크 전장×전폭×전고 미발표×미발표×미발표(mm)   휠베이스 1,600mm  시트높이 780mm 건조중량 218kg 판매가격 3,550만 원(노멀 3,000만 원)

  이민우 기자  사진  두카티   취재협조  두카티 코리아 www.ducati-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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