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랭글러 오버랜드, 여성도 반할 부드러운 마초남

조회수 2019. 4. 23. 08:0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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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프 올 뉴 랭글러 오버랜드를 시승했다. 랭글러 오버랜드는 이미 출시된 랭글러 사하라를 대체하는 랭글러의 최고급 모델로 가격은 유지한채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 18인치 전용 휠, 스페어 타이어 하드커버 등 고급 사양을 추가해 상품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연초부터 지프 브랜드의 인기몰이가 심상치 않다. 지프는 지난 1월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SUV 판매 1위를 기록했다. 다양한 라인업과 신차, 베스트셀링카로 꾸준한 판매를 이어온 벤츠, 볼보, 랜드로버, 포드의 판매량을 앞선 것으로 전년 대비 185.9% 성장했다.

판매는 레니게이드, 컴패스, 체로키가 주도했지만, 랭글러 역시 3개월간 1천여대가 판매되며 힘을 더했다. 이는 랭글러 풀체인지 이전 판매량의 3배에 달하는 수치로, 지프 전용 전시장 구축과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새로운 고객층이 대거 유입된 것으로 보여진다.

2도어부터 오버랜드까지 풀라인업 구축

지프 브랜드는 여세를 몰아 랭글러 2도어 모델 스포츠와 루비콘, 4도어 모델 스포츠, 루비콘, 그리고 오버랜드와 루비콘 파워탑까지 6개 풀라인업을 발빠르게 완성했다. 특히 랭글러 2도어와 오버랜드, 루비콘 파워탑은 신규 도입된 모델로 다양한 니즈를 충족한다.

올 뉴 랭글러는 11년만에 플랫폼과 파워트레인을 완전히 변경했지만 외관 디자인에서 풍기는 이미지는 랭글러 그대로다. 강인한 7-슬럿 그릴과 원형 헤드램프, 돌출형 펜더와 힌지가 밖으로 드러난 도어, 랭글러 고유의 윈도우 디자인을 통해 누구나 알아볼 수 있다.

시승한 모델은 랭글러 오버랜드다. 기존 최상위 모델인 사하라를 대체하는 모델로 랭글러 라입업 중 가장 다양한 옵션과 고급 편의사양을 갖춘 도심형 랭글러다. 오픈에어링이 가능한 파워탑 모델의 경우 험로 주파성능이 강조된 루비콘 모델을 기반으로 한다.

랭글러 오버랜드 구별법

오버랜드를 구분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은 보디컬러 철제루프와 얌전한 트레드가 적용된 사계절 타이어다. 그 밖에 사하라에서 오버랜드로 변경되며 사이드미러와 그릴, 범퍼에 실버 디테일이 추가되고, 신규 휠과 스페어 타이어 하드커버가 적용됐다.

실내는 오버랜드 자수가 새겨진 맥킨리 가죽시트와 대시보드 가죽 커버링을 통해 고급감을 높였다. 하지만 여전히 파트타임 사륜구동을 선택하기 위해서는 보조 기어레버를 힘껏 조작해야 하며, 시트 조절은 모두 수동식이다. 심지어 도어포켓은 그물망 형태다.

그러나 이런 점은 랭글러에게 전혀 흠이 되지 않는다. 필요시 완전히 제거할 수 있는 도어와 폴딩이 가능한 윈드실드, 손쉽게 떼어낼 수 있는 1열 루프는 도심형 모델이라는 오버랜드에서도 가능하다. 랭글러이기 때문에 유지된 랭글러만의 특화 사양들이다.

최고출력 272마력, 최대토크 40.8kgm

실제 주행에서 랭글러의 실내는 의외의 정숙성을 자랑한다. 기존 모델의 가솔린 6기통이나 디젤을 대체하는 신규 2.0리터 가솔린 터보엔진은 정차시 그저 정숙하고 부드럽다. 외모와는 달리 8단 자동변속기와 아이들링스탑까지 지원해 연료소비효율까지 챙겼다.

3.6리터 V6 가솔린 대비 다운그레이드가 아니냐고 물을 수 있지만, 미국 현지에서 2.0 터보는 1000달러(약 114만원), 8단 자동변속기는 2000달러(약 228만원)를 더해야 하는 옵션 사양이다. 국내 출시된 랭글러 전 라인업에는 2.0 터보와 8단 자동변속기가 기본이다.

랭글러 오버랜드에는 2.0리터 4기통 가솔린 터보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 그리고 셀렉-트랙 풀타임 4WD 시스템이 조합된다. 5250rpm에서 최고출력 272마력, 3000rpm에서 최대토크 40.8kgm를 발휘한다. 공차중량 2010kg, 복합연비는 9.0km/ℓ(도심 8.3, 고속 10.0)다.

전방추돌방지,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 적용

다운사이징 터보엔진과 다단화 변속기, 경량화 차체, 윈드실드 각도 조정을 통해 연료소비효율이 무려 36% 개선됐다. 실제 90km/h 전후의 고속주행에서의 평균연비는 14km/ℓ를 기록한다. 터프한 외모와는 어울리지 않는 너무도 준수한 연료소비효율이 놀랍다.

그렇다고 효율성만을 위한 얌전한 모습은 아니다. 달릴 때는 시원하게 내달린다. 풀가속시에는 덩치에 어울리지 않는 가속으로 속도제한이 걸린 180km/h 부근까지 뻣어나간다. 오버랜드의 경우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을 비롯한 최신 운전보조장비까지 갖췄다.

전방추돌경고와 제동보조까지 구비해 프리미엄 브랜드 SUV와도 견줄 수 있다. 다만 차선이탈경고나 차선유지보조는 제외됐다. 고속주행에서의 풍절음이나 바닥에서 올라오는 소음은 예상보다 적다. 철제루프와 함께 액티브 노이즈 컨트롤이 소음을 상쇄시킨다.

여성들에게도 매력적인 랭글러

시승 코스에 일부 포함된 굽은길에서는 아무래도 도심형 SUV와 차이를 보인다. 부드럽지만 한계는 낮은 편이다. 월등한 험로 주파와 762mm 도하 실력으로 위안을 삼아야 한다. 요철을 지나는 상황이나 과속방지턱을 넘어서는 거동은 최신 모델답게 담담하다.

실내를 살펴보면 직관적이고 아날로그한 감성이 묻어난다. 처음 접해도 공조장치 조절이나 크루즈컨트롤 조작의 어려움이 없다. 커진 인포테인먼트 모니터와 계기판 중앙에 전자식 클러스터에는 연비를 비롯해 차의 기울기나 방향을 나타내는 지표가 표시된다.

도심주행에서 눈에 띄는 점은 차가 아니라 행인들의 시선이었다. 특히 많은 여성들이 관심어린 눈길을 보냈다. 차별화된 개성이 적어진 최근의 SUV와 다른 유니크한 디자인이 시선을 끌어모은 모양이다. 시승차는 화이트 외장컬러로 꽤나 고급스러운 모습이다.

최근 여성들의 SUV에 대한 관심이 상당히 커졌다. 특히 부드럽고 귀여운 SUV 보다는 터프하고 직선을 강조한 SUV에 큰 매력을 느끼고 있는 점은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이런 매력을 발산하는 모델은 현재 양산되는 모델 중 벤츠 G바겐, 그리고 지프 랭글러 정도다.

마초적인 남성이 내면까지 마초적이면 매력이 없다. 마초적이지만 부드러운 내면과 풍부한 감수성을 지닌, 랭글러는 그런 드라마 속 주인공이 연상된다. 터프한 외관 디자인과 다양한 편의장비, 정숙한 실내와 부담스럽지 않은 연비까지 갖춘 랭글러의 활약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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