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 등장한 페라리

조회수 2019. 12. 9. 08:0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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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라리는 영화 속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그려진다. 이탈리아 준마가 등장하는 멋진 장면 다섯을 추렸다

1. 장님이 페라리 운전을?

영화: 여인의 향기(Scent Of A Woman, 1992)

페라리: 1989년형 몬디알 T 카브리올레

운전자: 알 파치노, 크리스 오도넬

영화 <여인의 향기>에서 알파치노가 연기한 프랭크 슬레이드는 수류탄 사고로 눈이 멀어버린 퇴역군인이다. 조카 부부와 아이들은 추수감사절 여행을 떠나고, 그의 옆에는 고등학생 찰리만 남는다. 가족들이 떠나자 두 남자의 흥청망청 호화 여행이 시작된다. 프랭크는 비행기 일등석에 앉아 찰리에게 말한다. “이 넓은 세상에서 귀에 담을 만한 가치가 있는 단어는 둘 뿐이야. 하나는 여자, 다른 하나는 페라리지.” 페라리는 누군가의 버킷리스트에 올라있는 ‘꿈’이다.뉴욕에 도착한 뒤 최고급 호텔에서의 식사를 하고 아름다운 여인과 탱고도 즐긴다. 다음은 페라리다.

다음날 찾은 뉴욕 페라리 전시장. 딜러가 17살 고등학생과 장님에게 페라리를 쉽게 내어줄 리 없다. 하지만 프랭크는 화려한 언변과 돈다발로 기어이 페라리를 매장 밖으로 끌고 나온다. 기어 변속도 제대로 못 하는 찰리 옆에 앉는 것으로 성에 차지 않는다. 프랭크는 이내 운전석에 앉고 만다. 신나게 가속페달을 밟는다. 금세 경찰에 잡히지만 말이다. ‘시속 112km로 과속했다’고 지적하는 경찰관에게 장난감 뺏긴 아이 같은 표정으로 ‘시속 200km로 달려야 하는 차’라며 투덜대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원래 대본에는 페라리 대신 롤스로이스를 타고 뉴욕 시내 달리는 장면이었다고 한다. 이미지 타격을 우려한 롤스로이스가 거절한 자리를 페라리가 꿰찼다. 정말 다행이다. 한 남자의 동심과 스릴 넘치는 주행을 둘 다 보여주기에는 새빨간 페라리가 제격이다.

#TMI #페라리 #작명소

힘들게 탑승한 이탈리아 준마는 1989년형 몬디알 t 카브리올레. 날렵한 미드십 페라리는 최고출력 204마력 뿜는 3.4L V8 엔진을 품었다. 기어박스를 가로로, 엔진을 세로로 맞물린 모습이 알파벳 t를 닮았다.

2. 나 페라리 타는 남자야!

영화 : 패밀리맨(Family Man, 2000)

페라리 : 550 마라넬로

운전자 : 니콜라스 케이지, 돈 치들

페라리는 성공의 상징으로 그려지기도 한다.뉴욕 맨해튼, 월스트리트 최고의 투자전문가 잭은 누구나 부러워할 만한 삶을 산다. 집이나 옷이나 최고급이다. 자동차는 은빛 페라리 550 마라넬로다. 이 모든 게 13년 전, 애인 케이트를 뿌리치고 런던 행 비행기를 탄 뒤로 얻어낸 삶이다. 모두가 가족과 시간을 보내는 크리스마스지만 예외는 없다. 일이 우선이다. 오늘도 오로지 성공만을 위한 삶을 살아간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식료품점에서 강도질을 하려던 노숙자를 만난다. 그에게 술과 돈을 나누어주고 위기를 모면하지만, 그가 사라지며 던진 수수께끼 같은 말이 왠지 찜찜하다. ‘다 네가 자초한 일’이라니. 다음 날, 잠에서 깨어나자 낯선 천장이 눈에 들어온다. 13년 전 애인 케이트는 아내가 되어있고, 갑자기 아들딸까지 생겼다. 게다가 직업은 타이어 판매직원이다. 꿈인지 확인하기 위해 집 앞 미니밴을 몰고 회사로 찾아가 보지만 미친 사람 취급을 당할 뿐이다.

그때, 어제 만난 노숙자가 550 마라넬로를 몰고 나타난다. 둘은 페라리 안에서 대화를 나누지만 이 수상한 남자는 또다시 수수께끼 같은 말을 내뱉을 뿐이다. 그동안 노력했던 모든 것이 하루아침에 없어졌는데 ‘하늘이 어제의 선행을 보고 준 기회’라니.

#TMI #스펙 #피닌파리나

페라리 550 마라넬로는 힘과 출력 모두 넉넉한 5.5L V12 엔진에 2인승 그랜드투어러다. 화려한 싱글에게 어울리는 차다. 피닌파리나가 디자인했다. 마라넬로는 페라리 본사가 자리 잡은 이탈리아 지역명이다.

3. 페라리 하면 은색이지!

영화 : 나쁜 녀석들 2 (Bad Boys II, 2003)

페라리 : 550 마라넬로

운전자 : 윌 스미스

페라리 550 마라넬로가 등장한 영화가 한 대 더 있다. <패밀리맨>에서 산책만 했다면, <나쁜 녀석들 2>에서는 극한에 상황에 맞서 끝없이 내달린다. 보통 페라리의 색깔 하면 빨간색을 떠올린다. 정확히는 로쏘 코르사(Rosso Corsa)다. 550 마라넬로는 드물게도 은색이 빨강만큼이나 잘 어울리는 페라리다.

액션 영화에 무슨 설명이 더 필요한가? 그저 뜨거운 도시 마이애미에서 펼쳐지는 마약 단속반 최고의 찰떡궁합 콤비 마이크 라우리와 마커스 버넷의 수사를 따라가면 된다. 페라리의 날렵한 모습을 제대로 음미하기에 이만한 영화도 없다. 4분에 걸쳐 도로를 넘어 인도까지 질주한다. 이미 본 영화라고? 페라리가 뿜어내는 다채로운 소리에 집중해서 다시 보기를 추천한다. 550 마라넬로의 은색 차체, V12 배기음, 스키드음을 감상하다 보면, “역시 페라리는 은색”이라고 말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지 모른다.

빨간색이 매력적이지 않다는 말은 아니다

#TMI #마이클베이 #금강불괴

총알과 유리 파편이 쏟아져도 흠집 하나 나지 않은 페라리의 매끈한 차체에 의심을 품지 말 것! 원래 주인공은 눈먼 총알 따위 맞지 않는다. 자동차깨나 터트려본 마이클 베이 감독도 페라리는 건드리고 싶지 않았던 걸까?

4. 로봇으로 변신하는 페라리가 있다?

영화 : 트랜스포머 3 : 다크 오브 더 문

페라리 : 458 이탈리아

탑승자 : 없음

페라리 458 이탈리아

자동차부터 전투기까지 온갖 사물을 로봇으로 변신 시켜 동심을 제대로 저격한 트랜스포머 시리즈. 그중 세 번째 <다크 오브 더 문>에는 오토봇 디노가 새빨간 페라리로 등장해 도로를 누빈다. 모델은 458 이탈리아다. F1의 전설 미하엘 슈마허가 개발에 일부 참여했고, 제레미 클락슨 마음속 자동차 순위를 뒤엎은 장본인이기도 하다. 제레미는 2008년 페라리 F40을 두고 ‘역사상 최고의 슈퍼카’라고 극찬했지만 458 이탈리아를 탄 뒤 ‘F40보다 낫다’고 말했다.

페라리 F40

458 이탈리아가 변신한 로봇, 디노는 영화 속 전투신에서 다른 로봇들이 광선과 미사일을 쏘아 댈 때, 홀로 양팔에 달린 거대한 칼날을 휘두르며 존재감을 드러낸다. 앵커를 길게 늘어뜨려 적에게 꽃은 뒤 고속도로 가드레일 위를 보드 타듯 누비는 장면이 압권이다. 아쉽게도 러닝타임 중 네 바퀴를 굴리는 모습이 많지 않다. 관전 포인트는 ‘페라리가 로봇으로 바뀌면 어떤 모습일까?’다.

#TMI #할리우드 #작명소 #장난감

원래 이름은 신기루를 뜻하는 미라지(Mirage)였으나, 해당 캐릭터 완구 판권이 경쟁사에 있어 디노로 바뀌었다. 디노는 페라리 창업주 엔초 페라리의 아들의 별명이다.

5. 세기의 라이벌

영화 : 러시 더 라이벌

페라리 : 312 T2

운전자 : 다니엘 브륄

페라리는 종종 도전의 상대이자 목표로 그려진다.아니 실제로도 그렇다. 얼마 전 개봉한 <포드 V 페라리>는 두 자동차 제조사의 대결을 재현한다. <러시 : 더 라이벌>역시 페라리가 대결의 한 축을 맡았다. 1976년 F1 그랑프리 경기에 얽힌 이야기를 담아냈다. 당시 스쿠데리아 페라리의 제임스 헌트, 맥라렌의 니키 라우다의 대결을 중심으로 다양한 이슈가 주목받았다.시즌 내내 이어진 페라리와 맥라렌의 치열한 정치 공방, 독일 뉘르부르크링에서 벌어진 니키 라우다의 끔찍한 사고와 드라마틱한 복귀, 챔피언십 결정전이 열리는 일본 후지 스피드웨이의 레인 컨디션까지…. 스쿠데리아 페라리는 312 T2로 컨스트럭터 챔피언십 우승을 거두었다.

#TMI #닮은꼴 #복붙

영화 속 제임스 헌트는 ‘토르’로 친숙한 크리스 햄스워스가 맡았다. 니키 라우다 역은 <캡틴 아메리카 : 시빌 워>의 헬무트 지모 역을 맡은 다니엘 브륄이 연기했다. 실존 인물을 빼닮은 두 배우의 모습을 즐기는 것도 하나의 관전 포인트다.


박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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