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G GT-4도어, 우리가 몰랐던 사실 4가지

조회수 2019. 10. 21.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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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WORLD'S FASTEST 4-DOOR COUPE
최고출력 639마력, 세상에서 가장 빠른 4도어 쿠페로 서킷을 달렸다. 엄마 찾는 소리가 절로 나왔다


일요일 저녁, 친구들은 출근 걱정에 머리를 싸매고 있었다. 콧노래 흥얼거리며 난 에버랜드로 출근한다고 우쭐댔다. 다들 부러운 눈치다. ‘놀이기구’ 타러 가냐고 묻길래 그런 셈이라고 답했다. 세상에서 가장 빠른 4도어 쿠페, 메르세데스-AMG GT 63 S 4매틱+와 함께 서킷을 달릴 생각에 월요일이 빨리 오기를 바랐다. 미안 친구들. 출근 잘해라.



기대가 너무 컸나? 잠이 오지 않아 아침 일찍 집을 나섰더니 행사 시작 한참 전에 도착하고 말았다. 산책이나 할 겸 AMG 스피드웨이 주변을 서성거렸다. 눈앞은 푸르른 메타세쿼이아 나무로 한적하기만 한데, 마른하늘에 천둥소리가 울려 퍼졌다. AMG가 내는 엔진 파열음과 타이어 비명이었다. 오전 참가자들의 시승 체험이 분명했다. 점점 더 격해지는 청각 자극이 밖에 있는 나까지 덩달아 달아오르게 했다.

DYNAMIC DUO



오늘 주인공은 AMG GT 4도어 형제다. 다시 말해, AMG 가문 꼭짓점이 출시하는 자리다. 축하를 위해 A 45부터 G 63까지 온 가족이 출동했다. 등장부터 예사롭지 않다. 떼로 줄지어 기차놀이를 하더니 GT 4도어 63 S 4매틱+가 ‘원돌이’를 시작한다. 크…, 네바퀴굴림 드리프트 모드를 이렇게 뽐내다니.

주인공 소개부터 하겠다. 메르세데스-벤츠는 국내 시장에 GT 4도어 쿠페를 63 S 4매틱+와 43 4매틱+ 2가지로 출시한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디미트리스 실라키스 사장은 “드디어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진짜 AMG가 등장했다”고 말하면서 고성능 세단 시장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GT 4도어 쿠페는 AMG가 독자 개발한 세 번째 모델. E 63, S 63 등 기존 AMG 세단과 달리 레이싱 DNA를 뼈 채 갈아 넣었다.



GT 43 4매틱+는 자극을 살짝 덜어내 부담을 줄였다. 심장은 직렬 6기통 가솔린 터보로 최고출력 367마력, 최대토크 51kg·m를 뿜는다. AMG는 여기에 48V 전기 시스템 EQ 부스트를 더했다. 알뜰한 연료효율과 짜릿한 가속을 모두 담아내기 위한 묘수였다. 높은 힘이 필요할 때 전기모터는 최고출력 22마력, 최대토크 25.5kg·m를 더해 가속을 돕는다. 덕분에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을 4.9초 만에 끊는다.



GT 63 S 4매틱+는 ‘세상에서 가장 빠른 4도어’라는 타이틀이 아깝지 않다. 지난해 뉘르부르크링 서킷에서 7분25초41을 기록하면서 문 넷 달린 모델 꼭대기에 올랐다. 참고로 엔초 페라리와 단 0.2초밖에 차이 나지 않는 랩타임이다. 비결은 역시 강력한 심장에 있다. V8 4.0L 가솔린 트윈터보 엔진은 최고출력 639마력, 최대토크 91.7kg·m를 토해낸다.

MCT 9단 변속기가 폭발적인 힘을 받아 네 바퀴에 흩뿌린다. AMG에 따르면 습식 클러치를 적용해 무게를 줄였다고. 덕분에 회전 관성이 줄어 반응성도 한층 끌어올릴 수 있었다. 0→시속 100km 가속 시간은 무려 3.2초에 불과하다. AMG 역사상 가장 빠른 가속 성능이다. 이제 녹색지옥에서 온 괴물을 타고 달릴 차례. 헬멧을 쓰고 턱 끈을 단단히 조였다.

WHAT THE F…AST



주어진 기회는 단 2바퀴. 시간은 빠듯했지만, GT 63 S 4매틱+의 실력 엿보기엔 충분했다. 주행모드는 스포츠 플러스로 맞췄다. 피트를 빠져나갈 땐 낮은 속도를 유지해야 하는데, 발가락만 꿈틀거려도 움찔움찔한다. GT 4도어 쿠페는 길이 5m가 넘는 대형 세단이다. 그런데 2도어 쿠페보다 짧은 차처럼 느껴졌다(사실 GT 2도어 쿠페는 운전석부터 앞바퀴까지 거리가 워낙 멀어서 기다란 차체 크기가 피부로 와 닿을 정도다). 네바퀴조향이 부리는 마법이다. 속도에 따라 앞바퀴와 같은 방향 또는 반대로 꺾어 코너를 보다 쉽게 돌아나갈 수 있도록 도왔다.




이어지는 직선 구간. 가속 페달을 절반 이상쯤 밟았나? GT 63 S 4매틱+은 금세 시속 200km를 넘어선다. 터보랙도 느낄 수 없었다. V자로 늘어선 실린더 사이에 터보차저를 넣어 반응을 높인 ‘핫 이너 V’ 덕분이다. 변속기도 날렵한 가속에 한몫한다. 게다가 독심술이라도 체득했는지 원하는 지점에서 착착 기어를 바꿔 물었다. 강하게 제동하자 꽁무니에 붙은 날개가 솟구쳐 오른다. 액티브 리어윙이 각도를 최대로 곧추세워 공기 저항을 일으켰다. 6피스톤 카본 세라믹 브레이크로도 충분한 제동 성능을 발휘하지만, 솟구치는 날개는 운전자의 가슴을 벅차오르게 만드는 감성이 끝내준다.

이날 느낀 건 여기까지. 실라키스 사장의 말이 떠올랐다.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AMG’. 그런데 GT 63 S 4매틱+는 분명 보통 아빠를 위한 차가 아니었다. 머릿속에 ‘참을 인’이 10개는 새겨져 있는 아빠를 위한 패밀리카다. 자칫하면 뒷자리에 가족이 탔다는 사실은 까마득히 잊어버린 채 짜릿한 운전 재미에 빠져들 테니까.


우리가 몰랐던 AMG GT의 속사정

ENGINE



GT 63 S 4매틱+는 M177 LS Ⅱ 엔진을 품고 있다. LS는 ‘Level Stage’를 의미한다. 즉 최신 개선 모델이라는 뜻이다. 현재 M177 LS Ⅱ 심장을 가진 차는 E 63과 S 63 그리고 GT 63 S 4매틱+ 셋뿐이다. 벤츠에 따르면 부품값만 1억3000만원이라고. 한 사람이 엔진 하나를 조립하는 방식은 여전하다. 놀라운 사실이 하나 있다. AMG는 조립을 마친 엔진 100개 가운데 1개를 무작위로 뽑아 성능 검증에 나선다. 기계에 물려 총 500시간 동안 실제 주행과 같이 다양한 상황을 재현한다. 테스트를 마친 엔진은 어떻게 되냐고? 그대로 차체에 얹혀 고객에게 전달된다. 즉 AMG 고객 100명 중 1명은 500시간 내구 테스트를 거친 엔진을 받게 되는 셈이다.

ACTIVE REAR WING



GT 63 S 4매틱+ 액티브 리어윙은 속도에 따라 5단계로 높이를 달리한다. 시속 80km 이상이 되면 날개는 65mm 높이로 고정된다. 시속 140km에 다다르면 130mm로 곧추 선다. 주행모드를 스포츠 플러스나 레이스로 맞추고 시속 180km를 넘으면 172mm까지 오른다. 날개를 세우면 공기 저항이 커지기 때문에 시속 260km 이상에선 날개를 조금 내려 160mm로 고정한다. 시속 120km 이상으로 달리다가 급하게 제동하면, 날개는 182mm로 솟구쳐 올라 공기 저항을 최대로 발생시킨다.

REAR AXLE STEERING



기다란 휠베이스를 숨기는 마법, 네바퀴조향도 속도에 따라 3단계로 각도와 방향을 바꾼다. 시속 20km 이하에선 뒷바퀴를 앞바퀴와 반대 방향으로 2.5도 꺾어 회전반경을 최소로 줄인다. 시속 20km 초과 100km 이하에서도 가고자 하는 방향과 뒷바퀴를 반대로 꺾는다. 대신 속도에 대응해 스티어링 각도를 1.5도로 줄인다. 시속 100km를 넘으면 뒷바퀴를 앞바퀴가 향하는 방향으로 0.5도 돌린다. 이때 차를 지그재그로 몰아보면 그 효과를 몸소 체험할 수 있다. S자로 움직인다기보단 Z자로 칼같이 좌우를 오간다.

EXHAUST SOUND



AMG의 배기음에는 뭇 남성의 가슴을 울리는 매력이 가득하다. 노력 없이 만들어지는 불후의 명곡 없다고, AMG의 배기음도 긴 시간 조율을 통해 완성된다. 그런데 작곡이 끝났다고 해서 바로 양산차에 적용되는 건 아니다. 20명에 이르는 AMG 전체 이사진의 심의를 통과해야 한다. 평가 기준과 방식은 베일에 싸여 있다. 역시 맛집 비결은 며느리도 모르는 법이다.

글 · 이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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