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박시승기]완벽 변신..비싸도 살만한 트래버스 레드라인

조회수 2019. 12. 2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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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 트래버스 레드라인

국내 최장 길이를 자랑하는 대형 SUV 쉐보레 트래버스가 한창 주가를 높이고 있다. 트래버스는 캐딜락 에스컬레이드보다 전장이 20mm 길다.

외관 디자인는 차체 사이즈를 키우다보니 SUV다운 마초적인 디자인보다는 MPV처럼 너무 평범하다. 이런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쉐보레는 트래버스의 순둥이 같던 외관에 레드라인 만의 디테일로 변화를 줬다. 레트 포인트가 더해지면서 상남자로 변신한다. 한없이 부드러울 것 같던 V6 3.6L 가솔린 엔진은 가속 페달을 지그시 밟으면 ‘그르렁’하는 소리와 함께 네 바퀴가 힘껏 땅을 박차고 나간다.

트래버스는 저렴한 가격대로 나오면서 예상 외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출시 한 달 만에 초도 물량이 모두 완판됐다. 인기 비결은 어디에 있을까.

​긴 전장 덕에 미니밴 같은 모습이다
​레드라인의 백미는 단연 후면이다

트래버스를 마주하고 서면 큰 덩치가 부담감이 들 정도다. 전장 5200mm, 전폭 2000mm, 전고 1785mm, 휠베이스 3073mm로 차체가 주는 압도감이 상당하다.

​레드라인의 디자인 포인트는 검정과 빨강이다
​블랙 보타이로 처리됐다

시승 모델은 트래버스 스페셜 에디션인 레드라인이다. 가격은 5522만원으로 트림 가운데 가장 비싸다. 일반 모델과 디테일의 차이를 둔 게 특징이다. 전면부는 검정으로 마감된 그릴과 쉐보레 로고가 일반 모델에 비해 중후한 인상을 자아낸다. 1열 도어에 붙여진 트래버스 레터링과 20인치 휠은 검정과 빨간색이 조화를 이룬다. 레드라인 모델엔 검정색 도어 핸들이 장착된다. 시승차는 외장색이 검정이라 제대로 드러나진 않는다. 다크 테일램프로 바뀌는 것만으로도 레드라인을 선택할 이유가 충분해 보인다. 격을 높여주는 디테일이다.

​쉐보레 모델들이 공통적으로 사용하는 센터페시아
​8인치 모니터는 조금 구식의 느낌이 난다
​아날로그 계기반을 사용했다

실내는 일반 모델과 차이가 없다. 여타 쉐보레 모델과 비슷한 구성의 센터페시아는 직관적이다. 이 차를 처음 타더라도 헤매지 않고 사용할 수 있다. 다만 최근 출시되는 경쟁사 모델은 와이드 디스플레이와 풀 디지털 계기반을 적극적으로 사용한다. 아쉽게도 트래버스는 여전히 아날로그 계기반과 8인치 센터 디스플레이를 사용한다. 이런 부분은 경쟁 모델이라고 할 수 있는 포드 익스플로러에 뒤지지만 실내 소재의 고급감은 한 수 위다.

​광활한 2열 공간
​뒷좌석을 위한 별도의 공조장치

1열에서 느껴졌던 디테일의 아쉬움은 2,3열 광활한 공간이 해결해준다. 캡틴 시트로 구성된 2열은 2명의 성인이 넉넉하게 앉아 갈 수 있다. 3열은 3명이 앉는 벤치 시트다. 3명은 현실적으로 무리다. 2명이 넉넉하게 앉아 가는 것이 더 좋아 보인다. 2,3열 승객을 위한 편의장비도 넉넉하다. 후석 승객을 위한 온도조절이 가능한 별도 공조 장치는 물론 승객 머리 위에 4개의 송풍구를 마련했다. 2열과 3열 승객을 위해 4개의 USB 충전 포트와 1개의 220V 파워 아울렛까지 구비했다.

​차박을 위해 2,3열을 접었더니 광활한 공간이 생겼다
​차박을 위해 양평 율리교를 찾았다
​차박을 위해 매트와 침낭을 설치했다

긴 휠베이스 덕에 3열에 앉아도 부족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3열까지 모든 승객이 앉아도 651L의 넉넉한 트렁크 공간이 남는다. 3열을 제대로 사용하고도 넉넉한 적재공간은 대형 SUV 가운데 트래버스 만의 매력이다. 3열을 접으면 1636L, 2열까지 폴딩하면 최대 2780L의 적재용량을 활용할 수 있다. 트래버스 2,3열을 폴딩하고 성인 남성 두 명이 넉넉하게 차박을 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공간이다. 캠핑에 필요한 짐을 실내에 모두 넣어도 공간은 충분하다. 매트 위에 에어매트까지 설치했다. 호텔이 따로 없다. 2열이 캡틴 시트라 '시트 사이로 몸이 빠지지 않을까' 했던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다. 시트 사이에 짐을 놓으니 틈이 단단히 메꿔진다. 공간이 넓다 보니 영하의 온도에 실내는 금세 차가워진다. 걱정은 없다. 침낭을 덮고 발에 핫팩을 두 개 놓으니 훈훈한 기운이 몸을 감싼다. 많은 수납공간도 차박에 최적이다. 2열 도어 포켓과 3열 컵홀더에 잃어버리기 쉬운 지갑이나 스마트폰, 안경 등을 수납할 수 있다. 경치 좋은 곳에서 차박을 생각중이라면 트래버스는 최고의 선택지다. 

​V6 3.6L 가솔린 엔진의 힘은 넉넉하다

트래버스에는 V6 3.6L 가솔린과 9단 자동변속기가 조합된다. 최고출력 314마력, 최대토크 36.8kg.m의 힘을 발휘한다. 공차중량 2090kg의 차체를 가볍게 이끌고 나간다. 저속에서부터 고속 영역까지 넉넉한 출력이 느껴진다. 가속 페달을 살짝만 밟아도 넘치는 힘을 주체 못하듯 언제라도 튀어나갈 듯 한 야성미가 느껴진다. 5000rpm을 넘어서면 V6 3.6L 자연흡기 엔진의 호쾌한 사운드가 귀를 간지럽힌다.

​여유로운 주행감각

부드럽게 세팅된 서스펜션은 SUV보단 미니밴에 가까운 승차감이다. 자그마한 요철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서스펜션은 자칫 멀미를 유발한다. 부드러운 서스펜션은 차량의 개발 콘셉트와 정확하게 맞닿아있다. 2,3열에 승객을 태우고 유유자적 도로를 달릴 때 진가가 유감없이 발휘된다. 고속으로 달려도 불안함은 없다. 부드러운 서스펜션이 기분 나쁜 요철의 진동을 꽤나 잘 걸러낸다.

콜로라도에는 있는 실린더 휴지 기능(V6의 힘이 필요하지 않을 땐 V4만 움직여 연료를 절약하는 기능)이 트래버스에는 빠져있다. 9단 자동변속기가 장착돼 시속 100km로 달려도 고작 1600rm 언저리의 엔진회전수를 보여준다. 덕분에 고속 주행에서는 리터당 11km 이상의 준수한 연비가 나온다.

트래버스는 주행 중 구동방식을 바꿀 수 있다. 앞바퀴를 굴리는 2WD부터 4WD, 오프로드, 견인 모드 등 총 4가지의 주행 모드다. 일반적인 주행 상황에선 2륜 모드로 달리다가 눈길이나 빗길 가벼운 산길 등에선 4륜 구동을 선택하면 된다. 만약 진흙길이나 돌길 등 미끄러지기 쉬운 도로를 지날 일이 있다면 오프로드 모드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낮은 기어를 유지해 험로 탈출력을 높인다.

트래버스에는 대부분의 경쟁 모델이 갖춘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이 빠져있다. 차선 이탈 경고 및 차선 유지보조시스템이 장착되지만 차선 정중앙을 유지하지 못하고 좌우로 핑퐁치듯 움직인다. 쉐보레는 차후 소비자들의 요구가 있으면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도입을 적극적으로 고려하겠다는 입장이다.

​트래버스 구매 예정이라면 검정색 레드라인을 강추한다

트래버스는 운전의 재미보단 가족과 함께 안전하게 장거리를 이동할 수 있는 미니밴 콘셉이다. 완벽히 맞아 떨어지는 주행 감각과 실내 구성은 합격점이다. 무엇보다 가성비가 돋보인다. 4520만원부터 시작해 가장 비싼 레드라인이 5522만원이다. 포드 익스플로러가 5990만원 단일트림만 판매하는 것과 비교하면 적게는 400만원에서 많게는 1400만원 가량 차이가 난다.

트래버스 시작은 좋아 보인다. 지난달부터 고객 인도를 시작한 트래버스는 11월 322대를 판매했다. 쉐보레는 내년 준중형 SUV 트레일블레이저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콜로라도와 트래버스 성공에 힘입어 수입 준중형 SUV 시장까지 석권하겠다는 전략이다.

한 줄 평

장점 : 부드러운 승차감과 고속 안정감, 저렴한 가격. 차박에 최고 선택지

단점 : 3열에 앉으면 요동치는 차체 때문에 쉽게 멀미가 난다



남현수 에디터 hs.nam@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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