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 라이더의 잠재력을 깨우다. KTM 125 DUKE

조회수 2019. 2. 12. 10:4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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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히 초보자를 위해 설계한 느낌이었다. 그런데 그 안의 경쾌함과 즐거움이 있다. 스로틀을 끄고 켜듯 과감하게 조작할 수 있으면서도 부드럽게 나눠서 사용할 수도 있다. 내가 원하는 대로 탈 수 있고 나의 잠재력을 이끌어낼 수 있는 바이크. 그게 바로 125 DUKE다.

변화가 아닌 새로운 탄생

KTM 125 듀크는 2011년에 처음으로 출시되었다. 인도에서 생산하여 바이크의 원가를 조절하면서도 WP 서스펜션, 브렘보의 자회사인  바이브레(BYBRE)  브레이크 시스템을 사용하는 등 수준 높은 구성을 탑재해 눈길을 끌었다. 듀크 시리즈의 첫 번째 125cc 모델이었으며 가볍고 높은 출력으로 전 세계 시장에서 사랑받았다. 이후 2012년에는 배기량을 높인 200 듀크를 출시하고 2013년에는 390 듀크를 선보이면서 듀크 시리즈의 영역을 넓혀갔다. 초반에는 새로 개발된 만큼 다양한 문제점도 드러났지만 계속해서 개선해가며 6년 뒤인 2017년에는 더욱 날렵한 디자인에 최신의 기술력을 품은 모습으로 다시 태어났다.

이전 모델과 비교한다면 거의 모든 부분이 새롭게 디자인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업데이트를 거친 생김새는 패밀리룩을 철저하게 따랐다. 초기에는 낯설게 느껴졌던 헤드라이트의 디자인도 익숙해졌다. 이제는 세련되고 멋스럽게 느껴진다. 헤드라이트의 가운데로 내려오는 방열판은 LED의 열을 식혀주고 프런트의 하중을 실어주는 역할을 하여 주행 안정성을 높이는 역할도 함께 한다. 슈퍼 듀크 R의 스타일을 토대로 현대적인 터치를 감행한 느낌이다. 많은 부분을 390 듀크와 공유하기 때문에 작은 배기량이라고 해서 왜소해 보이거나 빈약해 보이지도 않는다. 눈에 띄는 점은 이전 모델에 사용했던 플라스틱 재질의 연료 탱크를 철제로 변경함으로써 더욱 단단하며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풍긴다.

헤드라이트를 감싸는 형태로 주간 주행 등이 들어오고 전조등과 상향등은 상하로 나뉘어 작동한다 
새롭게 디자인된 탱크 주변은 이전 모델보다 날렵한 인상을 준다

KTM의 듀크 시리즈는 탄탄한 라인업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막내라고 할 수 있는 125 듀크가 과연 특색이 있을지 의문이었다. 아무리 신형으로 디자인이 바뀌더라도 배기량의 한계는 명확하고 390듀크와 비교하면 당연히 약할 것이기 때문에 125듀크에게 새로운 느낌은 받을 수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결과는 달랐다.

듀크스럽다

듀크의 포지션은 정확히 차량의 중심에 앉은 느낌이다. 게다가 넓게 뻗은 핸들바에 손을 올리면 편한 자세가 만들어져 부담이 없다. 공격적인 자세와 편안한 자세를 모두 취할 수 있다. 부담이 적은 시트고로 발착지성이 좋고 좌우로 기울여도 137kg이라는 차체 중량은 너무나 가볍게 느껴진다. 새롭게 디자인된 연료 탱크에 니그립을 하면 무릎이 달라붙는 듯 꼭 들어맞는다. 그리고 어느 순간 스로틀을 오버 그립으로 쥐게 된다.

바이크가 움직이기 시작하면 엔진의 회전이 최대치에 달할 때까지 스로틀을 감게 된다. 분명히 처음 다루는 바이크인데도 뛰어난 밸런스와 부드러운 출력 때문에 부담이 없다. 오버 그립을 쥔 상태로 스로틀을 전개하니 모타드 바이크를 타듯 팔꿈치가 올라가고 더욱 가볍고 날렵하게 움직인다. 짧은 휠베이스가 더해지니 기울이는 모든 동작이 짧고 간결하다. 정신없이 기어를 올리고 내리게 만든다.

멀티 컬러 TFT 디스플레이에 엔진 회전수 게이지와 속력, 기어 단수까지 또렷하게 표시되어 바로 전달받는다. 나도 모르게 엔진을 높은 회전으로 유지시키게 되고 바이크를 빠른 박자로 끌어가게 된다. 실제로 3단 기어에서 70km/h의 최대 속력을 낸다. 매우 높은 속력은 아니지만 우리나라의 시내 규정 속도 안에서 즐겁게 주행하기에 매우 즐거운 기어비다. 시승은 야간에도 이어졌는데 LED 헤드라이트의 역할은 대단했다. 빛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도 넓고 먼 시야를 확보할 수 있었고 노면 상황도 정확히 인지할 수 있었다.

시인성이 좋은 TFT 디스플레이 계기반은 다양한 정보를 전달하고 설정을 바꿀 수 있다

여기에 KTM 신형 바이크에 당연하다는 듯이 추가되고 있는 KTM MY RIDE 기능을 빼놓을 수 없다. 휴대폰과 블루투스로 연결하여 바이크를 타다 전화가 오면 누구에게 왔는지 표시되고 받고 끌 수 있다. 게다가 음악의 음량을 조절하거나 선곡할 수 있다. 이 점은 라이더라면 반가운 기술일 수밖에 없다. 헬멧 안에서 전화를 받을 때 어떤 전화인지 어떤 노래가 나오는지 알 수 없고 휴대폰을 꺼내서 확인하다가는 사고의 위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시승을 진행하며 중요한 전화를 한 번도 놓치지 않았다. 하지만 영문만 지원되는 점은 아쉽다.


완성도가 만드는 퍼포먼스

125cc 바이크의 경우 출력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배기량이 작은 만큼 부담이 없지만 그만큼 금방 적응하고 출력의 아쉬움을 느낀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125 듀크는 조금 다르다. 출력이 부족하다고 느낄 수 있지만 뛰어난 안정감 때문에 선회 한계를 높게 가져갈 수 있다. 따라서 15마력의 출력으로 다양한 코너를 공략하기에 부족하지 않다. 가속이 약한 만큼 속도를 유지하는 라이딩을 추구하게 되고 더 빠르게 탈 수 있는 여지가 많이 남았음을 느낄 수 있었다.

이어서 과연 퍼포먼스적인 부분으로 몰아보면 어떨지 궁금하여 다양한 시도도 감행했다. 프런트와 리어 타이어를 들어보고 번 아웃은 물론 드리프트까지,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고출력 바이크처럼 차량의 힘만으로 쉽게 프런트가 들리지 않지만 체중 이동을 조금만 사용해도 윌리가 가능하다. 또한 300mm 디스크와 바이브레 사의 4피스톤 캘리퍼의 조합은 막강한 제동력을 발휘하여 리어를 들어 올리기에 충분했고 일정한 답력으로 조작하기 쉬웠다. 번아웃 또한 가벼운 무게와 부드러운 출력, 강력한 프런트 브레이크 시스템 덕분에 부담 없이 시도하고 성공할 수 있었다.

300mm 싱글 디스크에 4피스톤 바이브레 캘리퍼가 제동을 책임진다

바이크를 시승하던 초반부와 후반부가 가장 크게 달랐던 바이크다. 배기량의 한계가 있고 공격적인 포지션을 취하기 어렵다고 생각할 때는 큰 재미를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가벼운 무게에 쉬운 설정의 서스펜션과 부드러운 엔진의 조화, 강력한 브레이크 시스템을 지녔다는 장점을 살리니 경쾌하고 탄력 있는 주행으로 라이딩의 즐거움은 배가 되었다. 쉽게 적응하고 자연스럽게 빨라질 수 있다. 덕분에 라이더의 실력이 계속해서 성장한다. 결국 바이크의 장점을 찾아서 사람이 그 특성을 살린다면 모터사이클의 한계는 끊임없이 늘어난다.

THE SPAWN OF THE BEAST

KTM은 125 듀크를 짐승의 알이라고 표현한다. 1290슈퍼듀크R의 별명이 비스트라는 사실을 두고 보면 제법 이해가 되는 이야기다. 신기하게도 두 바이크의 배기량은 10배가 넘게 차이 나지만 두 모델이 주는 바이크의 분위기는 닮아있었다. 전체적인 디자인과 차체, 다양한 부품들은 390 듀크와 공유하고 있다. 

시인성이 좋은 TFT 디스플레이부터 LED 헤드라이트, WP 서스펜션, ABS, KTM MY RIDE 등이 탑재됐다. 핸들 왼쪽의 스위치로 간편하게 다양한 설정과 기능을 조작할 수 있다는 점이 상위 버전의 듀크와 같다. 엔트리급 바이크에서 흔히 보기 어려운 구성이다. 또한 배기량이 주는 혜택들도 있다. 125cc 이하의 바이크는 면허체계에서 유리한 점이 있으며 취등록세까지 저렴하다는 점이다. 만약 당신의 잠재력을 이끌어내고 싶다면 125 듀크가 좋은 발화제가 될 것이다.



윤연수    사진 양현용    취재협조  (주)SMK  www.kt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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