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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은 왜 소형 SUV '르노 캡처'를 선택 했을까

조회수 2019. 3. 3.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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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유럽연합(EU)의 신차 판매량은 약 1560만대로 전년 대비 0.04% 소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새로운 자동차 배출가스 시험법(WLTP)의 발효와 디젤차 도심 진입 제한, 영국발 브렉시트 등 혼란스런 상황에서도 유럽은 나름 고무적인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유럽 신차 판매량에서 눈에 띄는 특징은 디젤차 감소가 직접적으로 드러난 것으로 디젤차는 전체에서 약 36%의 비중을 차지하며 17년 만에 가장 낮은 점유율을 기록했다. 여기에 전세계적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증가세와 함께 유럽의 전통적 왜건과 해치백 인기는 감소하고 SUV 판매는 크게 상승했다.

최근 '2019 제네바 모터쇼' 취재를 위해 방문한 프랑스 남동부의 작은 소도시 안시(Annecy)에서 우리에게 2013년 이후 더욱 친숙한 소형 SUV '르노 캡처(Captur)'를 만났다. 이번에는 특별히 국내 시장에서 판매되지 않는 가솔린과 수동 변속기 조합이다. 익숙한 것들의 낯설음 그리고 그 곳에서 만나는 새로움을 찾아 발길을 재촉했다.

먼저 인구수 5만2000여명의 비교적 작고 조용한 도시 안시는 파리에서 남동쪽으로 542km, 스위스 제네바에서 남쪽으로 35km 지점에 위치한 지리적 영향으로 프랑스의 여느 관광지와는 또 다른 느낌이다. 도시 남쪽으로는 언제나 잔잔하고 맑은 물색의 안시호를 끼고 그 배경으로는 알프스산맥이 자리했다. 도심의 해발고도는 448m이나 남쪽으로 불과 약 20km 떨어진 곳에 해발 2000m가 넘는 고봉들이 솟은 이유로 프랑스 속 알프스의 정취와 함께 아늑한 유럽의 목가적 풍경을 만날 수 있었다.

이 곳에서 렌터카 서비스를 통해 만난 르노 캡처는 유럽의 도로환경에 최적화된 모습으로 무엇보다 실용성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유럽인들의 사고 방식과 맞닿아 있었다. 여기에 최근 디젤차와 관련된 의식 변화를 반영하듯 저배기량 가솔린 엔진과 수동 변속기 조합은 불과 며칠전 헤어진 연인을 마주하듯 익숙하지만 어색하다. 2013년 12월 한국 시장에서 르노삼성자동차의 '태풍의 눈' 엠블럼을 달고 'QM3'로 차명을 변경해 판매되며 우리에게도 친숙한 르노 캡처.

2013년 3월 제네바 모터쇼를 통해 세계 최초로 공개된 이후 2017년 첫 부분변경을 거치며 상품성을 업그레이드한 모델이 판매되고 있다. 작지만 공간 효율이 뛰어난 자동차를 선호하는 유럽인들의 취향을 저격하며 현재까지도 꾸준한 판매량을 기록 중 캡처는 지난해 유럽 전역에서 약 21만4700대가 판매되며 B세그먼트 SUV 차량 중 발군의 실력을 발휘 중이다.

외관 디자인은 국내서 판매되는 QM3와 거의 동일하다. 다만 렌터카 목적에 맞게 프랑스 현지에서 총 4가지로 구분된 세부 트림 중 가장 낮은 사양으로 헤드램프와 휠 사이즈를 포함 실내 일부 사양이 다르다. 르노 캡처는 프랑스에서 라이프, 젠, 인텐스, 이니셜 파리 등 총 4가지 트림으로 운영된다. 가격은 최소 1만7800유로에서 최대 2만6450유로까지 엔진 사양과 옵션에 따라 다양하다.

엔진은 배기량에 따라 dci90, dci 90 EDC의 디젤 2종과 TCe 90, TCe 130, TCe 150, TCe 150 EDC의 가솔린 등 비교적 선택의 폭이 다양하며 모두 수동 변속기를 기본으로 구성됐다. 이들 중 3기통 898cc TCe 90 가솔린 엔진의 경우 123g/km의 이산화탄소 배출량과 100km당 5.4리터, 국내로 따지면 약 18.5km/ℓ의 복합연비를 발휘한다.

르노 캡처는 외관 디자인에서 국내와 다르게 르노의 다이아몬드 모양 '로장쥬(Losange)' 엠블럼이 배치된 것을 제외하면 특별한 차이를 발견할 수 없었다. 전면부는 블록 패턴의 라디에이터 그릴을 중심으로 좌우측 'C' 자형 LED 주간주행등을 통해 앞선 르노의 신차들과 패밀리룩을 유지한 모습. 특히 C자형 주간주행등은 르노의 여느 차량에 비해 낮게 배치해, 시선을 보다 아래쪽으로 유도하고 차체를 한층 낮고 넓어 보이는 효과를 발휘했다. 여기에 후면부는 전면과 동일한 콘셉트의 C자 LED 테일램프가 더해져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운전자 취향 따라 다양한 색상과 소재 선택이 가능한 캡처의 실내는 대부분 르노삼성의 QM3에서 경험한 것들과 비슷한 조합이다. 다만 한국 사양의 경우 온카 스마트폰 풀미러링 시스템이 탑재된 탈착식 7인치 터치스크린이 사용된 것과 달리 조금 더 작은 크기의 단촐한 고정형 디스플레이가 실내 적용됐다.

렌터카에 올라 안시호를 주변으로 간단하게 달려본 가솔린 엔진을 얹은 캡처의 첫 느낌은 낮은 배기량을 감안하기 어려운 경쾌한 주행감과 우수한 정숙성으로 압축된다. 여기에 약 15년 만에 다시 잡은 수동 변속기에 대한 공포심을 너무 쉽게 떨쳐낼 수 있을 만큼의 조작 편리성을 꼽겠다. 도심의 울퉁불퉁한 노면과 좁은 골목에서 캡처의 핸들링 성능은 특히 돋보였다. 여기에 서스펜션의 답력이 적당히 운전자에게 전달되고 뒷좌석 승차감 또한 나쁘지 않다. 콤팩트한 차체는 유럽의 좁은 골목과 주차 공간에도 적절했다.

한편 르노 캡처는 4년 연속 유럽 소형 SUV 판매 1위를 차지할 만큼 도로에서 신모델은 물론 구형 모델들도 쉽게 만날 수 있었다. 그리고 도로 대부분에선 기존 유럽에서 쉽게 만났던 왜건과 소형 해치백 보다 다양한 크기의 SUV가 눈에 띄었다. 이를 통해 자동차를 이동 수단 이상으로 생각하지 않는 유럽 현지 분위기와 실용성을 1순위로 구매 목록으로 생각하는 소비 패턴을 직접 경험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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