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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욕 돋우는 쏘나타, 이 강력한 포식자의 역할론

나윤석 입력 2019.03.16 09:49 수정 2019.03.16 09:5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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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못에 메기를 풀었다. 그렇다면 다른 물고기들은? – 쏘나타 DN8
쏘나타 DN8

[나윤석의 독차(讀車)법] 2주 전에 현대자동차 쏘나타 DN8에 대한 글을 하나 올렸던 적이 있습니다. 쏘나타 DN8은 현대차가 위기감을 제대로 느끼고 면밀하게 판단하여 재빠르게 실천에 돌입했다는 증거라고 말씀드렸었습니다. 즉, SUV에게 주류 대중 모델의 역할을 넘겨주고 세단은 좀 더 특화된 시장을 추구한다는 전략입니다.

그리고 최근 쏘나타가 공개되었습니다. 디자인에 대해서 각자의 의견이 있으시겠지만 확실한 것은 이전의 쏘나타들과는 확연하게 구분되는 공격적인 외관 디자인이라는 점에는 동의하시리라 믿습니다. 그러면서 실내 디자인은 매우 고급스러운 분위기에 미래적인 터치가 더해진 이를 테면 ‘구매욕을 돋우는’ 디자인입니다.

쏘나타 DN8

LF 쏘나타가 나올 때의 ‘본질로부터’ 캠페인을 기억하시는지요. 제네시스 DH도 마찬가지였지만 저는 그 때 현대차가 무거워지는 한이 있더라도 차체의 강성을 높이겠다는 접근법에 찬성했습니다. 즉, 견고하게 만드는 법을 먼저 익힌 뒤 최적화를 통해 무게를 줄이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 옳은 순서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LF 쏘나타와 제네시스 DH는 1교시 수업이었던 겁니다.

쏘나타 DN8는 2교시 수업입니다. 즉, 강성을 높이면서도 차체를 가볍게 만들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그동안 너무나도 오래 사용했던 플랫폼을 버리고 강성과 중량을 최적화한 3세대 플랫폼을 만들었다는 것이 쏘나타가 얼마나 심혈을 기울인 모델인지를 알려줍니다. 엔진도 대부분 스마트스트림을 기반으로 하는 차세대 파워트레인이 적용됩니다. 즉, 쏘나타 DN8은 기술적으로 안팎이 모두 바뀐 모델입니다.

한 마디로 이번 쏘나타 DN8은 현대차가 21세기 들어 내놓은 세단 모델 가운데 가장 큰 변화가 담긴 자동차라고 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쏘나타 DN8

따라서 쏘나타는 잘 팔릴 겁니다. 쏘나타를 걱정하는 것은 ‘우리가 연예인 걱정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일 정도로 의미가 없을 겁니다. 그래서 우리는 쏘나타 DN8이라는 강력한 포식자가 등장한 중형 세단 연못에 이미 살고 있던 물고기들, 즉 K5, SM6, 말리부 등은 어떻게 될까, 그리고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그리고 결론적으로 그것이 소비자들에게는 어떤 이득이 될까를 생각하는 편이 훨씬 생산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전반적으로 시장에는 상당한 수준의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기존 모델들과는 확연히 구분되는 분위기를 가졌기 때문에 다른 모델들에게서만 고객을 빼앗아오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고객들을 유입시킬 가능성이 충분히 있기 때문입니다. 공개된 사진의 외모와 색상 때문인지 폭스바겐 아테온을 떠올리는 이들을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습니다. 이것만으로도 소비자들이 쏘나타라는 모델에서 떠올리는 이미지를 끌어올리는 효과를 이미 거두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SM6

쏘나타의 프리미엄화 전략에 가장 영향을 받을 모델은 SM6일 것입니다. SM6는 지금 쏘나타가 가려는 프리미엄 전략을 국내 중형 세단 최초로 시작한 모델이기 때문입니다. 쏘나타는 옵션과 스펙이 대폭 강화되고 신모델의 신선미를 가졌으면서도 여전히 SM6보다 시작 가격이 저렴합니다. 풀옵션 가격은 2.0리터 엔진 기준으로 큰 차이가 없지만 사양은 쏘나타가 다소 우세합니다. 즉, 이대로 맞부딪치면 SM6의 열세는 불을 보듯 뻔합니다.

그렇다면 SM6에게는 어떤 해법이 있을까요? 제 생각에는 단기적으로는 트림의 숫자를 단순화하여 관리 경비를 최적화하고 그 이윤을 기본 장비의 추가로 고객에게 돌려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SM6는 트림 종류도 많지만 선택 사양이 매우 복잡합니다. 쏘나타는 이번에 사양을 선택하기 매우 쉽도록 패키지의 종류를 단순화했습니다. 그리고 중장기적으로는 르노 브랜드를 적용하고 탈리스만의 이름을 사용했으면 합니다. 기술적으로도 굳이 AM 링크 후륜 서스펜션을 고집하는 것보다는 유럽에서 사용하는 토션 빔 + 4WS 등으로 유럽용 제품과 일원화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나라 수입차 시장에서도 강한 자동차 선진국 유럽의 감성과 기술력, 브랜드를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SM6 뿐만 아니라 르노삼성자동차에게도 이롭다는 생각입니다.

말리부

말리부의 경우는 라이트사이징 1.35리터 e 터보 엔진이 쏘나타 2.0과는 성격이 다소 다른 고객들을 상대하므로 직접적인 영향은 SM6만큼 크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쏘나타가 2.5 스마트스트림 터보 엔진을 투입하면 말리부의 고성능 이미지를 책임지는 2.0 터보 모델은 더 이상 고성능 국산 중형 세단의 강자일 수가 없습니다. 즉, 말리부는 높은 곳부터 쏘나타에게 이미지 삭제를 강요당할 우려가 있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말리부는 당분간 2리터 엔진을 주력으로 사용하는 쏘나타에 비하여 공격적으로 터보 엔진을 운용하는 이미지를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쏘나타에 비하여 여전히 조금씩 큰 차체의 크기를 강조하여 동급 최대의 자리를 지켜야 할 것입니다. 국내에 도입되고 있지 않은 9단 변속기의 도입도 말리부의 강점인 파워트레인의 보강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K5

K5는 이미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2020년형 K5는 드라이브와이즈 기능의 대폭 기본 적용, 뒷좌석 열선 등의 중하위 트림 기본화 등 안전 및 편의 사양을 강화하여 가격 경쟁력을 높였습니다. 주요 기능에서는 현대차와 기아차는 동일합니다. 물론 신형 쏘나타의 내장형 블랙박스 등과 같은 새로운 장비는 없지만 K5는 신모델이 나올 때까지는 쏘나타의 주요 기능을 대폭 기본 제공하면서도 저렴한 가격으로 승부하겠다는 뜻입니다. 대중 브랜드로서는 맞는 접근입니다. 하나 더 덧붙인다면 달라진 쏘나타에 비하여 확연히 남성적인 디자인 언어와 함께 말리부에 비해서는 높은 가성비와 중고차 가격 등의 현실적 메리트도 강조한다면 적당한 자리매김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소비자들도 자동차 브랜드들의 고민과 접근법을 간파한다면 보다 알찬 혜택을 하실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쏘나타라는 메기가 기존에 있던 연못의 물고기들에게 자극제가 되어 활기를 제공할지, 아니면 모두 메기의 밥이 되어버리고 시장은 더욱 역동성이 떨어질 것인지 큰 관심거리입니다.

자동차 칼럼니스트 나윤석

나윤석 칼럼니스트 : 수입차 브랜드에서 제품 기획과 트레이닝, 사업 기획 등 분야에 종사했으며 슈퍼카 브랜드 총괄 임원을 맡기도 했다. 소비자에게는 차를 보는 안목을, 자동차 업계에는 소비자와 소통하는 방법을 일깨우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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