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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프의 오리지널리티 – 지프 랭글러 루비콘 2도어 시승기

조회수 2019. 4. 18. 22:4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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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프가 자사의 정통 오프로더, 랭글러(Wrangler)가 국내에서 풀-라인업이 갖춰졌다. FCA코리아는 지난 17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지프 랭글러의 풀-라인업 구축을 알리며, 미디어를 대상으로 한 시승행사를 함께 진행했다. 본 행사에 등장한 랭글러는 브랜드 최초의 전동식 루프를 채용한 루비콘 4도어 파워탑 모델과 온로드 지향의 구성을 갖춘 오버랜드 모델, 그리고 루비콘 2도어 모델이다. 본 행사에서 경험하게 된 랭글러는 루비콘 2도어 모델로, ‘윌리스 MB’의 후신을 자처하는 지프의 오리지널리티가 그대로 살아 있는 모델이다. VAT포함 차량 기본 가격은 5,540만원.

 

  랭글러 루비콘 2도어 모델의 외모는 지프의 시그니처 스타일을 가장 현대적으로 재구성한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이미 이전 세대인 JK만 해도 상당한 현대화를 거치며 모난 곳들을 매끈하게 다듬어 놓았는데 현재의 랭글러는 그보다 더더욱 매끈해진 모습이다. 공기저항계수를 낮추기 위해 윈드스크린의 각도를 JK에 비해 5도나 더 눕혔고 평면에 가까웠던 얼굴도 위쪽을 한 번 더 구부렸다. 여기에 도어핸들, 전후 휀더, 범퍼, 심지어 보닛을 고정하기 위한 양측의 잠금장치도 더욱 매끈한 모양으로 다듬어졌다.


그런데 온갖 종류의 디테일을 다듬었음에도 불구하고 차체의 전체적인 비례와 실루엣은 더 눕혀진 윈드스크린을 제외하면 거의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게다가 2도어 모델은 그야말로 오리지널 윌리스 MB의 프로포션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고전의 현대적 재해석’을 거의 문자 그대로 실현했다고 본다. 그리고 랭글러의 전통에 따라, 차량의 도어는 모두 떼어낼 수 있고, 오너의 취향에 따라서는 지붕도 완전히 벗겨낼 수 있다. 또한, 새롭게 하드 타입의 스페어 타이어 커버를 적용하고 커버 내에 후방 카메라를 설치한 점도 특징이다.


랭글러의 외관에서 몸으로 느껴지는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도어핸들이다. 기존에는 대형 화물트럭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버튼식 개폐장치를 사용하고 있었으나, 신형의 랭글러는 일반 승용차처럼 도어핸들을 그대로 잡고 열면 문이 열린다. 승하차 과정도 기존 JK에 비해 한층 수월하다.


차내는 기존 JK 랭글러의 감각이 상당부분 남아있는 듯한 인상을 주지만 한층 세련되고 감각적인 모습으로 변화했다. 물론 수직에 가까운 대시보드와 스티어링 휠, 특유의 일체형 원형 송풍구 등의 요소들에서는 전통적인 랭글러의 감각이 그대로 살아 있지만, 그 외에는 한층 현대적인 방법론을 적용했다. 인테리어는 차분한 블랙 톤을 바탕으로 강렬한 레드로 악센트를 준 색상 구성을 취하고 있다. 대시보드의 레드 페인팅은 무광에 가까운 마감으로 난반사가 적고 눈이 피로하지 않은 색감이 특징이다.


대시보드 중앙 상부에는 8.4인치 터치스크린 디스플레이를 사용하는 크라이슬러 그룹의 최신 U-커넥트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자리하고 있으며, 센터페시아 하단에는 일반적인 타입-A USB 포트는 물론, 3.5mm AUX 포트, USB 타입-C 포트 등이 마련되어 있다. 심지어는 뒷좌석에도 각각 2개의 USB 타입-A 포트와 타입-C 포트가 마련되어 있어, 스마트기기의 충전을 손쉽게 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오디오는 알파인 오디오를 사용하고 있지는 않지만 충분히 무난한 수준의 음향 품질을 경험할 수 있다.


앞좌석은 기존의 JK에 비해 안락한 착좌감을 경험할 수 있다. 높이, 각도 등의 조절은 기계식 레버를 이용한다. 운전석 한정으로 다이얼로 조절되는 기계식 허리 받침이 내장되어 있다. 시트 포지션은 상당히 높은 편에 속한다. 의외의 안락함을 지닌 앞좌석은 후술할 승차감과 더불어 JK 랭글러에 비해 일상적인 운행환경에서 피로감을 줄여주는 원동력 중 하나가 된다.


신형의 JL랭글러 2도어 모델은 기존에 비해 공간이 더욱 넓어졌다. 휠베이스를 기존에 비해 조금 더 늘리고 높이도 더 높아졌기에 1열 좌석의 공간은 물론, 2열 좌석도 한층 만족스러운 구성을 갖게 되었다. 기본적인 승하차 편의성이 향상된 데다, 조수석에 원터치로 동작하는 기계식 워크-인 기능까지 내장되어 있어, 2열좌석으로의 접근이 더 수월해졌다. 2열 좌석의 공간은 성인이 승차하기에는 상당한 불편함이 따랐던 기존 모델과는 다르다. 공간 상으로 한층 여유가 생긴 덕분에 평균적인 체형의 성인 남성이라면 충분한 수준의 거주성을 경험할 수 있다. 


트렁크는 2열 좌석을 전개했을 때에는 그리 큰 공간이 아니지만, 더블폴딩 형태로 접혀지는 2열 좌석을 이용하면 4도어 모델 못지 않은 트렁크 공간을 사용할 수 있다. 단, 2열 좌석의 분할 폴딩이 불가능하다는 점은 다소 아쉽다. 트렁크룸 바닥에는 추가적인 수납공간이 더 마련되어 있어, 작은 물건이나 공구 등을 보관하기 좋다.


새로운 랭글러 모델들은 기존의 2.8 CRD도, 3.6 펜타스타 V6 엔진도 아닌, 완전히 새로운 심장을 품고 있다. 이 엔진의 이름은 ‘허리케인(Hurricane)’ 엔진으로,  2016년도부터 생산되기 시작한 FCA 그룹의 최신형 GME(Global Medium Engine) 계열의 엔진이다. 직분사 기구를 사용하는 직렬 4기통 DOHC 가솔린 터보 엔진으로, 272마력/5,250rpm의 최고출력과 40.8kg.m/3,000rp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이 엔진은 FCA의 고급 브랜드 알파 로메오의 스포츠 세단 줄리아(Giulia)와 크로스오버 SUV 스텔비오(Stelvio) 등이 사용하는 것과 같은 계열의 엔진이다. 기존 랭글러의 펜타스타 V6 엔진에 비해 최고출력은 약간 낮지만 최대토크는 더욱 강력하다. 변속기는 ZF의 자동 8단 변속기를 사용한다.


새로운 랭글러 루비콘은 운전대를 처음 잡고 시동을 거는 순간부터 놀라움을 안겨준다. 기존의 JK와는 전혀 다른, 우수한 아이들링 정숙성이 인상적이다. 주행 중에도 회전수를 과도하게 높이지 않는 이상, 도심형 SUV에 한 발 다가선 수준의 정숙함을 경험할 수 있다. 하지만 시승한 랭글러 루비콘 2도어 모델에는 접지력은 우수하지만 소음이 크게 발생하는 머드타이어가 장착되어 있었다. 이 때문에 60km/h 이상부터 타이어 소음이 본격적으로 커지기 시작하다가 100km/h근처까지 올라가게 되면 타이어 소음이 엔진 소음과 풍절음을 능가할 정도에 이르게 된다. 일반적인 도심형 크로스오버에 사용되는 로드타이어나 적어도 올-터레인 타이어를 사용한다면 더 우수한 정숙성을 경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승차감 역시 꽤나 인상적이다. 기존의 JK와는 달리, 꽤나 여유롭고 나긋나긋한 느낌이 있다. 과거의 JK 랭글러보다도 일상에서의 운행 환경을 고려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록-투-록이 약 3.7회전에 육박하는 스티어링 기어비와 후술할 늦은 스로틀 응답성을 제외하면, 일반적인 도심형 SUV의 감각을 제법 따라가고 있는 모습이다. 한층 향상된 정숙성과 승차감 덕분에 시승 코스에 포함되어 있었던 광화문 일대의 혼잡한 구간에서도 과거에 비해 상대적으로 피로감이 덜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가속력은 상당히 기운 찬 느낌을 준다. 반면, 스로틀의 응답성은 여전히 한 템포 이상 늦게 반응한다. 이러한 스로틀 응답성은 3.6 펜타스타 엔진이나 2.8 CRD 엔진을 얹었던 JK랭글러와 크게 다르지 않다. 엔진이 제대로 힘을 내기 시작하면 2톤에 달하는 덩치가 힘차게 앞을 향해 나아간다. 저속토크가 풍부한 특성을 가진 2.0리터 터보 엔진은 검증된 성능의 ZF 8단 자동변속기와 힘을 합쳐 2톤에 달하는 랭글러를 기운차게 몰아 붙인다. 단, 고속주행에서는 그다지 안정적인 느낌을 주지는 못하는 편이다.


랭글러 루비콘과 함께 산악도로에 접어들었다면,괜한 욕심은 버리는 것이 좋다. 록-투-록이 약 3.7회전에 육박하는 기어비를 가진 스티어링 시스템으로 인해, 코너 하나하나에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조타 시 차체 앞부분의 반응이 늦은 편이지만 짤막한 휠베이스 덕분인지 차체 후방은 은근히 빠르게 따라온다. 이 짧은 차체 덕분에 타이트한 코너에도 의외의 기동력을 보여준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한없이 정통에 가까운 SUV의 기동 특성을 보여주기 때문에 코너 하나하나마다 충분한 여유를 갖고 대처해야 한다. 브레이크의 응답성도 즉각적이지는 않기 때문에 다른 차들보다 한 템포 일찍, 그리고 강하게 밟아줘야 제 성능을 낸다.


애석하게도, 이번 시승행사에서는 본격적인 오프로드 코스를 경험할 수는 없었다. 그러나 기착지에 마련된 특설코스를 통해 오프로드 주행에서 마주하게 되는 상황 몇 가지를 직접 체험하며, 랭글러의 능력을 부분적으로나마 파악할 수 있었다. 시승한 랭글러 루비콘 2도어 모델에는 오로지 루비콘 모델에만 적용되는 락-트랙 사륜구동 시스템이 장비되어 있다. 이 락-트랙 시스템은 그야말로 정통 오프로더가 가져야 할 진정한 의미의 사륜구동이라 할 수 있다. 


랭글러 루비콘의 락-트랙 사륜구동 시스템은 오늘날 스스로 SUV를 참칭하고 있는 수많은 크로스오버들에 장착되는 사륜구동과는 격이 다르다. 이 사륜구동 시스템은 지극히 고전적인 기계식 파트타임 사륜구동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그 뿐만 아니라 전/후륜에 모두 차동기어 잠금장치를 갖추고 있음은 물론, 험로 주파에 필수적인 저속 트랜스퍼케이스를 갖추고 있으며, 심지어 필요한 경우, 바퀴의 상하가동범위를 확보하기 위한 스웨이 바 분리 기능까지 품고 있다. 게다가 휠베이스가 짧은 2도어 모델의 경우, 4도어 모델보다 한층 큰 램프각을 가져,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험로 돌파력을 선사한다.


지프 랭글러 루비콘 2도어 모델과의 만남은 다소 짧은 시간이었지만 인상깊은 만남으로 기억된다. 지프의 새로운 랭글러는 한층 현대적으로 가다듬어진 외관과 일상을 더욱 배려하고 있으면서도 정통 오프로더의 아이덴티티를 여전히 올곧게 지키고 있다. 더욱 현대화된 지프 랭글러는 여전히 고전의 가치가 살아 있으며, 더 많은 이들에게 ‘자유’와 ‘모험’을 함께하는 동반자가 되어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풀-라인업을 갖추게 된 랭글러는 저마다 자신만의 고유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특별하게 다가오는 모델은 바로 이번에 시승하게 된 루비콘 2도어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지프 랭글러 루비콘 2도어 모델은 지프의 오리지널리티에 가장 가까운 외형과 더불어, 동형의 4도어 모델을 능가하는 기동 능력과 유니크한 스타일을 가졌기 때문이다. 지프 브랜드의 정수가 담겨 있는 랭글러 루비콘 2도어 모델은 나만의 모험을 함께하는 최상의 동반자가 되어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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