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더욱 근사해진 캐딜락 CT6

기어박스 입력 2019.05.22 14:36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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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대표하는 럭셔리 브랜드 캐딜락의 플래그십 CT6. 날카로웠던 겉모습은 더욱 인상적인 모습으로 바뀌었고 소소한 업그레이드를 통해 ‘REBORN’이라는 타이틀을 두르고 등장했다.



5227mm(기존 모델보다 40mm 길어졌다)의 길이는 미니밴 카니발보다 더 긴 수치다. 하지만, 낮고 넓은 비율과 날렵한 디자인 덕에 커 보이지 않는다. 더욱 멋지게 변한 헤드램프, 그와 동일한 디자인 언어를 받아들인 테일램프의 조합이 외관의 핵심이다. 우리가 받은 시승차는 스포츠 플러스 트림으로 캐딜락 고성능 모델 V 시리즈에 적용된 매쉬드 그릴과 에어로 파츠가 장착되어 역동성을 살렸다. 이는 스포츠 트림에도 적용된다.



멋진 외관과 달리 실내는 다소 심심한 구성이다. 좋게 말하면 심플이고 나쁘게 말하면 좀 더 신경 썼으면 한다. 트림마다 다르지만, 이번 시승에서 만난 모델은 스포츠 플러스 모델임에도 기어 레버와 컵 홀더 주변부의 소재가 일반 대중차 같았기 때문이다. 디스플레이 모니터의 크기도 다소 작게 느껴졌다. 또한, 모니터 아래 자리한 터치 방식의 볼륨 조절은 사용하기 불편하기에 빼도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기어 레버 부근에 자리한 로터리 방식의 컨트롤러가 사용하기 훨씬 편하다.



리어 카메라 미러도 업그레이드됐다. 화질이 깨끗해졌고 화면 밝기와 각도 조절, 확대 기능까지 추가했다. 리어 뷰 카메라가 적응이 안 된다면, 간단하게 기존 룸 미러로 바꿀 수도 있다. 하지만, 승객 및 헤드레스트로 인해 가려지는 부분이 전혀 없으며, 뒷좌석 승객과 불필요하게 눈을 마주치게 될 일도 없다. 후방 시야를 300% 이상 넓혀주니 여기에 적응하면 기존 룸 미러가 어색해진다. 시트도 만족스럽다. 푸근하게 엉덩이와 등을 떠받쳐 시승 내내 안락함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마사지 기능이 기본이며 운전석과 동승석 모두 20방향(플래티넘 트림은 16방향) 조절할 수 있다.



아이들링 역시 기함에 어울리는 정숙성을 보여준다. CT6의 올라간 엔진은 V6 3.6리터 자연흡기 엔진으로 334마력의 최고출력과 39.4kg.m의 최대토크를 낸다. 요즘 보기 드문 보물이다. 기존 모델에는 2.0리터 터보 엔진이 있었지만, 새로운 모델에는 단일 엔진으로만 판매한다. 물론, 미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3.0리터 트윈터보 엔진을 준비 중이라는 담당자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으니, 좀 더 고성능 모델을 원하는 소비자는 기다려보는 것도 좋겠다.



기함의 덕목 중 하나는 언제나 부드럽게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다. 가속 시 매끄럽게 반응해야 하고 브레이크는 안전벨트에 의존하지 않아야 한다. 물론, 운전자의 숙련도에 따라 달라지지만, 가속 페달을 밟았을 툭툭 튀어 나간다거나 브레이크 성능이 너무 초반에 몰려 있어 안전벨트에 의존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그런 면에서 CT6는 매우 만족스러운 모습을 보여준다. 좁은 길이나 왕복 4차로에서 유턴을 할 때도 긴 차체가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액티브 리어 스티어(앞바퀴 조향에 따라 뒷바퀴도 방향을 트는 기술로 저속에서는 앞바퀴와 반대, 고속에서는 같은 방향으로 조향이 된다) 덕분에 회전반경을 줄여줘 매우 민첩한 모습을 보여준다.



마치 호수에 한가롭게 햇살을 즐기는 우아한 백조처럼 수면 아래는 바쁘게 발을 휘젓듯 10단 자동변속기 역시 부리나케 움직인다. 승객은 전혀 눈치채지 못한다. 변속 충격은 느낄 수 없으니 말이다. 경이로는 기어 단수로 인해 100km/h 에서의 분당 회전수는 1500을 약간 넘는다. 큰 차체와 무게로 인해 시내에서 소비한 연료는 항속 주행에서 보상받는다. 거기에, 일정 조건에서 작동되는 실린더 휴지 기능으로 6개에서 4개의 실린더만 연료를 공급해 연료 효율을 끌어올린다. 물론, 시내에서 실린더 휴지 기능을 목격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안락함을 무기였던 CT6는 고속 주행에서 진가를 발휘했다. 속도가 오를수록 안정감도 높아졌다. 스포츠 모드를 누르고 가속 페달을 깊게 밟으니 낮은 음색의 배기 사운드가 점점 크게 들려왔다. 고성능 모델은 아니니 기분 내기에는 적당한 소리였다. 앞서 언급한 뒷바퀴 조향 시스템은 차선 변경 시, 민첩하게 미끄러져 차로를 옮겨 탔다. 시승 코스에는 코너 실력을 알아볼 수 있는 와인딩 코스가 없었기에 핸들링을 논하기는 어렵지만, 인터체인지를 돌아나가는 느낌을 간략하게 표현하자면, 긴 차체가 느껴지지 않을 만큼 충분히 민첩하다는 거다. 하지만 굳이 스포츠 주행이 필요할까 싶다. 그냥 기본 설정으로 항속 주행을 할 때 가장 멋지게 보이는 모델이 바로 CT6다. 그런 와중에도 실내는 승객과 대화를 나누는 데 전혀 지장이 없을 정도로 조용했다.



뒷좌석은 CT6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공간 중 하나다. 앞좌석 헤드레스트 뒷부분에 마련된 모니터를 통해 장거리 주행의 지루함을 달랠 수 있다. 하지만, 편안한 시트에 몸을 맡기면, 잠이 먼저 찾아올 게 분명했다. 마치 엄마가 유치원생 아이를 뒤에서 껴안듯 기분 좋은 착좌감이다.



시승 행사를 통한 시승이었기에 정해진 코스를 달려야만 했다. 따라서 CT6를 충분히 느꼈다고 말하기는 무리가 있다. 1시간 남짓 느껴본 CT6의 매력은 무엇일까? 첫 번째, 보기 드문 자연흡기 엔진이라는 점은 분명 호불호가 나뉘겠지만, 자연흡기를 좋아하는 사람이 많기에 플러스 요소로 보여진다. 판매량이 엄청난 모델은 아니지 않은가. 두 번째, 존재감 확실한 디자인은 특유의 오라를 풍기며 시선을 잡아끈다. CT6를 두고 디자인이 별로라는 사람은 아직 보지 못했다. 다만, 아쉬운 점도 있다. 인테리어가 좀 더 발전했으면 어떨까 싶다. 이번 모델은 조그셔틀 다이얼을 장착해 편의성을 높이기는 했지만, 전체적인 느낌이 매우 아쉽다. 아마도, 멋진 외관이 기대치를 너무 높여 놨기 때문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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