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만만치 않은 승부, 볼보 S60 vs. 아우디 A5 스포트백

모터트렌드 입력 2019.12.23 11:5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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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의 슈퍼루키가 아우디 중고 신인과 맞붙었다. 승부는 예상대로 만만치 않다

최고급 모델이 5360만원. 볼보자동차 코리아는 지난 8월 신형 S60를 국내에 출시하면서 같은 인스크립션 모델의 미국 판매 가격과 비교해 1000만원 이상 저렴하다고 강조했다. 세련된 디자인과 고급스러운 실내, 풍성한 편의·안전 장비에 매력적인 가격까지 더한 S60에 사람들의 관심이 몰리는 건 당연했다. S60는 사전계약을 시작한 지 한 달여 만에 1700대의 계약대수를 기록했다. 지난 10월까지 고객에게 인도된 S60는 모두 693대다.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지금 계약해도 6개월 후에나 받을 수 있다는 소문도 들린다.

6237만4000원. 아우디 코리아가 지난 8월 국내에 출시한 A5 스포트백의 몸값이다. 아우디는 오직 한 트림으로 A5 스포트백과 쿠페, 카브리올레의 세 모델을 동시에 출시했다. 사실 A5는 완전히 새로운 차는 아니다. 인증이 늦어지면서 한국 땅을 밟기까지 3년 남짓 걸렸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S60와 비슷한 시기에 한국에 들어왔다.

차값만 놓고 보더라도 두 차는 완벽한 경쟁 상대는 아니다. 차체 형식도 다르다. S60는 4도어 세단이고, A5 스포트백은 5도어 해치백이다. 구동 방식도 S60는 앞바퀴굴림만 국내에 들어왔고 A5 스포트백은 당연히 네바퀴굴림이다. 하지만 두 차를 고민하는 고객층이 겹친다. 게다가 두 차는 크기와 출력이 비슷하다. 고민 끝에 우린 두 차를 ‘헤드 투 헤드’ 링 위에 올리기로 했다. 마침 A5 스포트백이 700만원 남짓 파격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라는 소식도 들린다. ‘헤드 투 헤드’ 결과가 프로모션에 따라 달라지면 안 되겠지만 차값이 얼추 비슷해지면서 대결 조건도 비슷해졌다. 스웨덴산 슈퍼루키가 독일산 중고 신인과 맞붙으면 누가 이길까?

주행 품질과 핸들링

S60는 정면 승부를 선택했다. 주행 측면에서 안락함과 다루기 쉬운 특성을 강점으로 이야기하던 지금까지 신세대 볼보 모델들과 달리 S60는 자신이 스포츠 세단이라고 주장했다. 이건 두 가지 의미를 갖는다. 첫째는 조종 성능에 대한 잣대가 이전보다 훨씬 엄격하게 적용될 것이라는 것, 그리고 둘째는 독일 프리미엄 3사 스포츠 세단들과 직접 경쟁해야 한다는 뜻이다.

분명 S60는 지금까지 볼보 모델들보다는 진일보한 조종 성능을 보여준다. 넓은 트렁크 공간을 위해 선택한 컴포지트 소재의 뒷바퀴 리프 스프링에 핑계를 댈 필요가 없는 본격적인 수준이다. 짧아진 서스펜션 스트로크와 SPA 플랫폼을 적용한 모델 가운데 가장 콤팩트한 차체가 보여주는 우수한 강성은 S60가 상당히 민첩하면서도 안정적인 조종 성능을  내는 원천이었다. 심지어 승차감도 나쁘지 않다. 볼보의 장점을 유지하면서 스포츠 세단의 맛을 잘 더했다.

하지만 완벽하지는 않았다. 첫 번째 아쉬움은 조향 감각이다. 서스펜션은 스포츠 세단에 걸맞게 조였는데 조향 장치는 그렇지가 않았다. 여전히 가볍고 매끄럽기만 했던 거다. 운전대를 통해 전달되는 노면 감각은 희미했고 운전대와 앞바퀴 움직임에 일체감이 부족했다. 이진우 편집장이 “볼보는 S60가 스포츠 세단의 자질을 갖기를 바란 모양이지만, 통탄스럽게도 헐렁헐렁한 스티어링으로 그 뜻을 제대로 완수하지 못했다”는 표현을 사용했을 정도로 훌륭하게 조율된 서스펜션이 아까웠다.

그리고 두 번째는 파워트레인의 직결감이다. 수치상으로는 S60와 A5의 2.0ℓ 직분사 터보 엔진의 성능이 거의 같다. 듀얼클러치 변속기를 사용하는 A5가 좀 더 직결감이 좋을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지만 그 차이는 거기에만 있지 않았다. S60의 엔진은 가속페달을 가볍고 지긋하게 밟을 땐 풍성한 토크로 여유롭지만 스포티하게 조작하면 엇박자를 내기 일쑤였다. 게다가 느린 변속과 갑작스러운 킥다운 사이에서 허둥대는 8단 자동변속기의 변속 프로그램은 있지도 않은 시프트 패들을 찾아 헤매도록 만든다. S60는 분명 스포티하다. 그러나 고정식의 표현대로 스포츠 세단이기에는 결정적인 부분에서 아쉬움이 있었다.

A5는 S60와 차이를 보인다. 확연하지는 않지만 대부분 영역에서 보이는 조금의 차이가 모여서 결과적으로 분명한 차이를 나타냈다. 요약하자면 A5는 전반적으로 S60보다 스포츠 세단으로서 짜임새가 더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주행 감각에서 확연하게 다가오는 건 낮게 느껴지는 무게중심이다. 좀 더 달려보면 실제 무게중심이 낮기도 하겠지만 서스펜션이 노면을 더 끈끈하게 붙잡고 섬세하게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다. 알루미늄을 더 많이 사용하는 A5의 서스펜션이 탄탄한 주행 감각에서도 열일을 한다. A5의 조향 감각도 완전히 스포츠 세단이라고 하기에는 무겁지 않고 매끄러운 편이지만 최소한 차체 움직임과 연결성, 노면의 감각 전달이라는 면에서는 S60보다 한 단계 위에 있다.

슬라럼이나 급차선 변경 테스트에서 A5는 S60에 비해 안정적이고 예측하기 쉬운 조종 특성을 보인다. 차체 움직임도 전자식 댐퍼 컨트롤 덕에 더 잘 억제한다. 하지만 콰트로 시스템은 트랙션에서는 도움을 주지만 조향 감각에서는 예리함을 대가로 요구하는 듯하다. 언제나 그랬듯 콰트로는 주행 안정성을 위한 장비다. 아쉬운 건 A5가 S60에 비해 나이가 들었음을 감추지 못했다는 거다. 바로 승차감에서다. 작은 충격을 흡수하는 데 조금 허둥대는 면이 있었다. 과하게 큰 휠과 지나치게 고성능인 타이어도 분명 원인의 일부분이긴 하지만 차체를 타고 올라오는, 거슬리는 노면 진동의 성격이 요즘 차답지 않다는 걸 느끼게 한다.

제동 성능과 테스트 결과

두 모델의 제동 성능은 대단히 우수했다. 특히 A5는 이전에 측정했던 AMG GT에 필적할 절대적인 제동력을 보여줬다. 한 가지 특이할 만한 점은 브레이크 페달을 밟는 순간 최대 제동력이 발휘되기까지 시간이 매우 짧았다. 매달 계측을 담당하는 김선관이 어색하게 느낄 정도였다. 브레이크 페달을 밟는 속도를 감지해 위급 상황이라고 판단되면 페달을 충분히 깊게 밟지 않더라도 최대 제동력을 발휘하도록 돕는 브레이크 어시스트 시스템(BAS)의 설정이 좀 더 민감한 듯하다. A5의 고급 섀시는 급제동 상황에서도 완벽한 안정감으로 자신의 일을 다 했다.

볼보 S60 

S60도 A5에 거의 필적하는 우수한 제동 성능을 보였다. 시속 80km에서 단 0.7m가 더 필요했을 뿐이다.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최대 감속도는 S60 쪽이 더 강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정지까지 필요한 시간은 S60가 시속 80km와 60km 양쪽에서 모두 A5보다 짧았다. 이건 S60가 높은 속도에서 더 맹렬한 기세로 속도를 줄이는 반면, 속도가 낮아질수록 부드러워진다는 뜻이다. 제동 초기의 제동력에 비해 후기가 약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두 모델 모두 반복되는 제동 테스트에도 특별히 페이드 현상을 보이지는 않았다. 다만 S60의 브레이크에서 타는 냄새가 조금 더 나는 정도였다. 열 번 이상으로 급제동 테스트 횟수를 늘렸다면 어떤 결과가 나왔을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결과적으로 A5가 승리했다. 원인은 엔진과 변속기 모두에서 찾을 수 있었다. 주행 품질에서도 어느 회전수에서나 즉각적으로 힘을 발휘하는 A5의 2.0ℓ TFSI 엔진이 볼보 드라이드 e 엔진을 앞섰고, 듀얼클러치 변속기가 시간 손실을 최소화했기 때문이다.

아우디 A5 스포트백 

특히 시속 20km까지 발진 초기에도 A5가 앞선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물론 네바퀴굴림을 얹은 A5가 앞바퀴굴림인 S60보다 유리한 건 사실이다. 하지만 듀얼클러치가 가장 힘들어하는 상황도 네바퀴굴림 차의 급출발 상황이라는 것에 유념해야 한다. 멈춰 있는 차가 최고 출력으로 갑자기 출발한다면 동력계통의 어딘가에는 스트레스가 가해질 수밖에 없다. 토크 컨버터 자동변속기와 앞바퀴굴림 방식을 사용하는 S60는 이 스트레스에서 비교적 자유롭지만 듀얼클러치에 네바퀴굴림을 얹는 A5는 클러치에 매우 큰 스트레스가 집중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듀얼클러치 모델은 처음 클러치를 붙여야 하는 급출발 초기에 주저하는 현상을 보이기 일쑤다.

하지만 A5는 그렇지 않았다. 브레이크 페달에서 발을 떼는 순간 거의 주저함 없이 앞서나갔고, 각각 6200rpm과 6500rpm에서 두 번의 변속을 한 뒤 시속 100km에 손쉽게 도달했다. A5가 기록한 평균 6.67초의 발진 가속 기록은 지금까지 <모터트렌드>가 ‘헤드투헤드’에서 테스트한 2.0ℓ 터보 엔진을 얹은 세단 모델들 가운데 가장 빠른 쪽에 속한다. S60는 비록 1초 남짓 늦었지만 이 역시 준수한 기록이다. 다만 변속기 직결감이 여전히 아쉬웠다.

글_나윤석(자동차 칼럼니스트)

S60의 실내는 XC90의 실내와 비슷하다. 고급스럽고 우아하지만 조금 지루한 감도 없지 않다. XC90의 SPA 플랫폼을 거의 그대로 쓰면서 요즘 유행인 스마트폰 무선충전 패드도 챙기지 못했다.

운전석과 실내 공간

S60는 A5 스포트백보다 길이가 15mm 길다. 손가락 한 마디도 되지 않는 길이지만 휠베이스는 48mm나 길다. 볼보 엔지니어들이 최선을 다해 앞바퀴를 극단적으로 앞으로 뺀 덕이다. 길어진 휠베이스는 고스란히 실내 공간으로 이어진다. “앉았을 때 S60가 더 넓게 느껴져요. S60는 전반적으로 기분을 좋게 하는 차예요. 질 좋은 가죽은 닿는 촉감이 좋고, 북유럽풍 인테리어와 개방감 좋은 시야는 눈을 편안하게 하죠.” 안정환이 S60의 실내를 둘러보며 흐뭇한 표정으로 말했다. “S60의 실내는 전체적인 레이아웃이나 소재, 구성은 물론 계기반과 디스플레이 등에 들어가는 서체까지 모두 고급스럽고 호사스러워요. 나온 지 4년이나 된 XC90에서 처음 선보인 디자인 테마가 그대로 이어지고 있는데도 아직도 이렇게 흡족한 걸 보면 얼마나 뛰어난 디자인인지 더욱 확실히 느낄 수 있어요.” 고정식 역시 S60의 고급스럽고 아늑한 실내를 칭찬했다. “실내가 고급스럽고 우아한 것도 마음에 들지만 무엇보다 다양한 기능을 사용하기 쉽게 만들어놓은 게 마음에 들어요. 커다란 디스플레이에서 다양한 기능을 조작할 수 있는데 애플 카플레이를 연결하면 전체 화면의 반은 카플레이 화면이, 나머지 반은 볼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차지하는 것도 정말 마음에 들어요. ‘뒤로가기’ 같은 버튼을 누를 필요도 없잖아요.” 김선관은 S60에서 “마음에 들어요”를 다섯 번쯤 이야기했다.

볼보 S60

“S60는 장비 수준에서도 최고야. 네 자리 온도를 따로 조절할 수 있는 오토 에어컨이나 B 필러 뒤쪽에도 있는 송풍구는 고급 대형 세단에서나 기대하던 것이잖아. 그리고 오디오! 이건 말할 필요도 없어. 하지만 살짝 나이가 들어 보이기도 해. 처음엔 참신했던 디스플레이도 이젠 그리 크지 않게 느껴지고, 센터콘솔에서 돌리는 방식으로 시동을 거는 것도 좀 식상해.” 나윤석 칼럼니스트의 말에 나 역시 동감이다. S60는 XC90의 SPA 플랫폼을 그대로 물려받으면서 실내 구성도 거의 그대로 적용했다. 그래서 고급스럽긴 하지만 조금 지루하기도 하다. 무엇보다 요즘 차에 거의 필수로 여겨지는 스마트폰 무선충전 패드를 마련하지 못했다. “A5 스포트백에도 스마트폰 무선충전 패드가 없잖아요. 애플 카플레이나 안드로이드 오토도 지원하지 않고요.” 김선관의 말에 에디터들의 시선이 일제히 A5 스포트백에 쏠렸다.

A5 스포트백의 실내는 단정하고 깔끔하다. 하지만 나이 든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대시보드에서 불쑥 솟은, 터치도 되지 않고 화질도 좋지 않은 디스플레이 때문에 더욱 그렇다.

“S60에 비하면 A5의 실내는 너무 구식이에요. 대시보드 가운데에서 불쑥 솟은 디스플레이는 사제로 달아놓은 것처럼 보여요. 해상도는 또 얼마나 안 좋게요.” 김선관의 말에 안정환이 맞장구를 쳤다. “맞아요. 게다가 터치도 되지 않잖아요.” “A5는 디스플레이 화면을 변속레버 앞에 있는 MMI 컨트롤러로 조작해야 하는데 이게 너무 불편해. 가로로 길게 디자인한 송풍구는 근사한데 조수석 쪽 가운데 부분을 막아놓은 것도 이해가 안 되고. 그래도 맨 끝은 뚫어놔서 다행이야.” 냉면을 먹을 때도 땀을 흘리는 고정식은 조수석 쪽 송풍구에 큰 불만을 드러냈다. “그래도 버추얼 콕핏은 정말 근사해. 이미 5년이나 된 디스플레이인데 여전히 경쟁사에 비해 구성이 극적이고 시원하잖아. 당시 버추얼 콕핏이 얼마나 혁신적인 디지털 계기반이었는지 지금 더 확실히 느낄 수 있어.”

볼보 S60

두 차의 편의장비는 거의 비슷하지만 S60가 좀 더 풍성하다. S60의 최고급 모델인 인스크립션은 열선 스티어링휠은 물론 앞자리에 열선과 통풍 시트를 챙겼다. 뒷자리에도 열선 시트를 달았다. 하지만 A5 스포트백은 앞자리에 통풍 시트가 빠졌다(열선 스티어링휠과 앞뒤 열선 시트는 챙겼다). 둘 다 앞차와의 거리를 스스로 조절하며 달리고, 멈췄다 출발하는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을 갖췄지만 S60는 준자율주행이 가능한 반면 A5는 준자율주행을 하지 못한다.

아우디 A5 스포트백

그렇다면 뒷자리는? “A5 스포트백은 패스트백 구조라 뒷자리 머리공간이 조금 답답해요. 타고 내릴 때도 머리를 많이 숙여야 하고요.” 안정환의 말이다. “S60가 A5 스포트백보다 뒷자리가 아늑하고 넉넉한 건 사실이야. 하지만 네바퀴굴림 플랫폼을 그대로 쓰면서 뒷자리 바닥 가운데가 불룩 솟았어. 이 차는 앞바퀴굴림인데, 공간을 손해 본 느낌이야.” 나윤석 칼럼니스트의 말에 이진우 편집장이 큰 소리로 외쳤다. “볼보는 무슨 고집과 아집으로 S60 뒷자리 시트를 접지 못하게 한 거야!” 그랬다. S60는 뒷시트를 접을 수 없었다. 가운데 스키스루가 있긴 하지만 이것도 실내가 아닌 트렁크 쪽에서만 열 수 있다. “트렁크 활용도는 A5 스포트백이 훨씬 좋네요. 뒷시트를 6:4로 나눠 접을 수 있잖아요.” 김선관이 A5 스포트백의 뒷시트를 접으며 말했다. 하지만 A5 스포트백은 해치백 스타일이라 트렁크 공간이 분리돼 있지 않다. 위쪽을 플라스틱 커버로 막아놓긴 했지만 김치라도 싣는다면 냄새가 고스란히 실내로 들이칠 거다. 우린 앞자리에서 모두 S60의 손을 들었지만 뒷자리에선 우열을 가리지 못했다.

글_서인수 

연비

“S60가 근소한 차이로 이겼습니다!” 시승 장소에 도착하자마자 김균섭 어시스턴트가 두 차의 계기반을 확인하고 에디터들에게 결과를 전달했다. <모터트렌드> 사무실에서 시승 장소까지 시내 30%, 고속도로 70% 비율로 섞인 60km 거리를 달려오면서 S60는 11.3km/ℓ, A5 스포트백은 11.1km/ℓ의 실제 연비를 기록했다. 사실 S60의 승리는 그다지 놀랍지 않았다. 이미 표시 연비에서도 우위를 보였기 때문이다(S60의 시내와 고속도로, 복합 연비는 리터당 9.2, 13.8, 10.8km이고 A5는 리터당 9.1, 11.8, 10.1km다). 다만 한 가지 의아한 건 표시 연비보다 실제 연비의 차이가 줄어든 점이었다.

볼보 S60 

결과를 듣고 가장 먼저 입을 뗀 사람은 나윤석 칼럼니스트다. “S60와 A5 모두 직렬 4기통 2.0ℓ 가솔린 터보 엔진을 품었어. 게다가 배기량, 최고출력, 최대토크가 엇비슷해. 하지만 엔진 세팅은 조금 차이가 있는 것 같아. A5는 아주 적극적으로 엔진을 돌리고 있어. 변속할 때도 엔진 회전수를 높게 가지고 가는 편이야. 시속 100km 항속 주행 때도 S60보다 더 빨리 돌리는 것 같은데?” 나윤석 칼럼니스트의 말대로 시속 100km로 항속 주행할 때 S60는 1500rpm, A5는 1750rpm을 유지한다. 특히 가속 성능 테스트에선 이런 성향이 더 짙게 나타났다. 0→시속 100km 가속 성능 테스트에서 A5는 레드라인인 6750rpm에 다다라서야 변속을 하는 반면, S60는 레드라인이 6500rpm인데도 6200rpm에서 기어를 위로 올린다. A5로 가속할 때 스포티한 주행 감각을 느낄 수는 있겠지만 엔진이 과감하게 돌아가는 만큼 연료를 많이 소모한다.

“타이어도 A5에겐 불리한 조건이었어요.” A5 곳곳을 살피던 안정환이 이야기했다. “S60의 타이어는 콘티넨탈 프리미엄 콘택트 6(235/40R19)지만 A5는 스포츠 성향의 콘티넨탈 콘티 스포트 콘택트 타이어(265/30R20)를 신었어요. 휠도 한 사이즈 더 큰 20인치고요. S60와 같은 사이즈인 19인치를 신거나 타이어 레벨을 비슷한 것으로 맞췄으면 A5가 이겼을 거예요. 근데 휠이 멋지긴 하네요.” 휠을 향한 안정환의 뜬금없는 감탄에 모두 웃음을 참지 못했다.

아우디 A5 스포트백 

A5는 굴림 방식에서도 S60에 불리했다. S60는 두 바퀴를 굴리는 반면 A5는 네바퀴굴림 시스템인 콰트로가 들어간다. 네바퀴굴림은 주행 안정성을 높이긴 하지만 상당한 무게 탓에 연료 소모가 크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는 모든 A5는 콰트로 시스템을 포함한다. 두바퀴굴림은 선택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얼핏 보면 A5가 연비를 고려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데 꼭 그렇지만은 않아. 변속기를 봐. 7단 듀얼클러치가 들어갔어. 듀얼클러치 변속기는 저속에서 클러치를 연결할 때 울컥거리는 구조적인 약점 때문에 승차감을 조금 양보해야 하지만 클러치가 직접 맞물려 낭비되는 동력이 거의 없지. 동력을 연결하는 효율성에선 일반적인 자동변속기보다 연비가 좋을 수밖에 없어.” 12월이 다가오니 외로움에 말이 더 많아진 고정식이 변속기를 가리키며 장황하게 이야기했다.

“그런데 S60 변속기도 듀얼클러치 변속기만큼은 아니지만 꽤나 연비 위주로 세팅됐어.” 서인수가 S60의 8단 자동변속기를 칭찬했다. “기어비나 최종감속비 등을 확인해봐야겠지만, 운전할 때 변속하는 것을 보면 쉽게 눈치챌 수 있어. 조금만 속도를 내도 빠르게 윗단으로 변속해 엔진 회전수를 최대한 아끼고 있거든.” 서인수의 말에 A5에 집중됐던 관심이 S60로 넘어갔다. “변속기만 그런 게 아니에요. 엔진도 열일하고 있어요.” 어디선가 안정환이 아무도 모르게 나타났다. “연료 효율성을 높이려는 가변식 밸브 시스템에 연소 제어 시스템, 내부 마찰로 인한 출력 손실을 줄여주는 기술 등을 집어넣었거든요. 연비에 신경을 쏟은 티가 납니다.”

연비는 S60가 더 높았지만 그렇다고 A5의 연비가 안 좋은 건 아니다. A5는 휠, 타이어, 엔진 세팅, 네바퀴굴림 시스템의 약점을 잘 극복하며 변속기를 제외한 거의 모든 부분에서 우위를 보인 S60와 대등한 연비 대결을 펼쳤다. 게다가 두 차의 실제 연비 차이는 표시 연비 차이보다 더 적다. S60의 손을 번쩍 들어주기엔 A5가 아주 선전했다. 졌지만 잘 싸웠다.

글_김선관

구매와 소유 비용

사실 이번 대결의 승패를 좌지우지하는 건 가격일지 모른다. 일단 두 차의 공식 가격만 놓고 본다면 거의 1000만원 차이다. 아우디 A5 스포트백의 값은 6237만4000원, 볼보 S60 인스크립션은 5360만원이다. 차급은 비슷하지만 값에서 급이 다르다. 예를 들어볼까? A5 스포트백 값으로 S60 한 대를 사고 국산 경차(옵션 다 빠진)까지 한 대 더 살 수 있다. 물론 극단적인 비교지만 그만큼 두 차의 공식 가격 차이는 꽤 크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A5 스포트백에 강력한 프로모션이 더해진다면?

볼보 S60 

“A5 스포트백을 700만~800만원이나 할인한다고?” 김선관이 A5 스포트백의 프로모션에 대해 이야기하자 서인수가 놀라며 말했다. 안 그래도 최근 다음 차를 물색 중이어서 그런지 서인수는 유독 자동차 프로모션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값 차이가 1000만원인 걸 알았을 땐 당연히 S60를 고르는 게 맞을 거라 생각했는데, 200만~300만원밖에 차이 나지 않는다면 A5 스포트백을 사는 게 더 이득 아니야?” 서인수가 말했다. 나윤석 칼럼니스트도 그 말에 동의하는 듯했다. “공식 가격은 S60가 훨씬 저렴한데 아우디는 대폭 할인으로 맞섰어. 그래서 실제 살 경우에는 값 차이가 그렇게 크지 않아.”

반면 자신만의 평가 기준이 뚜렷한 고정식은 의견이 달랐다. “A5 스포트백이 지금 큰 폭의 할인을 내세우고 있지만, 전 할인을 평가 기준에 반영하지 않아요. 같은 차를 비교하는데 시기에 따라 판단이 달라지거나 어떤 딜러에게 차를 주문하느냐에 따라 판단이 달라지면 안 되죠.” 고정식의 단호한 의견에 갑자기 분위기가 싸해졌다. 오직 딱 한 사람, 고정식과 술친구를 자처하는 김선관만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A5 스포트백의 프로모션이 워낙 강력해서 마음이 뺏길 뻔했지만 그래도 볼보 S60가 저렴하긴 해요. 차값도 그렇고, 보험료도 더 낮아요. 무려 30만원이나. 여기에 소모품 비용까지 낮으면 무조건 S60가 낫죠.” 그때 김균섭이 두 차의 주요 소모품 비용 리스트를 들고 왔다.

아우디 A5 스포트백 

“선관아, 소모품 비용은 A5 스포트백이 더 저렴한데?” 리스트를 찬찬히 살펴본 서인수가 말했다. 그렇다. S60의 소모품 비용이 A5 스포트백보다 몇만 원씩 더 높았다. 가장 중요한 엔진오일과 필터는 무려 12만원이나 차이가 났다. 그러니까 처음엔 A5 스포트백이 조금 더 비쌀 순 있어도 오래 타면서 소모품을 교체하다 보면 전체적인 비용은 큰 차이가 나지 않게 되는 거다. 김선관이 머리를 긁적이자 이진우 편집장이 한마디 건넸다. “A5 스포트백에 들어간 저 화려한 휠을 좀 봐봐. 휠값만 수백만 원 할걸? 타이어값도 만만치 않을 거야.” 나윤석 칼럼니스트까지 한마디 더 보탰다. “차체를 감싸는 라인이 잘 다려놓은 양복 주름처럼 멋지지만, 만약 ‘문콕’이라도 당해 찌그러지면 아주 난감할 거야. 제대로 펴기 어려워서 패널을 통째로 교체해야 할 테니까.”

처음엔 두 차의 확실한 몸값 차이로 쉽게 승부가 판가름 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얘기를 나눌수록, 또 어디에 기준을 맞추느냐에 따라 판단이 엎치락뒤치락하기를 반복했다. 하긴, 쉽게 승부가 가려질 대결이었다면 두 차를 상대로 맞붙이지도 않았을 거다.

글_안정환

최종 결론

예상대로 두 차는 우리가 진행한 모든 테스트에서 막상막하의 실력을 보였다. 주행성능과 주행품질에서는 A5 스포트백이 우세했지만 운전석과 실내 공간에선 S60가 나은 모습을 보였다. 연비는 거의 비슷했고, 구매와 소유 비용에선 아우디의 파격 프로모션과 낮은 소모품 교체 비용 덕에 A5 스포트백이 빛났다. 에디터들의 의견도 정확히 반으로 갈렸다. 하지만 A5 스포트백을 선택한 이유는 모두 달랐다. 이진우 편집장은 파격 프로모션에, 나윤석 칼럼니스트는 탄탄한 주행 성능에, 안정환은 섹시한 외모에 끌려 A5 스포트백에 표를 던졌다. 반대로 S60를 선택한 이유는 모두 비슷했다. 서인수와 고정식, 김선관은 모두 S60의 풍요롭고 고급스러운 실내와 풍성한 편의장비를 이유로 꼽으며 S60의 손을 들었다. 실제 소비자들은 어떤 선택을 할까? 프로모션이 없대도 A5 스포트백을 선택할까?

아우디 A5 스포트백 45 TFSI

● 이진우
“나 혼자 탈 거라면 아우디, 아내와 함께 탈 거라면 볼보다. 그런데 난 다행히(!)도 아내가 없다. 더욱이 A5 스포트백을 700만원 넘게 할인해준다니, 어찌 사지 않을 수 있을까?”

● 나윤석
스포츠 세단이라는 말을 사용하는 순간 S60는 새로운 수준의 시험에 도전한 셈이다. 그리고 이 영역에서는 A5가 그동안 다져놓은 관록이 헛것이 아니었음이 여실히 드러났다. 조금씩, 그러나 확실하게 모든 영역에서 A5가 앞섰다.

● 안정환
아우디 A5 스포트백의 외모는 강렬했다. 볼보 S60의 온화한 매력과 풍성한 편의장비에 마음을 뺏길 뻔했지만, 섹시한 A5 스포트백으로 향하는 내 눈은 어쩔 수 없었다. 이번 선택만큼은 합리성보다 그냥 본능에 충실하기로 했다. 디자인도 자동차의 큰 가치 중 하나니까.

볼보 S60 T5

● 서인수
A5 스포트백의 주행품질과 주행성능이 더 좋은 건 사실이지만(제동거리도 더 짧다) 그렇다고 1000만원이나 비싼 값을 치를 만큼은 아니다. 게다가 실내 공간이나 편의장비는 S60가 훨씬 낫다.

● 고정식
일상의 주행이라면 S60의 감각도 나쁘지 않다. A5 스포트백은 주행감각을 제외하고는 S60보다 나은 게 별로 보이지 않는다. 심지어 A5 스포트백의 부분변경 모델이 올해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이미 발표됐다. 그러니 지금 A5는 곧 구형이 되겠지. A5 스포트백도 충분히 훌륭하지만 S60에 훨씬 마음이 끌린다.

● 김선관
물론 주행 감각에서 S60가 A5를 따라갈 순 없겠지만 반대로 A5 역시 실내 공간에서 S60를 따라잡긴 어렵다. 아무리 A5가 예쁘다고 해도 내가 보고 이용하는 건 역시 실내다. 그리고 요즘 같은 세상에 준자율주행도 안 되면 너무 섭섭하다.



CREDIT

EDITOR : 서인수    PHOTO : 박남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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