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정말 저렴한 거 맞아? 기아 스포티지 LPG 장거리 시승기

조회수 2022. 8. 11. 12:5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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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일의 LPG SUV, 르노 QM6에게 긴장감을 줄 맞수가 등장했다. 기아 스포티지 LPG다. 차체를 넉넉히 키운 5세대 스포티지를 바탕으로, 2.0L LPI 엔진 얹어 승부수를 던졌다. 서울 – 강원도 왕복 장거리 주행 테스트를 진행하며, 이 차의 장단점을 꼼꼼히 살폈다.

글 강준기 기자
사진 서동현 기자

그야말로 ‘고유가 시대’다. 정부가 유류세 인하 폭을 늘리면서, 정점을 찍었던 기름 값이 리터당 2,000원 이하로 내려오긴 했지만 여전히 예년보다 비싸다. 7월 3주차 기준 국내 평균 휘발유 가격은 2,013원, 경유는 2,073원이다. 생계가 달린 화물차 운전자뿐 아니라 평범한 직장인에게도 부담이 가는 금액이다. 반면 LPG는 1099.6원으로, 거의 절반 수준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그래서 LPG를 사면 유지비용을 얼마나 아낄 수 있나?’가 가장 궁금할 듯하다. 이번 시승기는 일반 운전자 입장에서 크게 4가지 항목으로 나눠, 스포티지 LPG의 장단점을 체크했다.

①연간 15,000㎞ 주행하는 운전자 기준 가솔린‧디젤‧하이브리드‧LPG의 연간 유류비 차이는?
②가스 충전하는 게 불편하진 않을까?
③2.0L 146마력 LPI 엔진의 주행성능은?
④가스탱크 탑재로 인해 적재공간이 줄어들진 않았을까?





우선 비용 소개에 앞서, 스포티지 LPG의 겉모습을 가볍게 살폈다. 사진처럼 LPG 모델의 디자인은 일반 가솔린 스포티지 외모와 똑같다. 시승차는 그래비티 트림으로, 범퍼 스타일이 조금 다르고 19인치 휠을 네 발에 끼웠다. 뒷모습도 마찬가지. 과거처럼 트렁크 패널에 ‘LPG’ ‘LPI’ 같은 배지가 없어 한층 깔끔하다.






실내도 동일하다. 12.3인치 모니터 두 개를 붙인 커브드 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간결하게 구성했다. 도어 소재, 시트 품질, 수납공간 등 모든 게 가솔린 모델과 같다. 이번 5세대 스포티지의 핵심은 넉넉한 뒷좌석에 있다. 휠베이스를 2,755㎜까지 이전보다 85㎜ 늘리면서 쾌적한 2열 공간을 갖췄다. 부부와 자녀 1~2명으로 구성된 4인 가족의 패밀리카로 충분한 체격을 지녔다.

①연간 15,000㎞ 주행하는 운전자 기준 가솔린‧디젤‧하이브리드‧LPG의 연간 유류비 차이는?

경제성을 최우선적으로 생각하는 소비자 입장에선 스포티지 하이브리드도 함께 고민할 듯하다. 같은 프레스티지 트림으로 가격을 비교하면, 하이브리드가 3,306만 원, LPG가 2,714만 원이다. 592만 원의 찻값 차이가 있다. 대신 연비는 하이브리드가 뛰어나다. 정부공인 복합연비는 하이브리드가 16.7㎞/L, LPG가 9.2㎞/L.


그러나 연비 차이는 연료비로 상쇄할 수 있다. 7월 3주차 기준 국내 휘발유 가격이 2,013원, LPG가 1,099.6원이다. 이를 가지고 연간 15,000㎞ 주행하는 일반적인 운전자 기준으로 연간 유류비를 계산해봤다. LPG가 179만 원, 하이브리드가 180만 원이며, 스포티지 가솔린이 241만 원, 디젤은 214만 원이 나왔다.

즉, 하이브리드랑 LPG의 연간 유류비가 거의 비슷한 수준인데, 찻값 600만 원 차이까지 감안하면 LPG가 한층 경제적이다.

우리 팀은 실제 ‘풀-투-풀’ 연비를 확인하기 위해, 서울 강남→강원도 양양→다시 강남으로 이어지는 약 500㎞ 장거리 주행 테스트를 진행했다. 촬영을 위해 총 두 명이 탑승했고, 30°C를 웃도는 뜨거운 날씨 탓에 실내 온도는 23°C 오토에 맞추고 달렸다. 우선 사무실 인근 LPG 충전소에서 연료탱크를 가득 채우고 트립 컴퓨터를 초기화했다. 계기판 상 주행가능 거리는 약 580㎞가 나왔다.

이동하면서 느낀 주행성능은 ③번 항목에서 깊게 풀어보고자 한다.

②가스 충전하는 게 불편하진 않을까?

과거 LPG 자동차가 처음 등장했을 무렵엔 가스 충전하는 게 다소 불편했다. 충전소의 위치 때문이었다. LPG 충전 시설은 안전상의 이유로 도심 외곽에 지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며 도심의 범위가 크게 확장하면서, 충전소가 자연스레 도심 안으로 들어왔다. 즉, ‘LPG차는 충전이 불편하다’는 건 이제 옛말이다.

현재 전국 2,000여 개소의 LPG 충전소가 있다. 지난해 기준 충전소 당 차 대수는 1,044대. 주유소 당 차 대수(가솔린‧디젤)는 1,831대로, 오히려 LPG 충전하는 게 여유 있다. 집이나 직장, 혹은 출퇴근 경로 안에 충전소가 있다면 충분히 고민해 볼만 하다. 주변 충전소 찾는 건 오피넷 홈페이지 또는 스마트폰 앱을 통해 쉽게 검색할 수 있다.

LPG 자동차는 친환경 측면에서도 가솔린‧디젤보다 낫다. 가령, 미세먼지의 주범인 질소산화물 배출량은 디젤차의 1/93에 불과하다(실외도로 시험 기준). 또한, 질소산화물과 온실가스 배출량 등을 포함해 유종별 환경피해비용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면 휘발유가 601원, 경유가 1,126원인 반면 LPG는 246원에 불과하다.

③2.0L 146마력 LPI 엔진의 주행성능은?

물론 경제성 하나만 보고 차를 구입하는 소비자는 없다. 세 번째 항목은 주행성능 테스트. 스포티지 LPG는 직렬 4기통 2.0L 스마트스트림 LPI 엔진을 쓴다. 요즘 유행하는 ‘터보차저’도 없고 최고출력은 146마력, 최대토크는 19.5㎏‧m에 불과하다.

참고로 르노 QM6는 2.0L LPG 엔진을 얹고 최고출력 140마력, 최대토크 19.7㎏‧m를 뿜는다. 스포티지가 6마력 높은데, 토크는 0.2㎏‧m 낮다. 복합연비 차이도 있다. 스포티지 LPG는 1L 당 9.2㎞, QM6는 8.9㎞.

실제 주행 느낌은 어떨까? 의외로 스포티지와 QM6는 6마력 이상의 감각적인 차이를 느낄 수 있었다. 스포티지는 중저속 구간에서 시원하게 속도를 붙인다. 가속 페달을 밟았을 때, 예상보다 변속기 반응속도가 빠르다. 저단기어를 적극적으로 물어가며, 부족한 최대토크를 변속기가 보완한다. 그래서 도심 주행할 때 답답하다는 느낌은 의외로 적다.

이러한 느낌은 시속 130㎞까지 지속한다. 그 이상의 영역에선 ‘꾸역꾸역’ 속도 붙이는 느낌인데, 제한속도 이상의 고속주행을 즐기는 운전자가 아닌 이상, 이 정도의 가속 성능이면 충분히 타협할 수 있다. 물론, 230마력의 스포티지 하이브리드와 비교할 수준은 절대 아니다.

주행하면서 느낀 스포티지 LPG의 장단점은 크게 각각 한 가지씩 추릴 수 있었다. 우선 이번 모델부터 현대차그룹의 3세대 신형 플랫폼이 들어가면서, 전작보다 무게중심이 많이 내려갔다. 덕분에 고속주행 안정감이 올라갔다. 또한, 휠베이스를 키우면서 직진 안전성도 높였다. 특히 코너를 빠른 속도로 진입했을 때, 바깥 서스펜션이 무너지지 않고 차체를 든든히 받쳐주는 느낌이 좋다. 이처럼 탄탄하면서 깔끔한 거동 덕분에 전보다 차를 다루는 게 쉽다.

그러나 진동 대책은 조금 아쉽다. 정차 중 엔진 진동이 시트와 운전대로 가늘게 올라온다. 비교하면 가솔린보단 크고 디젤보단 작다. 에어컨 작동 여부에 따른 차이가 큰데, 예민한 운전자라면 이를 민감하게 느낄 수 있다. 반면, QM6 LPG는 정차 중 소음‧진동이 크지 않다. 정숙성만큼은 QM6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 승차감 역시 스포티지가 상대적으로 탄탄한 편이며, 부드럽고 안락한 승차감을 좋아하는 소비자는 QM6를 더 편하다고 느낄 수 있다.

④가스탱크 탑재로 인해 적재공간이 줄어들진 않았을까?

네 번째 포인트는 트렁크 공간이다. 과거 LPG 자동차는 커다란 원통형 LPG 탱크가 트렁크 안쪽에 자리했다. 그래서 공간에서 손해를 봤다. 르노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도넛 탱크’를 개발하고 스페어타이어 자리에 얹었다. 스포티지 LPG 역시 원형 봄베가 트렁크 아래에 자리했다. 탱크 용량은 80L인데(QM6는 75L), 참고로 LPG 차는 압력이 올라가는 부분을 감안해 연료탱크의 최대 80%까지 충전하도록 설계돼 있다. 따라서 실질적인 탱크 용량은 64L다.




이처럼 LPG 탱크가 스페어타이어 자리에 숨으니, 과거 LPG 차와 비교해 적재공간이 무척 넉넉하다. 트렁크 바닥 높이가 조금 올라가긴 했지만, 커다란 5세대 스포티지의 골격이 이를 충분히 상쇄한다. 오히려 장점도 있는데, 조금 높은 트렁크 바닥 높이 덕분에 2열을 접으면 거의 180° ‘풀 플랫’이 가능하다. 배터리 때문에 완벽한 평탄화가 불가능한 하이브리드와 비교하면, 요즘 유행하는 ‘차박’에 좀 더 유리하다.

최종 연비 체크 및 총평



양양에서 촬영을 마치고, 저녁 9시 서울 강남 인근의 LPG 충전소에 도착했다. 해당 충전소의 가격은 1L 당 1,147원으로, 다시 연료탱크를 가득 채워 ‘풀-투-풀’ 실연비를 체크했다. 총 42.490L의 LPG가 들어갔고, 비용은 48,736원이 나왔다. 주행거리는 453.2㎞. 최종 연비는 10.6㎞/L를 기록했다. 하루 평균 38.5㎞ 달리는 우리나라 운전자 기준으로 계산하면, 같은 비용으로 약 11~12일 정도 탈 수 있는 셈이다.

스포티지 LPG. 천정부지로 치솟은 기름 값이 걱정인 직장인에게 훌륭한 경제성으로 어필한다. 어차피 월~금 막히는 길 출퇴근하는 용도가 주라면, 가속 성능은 조금 타협해 합리적으로 구입할 수 있다. 하이브리드와 비슷한 연간 유류비를 갖추면서 찻값은 600만 원 가량 저렴하니까. 무엇보다 LPG SUV 선택지가 하나 더 늘어났단 사실은 소비자 입장에서 환영이다.

<스포티지 LPG>

장점
1. 확실히 체감할 수 있는 저렴한 연료비용
2. 중형 SUV 못지않은 넉넉한 2열 공간
3. 하이브리드 대비 약 600만 원 저렴한 찻값

단점
1. 정차 중 소음‧진동은 가솔린보다 크다.
2. 도심에선 부족함 없지만, 고속에선 한계가 확실한 LPI 엔진
3. 가솔린 모델과 비교해 조금 높은 트렁크 바닥면

<제원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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