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과 장인정신의 조화, 2019 인피니티 올 뉴 QX50

조회수 2019. 2. 27. 14:0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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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피니티가 자랑하는 중형 SUV, QX50이 올 뉴 QX50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세계 최초 가변 압축비 VC-터보 엔진을 얹어 연비와 출력을 모두 잡았다. 2리터 직렬 4기통임에도 불구하고 최대출력 272마력, 최대토크 38.7kgf.m를 발휘한다. 연비는 앞바퀴 굴림 모델이 10.3km/l를 발휘한다. 중간, 최상위 트림은 할텍스 방식의 상시 사륜구동시스템이 적용되며, 이들 연비는 9.8km/l다. 디자인은 세련되고 날선 느낌으로 마무리 됐다. 국내 출시된 2세대 QX50을 만나보자.

가장 궁금했던 것은 뭐니뭐니해도 VC-터보 엔진이다. 전 세계 최초로 인피니티가 실용화에 성공한 가변압축비 기술을 적용했다. 8:1에서 14:1까지 변하는 가변 압축비는 급가속 때 터보차저를 통해 고출력을 발휘하고, 고속도로에서는 자연흡기 엔진처럼 나긋나긋하게 움직인다. 터보엔진의 단점을 실시간 압축비 변화를 통해 해결한다. 고성능 터보에서 연료 효율이 좋지 않은 부분을 높은 효율로 작동할 수 있도록 압축비를 변화시키는 것이 바로 VC-터보의 가장 큰 목표다. 더 이상 개선이 없을 것 같던 터보엔진에도 이제 새로운 방식이 등장한 것이다. VC-터보 엔진은 앞으로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해 보인다.

 

단단해진 느낌의 외관

이전의 낮고 쿠페스러운 디자인은 사라졌다. 대신 인피니티의 패밀리룩이 많이 녹아있다. 직선을 쭉쭉 뻗어서 굴곡이 확연하다. 둥글둥글했던 이전보다 훨씬 근육질 적으로 느껴진다. 올 뉴 QX50에는 클램셸 보닛이 적용됐다. 보닛이 전조등을 포함한 차체 아랫부분을 위에서 덮는 방식이다. 날카로운 눈매의 LED 전조등과 더 커진 전면부 그릴은 QX50의 인상을 확 바꿨다. C필러는 활처럼 한 번 꺾으면서 인피니티만의 아이콘을 완성했다. 공기저항계수는 0.32Cd로, 공기역학적인 면에서 1세대 QX50 대비 11% 개선이 이루어졌다. 크로스오버 쿠페 이미지는 전체적으로 단단하고 야무진 조약돌 같은 느낌으로 탈바꿈해 확연한 SUV로 느껴진다.

 

프리미엄급 실내 디자인

실내는 고급 소재인 울트라 스웨이드와 세미 애닐린 가죽을 썼다. 프리미엄 브랜드 답게 손으로 일일이 검수하고 또 한땀한땀 마감해 장인의 손길이 닿아있다. 대시보드와 측면부를 분리하는 중간에 사용된 나무 문양은 실제 나무를 사용해 만든 장식이라고 한다. 최하위 트림에는 알루미늄 장식이 대신한다. 1열 시트는 열선과 통풍이 가능한 시트이다.

뒷바퀴 굴림 기반 세로배치 엔진이었던 기존 1세대 QX50과 달리, 플랫폼을 앞바퀴 굴림 방식으로 바뀌면서 실내공간이 넓어졌다. 전장과 전폭도 커졌다. 전장, 전폭, 전고는 4,695x1,905x1,680mm이고 휠베이스는 2,800mm이다. 기존에 비해 55mm 길어지고, 105mm 넓어졌다. 전고도 25mm 높아졌다.

2열은 슬라이딩, 리클라이닝이 가능한 6:4 폴딩 시트이다. 173cm인 기자가 체험해본 2열은 헤드룸이 손가락 3개 정도 남았고, 넓은 휠베이스 덕분에 레그룸도 쾌적했다. 특히 리클라이닝의 경우 무척 많이 기울어져, 앞사람과 대화하기 힘들 정도로 뉘여졌다. 마치 고급 세단의 뒷자리에 타는 기분이었다. 트렁크는 기본적으로 SAE기준 880리터 용량에, 2열을 폴딩할 경우 1,772리터까지 늘어난다.

중간, 최상위 트림에 적용되는 보스 퍼포먼스 시리즈 오디오 시스템은 우퍼를 포함 16개의 스피커가 장착되어 고급스러운 사운드를 들려준다. 어디서나 동일한 소리를 듣게 해주는 보스의 전매특허 기술 센터포인트 2 서라운드가 적용되었다. 또한 주행노이즈를 포함한 주변 소음에 관계없이 일정한 음 높이로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오디오 파일럿 2 또한 함께 적용되었다. 최상위 모델에는 컬러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적용된다.

 

인피니티 다운 주행감

출력이 좋은 차는 기름을 퍼마신다. 연비가 좋은 차는 출력이 부족하다. 언제나 이 공식은 들어맞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인피니티는 그 공식을 깨버렸다. 최대출력 272마력, 최대토크 38.7kgf.m를 발휘하는 직렬 4기통 VC-터보 엔진은 새로운 방식의 엔진이라고 할 수 있다. VC-터보 엔진은 강한 가속이 필요할 때 압축비를 낮춘다. 항속주행처럼 큰 힘이 필요없을 때는 압축비를 증가시켜 효율을 높인다.

여기에 Xtronic 무단변속기를 조합했다. 수동모드를 지원하고, 드라이브 모드를 스포츠로 놓으면 자동변속기처럼 엔진 회전수를 적극 활용하며 변속한다. 배기음은 인피니티 답다고나 할까, 가속페달을 깊숙이 밟아 엔진 회전수를 올리면 조금 작지만 경쾌하고, 카랑카랑한 하이톤의 소리가 난다. VC-터보 엔진이 새로운 방식의 엔진이다보니 엔진 소음이 좀 달라질까 싶었지만 큰 차이는 없었다.

실내에서 들리는 엔진음은 4기통 답지 않게 상당히 작게 들린다. 인피니티가 세계 최초로 엔진 댐핑 마운트에 장착해 진동 소음을 줄이는 액티브 토크 로드(Active Torque Rod, ATR)때문이다. 이 기술은 엔진의 진동이 가장 크게 전달되는 엔진 상부 마운트에 장착시켜 사용하는 능동 감쇄시스템이다. 가속도계로 엔진의 진동을 감지하고, 상부 댐핑에 모터를 이용해 정 반대의 파형을 발생시킴으로써 진동과 소음을 줄이는 기술이다. 인피니티는 이 기술로 엔진 소음을 9dB 줄였다. 직렬 4기통임에도 V6 엔진의 소음레벨과 비슷한 수준이다. 8년동안 개발한 이 기술은 1998년 처음 소개할 때 디젤엔진에서 진동과 소음을 줄이기 위해 개발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조용한 가솔린엔진에 적용함으로써, 더욱 큰 효과를 봤다.

계기판 중앙에 정보를 컬러 LCD에는 부스트압과 압축비 게이지가 표시된다. 가속시 부스트는 1.45부근까지 올라간다. 단위는 100kPa이라고 표기되는데 이는 기존에 사용하던 1bar와 같다. Pa(파스칼)이 국제 단위계(SI)에서 압력에 사용하는 표준이기 때문이다.

타이어는 사계절 런플랫 타이어가 적용되었다. 최하위 트림인 앞바퀴 굴림 모델엔 19인치가, 중간과 최상위 트림에는 브릿지스톤 알렌자 255/45RF20가 장착됐다. 멋진 외관에 걸맞는 크기이지만 275마력이라는 출력을 생각하면 가속성능 면에서 19인치 또는 18인치 휠이 적합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서스펜션은 요즘 차량들에 비하면 상당히 부드럽다. 편안한 승차감을 위한 세팅이다. 방지턱이나 거친 노면을 주행하더라도 기분나쁜 진동이 전달되지 않는 것이, 무척 느낌이 좋다. 서스펜션의 스트로크는 조금 길게 세팅되어 있다. 차체가 높다보니 급격한 스티어링에는 어느 정도 롤이 있다. 최근 유행하는 전자제어식 댐핑 시스템이 들어갔으면 어떨까 싶지만, 가격이 무척 상승했을 것이다. 인피니티는 프리미엄급 스포츠성을 추구하지만, 가격 또한 무척 중요한 요소로 생각하고 있다. 스포츠성이 높은 일반 SUV들과 비교해본다면 롤이 있다고 느껴지는 편이다. 반면 승차감을 우선한 프리미엄 세단들과 비교해보면 그다지 롤이 있는 편은 아니다. 개인적인 취향으론 달리기 성능을 높여서, 살짝 더 댐핑을 단단하게 했으면 어땠을까 한다.

 

인피니티의 기술, 그리고 철학

인피니티는 많은 기술들을 개발해서 탑재하는 것을 즐기는 브랜드다. 국내에서는 Q50, Q60에만 적용되었던 전자식 스티어링 휠DAS가 그랬고, 위에서부터 내려다보는 듯한 화면으로 좁은 공간의 주행과 주차를 편리하게 해준 어라운드뷰 도입 또한 그러했다. VC-터보 엔진 역시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방식의 엔진이다.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방식이 등장했을 때, 일반적인 사람들은 혹시나 알려지지 않은 결함은 없는지 위험하거나 내구성이 떨어지는 것은 아닌가 의심하게 된다. 새로운 기술일수록 쉽게 이해하기 어렵고, 또 실제로 사용해본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인피니티는 20년이나 VC-터보 엔진을 개발해왔다. 긴 시간동안 수많은 프로토타입을 도로에서 테스트했다.

DAS도 처음에는 설명서를 찾아보기 전 까지 알아채지 못할 만큼 어색함을 찾지 못했고, VC-터보 엔진 역시 누군가 이야기하지 않는다면 그냥 보통 인피니티의 엔진이라고 생각될 정도로 차이점을 느낄 수 없었다. 어라운드뷰는 이제 대부분의 차량들이 채택하는 당연한 기술이 되었다. 인피니티는 기술을 자랑하기 보다는 그 속에 자연스레 녹아내리도록 한다.

프리미엄 스포츠 브랜드를 표방하지만, 자연스러운 차량을 추구하는 인피니티. 지금까지 많은 차량을 타본 것은 아니지만 편안할 땐 무척 편하고, 달려야 할 때는 언제든 치고나갈 수 있는 그런 브랜드였다. 그리고 그 지향점은 내가 차를 고를 때 선택하는 기준점이 되었다. 인피니티가 여타 브랜드 중에 가장 강력한 퍼포먼스를 내거나, 최고급에 매력적이고 가장 아름다운 자동차는 아니다. 그러나 이들이 추구하는 것은 여러 요소들을 조화롭게 만드는 것에 집중한다. 퍼포먼스와 디자인을 완성하기 위해, 장인정신과 기술력을 합했다. 자동차는 3만개가 넘는 부품들로 이루어진 복잡한 제품이다. 이들을 조화롭게 완성하는 것이야 말로 진정한 자동차 제조사 카테고리에 걸맞는 요소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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