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로드스터가 담긴 풍경, BMW Z4 in 제주

모터트렌드 입력 2019.05.27 11:1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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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시리게 붉은 BMW 신형 Z4를 제주도에서 만났다. 낭만적인 컨버터블과 공격적인 로드스터의 향취가 모두 물씬했던 Z4를 제주의 아름다운 화폭에 담았다


꿈을 꾼다. 짭조름한 내음 가득한 바닷바람이 빨간 로드스터 안으로 싱그럽게 살랑거리는 해변. 그리고 그 안에 있는 나. 누군가에게 보여주려는 건 아니다. 오롯이 나를 위한 꿈이다. 바다를 사랑하고 낭만을 동경하며 운전을 좋아하는 내가 그나마 욕심낼 수 있는 황홀이다. 나도 모르게 눈을 감고 상상한다. 설렌다. 두근대는 심장에 머리카락 끝이 살짝 떨린다.

눈을 떴다. 제주도다. 그리고 내 옆에 BMW Z4가 있다. 기회는 기대보다 성큼 다가왔다. 눈이 시리게 붉은 로드스터는 언제라도 뛰어나갈 듯 풍만한 엉덩이를 뒤로 잔뜩 치켰다. 관능적이다. 하지만 갈피 잃은 시선이 진득하게 머문 곳은 얼굴이다. 특히 헤드램프다. 키드니 그릴과 함께 BMW 얼굴의 다양한 표정을 만들어왔던 트윈램프가 BMW 사상 처음으로 세로로 자리했다. 물론 BMW의 얼굴은 원래 싱글램프였다. 트윈램프가 들어오기 시작한 건 1960년대다. 호프마이스터 킨크로 유명한 빌헬름 호프마이스터의 대표작 뉴 클래스부터 트윈램프가 익숙해지기 시작했다. 신형 Z4의 짧아진 눈매가 굳이 전통을 전복한 건 아니라는 얘기다.



강인하게 꺾여 들어간 L자 형상의 주간주행등이 위아래로 들어간 모습은 생각보다 잘 어울리고 기대보다 자연스럽다. 눈빛은 보다 날카롭고 명료하다. 낭만적인 컨버터블보다는 달리고픈 로드스터의 눈빛이다. 양옆으로 잔뜩 늘어난 키드니 그릴과 굵직하게 뻗은 범퍼 안의 선들도 달리고픈 속내를 강하게 드러낸다.



찬연한 낭만이 드러나는 순간은 천으로 가린 속살을 슬그머니 내보일 때다. 외롭게 남겨진 윈드실드 뒤로 뽀얀 시트가 호사스러운 자태를 드러내기 때문은 아니다. 사실 우두커니 드리운 소프트톱은 섹시한 Z4에 걸친 트렌치코트 같다. 충분히 멋지지만 관능이 사라진다. 컨버터블이라면 벗어야 홀가분하다.



앞쪽 휠하우스에서 시작해 뒤로 뻗으며 한껏 치켜지는 캐릭터라인은 Z4의 옆면에서 가장 날카롭게 접은 선이다. 뒤쪽 끝에서 입체적으로 구성된 테일램프의 윗선과 맞닿는다. 또렷한 테일램프 덕에 풍만한 엉덩이에도 날카로운 분위기가 뭉근히 피어오른다. 다양한 선이 난무한 뒷모습이 복잡하게 느껴지지만은 않는 건 바로 이 강렬한 테일램프 때문이다. 시선을 자꾸만 이끌어 뒤태의 인상을 독보적으로 각인시킨다.



훤칠한 보닛 아래 들어간 엔진은 직렬 4기통 2.0ℓ 트윈스크롤 싱글터보다. 최고출력 197마력, 최대토크 32.6kg·m를 발휘한다. 본격적인 로드스터로는 조금 싱겁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1495kg의 Z4는 정지 상태에서 불과 6.6초 만에 시속 100km에 다다른다. 거침없이 기어가 오르내리는 최신예 8단 자동변속기는 Z4의 가속에 상당한 도움을 준다. 빠르고 매끄러운 변속 솜씨로 적지 않은 시간을 단축시켰다.



충격을 흡수하면서도 바닥을 꾹꾹 눌려 딛는 서스펜션은 앞은 더블조인트 스프링 스트럿, 뒤는 5링크다. 5링크 리어 액슬은 BMW 로드스터 중 처음으로 적용됐다. 달리라고 재촉하는 건 가변식 스포츠 스티어링과 s드라이브 시스템도 마찬가지다. 스티어링은 주행 상황에 따라 무게감은 물론 조향각까지 조절한다. s드라이브는 스포츠 드라이빙에 적절하게 구동력을 조절한다. 빠르고 안정적으로 달릴 수 있도록 뒷바퀴 양쪽에 최적으로 토크를 배분한다. 휠은 앞뒤 모두 19인치다. 타이어 편평비는 35에 지나지 않는다. 마찰면 너비는 앞 255, 뒤 275다. 뒷바퀴굴림 스포츠카의 전형적인 바퀴 세팅이다. 타이어는 바닥을 끈덕지게 붙드는 걸로 유명한 미쉐린 파일럿 슈퍼 스포츠가 기본이다.



가속감은 기대보다 시원하다. 2.0ℓ 터보 엔진의 사자후는 그리 후련하지 않지만 체감적인 가속감을 조금이나마 상승시킨다. 가속감보다 만족스러운 건 몸놀림이다. 코너를 돌아나가는 자세가 경쾌하다. 지붕의 무게를 덜어내고 가뿐하게 움직이니 무게중심 변화 폭도 크지 않다. 골격도 기대보다 강건하다. 지붕과 필러가 없는 구조적인 한계 때문에 로드스터는 강골이 아닌 경우가 많다. 대체로는 코너에서 본색이 탄로 난다. 하지만 Z4는 골격부터 다르다. ‘G보디’라는 별칭으로 더 많이 불리는 BMW CLAR 플랫폼을 기반으로 했다. 로드스터의 약점이 크게 두드러지지 않는다. 코너에 거칠게 진입해도 반응은 차분하다. 작달막한 크기로 코너를 해치는 솜씨가 유연하고 다부지다.



s드라이브는 오버스티어를 보정하면서 코너 탈출 속도를 끌어올린다. 서스펜션은 아주 단단하진 않지만 바닥을 진득하게 꾹꾹 눌러 딛는다. 여기에 타이어가 미쉐린 파일럿 슈퍼 스포츠다. 어지간한 코너에서는 자세가 쉽게 흐트러지지 않는다. 그래서 엔진의 세기가 좀 아쉽다. 섀시가 엔진을 완벽하게 압도한다. 물론 호쾌한 드라이빙과 낭만적인 오픈에어링을 즐기기에는 전혀 부족할 게 없다.



Z4는 낭만이란 감성에 첨단이란 이성을 더했다. 액티브 크루즈컨트롤은 스톱앤고 기능까지 지원한다. 자동주차 보조 기능도 들어갔다. 조향은 물론 가속과 제동까지 모두 알아서 척척이다. 막다른 골목에 다다라도 걱정할 거 없다. 후진 어시스트가 있다. 최대 50m까지 왔던 길을 그대로 후진한다. 물론 스스로 한다.



이 정도라면 제주 어디서든 드라이빙을 즐기기에 조금도 부족함이 없다. 해안도로에서는 컨버터블의 낭만에 촉촉이 젖어들 수 있고, 산길에서는 로드스터의 짜릿한 전율에 오롯이 빠져들 수 있다. 돌담이 아름다운 옛 동네 탐방도 두렵지 않다. 현무암 담벼락이 막아서면 어떤가. Z4가 알아서 후진해줄 텐데.


BMW Z4 s드라이브20i

기본 가격 6520만원
레이아웃 앞 엔진, RWD, 2인승, 2도어 컨버터블
엔진 직렬 4기통 2.0ℓ 터보, 197마력, 32.6kg·m
변속기 8단 자동
공차중량 1495kg
휠베이스 2470mm
길이×너비×높이 4324×1864×1304mm
연비(시내, 고속도로, 복합) 10.7km/ℓ
CO₂ 배출량 159g/km



CREDIT

EDITOR : 고정식    PHOTO : 최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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