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플래그십 SUV, 2019 푸조 5008

조준우 기자 입력 2019.02.18 13:26 수정 2019.02.18 14:55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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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조의 플래그십 SUV, 5008 GT 라인을 시승했다. 2017년 11월 국내에 출시한 5008은 푸조 3008과 통일된 디자인으로 출시됐다. 그래서 차량을 둘러보면 3008을 생각나게 하지만, 5008만의 장점도 많다. 7인승으로 출시되었고, 폴딩시 더 많은 짐을 적재할 수 있다. 또 조수석 폴딩 기능으로 긴 화물까지 쉽게 실을 수 있는 무척 실용적인 프랑스 차다.

 

푸조는 프랑스 국민들의 발

푸조는 프랑스 사람들의 발이 되어주는 국민차 제조사다. 원래 철강 회사였던 푸조는, 1882년 자전거를 제작하기 시작했고, 자전거에 엔진을 얹어 오토바이도 개발했다. 1889년에는 3륜차를 만들면서 자동차 제조사로 발전했다. 요즘은 국내에 푸조 자전거가 수입되지 않지만, 수십년 전만 해도 전 세계 자전거 대회를 휩쓸던 꽤 유명한 자전거 회사였다. 자전거와 자동차를 함께 만들었다는 점에서는 우리나라의 기아자동차와도 꽤 비슷한 점이 많다. 기아자동차의 전신인 기아 산업은 자전거 부문을 따로 가지고 있었는데 이 부분을 분사해서 독립한 것이 현재 생활용 자전거를 만드는 삼천리자전거다. 자전거와 국민차는 사람들의 이동을 편리하게 도와준다는 점에서 무척 비슷하다.

 

외관

GT 라인은 최상급 모델인 GT 하위에 있는 트림이다. 2리터 BlueHDi 디젤엔진을 장착한 GT와 달리 GT라인은 1.5리터 BlueHDi 엔진을 장착했다. 5008은 얼핏 봐서는 3008처럼 생겼다. 통일된 디자인 언어를 썼기 때문이다. 하지만 측면과 후면부를 보면 체급에 따라 확실하게 차이를 알 수 있다. 전면부는 사다리꼴 형태로 일치시킨 모습이다. 고급스런 그릴과 하부 공기흡입구, 범퍼 장식까지 모두 이 규칙을 따른다. 전조등 가운데부터 시작하는 사다리꼴 디자인은 앞모습을 안정감 있게 마무리 짓는다.

짧고 높다래서 조약돌 같은 느낌을 줬던 3008와는 달리, 긴 보닛과 루프로 SUV라기 보다는 흡사 기아 카렌스, 쉐보레 올란도 같은 MPV 느낌을 받는다. 5008의 전장, 전폭, 전고는 4,640x1,845x1,650mm으로 3008보다 190mm 길고, 5mm 넓으며, 25mm 높다. 휠베이스는 2,840mm로 3008보다 165mm 길다. 3열의 거주성을 높이기 위해 뒷바퀴 위쪽 루프의 높이를 높였다. C필러는 기울어져 있지만, 뒤쪽 트렁크는 거의 수직에 가깝게 되었다.

후면부는 푸조 특유의 후미등이 반긴다. 사자의 발톱을 형상화 했다고 하는 세로줄 모양 후미등은 무척 심플하면서도 세련되어 보인다. 5008 앰블럼 중 가운데 00은 무한대의 상징인 뫼비우스의 띠 모양으로 만들어 눈길을 끈다. 고성능 지향 모델 답게, 사각형 크롬배기구가 범퍼 하단 양쪽에 자리했다.

 

내부 디자인

5008의 실내는 플래그십 답게 고급스러움을 담으려고 했다. 대시보드와 글로브박스 사이에는 직물 재질을 삽입했고, 내장재 재질도 딱딱하지 않게 했다. 인포테인먼트 제어버튼은 아래 방향을 향해 누르는 타입으로, 피아노를 생각나게 하는 물리 버튼이다. 공조기 버튼도 바로 아래쪽에 함께 가까이 붙어있어 센터페시아가 깔끔해보인다. 스티어링 휠은 2스포크 방식이다. 그런데 완벽한 원형이 아니라 찌그러진 육각형 형태다. 여기에 휠의 직경이 조금 작다보니 원형 스티어링 휠과는 쥐는 느낌에서 차이가 있다. 개개인에 따라서는 신선해서 재미있을 수도 있고, 편안한 걸 찾는 사람들은 완전한 원형이 아닌 점이 불만일 수 있겠다.

변속레버는 PSA그룹 고급차에 사용되는 전자식 변속레버다. 살짝 밀거나 당기면 한 단계씩 변속되고, 힘을 더 주면 레버가 깊게 움직이면서 한 번에 두 단계씩 원하는 기어로 변속할 수 있다. 레버 상단에는 P단 버튼이, 하단에는 수동모드인 M단 버튼이 있다. 변속레버 뒤로는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와 스포츠 모드 버튼이 있다. 레버 우측에는 다이얼식 그립콘트롤이 있다. 노멀, 스노우, 머드, 샌드, 그리고 자세제어장치 OFF가 있다. 그립콘트롤 다이얼 좌측에는 SUV답게 내리막 속도 보조장치 버튼이 있다. 루프는 검은색으로 틴팅된 블랙 다이아몬드 루프가 적용되었다. 개방감이 높은 파노라믹 선루프이며, GT와 GT 라인은 선루프를 개방할 수 있다.

2열 시트는 173cm인 기자가 허리를 쭉 펴고 앉았을 때 천정에 머리가 닿는다. 허리를 살짝 내려 편하게 앉으면 손가락이 두 개 정도 들어간다. 허리를 쭉 펴고 앉아도 손가락 두 개가 남던 3008에 비하면 천정고가 조금 낮다. 대신 레그룸이 훨씬 넓다. 5도 이하이지만, 4단계로 리클라이닝도 가능하다. 또 3008과 다른 점은 승차를 위한 3열이 있다는 점이다. 트렁크를 열고 뒤에서 끈을 잡아당기면 시트가 벌떡 선다. 접을때도 끈을 잡아당기면 아래로 푹 내려온다. 3열 시트는 사용하지 않을 때 차량에서 제거가 가능하다. 3열 역시 허리를 쭉 펴고 앉으면 천정에 거의 달랑말랑 한다. 2열 시트 아래쪽이 파여있어서 발을 집어넣을 공간 역시 충분하다. 대신 2열 승객이 좌석을 앞으로 조금 이동시켜주어야 한다. 승하차를 위해 2열시트 어깨부분을 당기면 시트가 살짝 접히면서 내리기 편해진다. 좌측 좌석에는 소화기가 비치되어 있어 발을 놓기가 조금 불편하다. 성인이 장거리 여행으로 타긴 조금 부담스러울 것 같다.

기본 트렁크 공간은 237리터이고, 3열 시트를 접으면 952리터, 3열 시트 탈거 후 2열 시트를 접으면 2,150리터의 화물 적재공간이 나온다. 또 조수석 시트를 접으면 3.2미터 길이의 긴 화물을 실을 수 있다. 또 차량 곳곳에 마련된 수납공간은 5008의 다재다능한 실내 적재공간을 활용해 실용성을 높인다.

 

3008과 비교해본 2019 푸조 5008

이번 5008 시승은 먼저 3008을 먼저 시승해보고, 5008을 탔기 때문에 비교하기가 좋았다. 차체가 작은 3008과 콤펙트 하지만 그래도 7인승답게 길고 높은 5008은 주행감이 조금 다르다. 엔진은 둘다 같은1.5리터 BlueHDi 디젤엔진이다. 최대출력 130마력(3,750RPM), 최대토크 30.6kgf.m(1,750)를 낸다. 단순히 스펙만 보고 판단한다면 차체에 비해서는 조금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8단 변속기와 맞물려, 실제로 주행해보면 부족한 느낌이 없다. 제주도에서 시승한 덕분에, 고속도로가 없었다. 8단 변속기는 6단 이상 변속할 일이 없었다. 하지만 가속이나 반응성에서 무척 만족스러웠다. 차량 공차중량은 5008 GT 라인이 1,640kg이고 3008 GT 라인은 1,580kg이다. 5008을 3008과 비교 주행해보면 상대적으로 묵직한 느낌이 들었다.

작고 육각형 모양인 스티어링 휠은 잡는 곳을 옮길 때마다 재미있는 느낌을 준다. 기존까지 사용하던 차량들 대부분이 원형 스티어링이었던 것을 생각하면 직선 파이프가 잡히는 느낌은 무척 신선하다. 스티어링 휠은 록 투 록 2.87바퀴로 기어비가 비교적 낮다. 폭스바겐과 제네시스 G70는 2.1회전이고 혼다 파일럿이 3.2회전이다. 교차로에서 회전할 때 스티어링 휠에서 손을 떼지 않은 채 한 번에 회전하는 것은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처음 주행 때는 살짝 아슬아슬한 느낌을 받았다.

전자식 주차브레이크 아래 있는 스포츠 버튼을 누르면 스티어링 휠이 무거워지고, 가속페달 반응과 엔진 회전영역대가 높아진다. 급가속을 해보면 디젤엔진임에도 꽤나 거친 배기음이 들려오며 더 밟으라고 부추긴다. 브레이크를 밟아 속도를 줄이면 기어가 바뀔 때마다 웅~ 웅~ 거리면서 엔진 회전수를 보상하는 레브매칭을 적극적으로 동작시키는 것도 흥미 요소중에 하나다. 디젤엔진에 자동변속기이지만, 이토록 신나게 동작하는 파워트레인은 처음이다.

서스펜션은 스트로크가 짧고 댐핑이 탄탄하게 세팅되어있다. 젊은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성향이다. 바닥에서 전해져 오는 충격은 잘 걸러주면서도 롤을 억제하고 노면과의 접촉을 유지한다. 본격적으로 5008의 코너링 테스트를 위해 제주 1100도로로 향했다. 무게중심이 높은 SUV이니, 무척 뒤뚱거릴거라는 예상을 했다. 하지만 생각보다 롤이 적어서 깜짝 놀랐다. 스티어링 휠의 반응도 즉각적이다. 급격한 헤어핀에서의 거동 역시 롤을 최대한 억제한 모습이다. 무게중심이 낮은 세단에 비하면 SUV는 상대적으로 롤이 크다. 험지를 주행하기 위해 서스펜션의 스트로크가 길기 때문이다. 뒤에서 보면 차량이 뒤뚱거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러나 5008은 스트로크가 짧고, 탄탄한 댐핑으로 한쪽으로 무게를 실으면서 스티어링을 부드럽게 조작하면 무척 스무스하게 코너를 빠져나간다. 5008은 도심 주행형 SUV인 것이다. 그렇게 와인딩에서 짧지만 즐거운 5008과의 주행을 즐겼다. 정해진 시승 시간이 다 되어, 차량을 더 타볼 수 없었던 것이 너무 아쉬웠다. 기대와 다른 의외의 모습에 5008을 다시 바라보게 됐다.

 

안전, 편의사항

5008에는 카메라로 차선을 인식하고 차선이탈을 줄여주는 차선이탈 보조장치, 앞차와의 거리를 일정하게 유지해주는 어댑티브 크루즈 콘트롤(GT, GT 라인), 운전자 피로도 감지장치등이 있다. 또 도심에서 저속 충돌사고를 줄이기 위한 액티브 세이프티 브레이크 시스템, 충돌 위험을 미리경고해주는 거리 알람 시스템, 상대방 차를 인식하고 전조등을 자동으로 조절해주는 스마트빔 어시스트 등이 적용되어 안전한 주행을 돕는다. 후진시에는 후방카메라를 녹화해 하늘에서 보는 것 같은 가상 어라운드 뷰 영상을 띄워주며, GT에는 전방향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360도 비지오 파크 시스템이 적용된다.

원래 푸조는 프랑스에서 국민차로 통한다. 그러나 수입차라는 카테고리가 푸조를 국내에선 고급 수입차로 취급될 수밖에 없도록 해 아쉬움이 남는다. 푸조 5008은 긴 보닛, 부드러운 곡선으로 꾸민 외관, 독특한 인포테인먼트 조작 버튼, 사자 모양 엠블럼, 특유의 실내 구성 등 흔한 차들과는 다른 프랑스 차만의 독특한 매력을 발산한다. 무난하고 튀지 않는, 남들과 똑같은 디자인의 차를 타길 원한다면 푸조의 과격하고 신선한 디자인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하지만 도전적이고 남들과 다른 나만의 SUV를 타고 싶다면 푸조 5008은 거기 딱 어울리는 차량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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