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효율과 감각을 양립한 중형 세단 - 토요타 캠리 하이브리드 XLE 시승기

박병하 입력 2019.03.12 11:15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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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자동차(이하 토요타)의 중형세단 캠리(Camry)가 대대적인 변화를 거치고 국내 시장에 출시된 지 벌써 3년차에 접어들었다. ‘Wild Hybrid’라는 캐치프레이즈를 걸고 국내 시장에 등장한 캠리는 선대 캠리를 뒤를 이어, 한국토요타자동차의 핵심 전력으로 자리하고 있는 토요타 캠리를 직접 시승하며 그 진가를 확인한다. 시승한 캠리는 하이브리드 XLE 모델이다.


 

무난함과는 담을 쌓은, 강렬한 인상의 외관

토요타 캠리의 첫 인상은 한 마디로 강렬하다. 과거의 캠리를 알고 있었던 사람에게는 격세지감을 들게 할 것만 같다. 지금의 캠리는 웬만한 스포츠 세단 못지 않은 과감함이 돋보인다. 낮게 깔린 차체는 늘씬하고 날렵한 느낌을 주도록 빚어져 있어, 속도감 있는 분위기를 자아낸다.


 
 
 

캠리의 전면부는 날카로운 인상이 강하다. 가느다란 헤드램프 안쪽에는 바이빔(Bi-Beam) LED 헤드램프가 자리하고 있으며 범퍼 대부분을 차지하는 전면 에어인테이크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라디에이터 그릴 중앙에 자리한 토요타 엠블럼은 하이브리드 차량임을 상징하는 푸른색의 배경색이 적용되어 있다.


 

측면에서 차를 바라보게 되면, 낮게 깔린 차체와 매끈하게 뻗은 실루엣이 돋보인다. 한 가지 독특한 점이 있다면 C필러 안쪽까지 살짝 파고 든 뒷유리다. 일반적인 자동차의 뒷유리가 C필러의 라인을 따라 만들어지는 것과는 다른 느낌을 준다. 테일램프는 투명한 느낌이면서도 가로로 긴 형태로 디자인되어 있다. 그리고 범퍼 왼쪽 하단에는 한 개의 테일파이프가 돌출되어 있다. 일반적으로 친환경적인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 테일파이프를 히든타입으로 만드는 것과는 다르다.


쾌적한 운전환경을 조성하는 실내

캠리는 도어를 열고 차내에 들어설 때부터 일반적인 중형세단과는 사뭇 다른 느낌을 받게 된다. 미묘하게 낮은 차체와 시트포지션 때문이다. 기존의 세단들과는 시트포지션이 한 치수 내지는 반 치수 정도 낮은 느낌이 든다. 지붕의 높이도 미묘하게 낮기 때문에 몸을 조금 더 숙여야 수월하게 차내로 몸을 들일 수 있다.


 

운전석에 앉고 나서 가장 먼저 체감하게 되는 것은 바로 탁 트인 전방 시야다. 낮은 천장을 지니고 있음에도 전면과 측면 모두 시선에 걸리는 것이 거의 없어 상당한 개방감을 느낄 수 있다. 세단형 차량 중 이정도로 시원스러운 전방 시야를 가진 차는 찾기 어렵다. 캠리의 윈드스크린과 대시보드는 일반적인 세단에 비해 낮게 설계되어 있고, A필러도 굉장히 작고 얇게 디자인되어 있다. 사이드미러는 사각(死角)을 저감하기 위해 도어 패널에 마운트되는 방식을 사용했다. 이렇게 전방위적으로 시야 확보에 힘쓴 덕분에 운전 환경이 쾌적하다.


 

스티어링 휠은 중형 세단의 성격에 알맞은 사이즈와 각도, 그리고 림 굵기를 지니고 있다. 든든하게 감겨오는 그립감이 인상적이다. 계기반은 하이브리드 시스템 특유의 동력게이지가 적용되어 있고, 별도의 회전계는 지원하지 않는다. 계기반 중앙에는 다기능 디스플레이가 위치하여 다양한 정보를 계기반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토요타의 최신 시스템이 적용되어, 간편한 사용 환경을 제공한다. 홈 화면에서는 설정된 여러가지 정보를 하나로 모아 볼 수 있다. 오디오 시스템은 JBL의 것을 사용하며, 무난한 수준의 음향품질을 경험할 수 있다.


가족용 중형 세단의 미덕을 실천하는 공간 설계

캠리의 공간은 기본적으로 가족용 중형 세단이 반드시 가져야 할 미덕 중 하나인, ‘넓은 실내 공간’을 구현했다. 하지만 공간에 대한 접근법의 측면에서는 이전과는 다른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단순히 공간을 넓히기만 하는 개념을 넘어, 탑승자가 아늑함을 느낄 수 있는 공간 연출을 지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캠리는 여타의 세단에 비해 더 낮은 벨트라인과 더욱 크게 설계된 창 구조, 그리고 더 낮은 바닥 높이를 지니고 있다. 이 덕분에 지붕의 높이가 낮은 편인데도 불구하고 실내는 상당한 개방감을 갖는다.


 

반면, 도어트림과 같은 차내 구조물들은 탑승자를 완만하게 감싸는 랩 어라운드 스타일을 취하고 있다. 그리고 각 구조물에 적당한 돌출과 깊이감을 주어 신체의 형상을 따라 맞춰지도록 디자인되어 있다. 이를 통해 뒷좌석에 앉게 되는 승객으로 하여금 차내의 구성요소들이 탑승자를 감싸고 있는 느낌을 주도록 하고 있다.


 
 

트렁크 공간은 가솔린 버전과 동등한 용량을 활용할 수 있다. 새로운 설계가 도입됨에 따라 기존에 비해 성능은 유사하면서도 크기는 한층 작아진 하이브리드 배터리를 사용할 수 있게 되어 하이브리드 배터리의 위치를 뒷좌석 하단으로 이동시킨 덕분이다. 이러한 덕분에 트렁크 공간에서 필연적으로 손해를 볼 수 밖에 없었던 종래의 하이브리드 세단과는 차별화된 편의성을 누릴 수 있다.


세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은 THS-II

캠리에 탑재된 THS(Toyota Hybrid System)-II는 ‘우수한 연비’, ‘적은 배출가스’, ‘충실한 동력성능’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은 파워트레인이라 할 수 있다. 동력원의 주축을 담당하는 엔진은 2.5리터 ‘다이나믹 포스(Dynamic Force)’ 가솔린 엔진이다. 이 엔진은 토요타가 그동안 쌓아 온 ‘손실저감기술’을 총동원하여 개발한 엔진이다. 정밀한 가변 밸브타이밍 및 리프트 기구를 이용한 앳킨슨 사이클을 구현한 것은 물론, 고효율의 신형 D-4S 직분사 기구, 그리고 연소실 내 유속(流速)을 증대하는 특수한 흡기구 및 연소실 설계가 특징이다. 특히 THS-II에 적용된 다이나믹 포스 엔진은 토요타 자체 측정 기준으로 41%에 달하는 믿기 어려운 열효율을 자랑한다.


 

또 다른 동력원인 모터 제너레이터(Motor Generator)는 기존과 같이 2개를 사용한다. 두 개의 모터 제너레이터는 변속, 구동, 회생제동의 역할을 수행하며 엔진을 보조한다. 또한 변속기 역할을 하는 1번 MG와 직접 구동을 담당하는 2번 모터 제너레이터를 복렬(複列)구조로 설계하여 구동 손실을 줄였다. 또한 서로 전혀 다른 특성을 갖는 두 가지 동력원을 유기적으로 연동하기 위한 파워 컨트롤 유닛(Power Control Unit, 이하 PCU)은 더욱 정교한 제어 알고리즘을 적용했다. 이를 통해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이질적인 감각을 더욱 줄이는 동시에 더욱 효율적인 동력 배분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한다.


이 걸출한 하이브리드 시스템 덕분에 토요타 캠리 하이브리드는 도심 17.1km/l, 고속도로 16.2km/l, 복합 16.7km/l의 공인연비로 등록되어 있다. 그리고 실제 운행에서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거나, 경우에 따라서는 이를 한참 상회하는 수준의 연비를 기록하기도 한다. 특히 고속도로 연비가 상당히 우수하다. 오르막 차로에서는 모터가 엔진에 힘을 보태고 내리막 차로에서는 회생제동으로 배터리를 재충전하는 구동계의 특성에 더해 타력주행시 EV모드 전환 가능 범위가 최대 110km/h까지 지원되는 덕분이다. 물론 도심에서도 여전히 우수한 솜씨를 보여준다. 도심구간 최저 연비는 14.0km/l, 최고 연비는 18.7km/l를 기록했으며, 고속도로 정속주행 연비는 최저 19.6km/l, 최대 24.5km/l의 연비를 기록했다.


여기에 이산화탄소(CO2) 배출량은 고작 95g/km에 불과하여 ‘저공해 자동차 2종’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저공해 자동차 2종은 서울지역 혼잡통행료 최대 100% 감면, 서울/경기/인천공항 등 공영주차장 이용료 50% 감면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동력성능 면에서도 캠리 하이브리드는 여러모로 만족스러운 모습을 보여준다. 에코(ECO)모드에서는 여전히 강력한 전자식 스로틀 제어가 걸리기 때문에 답답한 느낌을 안겨주지만 스포츠(Sports)모드로 변경하는 순간부터는 에코모드의 답답함과는 꽤나 다른 활력을 경험할 수 있다. 특히 배터리의 잔량만 충분하다면 통념 상의 하이브리드 자동차와는 다른, 활기찬 초반 가속과 제법 진득한 중반 가속을 경험할 수 있다. 가속이 중반을 넘어가게 되면 그제서야 힘에 부치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한다. 일반도로에서의 추월이나 빠르게 흐르는 구간에 합류하는 지점에서 충분하고도 남는 솜씨를 보여준다. 물론, 배터리의 잔량이 바닥을 드러내기 시작하면 그 다음부터는 오로지 엔진만 사용하게 되므로, 체감 동력성능은 크게 저하된다. 물론, 배터리가 재충전되는 시점이 빠르게 찾아 와 주기 때문에 배터리가 바닥을 보인다고 해서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새로운 기골, 달라진 기동성

토요타 캠리 하이브리드의 기저에는 토요타의 최신 GA-K 플랫폼이 자리하고 있다. GA-K 플랫폼은 토요타가 2010년대 초반에 발표한 중장기 비전, ‘더 좋은 차 만들기(もっといいクルマづくり)’를 위한 새로운 설계사상이라 할 수 있는 TNGA(Toyota New Global Architecture)에 따라 개발된 전륜구동 플랫폼이다. 이 플랫폼은 토요타의 플래그십 세단 아발론은 물론, 고급 브랜드인 렉서스의 볼륨모델, ES에도 사용되고 있다.


 

GA-K 플랫폼의 가장 큰 특징은 특유의 후방 환형(環形)구조를 비롯하여 더욱 강건해진 기골과 내부 공간 점유율을 줄인 독특한 구조의 후륜 더블위시본 서스펜션, 그리고 무게중심을 대폭 낮추는 설계를 들 수 있다. 여기에 캠리에는 한층 정확한 피드백을 제공하는 신규 스티어링 시스템이 더해져 생기있는 하이브리드 시스템과 함께, 감각적인 주행이 가능하다. 그런데 손끝과 허리를 통해 들어 오는 느낌은 영락없는 캠리의 그것과 다름이 없다.


 

그러나 더 낮고, 가벼우며, 탄탄해진 차체는 시종일관 탄력을 유지하고 하체는 적당한 여유를 두고 필요할 때 제 역할을 하며, 스티어링 시스템은 원하는 순간에 꽤나 정확하게 움직여준다. 조종성과 기동력에서는 일반적인 가족용 중형 세단의 경계를 넘어갈 듯 말듯 아슬아슬한 수준까지 올라왔다. 과거보다 더 직관적이고 감각적인 측면을 중시하는 경향이 강해진 최근 세단 세계의 트렌드에 적절히 부합한다.


사양 및 가격

시승한 캠리 하이브리드 XLE 모델에는 토요타의 능동안전장비 패키지, 토요타 세이프티 센스가 적용된다. 토요타 세이프티 센스에는 선행 차량과의 거리를 유지하는 다이나믹 레이더 크루즈 컨트롤(DRCC)과 차선이탈 경고(LDA), 긴급제동 보조 시스템(PCS), 전자동 하이빔(AHB) 등이 포함되어 있다. 이 외에도 캠리 하이브리드 XLE에는 사각지대 경고 장치장치와 교행(Cross-traffic)감지기능이 포함된 후방 카메라 등이 포함된다. 토요타 캠리 하이브리드는 LE 모델과 XLE 모델의 두 가지 트림으로 판매된다. 토요타 캠리 하이브리드 LE 모델의 차량 기본 가격은 3,740만원(VAT포함), XLE 모델의 차량 기본 가격은 4,220만원(VAT포함)이다. LE 모델은 XLE 모델과 외장 사양 및 실내 구성에서 차이가 있지만 토요타 세이프티 센스는 기본 적용된다.


마치며

토요타 캠리 하이브리드는 이전까지의 ‘절약형’이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 더욱 감각적인 디자인과 주행질감을 품었다. 가족용 중형 세단이 가져야 할 본분에 충실한 것은 물론, 상품으로서의 만족감 또한 크게 높였다.


 

이 덕분에 캠리 하이브리드는 출시 이래 지금까지 국내 시장에서 토요타의 든든한 역군으로 활약하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3천만원대의 가격으로 LE 트림까지 추가하여 저변을 더욱 넓히고 있다. 토요타 캠리 하이브리드는 여전히 시장에서 선택할 수 있는 가장 완성도 높은 중형 세단 중 하나로서 앞으로도 국내 시장에서 꾸준히 선택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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