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롯이 후진 없는 직진 본능' 람보르기니 아벤타도르 S

조회수 2019. 7. 18.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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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3월 제네바 모터쇼를 통해 첫선을 보인 '아벤타도르(Aventador)'는 기존 플래그십 '무르시엘라고' 후속으로 등장하며 존재감만으로 세계의 이목을 단번에 집중시켰다. 전작 대비 날렵한 캐릭터 라인으로 감싼 외부 디자인은 자동차보다 전투기를 닮고, 당시로는 꽤 빠르게 도입된 TFT 디지털 계기판과 각종 첨단 장비의 추가는 슈퍼카 마니아들의 마음을 달궜다.

이탈리아 산타가타 볼로냐에 위치한 람보르기니 공장에서 신차가 본격적인 양산을 시작하자 기다렸다는 듯 주문은 밀려들어 오고 아벤타도르는 1년 3개월 만에 1000대 생산을 돌파하며 성공적 신차 출시를 알렸다. 기존 무르시엘라고의 1000대 생산기록이 2년 5개월임을 고려하면 절반 가까이 단축한 놀라운 기록이다. 람보르기니 아벤타도르는 그 이름처럼 맹렬하게 세계 슈퍼카 반열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며 현재까지 꾸준히 명성을 떨치고 있다.

그리고 2016년 겨울, 람보르기니는 약 5년 만에 아벤타도르의 첫 번째 업데이트를 통해 더욱 완성도 높은 슈퍼 스포츠카를 선보인다. 정확히는 아벤타도르 LP 740- 4S로 현재 국내에는 쿠페와 로드스터 버전이 판매 중이다. 지난 17일 서울 삼성동과 인천 송도를 오가며 아벤타도르 S 쿠페를 짧은 시간 강렬하게 경험할 수 있었다.

먼저 신형 아벤타도르 S의 디자인은 보다 공기역학 성능을 강조한 새로운 모습으로 이를 통해 주행 성능의 극대화를 꾀했다. 전면부는 길어진 프런트 스플리터를 통해 공기 흐름을 재조정하고 엔진 및 라디에이터 쿨링 성능이 향상됐다. 또 범퍼 측면 2개의 에어 덕트는 앞바퀴 공기 저항을 감소시킬 뿐 아니라 이전에 비해 디자인적 완성도를 높인다.

측면부는 이전과 거의 동일한 모습으로 여전히 람보르기니 12기통 차량을 상징하는 시저 도어가 위치한다. 문이 열리고 닫히는 모양이 가위와 같다고 해서 붙여진 시저 도어는 이른바 아벤타도르의 '하차감'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존재로 비좁은 주차공간에선 더욱더 유용하다.

검은색 컬러의 역동적 디자인의 디퓨저가 가장 먼저 눈에 띄는 후면부는 공기흐름을 증폭시키는 여러개의 수직핀을 장착해 다운포스를 증가시켰다. 또 범퍼 중앙에 있는 삼각형 모양 머플러는 안쪽으로 3개로 분리된 배기구를 넣어 차량의 폭발적 성능을 암시하고 후면 제일 상단에 위치한 리어 윙은 쿨링 성능과 공기 흐름을 보조하는 역할과 함께 주행 모드와 속도에 따라 3단계로 높낮이를 조절하며 차량의 존재감을 강조한다.

이 밖에 아벤타도르 S는 새로운 디자인의 적용을 통해 전방 다운포스는 기존 대비 130% 이상 향상되었으며, 리어 윙이 최적 포지션에 위치할 경우 높은 다운포스에서의 효율성은 이전 모델 대비 50% 이상, 낮은 드래그 시 400% 이상 향상됐다.

참고로 해당 모델의 차체 크기는 전장, 전폭, 전고가 각각 4797mm, 2030mm, 1136mm에 휠베이스 2700mm이며 일반적 상황에서 지면과 차체의 높이는 115mm, 리프팅시 전면부가 최대 155mm 상승한다. 이런 이유로 과속방지턱 혹은 요철 등을 지날 때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아벤타도르 S의 실내는 보통의 자동차와 비교해 각각의 구성면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앙상하게 마른 나무 의자에 알칸타라를 씌운 듯 한 시트는 의외로 착좌감이 우수하다. 허리 좌우측으로 여유 공간도 있고 좌우측 깊은 코너에서 몸을 제대로 잡아주는 느낌이다. 다만 등받이 각도가 여는 차량과 비교해 예상보다 뒤로 기울어지지 않는다. 아주 편안한 자세로 슈퍼카를 탄다는 건 허락하지 않는다.

아벤타도르 실내 곳곳에는 물론 차체 경량화를 위한 필요조건으로 탄소섬유 소재가 다량으로 투입됐다. 분명 전투기 조정석의 그것과 닮았을 것이라 추측되는 툭 튀어 나온 센터페시아와 TFT 디지털 계기판 위쪽, 심지어 도어 패널에서도 찾을 수 있다. 아낌없이 고가의 탄소섬유 그리고 실내 손길이 닿는 대부분에 알칸타라가 사용됐다.

다소 아크로바틱한 자세로 운전석에 앉으면 가장 먼저 뒤쪽으로 많이 드러누운 전면 윈도우와 예상외로 차체 보닛 시작점도 보이지 않는 답답한 시야각에 도로로 나설 걱정이 앞선다. 모든 것들을 그동안 쌓아온 드라이브 스킬과 나노급 감각으로 유지된다.

차체 크기에 딱 알맞은 운전대는 손에 잡히는 감각이 일품이다. 역시나 이런저런 드라이브 모드에서 일관되게 육중한 무게감을 지녔다. 버튼 구성은 의외로 단순하다. 경쟁모델인 페라리 차량과는 완전히 다른 구성이다. 좌우측 림쪽으로 돌리고 누르는 그다지 사용감이 높지 않을 버튼들로 채워졌다. 그리고 그 앞쪽으로 고정식 대형 패들시프트가 위치했다. 정차상태에서 중립(N 모드)을 유지하고 출발 시 우측 패들을 움직이거나 슈퍼카 특성상 수동으로 기어를 조절하는 일들이 빈번한 만큼 크기를 키웠다. 운전대를 잡은 양손이 시계 방향 어디에 위치해도 손가락이 닿을 크기다. 하지만 이로 인해 일반 차량보다 방향지시등 레버의 위치가 아래쪽으로 쏠려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다.

이 밖에 앞서 언급된 툭 튀어 나온 센터페시아에는 제일 상단 소형 디스플레이를 시작으로 공조 장치와 주행모드 선택, 엔진 시동, 변속기 및 주차브레이크 등 다양한 기능들이 아날로그식 버튼들로 채워졌다. 이들 모두는 누르고 놀리고 매우 직관적인 조작이 가능하다.

아벤타도르 S의 파워트레인은 12기통 6.5리터 엔진을 탑재해 기존 모델 대비 40마력을 추가로 더 발휘하며 최대 740마력, 5500rpm에서 70.4kg.m의 최대 토크를 발휘한다. 여기에 경량화의 목적으로 일반적인 듀얼클러치 방식이 아닌 싱글타입 7단 자동변속기를 맞물리고 탄소섬유 모노코크 차체 등을 통해 공차중량은 1575kg에 불가하다. 최고속도가 350km/h에 이르는 아벤타도르 S의 순간 가속력의 경우 정지에서 100km/h 도달까지 2.9초, 200km/h까지 8.8초, 300km/h까지 24.2초를 자랑한다. 여기에 더욱 놀라운 부분은 100km/h의 속력에서 완전 정지까지 31m에 놀라운 제동성능을 지닌 것.

주행모드는 기존 스트라다(STRADA), 스포츠(SPORT), 코르사(CORSA)에 운전자 취향에 맞춘 에고(EGO) 모드가 새롭게 추가됐다. 컨트롤 패널 위에 위치한 드라이빙 옵션을 선택한 후 이고 버튼을 누르면 새로운 팝업 디지털 스크린을 통해 보다 다양한 옵션을 선택할 수 있어 운전자에 따라 보다 적합한 세팅을 구성할 수 있다. 각각의 모드에 따라서는 기본 앞뒤 43:57을 기준으로 40:60(스트라다), 10:90(스포츠), 20:80(코르사) 등으로 토크 배분이 이뤄진다. 그나마 가장 편안한 주행모드는 스트라다, 그리고 이 보다 살짝 역동적 주행은 스포츠, 코르사의 경우는 트랙에서 주로 사용된다. 이날의 시승은 스트라다와 스포츠를 각각 절반씩 사용했다.

먼저 스트라다 모드의 경우 등 뒤에서 지속해서 '쿵쾅' 거리는 엔진음을 제외한다면 비교적 편안한 주행이 가능하다. 불규칙한 비포장 도로 위에서도 안락함과 안정감을 느낄 수 있고 외곽 순환 도로에서 느긋한 크루징 또한 가능하며 배기음 또한 침묵해 덜 민망스럽다. 하지만 여전히 상황에 따라 가속페달에 살짝만 힘을 더해도 폭발적 가속감을 느낄 수 있다.

람보르기니 모델 중 처음으로 탑재된 사륜스티어링 시스템은 저속에서 눈에 띄는 실력을 발휘했다. 특히 코너 구간에서 뒷바퀴는 앞바퀴와 반대로 움직이며 보다 민첩한 동작이 가능하고 고속에선 앞뒤가 같은 방향으로 돌아 안정감을 높였다.

이날의 백미는 스포츠 모드에서 발휘됐다. 앞서 스트라다가 진중한 바리톤 같다면 소프라노를 만나는 느낌이다. 엔진회전수는 보다 높이 끌어올리고 이때 머리를 쿵쿵 때리는 변속기 반응도 인상적이다. 가속페달에 힘을 싣다 살짝 덜때면 여지없이 등 뒤 어디에서 '후드득후드둑' 배기음이 터진다. 뒷바퀴에 최대 90%로 옮겨간 토크가 운전대와 몸으로 직접적으로 체감되고 차선을 변경하고 코너를 탈출할 경우 극단적으로 와닿는다.

람보르기니 측 설명에 따르면 아벤타도르 S는 다양한 R&D 프로젝트 결과 개발된 새로운 배기 시스템을 도입했다. 전 세대 대비 20% 이상 가벼운 차체와 다중 구성을 테스트한 결과, 람보르기니 특유의 12기통 자연흡기엔진 사운드와 울림이 한층 증폭됐고, 아벤타도르 S의 후방에 위치한 세 개의 싱글 머플러와 함께 새로운 배기 시스템의 비주얼적 특성이 강조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아벤타도르 S에는 슈퍼카에서 보기 드문 엔진 효율성을 위한 스톱앤 스타트 시스템과 실린더 비활성화 또한 찾을 수 있다. 엔진의 최대 성능이 불필요할 경우 한 개의 실린더 뱅크 스위치가 꺼지며 12개 중 6개의 실린더가 비활성화된다. 하지만 여전히 국내 공식 연비는 복합 5.9km/ℓ 수준으로 아낌없이 연료를 마셔 된다.

글로벌 슈퍼카 브랜드에서 경쟁적으로 전기 파워트레인을 적극 도입하는 것과 달리 람보르기니는 오롯이 대배기량 자연흡기엔진에 여전히 정진하고 있다. 우리의 '드림카' 자리를 굳건히 지키는데 이런 외골수 같은 모습이 한몫해내는 분위기다. 람보르기니는 아벤타도르 S를 통해 묻는 것 같다. 진짜 슈퍼카란 무엇으로 채워져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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