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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차 가격 올리는 추태?' 현대는 맞고 르노삼성은 틀리다

전승용 입력 2019.05.23 13:28 수정 2019.05.23 16:17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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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차 가격 인상 논란.. 르노삼성은 억울하다

[전승용의 팩트체크] LPG 자동차에 대한 여론이 그리 좋지 않은 듯합니다. 일반 판매가 시작되자 기다렸다는 듯이 차량 및 LPG 가격이 올랐다며 많은 비판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연료에 따른 각자의 특징이 있을 텐데, 너무 일방적으로 욕을 먹는 듯해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지난 21일에도 LPG 관련 기사가 올라와 자동차 뉴스 페이지를 뜨겁게 달궜습니다. “월 1000원 아끼려고 車 사나” 불붙는 LPG車 경제성 논란..이란 기사인데요. 무려 13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을 정도로 많은 관심을 받았네요.

얼핏 봐도 ‘진짜 저렴할 것 같아? 차 가격이 쌀 때나 그랬지.. 가솔린보다 300만원 이상 싸던 게 규제 풀리니까 내장재를 휘발유처럼 끼워주고 450만원을 올려?’라거나 ‘웃긴 건 LPG차를 일반인이 살 수 있게 허용하자마자 LPG차 가격을 올리는 추태! 예전처럼 싸게 판매는 못할망정 휘발유차보다 비싼 건 이해 불가!’라는 부정적인 내용의 댓글이 많았습니다.

또, ’멍청이들아, 현대기아차가 LPG차 더 팔아먹으려고 규제를 푼 거야’라던가 ‘사람들이 LPG차로 몰리면 가격을 올려서 세금을 충당하려고 하네, 전기차나 수소차가 개발되면 세수가 줄어드니 꼼수를 쓰는 것’이라는 음모론도 간간이 보이네요.

뭐, 연비가 별로 안 좋다를 비롯해 힘이 부족하다, 중고차로 팔 때 가격이 많이 내려간다, 트렁크가 좁아 불편하다 등 사용 경험에 근거한 비판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가격 인상에 대한 부정적 댓글이었습니다.

팩트체크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과연 LPG차의 가격은 진짜로 올랐을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 주장은 현대차에게는 맞고 르노삼성에게는 틀렸습니다. 현대차는 올렸고, 르노삼성은 낮추거나 최소한 동결했거든요.

기존에 판매되던 택시와 렌터카, 장애인용 차량에는 정부의 세금 혜택이 있습니다. 개별소비세와 교육세를 면제해주는 것이죠. 개별소비세는 공장도가에 5%, 교육세는 개별소비세의 30%가 붙습니다. 그런데, 택시와 렌터카, 장애인용 차량에는 개별소비세가 아예 면제됩니다. 그러니 교육세도 내지 않는 것이죠.

예를 들어 공장도가 2000만의 차량이라면 개별소비세 5%(100만원)와 교육세 30%(30만원)가 추가돼 2130만원이 됩니다. 여기에 부가세 10%가 붙으면 2343만원이 되는 것이죠. 그런데 택시와 렌터카, 장애인용 차량에는 개별소비세와 교육세 130만원이 제외됩니다. 공장도가 2000만원에 부가세 200만원만 추가돼 2200만원에 살 수 있다는 겁니다. 세금으로만 143만원 차이가 나게 되는 것이죠.

르노삼성 홈페이지에 가보니 택시 SM6 LPe 렌터카 기본형의 가격은 2060만원입니다. 그런데 같은 사양의 일반 판매용 모델의 가격은 2153만7300원입니다. 비교해보면 140만원이 아니라 94만원 차이가 나는데요. 이는 정부의 개별소비세 인하 정책(5%→3.5%)이 반영됐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이 정책이 끝나면 두 모델의 가격 차이는 다시 140만원 수준으로 돌아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가격 비교 대상도 잘못됐습니다. LPG 일반 판매 모델의 가격 비교는 택시와 렌터카가 아니라 장애인용 차량과 해야 합니다. 택시와 렌터카는 영업용으로, 말 그대로 깡통 트림이 판매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장애인용은 일반 가솔린 모델과 같은 트림이 구성됐고, 해당 트림에 맞는 고급 사양이 들어있었습니다.

SM6 LPe를 일반 판매용과 장애인용을 비교하면 SE 트림은 107만8350원, LE 트림은 116만7075원, RE 트림은 126만7175원 차이가 납니다. 이는 앞서 말씀드린 대로 개별소비세와 교육세 등 세금 혜택으로 인한 차이에 불과합니다. 절대 LPG로 바뀌면서 가격이 올라간 게 아니란 이야기죠.

그럼에도 LPG 차량 가격이 올랐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는 아마 현대차 때문인 것 같습니다. 르노삼성과 달리 현대차는 LPG 모델의 가격을 가솔린 모델보다 높게 책정했거든요.

신형 쏘나타의 경우 일반인에게 판매되는 LPi 모델은 스마트, 모던, 프리미엄, 인스퍼레이션 등 4가지 트림으로 구성됐습니다. 렌터카에 있던 기본 트림 스타일은 제외하고 고급 트림인 스마트부터 시작합니다. 여기에 장애인용에 있는 모던, 프리미엄, 인스퍼레이션 트림을 더했습니다. 가격 차이도 SM6 LPe처럼 세금 면제 분 정도만 납니다. 여기까지는 별다른 문제가 없어 보입니다.

그런데 가솔린 모델과 비교하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더 비쌉니다. 기본 트림인 스마트의 경우 LPi는 2457만원으로, 가솔린(2346만원)보다 111만원 높네요. 최고급 인스퍼레이션도 별 차이는 안 나지만 5만원 더 나가네요.

아반떼 역시 LPG 모델의 가격이 더 높습니다. 1.6 LPi 스타일 트림은 1698만원으로, 1411만원의 1.6 가솔린보다 287만원이나 비싸게 판매합니다. 한 등급 위의 스마트 트림의 경우 1953만원과 1803만원으로 140만원의 차이가 납니다.

물론, 각 트림과 트림별 사양이 달라 절대적인 비교는 어렵습니다. 올라간 가격만큼 고급 사양을 넣었을 수도 있습니다만, 어쨌든 르노삼성과 달리 현대차는 전반적으로 LPG 모델의 가격을 일반 가솔린보다 높였습니다.

이는 LPG 시장을 대하는 두 회사의 입장, 또는 정책 차이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르노삼성은 LPG 일반 판매 시대를 맞아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야 하는 반면, 현대차는 LPG 시장을 키우는데 별로 관심이 없어 보입니다. 이미 택시와 렌터카 등 법인 시장을 꽉 잡고 있으니까요.

이는 트림 구성에서 바로 드러납니다. 르노삼성의 경우 장애인용과 일반 판매용의 상품 구성을 똑같이 맞췄습니다. 보다 저렴한 깡통 모델을 원하는 소비자를 위해 2153만7300원짜리 PE 트림도 내놨죠. 게다가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같은 파워트레인의 가솔린 모델보다 가격을 낮췄습니다.

반면 현대차는 각 트림을 다르게 하고, 트림별 사양도 다르게 했습니다. 각 트림별 일대일 비교가 어려울 정도로 헷갈린 구성입니다. 무엇보다 가격을 일반 가솔린 모델보다 비싸게 책정했죠. 많이 팔 생각은 없지만, 굳이 살 사람에게는 팔겠다는 입장으로 보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현대기아차가 LPG차를 더 많이 팔려고 규제를 풀었다는 주장은 다소 설득력이 떨어져 보입니다.

마지막으로 댓글 하나 소개해드리며 팩트체크를 마치기로 하겠습니다. LPG 차량을 사야 하나, 말아야 하나를 고민하시는 분들께 조금은 도움이 될 듯합니다.

‘LPG 쏘나타 운전자입니다. 고속도로 등 장거리 운행이 많으면 LPG가 유리합니다. 작년에 지방을 3만km 달리며 차계부를 적었는데, 연료비로 약 250만원을 지출했습니다. 다섯 식구 타고 다니면 오르막과 가속 시 힘이 조금 부치는 것을 느끼지만 감수할만 합니다. 다만, 요즘 LPG 가격이 올라서 도심 주행과 출퇴근에는 가성비를 기대하기 어려울 듯합니다’

자동차 칼럼니스트 전승용

전승용 칼럼니스트 : 모터스포츠 영상 PD로 자동차 업계에 발을 담갔으나, 반강제적인 기자 전업 후 <탑라이더>와 <모터그래프> 창간 멤버로 활동하며 몸까지 푹 들어가 버렸다. 자동차를 둘러싼 환경에 관심이 많아 여기저기 킁킁거리며 열심히 돌아다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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