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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면허 있는 사람이라면 꼭 지켜야 할 5가지 규칙

전승용 입력 2019.10.18 11:11 수정 2019.10.18 11:1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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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승용의 팩트체크] 지난주 토요일에 시승기 촬영차 미사리조정경기장을 방문했습니다. 오전에 마라톤 대회가 있어 조금 붐볐지만, 대회가 끝난 오후에는 꽤 한산해 오랜만의 여유를 만끽할 수 있었습니다. 텅 빈 주차장에서 흩날리는 낙엽을 맞으며 일행을 기다리는 재미도 쏠쏠하더군요.

한적한 여유가 지겨워질 때쯤 눈앞에 재미난 광경이 펼쳐졌습니다. 50대로 보이는 한 여성이 운전 연습을 하고 있더라고요. 조금 떨어진 곳에는 불안한 눈빛으로 차량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남성도 보였습니다. 가다 서기를 반복하며 오른쪽 페달과 왼쪽 페달의 차이를 깨닫기도 하고, 수십 번을 왕복 하면서 네모 칸에 차를 집어넣는 게 이렇게 어렵구나를 몸소 체험하기도 했습니다.

이 웃지 못 할 장면을 보면서 세 가지 생각이 들더군요. 첫 번째는 ‘저 선글라스부터 좀 벗지’, 두 번째는 ‘이래서 여기에 운전 연습 금지란 팻말이 붙어있던 거였군’, 세 번째는 ‘저렇게 몇 번 연습하고 진짜 도로에 나가면 어쩌나’ 였습니다.

뭐, 운전 실력이야 계속하면 조금은 나아질 테니 별 걱정은 없습니다. 다만, 혹시라도 저 여성분이 운전을 단순히 ‘차가 움직이고 멈추는 것’으로만 생각할까 걱정입니다. 수백~수천만대의 자동차가 안전하게 잘 다니려면 우리가 만든 약속을 지켜야 하는데, 이 약속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지는 않을까 진심으로 걱정이 됐습니다.

운전면허증 있는 사람이라면 꼭 최소한 이 5가지 규칙은 지켜야 합니다. 안전벨트를 매야 한다, 음주운전을 하면 안 된다, 과속하면 안된다, 교차로에서 꼬리물기를 하면 안 된다 등은 개인적인 수준의 규칙이라면, 아래 5가지는 우리가 면허를 딸 때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한 사회적 규칙입니다.

1. 왼손은 거들뿐? 라이트와 방향지시등 좀 켜시죠

‘왼손은 거들뿐?’은 농구에서나 사용하는 말입니다. 운전할 때는 왼손을 바쁘게 움직여야 합니다. 빛은 자동차에서 상대방 운전자와 소통할 수 있는 유일한 도구입니다. 내가 어디에 있는지, 어떤 상태인지를 알려줍니다. 그런 역할을 하라고 만든 게 라이트와 방향지시등입니다. 빛이 오죽 중요했으면 주간주행등을 의무화했겠습니까.

야간에 운전하거나 빛이 약한 터널에 들어갔을 때는 라이트를 켭니다. 스텔스 모드의 차는 상대방의 인지에서 사라집니다. 어둡기 때문에 더 큰 사고가 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요즘 나오는 차는 대부분 오토라이트 기능이 있으니, 이 기능을 계속 켜 놓으시면 좋겠네요. 없는 차라면 더욱 신경 써야 합니다.

차로를 바꿀 때 방향지시등을 켜는 것은 필수입니다. 방향지시등을 켜면 더 안 비켜주기 때문에 안 켠다는 것은 핑계입니다. 상대방이 안 비켜주더라도 내가 이쪽으로 차로를 바꿀 것이라는 신호는 꼭 줘야 합니다. 갑자기 끼어들어 상대를 놀라게 한 다음에 미안하다며 비상등을 켜는 것은 절대 안됩니다.

2. 규정속도 지키면 끝? 1차로 정속주행 안 하기

1차로 정속주행은 매번 논란이 됩니다. 규정속도를 넘으면 불법이니 규정속도에 맞춰 1차로 정속주행을 하는 것은 괜찮다는 분들 때문에 생겨난 논란이죠.

전혀 아닙니다. 속도는 속도에 맞는 규정이, 차로에는 차로에 맞는 규정이 있습니다. 과속도 처벌을 받지만, 1차로 정속 주행도 처벌을 받습니다. 1차로는 추월차로이기 때문에 정속주행으로 나머지 차량의 주행을 방해하면 안 됩니다. 원칙적으로 1차로는 추월할 때만 잠깐 쓰는 도로입니다. 추월한 다음에는 다시 2차로 등으로 와야 합니다. 과속은 그다음 이야기입니다. 교통은 흐름입니다. 더 빠른 뒤차를 위해 1차로를 비워놔야 합니다.

실제로 도로교통법 20조에는 ‘긴급차량을 제외한 모든 자동차는 뒤에서 따라오는 차량보다 느린 속도로 갈 경우, 도로의 우측 가장자리로 피해 진로를 양보해야 한다’라고 쓰여있습니다. 또, 21조에는 ‘모든 차의 운전자는 다른 차를 앞지르려면 앞차의 좌측으로 통행하여야 한다’고 명시돼 있습니다.

3. 빵빵거리지 마세요!! 직·우회전 차로 이용법

요즘 화제를 모으고 있는 이슈입니다. 직·우회전 차로를 어떻게 이용해야 하는지요. 그동안 직·우회전 차로에서 직진하는 차는 우회전 하려는 뒤차의 눈치를 봤습니다. 뒤차가 빵빵거리면 슬그머니 왼쪽 차로로 이동해 우회전 공간을 내줍니다.

직진 차량은 직·우회전 차로에 마음 편하게 있어도 됩니다. 뒤에서 빵빵거리더라도 비켜주지 않아도 됩니다(물론, 빵빵거리면 벌금입니다). 만약 뒤차에게 공간을 만들어준다며 이동하다가 정지선을 넘는다든지, 횡단보도를 침범한다든지 하면 본인이 손해를 봅니다. 정지선은 벌금 4만원, 횡단보도는 벌점 10점에 벌금 6만원 입니다. 뭐, 개인적으로는 우회전 신호등을 만들어 명확하게 신호를 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직·우회전 차로에서 우회전하는 차량은 주의가 필요합니다. 우회전을 하려면 2개의 횡단보도를 만나게 되는데요. 첫 번째 횡단보도는 보행자 신호를 지켜야 합니다. 보행자 신호가 녹색일 때 지나가면 절대 안됩니다. 신호 위반입니다. 두 번째 횡단보도는 신호와 관계없이 보행자 유무에 따라 지나갈 수 있습니다. 보행자 신호가 녹색이어도 보행자가 없으면 지나가도 됩니다.

4. 눈치 게임 하나요? 좌회전·우회전, 회전교차로, 유턴 누가 먼저?

두 차로가 합쳐지는 곳에서는 서로 눈치를 보기 마련입니다. 일단 직진이 우선이라는데, 내가 먼저 가도 되나 고민이 됩니다. 특히, 최근 늘어나고 있는 회전교차로에서도 이런 일이 종종 발생합니다. 해외에는 오래전부터 사용된 흔한 방식인데, 우리나라는 낯선 시스템이기 때문이죠.

생각보다 간단합니다. 기본적으로 좌회전과 우회전이 만나면 좌회전이 우선입니다. 좌회전은 신호를 받고 가는 경우가 많지만, 우회전은 별도의 우회전 신호 없이 가야 하기 때문이죠. 뭐, 좌회전이 비보호일 경우나 신호가 없는 교차로에는 먼저 진입하는 차가 우선입니다. 그러나 우회전 할 때마다 일일이 신경 쓰기 힘들잖아요. 그냥 우회전 차량이 좌회전 차량에 양보를 하는 게 속 편할 듯합니다.

회전교차로는 안에서 돌고 있는 차량이 우선입니다. 진입하는 차량은 이를 기다리다가 상황에 맞게 들어가야 합니다. 간혹 회전교차로를 돌고 있는 차량이 진입하려는 차량에 길을 내주기 위해 멈추는 경우가 있는데, 그러지 않으셔도 됩니다.

교차로에서 유턴과 우회전 차량이 만났을 때도 문제가 생깁니다. 유턴 전용 신호등이 있거나, ‘좌회전시, 적신호시, 보행신호시’ 등과 같은 보조표지판이 있는 경우는 유턴이 우선입니다. 우회전은 또 양보해야 하네요. 다만, 교차로가 아닌 직진 구간에 유턴 신호등이나 보조표지판 없이 유턴표지판만 있으면 유턴하는 차가 주변 차량을 살피고 상황에 맞춰 움직여야 합니다.

5. 그렇게 보호받고 싶은가? 비보호 좌회전

가끔 비보호 좌회전 차로에서 멍하니 멈춰있는 차량이 보입니다. 비보호란 개념에 대해 이해가 없는지 하염없이 좌회전 신호가 떨어지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비보호 좌회전은 별도의 좌회전 신호 없이 상황에 맞춰 움직이라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아무 때나 할 수 있는 건 아니죠. 녹색불이 켜졌을 때, 반대편에서 직진하는 차량이 없을 때, 먼저 진입하는 우회전 차량을 확인하며 해야 합니다. 말 그대로 ‘비보호’ 입니다. 보호해주지 않기 때문에 주변을 잘 살피고 안전하게 해야 합니다.

우리나라 운전면허시험제도는 세계에서 가장 쉬운(?), 이른바 ‘물면허’로 유명합니다. 뭐, 표면적으로는 장내 기능이 축소로 인한 ‘기술적인’ 아쉬움이 커 보이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규칙’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인한 자동차 문화의 미성숙이 더 큰 문제가 아닐까 싶네요.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그저 지키지 않을 뿐입니다. 이 글을 읽는 분들만이라도 간단한 몇 가지를 꼭 지켰으면 좋겠습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우리가 이렇게 위험천만한 자동차를 타면서도 편안하게 도로를 달릴 수 있는 것은 그동안 만들어 놓은 약속, 그리고 그 약속을 지킬 것이라는 믿음 때문입니다. 남을 욕하고 탓하기 전에 난 그런 사람이 아닌가란 자기반성이 먼저여야 합니다. 나 혼자 지키면 뭔가 손해를 보는 것 같을 수도 있겠지만, 뭐든 선구자는 필요한 법입니다. 나부터, 작은 것부터 시작해 봅시다.

자동차 칼럼니스트 전승용

전승용 칼럼니스트 : 모터스포츠 영상 PD로 자동차 업계에 발을 담갔으나, 반강제적인 기자 전업 후 <탑라이더>와 <모터그래프> 창간 멤버로 활동하며 몸까지 푹 들어가 버렸다. 자동차를 둘러싼 환경에 관심이 많아 여기저기 킁킁거리며 열심히 돌아다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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