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선입견을 깬, 운전의 즐거움 더하는 전기차..재규어 I-페이스

조회수 2019. 8. 12.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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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규어, I-페이스

[데일리카 임상현 기자] 현재 자동차 업계의 화두는 친환경 자동차 시장 확대와 내연기관의 지속성 여부다. 과거에는 석유의 고갈로 인해 전기차가 하나의 대안으로 떠올랐지만 작금의 상황에선 환경오염과 미세먼지 등의 영향을 앞세워 전기차의 대한 평가가 새롭게 정의되고 있다.

아직까지 부족한 충전장소의 불편함과 국가 보조금 없이 구입하기 부담스러운 신차가격 등의 단점을 제외하더라도 여러 사람이 공동체 생활을 하는 다세대 중심의 우리 현실에서는 특히나 충전 문제로 인한 어려움이 적잖게 존재한다.

이따금 전기차 전용 충전기가 설치된 주차장에는 일반 내연 기관차들이 주차 공간 부족을 이유로 거리낌 없이 주차를 하는 장면들을 볼 수가 있다. 정작 필요할 때 충전이 불가능한 이 같은 상황에 아직은 전기차를 구입해야 할때가 아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재규어, I-페이스

■ 자동차 디자인의 틀을 깨다.

독특하고 창의적이다. 재규어를 설명할 때 항상 빠지지 않고 설명되는 디자인에 대한 평가는 늘 그래왔다. 드라이빙의 즐거움과 재미를 추구하는 재규어는 과거 E-타입 시절부터 전기차 시대를 앞둔 현재까지 그들만의 디자인 언어를 통해 소비자와 소통하고자 노력한다.

재규어의 첫번째 순수 전기차 I-페이스 역시 기존 내연기관의 모습을 최대한 유지해 낯설음을 극복하려는 여타 브랜드와 다른 노선을 취했다.

재규어에서는 F-페이스, E-페이스와 함께 SUV 라인업으로 I-페이스를 분류하고 있지만 실제 우리 모습앞에 있는 I-페이스는 SUV도 세단도 아닌 형태다. 큰 틀에서 크로스오버 형태다. 전기차로 오면서 커다란 엔진을 우겨넣어야 하는 공간이 필요하지 않은 덕이기도 하다.

재규어, I-페이스

캡 포워드(cab forward) 스타일의 I-페이스는 실내 거주공간 확보를 위한 A필러를 최대한 앞쪽으로 밀어냈으며, 차체 바닥에 배터리를 탑재하고 차고를 높였다. SUV보단 낮고 세단 보다 높은 전고덕에 승하차시 편리함도 높은 편이다.

전기차는 배터리 성능 외에 공기역학 성능 개선으로도 주행거리를 높이는데 큰 기여를 한다. 재규어도 1%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디자인에 있어서 고심한 흔적이 역력하다. 전면 보닛의 스쿠프가 대표적인 특징이며 측면의 도어 손잡이 디자인 역시 I-페이스에 있어서는 공기 저항을 줄이기 위한 하나의 장치다.

인테리어에 들어서면 외부에서 바라본 전기차의 낯설음의 조금은 희석된 느낌이다. 실제 운전자가 오랜시간 함께할 실내공간에서 만큼은 새로운 낯설음보단 익숙한 편안함에 조금 더 신경쓴 모습이다.

재규어, I-페이스

가죽과 금속소재의 마감품질 역시 허투로 만든 흔적이 없다. 1억원이 넘는 가격표를 감안한다면 당연한 결과이지만 대중적인 전기차를 내세우는 모델들과는 분명한 차이점을 보여준다.

재규어·랜드로버가 공통으로 사용하는 디스플레이 계기반과 인포테인먼트가 사용된 I-페이스의 인터페이스는 직관적인 조작법을 익히기까지 다소 시간이 필요하다. 원형 버튼을 누르고 올려 바람세기와 시트의 온열,통풍을 조작하는 방식과 운전시 시야의 움직임이 크게 필요한 터치디스플레이는 화려한 인테리어를 완성시키는 하나의 방법이지만 직관적인 동작이 어렵다는 점에서 계륵과도 같다는 판단이다.

실내 거주공간은 충분하다. 전장 4682mm, 전폭 1629mm, 전고 1558mm, 휠베이스 2990mm의 I-페이스는 차체대비 긴 휠베이스로 인해 2열의 거주공간이 돋보인다. 단순 수치상 비교이긴 하나 국내 대형 SUV인 팰리세이드가 2900mm의 휠베이스를 가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I-페이스의 거주공간의 부족함을 지적하는 소비자는 많지 않을 것이란 생각이다.

재규어, I-페이스

■ 전기차의 운전재미?

가속페달의 조작과 동시에 왈칵하고 쏟아져 나오는 토크감을 개인적으로 썩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무미건조한 느낌이 강하게 들어서다. I-페이스는 최고출력 400마력, 최대토크 71kgf.m의 모터 출력을 바탕으로 시속 100km가지 가속시간을 4.8초만에 마칠 수 있는 강력한 힘을 자랑한다.

무거운 배터리가 차체 아래에 가득 실린 I-페이스의 차체무게는 2.3톤에 육박하는 2238kg. 하지만 이런 숫자는 가속페달 조작과 함께 저 멀리 날아가버린다. 무게를 잊을만큼의 놀라운 가속성능을 체험한다면 말이다.

재규어, 양산형 I-페이스

지금까지는 전기차라면 공통적으로 느낄 수 있는 특징이다. 굳이 I-페이스가 아니더라도 전기차라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토크 덕분이다. I-페이스는 여기에 운전의 즐거움을 더했다. 티스푼 한 숟가락의 감질만 나는 즐거움이 아니다. 본격적인 드라이빙을 즐기기 충분한 수준으로 말이다.

처음 I-페이스를 접했을땐 모든 동작에 힘이 잔뜩 들어가야만 했다. 스티어링 휠과 가속페달은 묵직함을 넘어서는 수준이였고 그로 인해 가까운 시내주행에서는 오히려 장점보단 단점이 부각됐다. 그러나 교통흐름이 원활해 지는 틈을 타 I-페이스는 본격적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그저 무겁기만 했던 스티어링 휠과 가속페달은 보다 정교한 드라이빙이 가능하게 해주는 1등 요소다. 전기차가 왈칵 쏟아내는 출력을 세심하게 어루만질 수 있는 페달의 답력과 정교한 라인을 그려나갈 수 있게 해주는 스티어링 휠은 의외의 반전을 선사한다.

재규어, 양산형 I-페이스

그제서야 재규어가 스포츠 주행에 일가견이 있는 브랜드라는 점이 다시 떠오르기 시작한다. 처음 시도해보는 분야의 전기차지만 그들이 가지고 있는 장점을 오롯이 녹여냈다는 생각이다.

다시 일상적인 주행으로 돌아가 막히는 도심과 고속도로 환경에서는 에어 서스펜션이 본연의 임무를 묵묵히 수행한다. 승차감 역시 에어 서스펜션의 탑재로 인해 뛰어나다. 자잘한 충격은 꿀꺽 하고 삼키는 수준. 방지턱과 같은 큰 충격이 전해지는 환경에서도 단 한번의 움직임으로 차체의 불필요한 움직임을 최소화 시킨다.

다만, 회생제동 시스템에 대한 이질감은 다소 적응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배터리 효율을 위해 가속페달 조작이 멈추는 환경에서는 생각외로 강한 회생제동이 개입한다. 이때마다 차가 앞뒤로 울컥거리는 불편함이 반복된다. 처음에는 페달 조작에 익숙치 않아 적응하기까지 시간이 꽤나 필요했다.

원페달 드라이빙 수준이 가능하다는 점과 배터리 효율을 높이고자 노력하는 점에서는 수긍이 가능한 동작이지만 전기차를 처음 접하는 소비자라면 받아들이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단 생각이다.

재규어, I-페이스

■ 1억원이 넘는 전기차

I-페이스는 1억원이 훌쩍 넘는 가격표를 지녔다. 국내기준 최대 1900만원가지 지원 가능한 보조금을 제외하더라도 분명 부담스러운 가격이다. 점차 늘어나는 전기차 인프라와 기름값 대비 저렴한 전기요금 덕에 전기차 점유율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지만 어디까지나 국산 전기차에 해당하는 이야기다.

아직까지 전기차가 다양하지 않다는 점에서 비교하기 억지스러운 면이 있지만 1억원이 넘는 높은 판매가격은 I-페이스의 판매에 가장 걸림돌이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하고 있는 전기차중 1억원이 넘는 모델은 재규어의 I-페이스와 테슬라의 모델S 및 모델X 뿐이기 때문.

I-페이스는 완충시 최대 333km (국내 환경부 공인 기준) 주행이 가능하다. 실제 시승 기간동안 몇가지 테스트를 위한 가감속이 반복되는 환경과 일상적인 주행이 혼합된 주행에서도 환경부 인증 기준에 부합하는 주행거리를 보여줬다.

재규어, I-페이스

이밖에도 고급소재를 활용한 인테리어의 마감능력과 조립품질은 여느 전기차와의 차별점을 확실히 보여준다. 단순히 비싼 배터리와 모터를 탑재했으니 납득하기 어려운 판매가격을 내놓는 모델들과의 선을 달리한다.

어쩌면 전기차와 내연기관의 팽팽한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는 지금의 상황에서 재규어는 남들과 다른 방식으로 전기차에 대한 접근을 시도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전기차로서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디자인과 강력한 성능, 주행의 즐거움까지 더한 I-페이스를 시작으로 앞으로 재규어가 그려나갈 미래차에 대한 청사진이 더욱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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