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 세단' 렉서스 2019 ES300h '오너가 쓰는 롱텀 시승기'

조회수 2019. 4. 30. 17:0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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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서스의 대표적인 하이브리드 세단 `2019 ES300h`는 기자의 5번째 차가 됐다. 근 30년간 다섯번 차를 바꿨고 지난해 말부터 석달간 고민과 비교 끝에 도달한 현실적 '궁극의 차'다.

7세대 풀체인지 ES300h 모델은 작년 10월 출시되었으니 충분한 정보는 갖고 있었다. 더 커진 차체와 연비도 좋아졌으니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었다. 하지만 라이벌 벤츠와 BMW는 항상 고민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마지막 평가에서 낙점을 받은 차는 역시 ES300h였다. 모든 면에서 나무랄 데가 없기 때문이다. 한없이 편안하고 고급스러운 모델이 내차 선택의 기본 베이스였다.

거기다 넉넉한 파워와 높은 연비는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이다. 차를 뽑고 1개월간 장점 보다 단점을 찾기에 더 노력했을 정도다. 생각한 대로 움직이고, 가솔린 연료 6만원 어치를 넣으면 800km~1000km의 거리를 탔다.

달리고 싶은 순간엔 페달링을 참지 않았다. 최고출력 178마력과 22.5kg.m의 토크를 내는 2.5L 가솔린 엔진과 전기모터가 총출력 218마력으로 저중고속 모두에서 부드럽고 한결같은 힘을 발산한다. 스트레스가 없는 차, 한마디로 말해 ES300h 구매에 후회는 없다.

여러모에서 경쟁 모델과의 차별성은 뚜렷하다. 송아지 가죽으로 만든 시트는 남다르다. 가죽이 아주 부드러워 시트의 구조적 편안함에다 착좌감도 부들부들해 편안함의 정수라 할 수 있다.

운전자 중심의 센터페시아도 고급스러움과 편안함을 준다. 마치 좋은 호텔방에 들어선 것처럼 운전자를 위해 모든 장치들이 친절하게 집중돼 있다. 누르고 돌리는 동작에 있어서, 이용 각도나 손에 닿는 거리까지 섬세하게 설계한 나만의 공간이다.

드라이빙 파워는 한결같다는 표현이 어울린다. 구조적으로는 2.5L 가솔린 엔진과 두 개의 전기모터를 조합으로 스타트부터 고속까지 일관성있게 차를 밀어준다. 훅 치고 나가는 독일차와는 완전히 다른 성향이다. 독일 디젤차에 워낙 길들여져 있던 운전습관이 처음엔 잘 안 맞았다. 하지만 어느새 부드럽고 강하게 밀어주는 파워가 몸에 익었다. 꾸준하고 일정하게 고속까지 쭉 밀어주는 가속력이 편하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아무튼 디젤엔진 터빈의 힘으로 순간적으로 치고 나가는 맛은 이제 거의 잊어간다. 그러면서 변함없이 부드럽게 달려나가는 드라이빙의 매력에 매일 매일 빠져들고 있는 셈이다.

가끔 펀드라이빙을 즐길땐 스티어링휠 뒷편의 회전식 스포츠모드 레버를 돌리는 것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럽다. 운전중 시야를 유지하면서도 직관적인 조작이 가능하단 점에서 이젠 아주 편하게 과격한 드라이빙을 즐길 수 있다. CVT 변속기가 놀랍게도 정교하고 강하게 차체를 제어한다.

이는 또한 시프트패들과 부드럽게 조화를 이뤄 스포츠 주행을 가능케 한다. CVT와 시프트패들이 만들어 내는 고RPM 드라이빙은 독일차와 사뭇 다르다. 울컥임이 상당히 적으면서도 엔진의 긴장감을 한몸에 느낄 수 있다.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하면서도 묵직한 차체를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기특함을 지녔다고 할 수 있다.

다음으로 전기모드를 적절히 사용해 고연비를 얻는 재미도 쏠쏠하다. 속도나 페달링 습관에 따라 고연비를 내는 어떤 법칙을 찾아가는 즐거움도 준다. 일명 깃털 페달링을 하면서 최고연비를 찍는 재미에 푹 빠졌다.

가까운 거리의 마트나 은행 업무를 보러 갈땐 전기모드를 선택해 연료비 제로를 실현하기도 한다. 5만원 어치의 기름을 넣고 최대 700km까지 달려보기도 했으니 사실상 탈수록 돈 버는 차다. 리터 당 17.0km/l의 공인 연비를 훌쩍 뛰어넘는 27.0km/l도 가능하다.

반자율주행 기능은 보수적이면서도 높은 기술 수준을 맛볼 수 있다. 장거리 운전에서 스티어링휠에 가볍게 손만 올리고 있으면 되니 피로도가 과거의 절반에 불과하다. 야간과 비가 많이 오는 날에도 상당한 수준의 자율주행급 드라이빙을 제공한다.

그렇다고 반자율주행 기술을 완전히 믿지 못하도록 하는 때도 종종 있다. 차선이탈방지 기능이라든지 앞차량의 급제동시 반응이라든지, 사고예방을 위해선 아직 운전자의 조종이 훨씬 안전하단 보수적 입장을 유지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옵션은 국산차 못지 않게 풍성하다. 4계절이 뚜렷한 국내기후에 맞게 시원하고 따뜻하게 스티어링휠과 시트의 온도를 잘 조절한다. 2열시트는 공간이 더 넓어져 과거 플래그십이던 GS 시리즈의 역할까지 해내고 있다.

2,870mm에 이르는 긴 휠베이스 덕에 회장님 자리까진 아니라도 누구보다 극진히 모시고자 하는 시트로 적합하다. 뒷자리에서 온도와 오디오 조절 등이 가능하다. 모니터만 없을 뿐 플래그십이라 불러도 좋을 만한 럭셔리 분위기다.

단점을 찾기도 버겁지만 그래도 굳이 찾기 위해 노력했다. 첫째가 약간의 롤링현상이다. 이는 독일차에 비해 훨씬 정숙한 주행을 위해 설계된 서스펜션 때문이지만 그래도 조금은 더 단단하게 만들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또 하나의 단점은 안전운전을 위한 '과도한' 노력들이다. 12.3인치 시원스레 뻗은 중앙의 디스플레이는 터치기능이 없다. 운전중 조절도 물론 금지돼 있어 변속기어봉 하단의 터치방식 커서로 디스플레이를 찍을땐 가끔 디스플레이 터치기능이 그리워지기도 한다.

ES300h은 경쟁모델인 벤츠 E300이나 BMW 5시리즈와 당분간 계속 판매 경쟁할 전망이다. 지난 3월엔 벤츠 E300 등에 이어 수입차 3위 판매에 올랐다. 하이브리드로 한 우물을 파왔던 렉서스의 가치가 빛나는 요즘이다. 렉서스 하이브리드의 기세는 앞으로 계속될 것이 확실해 보인다. 가격은 수프림 5710만원, 럭셔리 6050만원, 럭셔리 플러스 6260만원, 이그제큐티브 6640만원이다.

/지피코리아 김기홍 기자 gpkorea@gpkorea.com, 사진=렉서스, 지피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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