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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돌리고, 밟아! 람보르기니 우라칸 에보

모터트렌드 입력 2019.09.10 08:3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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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은 비슷해도 코너를 돌아나가는 속도는 월등히 빨라졌다

강원도 인제스피디움에서 우렁찬 배기음이 울려 퍼지는 건 전혀 어색하지 않은 그림이다. 맹렬히 질주하는 서킷이니까. 그런데 오늘 들리는 사운드, 유독 강렬하다. 힘이 느껴진다. V10 5.2ℓ 자연흡기 엔진이 내뿜는 소리다. 그것도 람보르기니의 울부짖음.

지난 2014년 처음 소개됐던 람보르기니 우라칸이 5년 만에 업그레이드됐다. 차명 뒤에 에보(EVO)라는 이름까지 더했다. 우라칸 퍼포만테처럼 고성능 버전을 나타내는 것 같지만, 에보는 기존 우라칸의 부분변경 모델쯤 된다. 얼굴만 봐서는 변화를 체감하긴 어렵다. 우라칸 오너라면 단박에 알아차릴지 몰라도 일반인의 시선에선 그냥 우라칸이다. 기존 모델과 에보를 나란히 놓고 봐야 미묘하게 바뀐 범퍼를 눈치챌 수 있다. 그래도 뒤쪽은 이전과 사뭇 다른 분위기를 낸다. 디퓨저 크기를 키우고, 양옆 하단에 달려 있던 배기구를 위쪽으로 끌어올리면서 가운데로 모았다. 뭔가 더 응축된 힘을 낼 거 같은 분위기로.

람보르기니는 우라칸 에보를 개발하면서 겉모습보다 주행 퍼포먼스를 끌어올리는 데 집중했다. 먼저 바람을 다스리는 법을 익혔다. 앞으로 들어오는 공기를 이용해 차체를 지그시 누르기도 하고 바람을 안쪽 깊숙이까지 끌어와 뜨거운 열을 식히기도 한다. 이로써 우라칸 에보는 기존 모델 대비 에어로다이내믹 효율성을 6% 높이고, 엔진 냉각에 쓰이는 공기의 양은 16% 증가시켰다. 다운포스는 7% 올랐다. 티 내면서 날개를 단 것도 아닌데 공력 성능에서 큰 개선을 이뤄냈다.

V10 5.2ℓ 자연흡기 엔진이 내뿜는 최고출력 640마력, 최대토크 61.2kg·m의 힘은 네 바퀴로 전해진다. 그것도 토크 벡터링 시스템을 통해 힘을 골고루 나눠 쓴다. 뒷바퀴 조향 시스템까지 갖춰 코너에서는 물 찬 제비나 다름없다. 헤어핀 안쪽을 좀 더 깊게 파고들어야 할 거 같으면 뒷바퀴를 앞바퀴와 반대 방향으로 살짝 틀고, 바깥쪽 바퀴에 힘을 더 보탠다. 그리고 이 모든 건 우라칸 에보에 새롭게 들어간 통합 차체 컨트롤 시스템(LDVI)이 다스린다. 그래서 운전이 쉽다. 누가 타든 끝내주는 퍼포먼스를 맛볼 수 있다. 달리고 싶은 만큼 밟고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스티어링휠을 틀면, 그냥 그렇게 간다. 정확하면서도 안정적으로. 운전자의 드라이빙 스킬이 부족해도 문제없다. 우라칸 에보가 다 알아서 해주니까. 또 이러한 일련의 과정은 자연스럽고 매끈하다. 운전자가 알아채기도 전에 모든 일을 깔끔하게 마무리 짓는다.

그렇다고 마냥 쉽게만 달려줄 우라칸 에보가 아니다. 주행 모드를 코르사(Corsa, 영어로는 Race)로 바꾸는 순간, 차체에 긴장감을 더한다. 모든 반응에는 날이 서 있고, 배기음은 더욱 포악해진다. 변속도 운전자가 직접 패들시프트를 당겨야 한다. 짜릿함은 배가되며, 정신은 놓을 수가 없다. 운전이 정교하고 쉬워졌다 해도 역시 람보르기니이고, 슈퍼스포츠의 성능을 가진 차다. 이런 게 바로 기술의 진보 아닐까? 아무나 넘볼 수 없던 슈퍼스포츠의 장르를 보편적인 드라이버가 다룰 수 있게 하는 것, 그러면서도 언제든 본성질대로 괴팍하게 달릴 수 있게 하는 실력. 물론 3억4500만원이라는 돈을 여유롭게 쓸 수 있는 사람에게만 해당하는 얘기겠지만.



CREDIT

EDITOR : 안정환    PHOTO : 람보르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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