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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ICMA 2018 - 혁신적 전기모터사이클의 시대는?

나경남 입력 2019.01.10 09:0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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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ICMA 2018 - ELECTRIC

전기 모터사이클에 대한 관심은 예전보다 훨씬 더 많이 높아졌다. 대형 브랜드들도 차츰 참여하고 있는 추세이니, 본격적인 그리고 혁신적인 전기 모터사이클이 등장할 시기도 그리 멀지 않은 것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결론은 시기상조라는 것이다.

피아지오 그룹의 베스파(Vespa)는 전기 스쿠터 엘레트리카를 발표했다

전기 자동차가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여러 이유가 있다. 우선은 덩치가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배터리를 장착할 공간이 충분하고, 엔진과 전기 모터가 서로를 보조하는 하이브리드도 만들어지기 쉬웠다. 또한 배출가스를 저감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정부 및 지자체의 보조금 지급도 역할이 컸다. 전기 자동차 자체가 가진 경제성이나 친환경적인 성격은 소비자들의 주머니를 열게 하기 어렵다.그래서 자동차 제조사들은 전기 자동차에 갖가지 최신 옵션들을 투입시켰다. 가격이 올라가게 되겠지만, 그 비용은 보조금으로 충당할 수 있다. 소비자들의 입장에서는 기본 옵션으로 탑재된 기능이 많은 쪽이 매력적이게 느껴졌을 수 있다. 물론 보조금 덕분에 금전적 부담도 상대적으로 덜 수 있다.

하지만 전기 모터사이클의 입장은 전혀 다르다. 자동차는 대체가 필요한 교통 수단으로서의 역할이 크지만, 모터사이클은 취미성이 더 강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고출력과 고성능을 앞세우는 취미성 짙은 모델이 전기 모터사이클의 시대를 불러올 수는 없다. 아마도 스쿠터 또는 혼다의 슈퍼커브와 같은 언더본 타입이 본격적으로 전기로 생산되기 시작해야 그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을 것이다. 다시 말하면 본격적인 전기 모터사이클의 시대가 시작되려면 대량 생산 경험이 충분한, 그래서 단가를 최대한으로 낮출 수 있는 제조사가 나서야만 한다.

엘레트리카는 일반 관람객을 대상으로 시승회도 진행했다, 실제로 달리는 모습은 제대로 만들어진 스쿠터의 모습이었다

생각해보면 간단하다. 전기 모터사이클이 보급되어 배출 가스를 줄이는 것은 고가의 전기 모터사이클 몇 대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전세계에서 배출 가스를 가장 많이 생성하는 것은 가장 많은 숫자가 판매된 저렴한 소배기량 모델들이기 때문이다. 결론은 간단하다. 혼다나 야마하, 스즈키와 같은 일본 대량 생산 모터사이클 브랜드나 피아지오 그룹 정도가 나서서 본격적인 전기 커뮤터를 생산하기 전까지 본격적인 전기 모터사이클의 시대는 오지 않는다. 그 이전의 시도가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결국 주도권을 쥐는 것은 대량 생산 능력에 달렸기 때문이다.

HARLEY-DAVIDSON, LIVEWIRE

할리데이비슨의 전기 모터사이클 라이브와이어(Live Wire)가 EICMA 2018을 통해 공식적으로 양산 모델을 발표했다

손에 꼽는 대배기량 모터사이클 제조사들 가운데 할리데이비슨이 전기 모터사이클로 먼저 발을 들인 것은 의미가 작지 않다. 양산 발표에 앞서, 전세계를 순회하면서 쇼케이스를 진행하기도 했고 양산화를 위한 다듬기 작업도 충분히 이뤄졌을 것이다. 하지만 하필이면 할리데이비슨이다. 기존의 할리데이비슨 라이더들, 다시 말하면 할리데이비슨에 대한 고정관념이 있는 이들에게 라이브와이어는 할리데이비슨으로 인식되지 않을 것이다. 할리데이비슨의 다음 100년을 위해 개발했다던 수냉 엔진 모델인 VRSCA V로드가 어땠는지 생각해보자. 혁신적 발전을 이뤄냈지만, 아군이라 할 수 있는 기존의 팬들은 완전히 외면했다.

라이브와이어는 꽤나 당당한 자세를 갖춘 네이키드형 모터사이클이다. 할리데이비슨을 대표하는 크루저형 모터사이클도 아니다. 그렇다면 스포츠 라이딩을 원하는 일본 또는 유럽 브랜드의 네이키드 모터사이클을 원하던 이들이 굳이, ‘할리데이비슨’의 전기 모터사이클을 양팔을 들어 반기게 될까? 마찬가지로 이쪽도 별로 가능성이 없다. 할리데이비슨이 라이브와이어를 대량으로 생산해 상당한 양을 공급할 계획일리는 없겠지만, 제 아무리 혁신적이라 할지라도 반쪽의 혁신으로 끝나게 될 가능성이 높다.


VESPA, ELETTRICA

피아지오 그룹 산하의 베스파(Vespa)가 전기 스쿠터를 개발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리고 양산형 모델로 등장한 엘레트리카(Elettrica)는 그 의미가 남다르다. 소형 커뮤터로서의 역할은 물론이며, 딱히 고성능이 아니더라도 납득할 수 밖에 없는 아이콘이기 때문이다. 전혀 엉뚱하게 생긴, 그래서 기존의 스쿠터나 모터사이클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스타일은 대중성을 갖기 어렵다. 하지만 베스파가 갖고 있는 아이콘적 이미지는 그 디자인만으로도 소비자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 일정 성능 이상만 발휘된다면 말이다. 더구나 피아지오 그룹의 생산 능력과 전세계에 걸친 시장 영향력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거대하다.

엘레트리카는 전기 스쿠터이기 이전에 '베스파'다

베스파의 엘레트리카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스쿠터들이 선택했던 ‘휠 내장형 모터’를 사용하지 않는다. 피아지오 그룹이라면 당연히 그렇게 하지 않았으리라 생각했다. 휠 내장형 모터는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크다. 정격 출력은 3.5kW, 최고 출력은 4.0kW이며 토크는 200Nm로 발표됐다. 마력으로 환산하면 약 5.4마력 정도이며, 토크는 20.39kg-m다. 마력 자체는 4스트로크 100cc급 엔진 스쿠터에도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토크는 엄청나다. 배터리는 리튬 이온으로 용량은 86Ah(암페어아워)이며, 배터리 셀은 LG화학의 것을 사용한다. 86Ah는 86000mAh이니, 흔히 사용되는 휴대폰 보조배터리와 용량을 비교하면 대략적인 비교가 가능하겠다. 배터리 완충에 걸리는 시간은 220V에서 약 4시간. 배터리 수명은 완전 충방전 시 1000회를 기준으로 하며, 이는 대략 50,000km에서 70,000km의 주행거리를 의미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 정도되면 충분한 의미가 있다.

다양한 전기 모터사이클들

SYM의 전기 스쿠터 콘셉트 EE1, 보다 일반적인 스쿠터의 형태에 가까운 모델이다
SYM의 콘셉트 전기 스쿠터 ED1, ED1은 폴딩 전기 스쿠터로 제시된 콘셉트다
국내에도 소개된 바 있는 슈퍼 소코(Super SOCO)도 EICMA 2018에 참가했다, 중국 생산 모델로는 보기 드문 매뉴얼 모터사이클 스타일이다
룩셈부르크의 전기 스쿠터 유젯(UJET)은 독특한 콘셉트를 갖고 있다, 접이식 전기 스쿠터이자, 허브리스 휠을 채용한 것이 눈길을 끈다
스페인의 가스가스(GasGas)를 인수한 토로트(Torrot)그룹은 전기 모터사이클 솔루션을 갖추고 있다, 사진의 모델은 토로트의 시스템으로 개발된 전기 모터사이클 퍼생(Pursang), 퍼생은 스페인의 불타코(Bultaco)가 생산했던 모토크로스 모터사이클 이름이기도 하다
스페인의 리에후(RIEJU)가 내놓은 전기 모터사이클 트래커(Tracker), 전기 모터사이클 솔루션을 제공하는 누크(NUUK)의 시스템을 통해 개발된 것으로 보인다
이탈리아의 전기 모터사이클 제작사 에네르지카(ENERGICA)는 삼성전자와 협업하여, 사이드 미러 대신 TFT 디스플레이를 제공한 볼리드 E(BOLID-E)를 공개했다
에네르지카의 볼리드-E의 계기반 부분, 계기반 좌우측에 배치된 것은 삼성전자의 디스플레이로 사이드 미러를 대신하며, 다양한 기능을 제공한다
허스크바나가 발표한 유소년용 전기 오프로드 모터사이클 EE S
킴코가 제시하는 배터리 교환식 시스템 아이오넥스(IONEX)를 사용하는 '라이크 EV(LIKE EV)'
킴코는 전기 슈퍼바이크 콘셉트 모델인 슈퍼넥스(SUPER NEX)를 선보이기도 했다
푸조의 E 메트로폴리스, 역삼륜 트라이크 전기 스쿠터다
타이완의 전기 모터사이클 개발사 오토바이크(OTTOBIKE)의 전기 모터사이클, 소형 모델이지만 완성도가 높다
중국의 전기 스쿠터 및 전기 자전거 제작사인 야디(YADEA)도 EICMA 2018에 참가했다, 국내에서도 정부 보조금을 받아 판매되고 있다
한국의 대림오토바이가 수입해서 판매한 바 있는 중국의 종쉔(ZONGSHEN)의 전기 스쿠터들, 딱히 언급하지 않아도 디자인은 어디서 많이 본 모델들이다, 특히 가운데의 모델은 혼다의 슈퍼커브 C125와 완전히 똑같은 디자인이다

나경남기자 nanana1982@gmail.com <모터사이클 전문 매거진 더 모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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