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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니·프라이드·무쏘, 쌈박한 스토리를 지닌 전기차로 돌아오라

이동희 입력 2019.07.17 09:48 수정 2019.07.17 09:5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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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트로 디자인과 전동화 파워트레인의 조합은 성공할 것인가
현대자동차 포니

[이동희의 자동차 상품기획 비평] 최근 해외의 새 차 혹은 앞으로 나올 차들에 대한 소식들을 보면 자주 보이는 공통점이 있다. 과거 특정 시점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았던, 혹은 분명한 영역을 가지고 있었던 차들이 부활하는 것이다. 여기에 달리는 파워트레인은 순수한 엔진만이 아니라 배터리와 전기 모터를 함께 쓴 하이브리드는 물론 순수 전기차까지, 배출가스 저감에 대한 요구까지 맞추겠다는 목표를 더한 경우가 많다. 상품 기획의 관점에서 보면 단점보다는 장점이 훨씬 많은 방법으로 보이지만 여러 가지 고려할 부분이 있다. 현재까지 나온 혹은 나올 예정인 차들을 기준으로 살펴보자.

얼마 전에 미니에서 발표한 신형 미니 쿠퍼 SE가 여기에 해당한다. 프리미엄 브랜드 최초로 레트로 디자인을 적용해 발표한 첫 전기차다. 184마력의 출력을 내는 모터를 얹고 주행 가능거리는 235km에서 270km 정도여서 장거리를 달리기보다 도심 주행이 기본인 차다. 애당초 미니는 지난 서울모터쇼에서도 전시했던, 클래식 미니의 전기차 버전을 만들었고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은 이미 판매하고 있었다. BMW 산하에서의 미니가 클래식한 외관에 현대적인 성능을 더해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 만큼 순수 전기차의 추가는 당연한 수순이라고도 할 수 있다.

미니의 첫 전기차인 쿠퍼 SE

앞으로 나올 것으로 예상된 차에는 토요타의 미드십 스포츠카인 MR2가 있다. 1984년부터 2007년까지 모두 3세대가 만들어졌는데, 일본의 버블 경제 시대 원가 생각하지 않고 만들었던 차의 첫 주자가 MR2였다. 이후 1990년대에는 혼다 비트나 마쓰다 오토잼 AZ-1 등 일본 경차 규격에 해당했던 미드십 경 스포츠카들까지 나왔다. 물론 세계적으로 이런 중저가 미드십 스포츠카가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다. MR2 1세대 모델 개발에 큰 참고가 되었던 이태리 피아트 X1/9(1972년부터 생산)나 GM 계열의 폰티악이 만들었던 피에로(1983년부터 판매) 등도 모두 미드십 구조였다. 2인승으로 좁은 실내나 높지 않은 가격 때문에 고성능을 발휘할 수는 없었지만, 싼 맛에 미드십을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나름 영역을 분명히 구축했던 차들이었다.

토요타 MR2 1세대

만약 MR2가 다시 나오게 된다면 토요타를 대표하는 스포츠카 3 차종을 모두 부활시키겠다는 아키오 토요타 사장의 의지가 반영된 마지막 차가 된다. 이미 토요타 스포츠카 라인업의 최상위 모델인 수프라가 살아났고 중간급인 86은 사실상 1970년대 중반의 셀리카를 이은 차다. 여기에 MR2를 출시한다면 대중소 3가지 스포츠카 모두 돌아오는 셈이 된다. 새 차는 미국 기준으로 45000달러(원화 기준 약 5290만원) 정도에 아직까지는 어떤 파워트레인을 얹을지 정해지지 않았지만 순수 전기차가 가장 가능성이 높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혼다 S500 로드스터

사실 같은 미드십이라고 해도 차체가 컴팩트한 경우 엔진을 세로로 배치하기가 쉽지 않다. 때문에 로터스의 많은 차들처럼 대체로 엔진을 가로로 넣는데, 이미 가로 배치 앞바퀴굴림으로 여러 파워트레인을 가지고 있는 토요타 입장에서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순수 전기차의 경우 배터리를 어떻게 넣을 것인가의 문제가 생기지만 전용 플랫폼을 이용하고 뒷바퀴에만 모터를 단다면 오리지널 MR2처럼 미드십 구성을 만드는 것도 어렵지 않다. 자동차 자체를 만드는 것은 어렵지 않다는 말이 된다.

또 컴팩트 미드십 스포츠카는 판매량이 많을 수가 없다. 아무리 멋진 차라도 같은 크기의 해치백보다 더 팔릴 수는 없는데다 중형급 이상의 고급 스포츠카 모델이 아니라면 가격을 높이는데도 한계가 분명하므로 수익성을 기대하기가 어렵다. 때문에 아무리 컴팩트하게 만든다고 해도 개발비 부담이 생길 수밖에 없어 다른 회사와 공동 개발하는 이야기도 솔솔 피어오른다. 앞서 나온 86이 스바루와 함께 개발하고 판매하고 있으며 수프라는 BMW와 함께 한 경험이 있으니 MR2라고 해서 불가능한 일은 아닐 것이다.

혼다 스포츠 EV 컨셉트카

이러한 과정은 흔히 말하는 레거시(Legacy), 즉 과거로부터 이어진 유산을 가진 회사들이어서 가능하다. 2017년 혼다가 공개한 스포츠 EV 컨셉트도 마찬가지로 1963년 회사에서 두 번째로 만든 양산차인 S500에서 이미지를 딴 것이고, 폭스바겐이 그들의 새로운 전기차 플랫폼인 MEB를 통해 내놓은 ID 시리즈 컨셉트카 중 ID 버기도 그렇다. 과거 유명했던 모델들에서 이미지와 상품 구성을 가져오는 대신 순수 전기차와 자율주행 등의 최신 기술을 접목한 차들을 내놓는 것이다.

폭스바겐 ID 버기 전기 컨셉트카

물론 전기차 라인업을 늘리는 것은, 전세계적으로 강화되고 있는 배출가스 규제에 맞추기 위한 것이 크다. 미국의 경우 CAFE(Corporate Average Fuel Economy), 즉 기업 평균 연비를 2017년 40MPG(17km/L)에서 21년 46MPG(19.6km/L)로, 2025년이 되면 54.5MPG(23.2km/L)까지 강화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만약 평균 연비가 여기에 미치지 못할 경우, 0.1MPG당 14$를 총 판매대수에 곱해서 벌금을 매길 예정이다. 유럽은 현재 130g/km인 이산화탄소 배출량 기준을 2030년까지 59g/km로 낮추고 1g/km당 95유로의 벌금을 총 판매대수에 곱해서 벌금을 내야 한다. 물론 이산화탄소 50g/km 이하의 차에는 대당 3.5 슈퍼 크레닛을 제공해 혜택을 준다.

우리나라도 202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40g/km에서 97g/km로, 혹은 연비를 17.9km/L에서 23.3km/L로 높여야 한다. 2019년까지는 g당 3만원, 20년에는 g당 5만원의 벌금이 부과되는데 수소연료전지 전기차(FCEV)에는 5, EV에는 3의 슈퍼크레딧을 부과해 친환경차 판매를 유도하고 있다. 앞으로 나올 차들은 어떤 종류라도 이 범위 안에 넣거나 혹은 평균 연비를 높이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전기차 혹은 하이브리드 차의 출시가 필요하기에, 이런 레트로 열풍 속에서 부활하는 차들의 파워트레인 구성은 전동화 될 수밖에 없다.

현대자동차 포니는 순수 전기차로 부활이 예정돼 있다

사실 우리나라도 이런 추세에 동참한 것이나 다름없다. 얼마 전 기사로도 나왔던 현대자동차 포니의 부활에 대한 소식이다. 현대차 최초의 순수 전기차 플랫폼을 사용해 나올 전용 전기차 모델이다. 아직까지 이름이 정해진 것은 아닌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포니의 디자인에서 많은 부분을 가져와 헤리티지까지 강조할 예정이라고 한다. 브랜의 첫 고유 모델을 되살려 미래를 위한 첫 순수 전기차 고유 모델로 삼는다는 것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은 물론 할 수 있는 이야기가 많아진다. 때문에 이러한 방향은 현대차 뿐만 아니라 기아 프라이드와 쌍용 무쏘/체어맨 등 현재는 사라진 차들에 모두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기아자동차  프라이드

여기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디자인 큐를 가져오는 것뿐 아니라 그 차가 가지고 있는 상품성과 주 고객층에 대한 방향성도 함께해야 성공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만약 현대 포니가 되살아난다면 1975년 당시 대중적인 오너드라이버용 자동차 시대를 열었던 것처럼 많은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탈 수 있는 전기차가 돼야 한다. 같은 의미로 기아 프라이드라면 경량 해치백이 된다면 좋을 것이다. 당장 하이브리드 모델 하나 없는 쌍용 자동차 입장에서는 전기차를 비롯한 친환경차를 내놓아야 하는데, 무쏘의 이름을 되살린 중형 SUV를 내놓으며 첫 순수 전기차를 추가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쌍용자동차 무쏘

물론 과거 이름이 알려진 차들이 이렇게 살아난다고 다시 옛 영광을 그대로 회복하기는 쉽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구매를 통해 차를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필요에 따라 사용하는 것으로 추세가 바뀌고 있고, 이에 따라 자동차 판매 자체가 줄어드는 것은 세계적으로도 일반적인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개인의 추억과 연결되어 있는 레트로 자동차는 공유보다는 직접적인 구매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 소유의 욕구는 매우 개인적이기에 자신만의 추억과 연결된 레트로 모델은 더 쉽게 사람들의 마음 속에 파고들 수 있기 때문에 강력한 구매 동기가 된다.

한편으로 이런 레트로 모델들에 대한 주 수요층이 너무 나이가 많은 사람들이라 실제 구매력과 연결되지 않을까 미리 걱정하지 않아도 될 듯싶다. 최근의 레트로 열풍은 그 시대를 경험한 사람들이 아니라 그 시대를 신기하게 생각하는 젊은 세대가 이끌고 있기 때문이다. 또 최근의 판매 경향은 제품의 기능보다 ‘스토리 유무’가 더 중요하다. 오리지널 모델부터 현재 새로 나올 차까지 이어지는 스토리가 있다면, ‘레트로 + 전기 모터’ 조합의 성공 가능성은 매우 높다고 할 수 있다.

자동차 칼럼니스트 이동희

이동희 칼럼니스트 : <자동차생활>에서 자동차 전문 기자로 시작해 크라이슬러 코리아와 재규어 랜드로버 코리아 등에서 영업 교육, 상품 기획 및 영업 기획 등을 맡았다. 수입차 딜러에서 영업 지점장을 맡는 등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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